커다란 다짐보다
작은 믿음이 켜켜이 쌓인 너와 내가 사랑이다

웃음과 눈물의 시간들로 범벅이어서
들춰볼 때마다 짠한

덜어낼 것 없고
바람에도 날리지 않을 심지 같은

 
커다란 불꽃보다
작은 어둠으로부터 빛을 만드는 너와 내가 사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별다른 계획 없이 올해를 맞았지만, 대충 큰 그림을 그려놓긴 했다.
하지만 어제 남편과의 대화에서 중요한 걸 깨달았다.
난 여태 절실한 그 무언가가 없었다는 것을.
밖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에겐 있고 나에겐 없는 것이 아마도 현실감각이겠지.
좀 더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해선 자신감의 방향과 근거가 필요하다.
늘 생각해 왔던 개념들을 구체적으로 끄집어내어 표면화할 수 있는 능력은 의지와 습관의 문제다.
내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느꼈던 인간상, 이상적인 인간상이라고 느꼈던 점을 나의 목표로 표현하고 의지화 하기로 했다.
1) 정직하고 성실한 인간
2) 바른 소통을 할 수 있는 인간
3) 창의력있는 인간(소신도 창의력의 일종)
 
자신감을 갖기 위해선 나 자신을 끊임없이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과 내가 보이고 싶은 모습이 온전히 내 모습이라고 할 수는 없다.
냉철하고도 애정 있는 자신에 대한 분석이 늘 필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어렸을 때는 이 세상 광활한 대지가 모두 내 것인 줄 알았다
모든 자유를 훑고 나면 그렇게 나를 찾으리라 믿었다
아름다운 낭만 속에 사랑이 꽃피울 것을 믿었고
그로 인해 맺을 열매로 펼쳐질 삶이 늘 풍요로울 것을 믿었다

이젠 그 모두가 내 것이 아님을 안다
내가 속할 수 있는 부분이 극히 적음도 알고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유가 늘 현실에 묶여 있음도 안다
아름다운 사랑의 낭만이 현실의 책임으로 대치된 것도
꿈꾸던 이상이 현실이라는 좁은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것도 깨닫는다

새털처럼 가볍고 넓었던 꿈들은
세월을 입으면 현실처럼 무겁고 축축해진다
인생의 호리병 속엔 부피 가벼운 이상보다는
밀도 높게 압축된 현실만 담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피라미드 아래서부터 정수리를 향해 올라가는 것이 인생이라면
오르면 오를수록 영역은 좁아지지만
그것이 삶의 두께를 더해가는 일인 것처럼
최고의 두께를 지니게 될 그때
나는 한 점이 될 것이다

버리고 깎아야 오를 수 있는 정상은
오로지 발 한 짝 디딜 공간도 없는 無의 지점이면서
가장 큰 깨달음의 순간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아우르고 깨닫는 그 순간을 위해
난 두께를 더하며 오를 뿐이다 

無를 향하여
한 점이 될 때까지

 

  


댓글(6)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녀고양이 2011-10-26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두 감기 걸렸어.....
아흑, 머리 아포. 할 일은 태산인데. ㅠㅠ

Bflat 2011-10-26 10:31   좋아요 0 | URL
에구야~~~
이번 감기 독해서 힘든데...
따뜻한 차 수시로 마시고 잘 때 꼭 수분 유지하고
무엇보다 잠을 잘 자야되더라.
알찌?

yamoo 2011-10-26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시가 심오하군...이런 생각을 하면서 댓글을 보는데, 마고니 댓글에서 빵~ 터졌습니다...ㅋㅋㅋ

무를 향하여 한 점이 될때, 감기에 걸리는 군요~ ... 끝내용을 보고 바로 마고님 댓글을 본지라...이렇게 연결이 됐다는..ㅋㅋ

Bflat 2011-10-27 13:19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예요.
진지하게 썼더만 댓글 좀 봐.

닥치고 투표한 덕분에 멋진 역사가 이루어졌죠?!
이젠 내년 대선이 남았네요^^

2011-11-02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댓글들 보고 저도 안 웃을 수 없네요.
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다가..
ㅎㅎㅎㅎㅎ...

Bflat 2011-11-02 12:37   좋아요 0 | URL
진지한 無를 향한 시를
진정 無色하게 만드는 마녀의 능력은 정말 놀랍지 않나요.
ㅋㅋㅋ
 

 

널 위해 나를 벗는다 
거짓이다
날 위해 너를 벗는다
부서진 빛과 그림자들
길 위에
바람 위에
눈앞에
어지러이 흩날려 분간 못 할 순간
벗고 나면 초라할지도 모르는 순간
뿌옇고 투명한 거울 안엔
내가 아닌 네가 비친다
미련보단 조소가 가득한 눈
그렇게 나를 본다
하지만 상관 않겠다
이것은 탈출이고 해방이다
빈약한 변명 따윈 더는 모른다
널 위한다는 건 명백한 거짓이다
날 위해
축복의 날갯짓을 위해
이젠 모두 벗겠다
벗어야 훨훨 날 수 있다면
지금 당장에라도 벗겠다
안녕이란 인사도 가식 같아
널 향한 표정도 벗겠다
진정으로 홀가분한 비상
돌아볼 추억도 남기지 못할 드높은 곳으로
날 위해 너를 벗는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1-08-08 2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9 0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1-08-09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댓글이 비밀댓글인 신비의 소녀 비플랫님...^^

2011-08-10 1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12 0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12 0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14 2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18 1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친 듯 퍼붓는 비폭탄. 맑게 갠 파란 하늘 보기가 이렇게 어렵습니다. 차창에 동그란 파문으로 떨어져서 흘러내리고 또 떨어지면 흘러내리기를 반복하는 모습은 족적을 아로새기면서 힘겹게 꺼져가는 빗물의 업(業)처럼 보입니다. 처절하지만 담담히 그 창 너머 하늘을 반쯤 가린 소나무를 보면서 생각에 빠집니다. 시간이 주는 선물은 늘 나를 새롭게 합니다. 지나간 시간은 돌아보지 말라 합니다. 그래서 가끔 안부가 묻고 싶다가도 그대에게도 똑같은 선물이 주어졌을 거라 믿고 고개를 돌리는 거죠. 그대를 닮은 소나무는 그대를 닮은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푸르르고 한결같습니다. 비를 맞아도, 바람이 불어도 다른 온도의 맥(脈)은 가질 줄 모릅니다. 다가가 안겨도 포근히 감싸 안을 욕심조차 부릴 줄 모르는 소나무. 나도 소나무를 닮고 싶지만, 태생은 제 맘대로 되는 게 아닌 거죠. 난 바람이나 비 쪽에 가깝습니다. 그대를 휘감아 불고 때론 그대 뺨에 흐르면서 넓은 가슴에 기대어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경직되는 모습은 날 비참하게 하죠. 이젠 압니다.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서로가 타인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걸. 애초에 그대를 사랑하기 시작했을 때 그대는 타인이었다는 걸. 소유하고 싶어 흔들다가 그대 뿌리까지 상하게 할 뻔했지만 이젠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것으로 내 사랑을 지키겠다고 맹세합니다. 다가가는 만큼 상처가 되는 사랑이라니, 어쩌면 그것을 사랑이라 부른다는 건 억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타인으로 살다가 언젠가 반드시 올 세상 끝에선 사랑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내가 그대인지 그대가 나인지 모를 만큼 먼 훗날에 말이예요.


댓글(8)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1-07-28 0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8 2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8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9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8 1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8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6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6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