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의 탄생 - 현대인이 알아야 할 부와 경영의 모든 것
조승연 지음 / 더난출판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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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고의 거부, 워렌 버핏을 능가하는 '르네상스 시대'의 부자이야기!
 
 
우리나라에 처음'부자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책이 있다. 로버트 기요사키의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인데, 시리즈로 출간될 만큼 재테크 분야에서 베스트셀러로 장기집권을 했음은 물론 유교적 청렴주의에 입각해 '부자, 돈벌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했던 것을 금기시 해 오던 우리네 정서에 큰 반향을 일으켰었다. 이후 많은 재테크 실용서가 쏟아졌고, '구체적으로 얼마를 가져야 부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는 논쟁이 있을 만큼 온국민이 부자되기에 몰입하기 시작했다(2001년만해도 10억을 가지면 부자라고 부를 만하다고 했었는데, 10년도 채 되지 않은 지금 그정도는 어림 반푼어치도 안되는 금액이 되어버렸으니 몇년만에 부동산값이 부자의 값어치를 엄청 올려놓은 셈이다). '이 책으로 부자가 되었다', 혹은 '다단계사업으로 성공했지 부동산으로는 부자된 적이 없다' 또는 '그의 말은 실전으로는 불가능한 허무맹랑한 이야기 투성이다'는 등 로버트 기요사키와 그의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놓고 한동안 설전을 벌린 적도 있었는데, 그만큼 우리사회에 끼친 영향을 방증하는 셈일테다.
 
 각설하자. 막 사회에 첫발을 들였던 그때 나 또한 그 책을 통해 '돈, 부자'라는 개념에 새로운 깨달음 내지 각성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최소한 재테크 전문서가 생활에 유용할 수 있음을 알려준 시작이기도 했기에, 개인적으로는 높게 평가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 나에게 가장 큰 깨달음을 던진 부분은 정작 부자가 아닌 '장사꾼과 사업가의 차이'였는데, 사장이 하루 종일 계산대앞에 앉아서 점포를 지휘해야 한다면 천 평의 점포라 할지라도 주인은 '장사꾼'에 지나지 않고, '운영시스템'을 들여놓아 사장이 점포에 없다 하더라도 원만하게 운영된다면 '달랑 세 평 짜리 분식집'이라 할지라도 그 점포의 주인은 '사업가'라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장사꾼과 사업가의 차이'는 매출액에 상관있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는 사업가는 직접 영업에 상관하지 않고, 또 다른 사업꺼리나 비전을 만들어낼 시간을 얻어낼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시스템System' 덕분이라는 것이다. '내가 잠을 자고 있는 순간에도 돈이 들어올 수 있는 시스템System 의 구축' 이것이 바로 사업에 성공하는 비결이요,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통해 배운 것이다. 지금 구멍가게 만한 사업을 하게 된 것도, 한 푼의 돈이라도 생기면 그것을 묵히지 않고 '돌고 돌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된 것도 그 덕분이라 하겠다.
 
  그 이후 부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은 많았다. 너무 많아서 그 제목만 써내려 가도 책 한 권은 될 만큼 많다. 하지만 최근에 다른 시점과 시각에서 부자를 바라보고자 한 책을 만났다. 현대가 아닌 먼 옛날 외국의 르네상스 시대에 있었던 '슈퍼 부자', 즉 소위 말하는 '하늘이 내린다는' 갑부甲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는데, 그들이 얼마나 부자였는지, 그리고 얼마나 체계적으로 부를 형성한 부자였는지 그들이 운영했던 방법들이 21세기인 오늘날까지 전해진다는 것이다. 반갑게도 우리나라의 젊은 작가의 손에서 탄생되었다. 조승연씨의 책, [비즈니스의 탄생]이 그것이다.
 




 


 
 저자의 이력은 이전에 국내에 발간된 [지금 미국에서는 이렇게 말해야 통한다], [공부기술] 등의 책에서 이미 소개가 되었을 만큼 화려하다. 뉴욕대 경영학과인 스턴 비즈니스 스쿨과 줄리어드 음대 이브닝 스쿨을 동시에 졸업했고(언론에 관심이 있다면 들은 바가 있으리라), 그 후 파리로 건너가 '에콜 뒤 루브르'에서 중세미술을 전공했다. 지금은 더치 쉘 사와 필립스 전자 사가 대주주로 있는 영국의 경영 컨설팅 및 리더십 교육회사 UFM에서 최연소 상임이사로 재직중 이란다(언급하기도 숨이 찰 지경이니 대단한 이력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 쓴 책은 수많은 예술가들이 활약을 해 '르네상스 시대'를 열도록 만들었던 슈퍼부자 8명을 찾아, 일개 '장사'에 불과했던 상업을 '비즈니스'로 바꾼 그들의 업적을 살펴보고 그들이 부를 이룬 비법과 지금까지 우리에게 영향을 끼친 비즈니스 기법들을 조명하고자 했다. 경영학과 중세미술의 만남을 경험해 보자.
 
 

 

 

 

 


 
 이 책에 소개되는 슈퍼부자들은 모두 8명. 대략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르네 상스 최강의 금융권력자 메디치 가문, 정치권력을 이용한 자크 쾨르, 정보의 바다를 지배한 해상왕국 베네치아, 대항해 시대를 연 해상완 엔히크, 최초의 미디어 재벌 마르칸토니오 라이몬디, 채권방식을 고안한 현대 금융업의 아버지 야콥 푸거, 세상에서 가장 큰땅을 소유했던 에르난 코르테스, 세계 최초의 대기업 네델란드 동인회사인데 비슷한 시기의 다른 나라 사람들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부자가 되는 모습들이 펼쳐진다. 책의 내용은 슈퍼부자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부자가 되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우리에게 남긴 비즈니스 기술은 무엇이 있는지를 살폈다. 그리고 그들의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세계의 대기업들과 그들이 남긴 문화 이야기를 찾아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르네상스 최강의 금융권력자 메디치 가문'과 최초의 미디어 재벌 마르칸토니오 라이몬디,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큰 땅을 소유했던 에르난 코르테스 편이 가장 흥미로웠다. 슈퍼부자들의 부자이야기를 듣는가 하면 르네상스의 역사와 중세 미술을 보는 듯 역사와 미술을 감상하는 듯 해 배움과 재미가 두 배가 된다. 저자의 풍부한 지식과 기획력이 돋보였다.
 








































  저자는 비즈니스를 탄생시킨 르네상스 유럽의 슈퍼부자들은 부를 이루는 것 못지않게 분배에도 많은 공을 들였고, 공헌도에 따라 이윤을 나누는 수학적 계산 방법을 찾아내 분배의 공정성을 유지하고자 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지금 우리가 쓰는 투자지분, 증권 발행과 시장 형성, 채권, 회계 방식등이 모두 그들의 발명품임을 이야기하면서 가난한 대륙 유럽을 최고의 부자대륙으로 탈바꿈 시킨 그들은 재산 뿐 아니라 농사법과 항해술, 문화와 예술을 발전시켜 당시의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초석이 되었음을 강조했다. 특히 오늘날 부자나 기업가들이 자신만의 이익을 생각하고 경제와 사회를 별개로 생각하는 면이 없잖은데, '경제란 어떻게 부를창조하고 분대하는 것인가에 대한 학문'이라는 점에서는 르네상스 시대의 슈퍼리치를 닮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림이 있는 경제이야기'특히 '부자이야기'라는 점에서는 높이 평가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인물들이 아닌 중세 르네상스의 그들을 살폈다는 점 또한 기발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역사를 소재로 하는 책은 지식의 전달도 중요하지만, '입심'도 한 몫을 해야 하는 법. 마치 이야기하듯 '이야기꾼'다운 입담으로 책이 진행되었더라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읽혔지 않을까 싶었다. 그 차이는 국사책을 독학으로 하는 것과 선생님의 수업이 곁들여진 역사이야기의 차이가 아닐까? 지난 초여름에 읽은 파워 블로거 김홍기씨의 [샤넬, 미술관에 가다]처럼 재담꾼다운 서술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역사를 넘나들며 부자와 기업관에 대한 통찰력을 제시한 이 책이 우리나라 저자의 손에 쓰여졌다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다.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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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계급사회 우리시대의 논리 11
손낙구 지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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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동산문제의 전부를 '처음'으로 제대로 파헤친 책! 
  

  '부동산에 관한 책이 도대체 몇 권이 될까?' 책을 모두 읽은 후, 갑자기 의문이 생겨 온라인서점을 통해 검색해 보았다. 모두 1,681권의 책이 출간되어 있었다. 전체적으로 대략 훑어보니 공인중개사 또는 부동산 감정평가사를 위한 수험서와 부동산 경매등을 위한 투자서, 그리고 나머지는 부동산투자를 위한 지침서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사회과학 부분의 55권의 대부분 또한 분류만 잘못되어 있을 뿐, 부동산 투자를 위한 도서들이다. '설마... 시간을 들여 눈을 씻고 찾아본다면 분류가 잘못된 '대한민국 부동산의 문제점'에 관한 책이 몇 권을 있겠지' 살펴보지 않고 미리 위안을 삼기로 했다. 그렇지만 입맛은 여전히 씁쓸하기만 하다.
 
  바로 이 점이 '대한민국의 부동산 문제'가 국가와 국민경제의 가장 '골치꺼리'로 남아 있는 이유다. 수많은 경제학자와 부동산 전문가 심지어 수많은 부동산학과가 존재하면서도 투자가를 위한 '부동산투자'에 대한 관심을 둘 뿐, 악순환으로 거듭되고 있는 '부동산문제'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한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부동산 문제에 대한 대학원 논문은 매년 수백, 수천 권이 쏟아지고 있다'고 혹자들은 반론을 제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독자들도 익히 알지 않는가? 온 국민앞에 '단행본'으로 출간될 만한 가치를 지닌 '대학원 논문'이 과연 몇 권이 될 것인가?   
 
여기 글을 아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있고(공원에서 놀던 꼬마아이도 관심을 둔다. "너 어디살아?" CF에도 나온 말이다. CF는 현실을 대변하는 거울이다), 스포츠신문까지도 매일 거론되고 있는 단어, 관심도를 따진 검색어로 따진다면 단연 1위가 되고도 남음직한 '대한민국 부동산문제'에 과감하게 메스를 댄 책이 있다. 손낙구씨가 쓴 책, [부동산 계급사회]가 그것이다. 
    
  
 저자 손낙구씨는 이미 온라인 미디어 [레디앙]에 '전국 부동산지도' 를 연재한 바 있고, 한국의 부동산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통계를 만들고 분석글을 발표해 온 이른바 진보파의 부동산전문가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의 보좌관으로도 재직한 바 있는 그가 공직에 있으면서 검토한 수많은 통계자료를 토대로 부동산을 둘러싼 신화와 이데올로기는 무엇이며, 왜 문제인가? 부동산 투기의 먹이사슬을 이루는 자는 누구인가? 이 먹이사슬에서 혜택받은 자는 누구이며 피해자는 누구인가? 무엇이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는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있는가, 없는가 등 우리나라 부동산문제를 심도있게 고민한 책이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통계'. 저자는 통계라는 키워드로 이 책을 만든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통계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 사실 부동산 신화가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정부와 기업이 생산하는 수많은 통계의 왜곡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통계를 통해 통계의 신화를 따져 묻는 방법이야말로, 부동산과 관련된 기존의 논의 속에서 진실을 가려내고 잘못된 허상을 벗겨 내는 가장 효과적인 접근이라 할 수 있다." (P 12) 그래서 저자는 지금껏 정부정책에 이용된 수많은 부동산 관련 통계들을 취합해 '그들만의 리그'의 이야기를 위해 만든 통계들을 가지고 '국민의 고미'을 이야기하는 방법을 만들게 되었다.
 
 이 책은 크게 여섯 부분으로 나뉘었다. 우선 1장에서는 부동산이 왜 문제이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따졌고, 2장에서는 부동산 투기가 한국 경제를 어떻게 위기를 빠뜨리고 있는 지를 분석했다. 3장에서는 부동산 투기가 어떻게 사람의 인생을 갈라놓고 있는지를 살폈고, 4장에서는 부동산 격차와 부동산 빈곤층의 실상을 고발하고, 5장에서는 대한민국 부동산 100대 부자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끝으로 6장에서는 저자가 생각하는 현재의 부동산문제에 대안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각 장의 첫 페이지에는 그 핵심적인 사항들을 '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 웃지도 못하는 우리나라 부동산의 실태를 스퀴즈 퀴즈 형식'으로 꾸몄는데, 기함을 할 정도였다. 그 중 몇을 들어본다.
 
- 대한민국 땅을 팔면 캐나다 몇 번을 살 수 있나? 여섯 번.
-  강남에 아파트를 한 채 사려면 은평구의 같은 평수 아파트 몇 채가 필요할까? 네 채.
-  우리나라 최고 집 부자는 과연 몇 채나 갖고 있을까? 1,083 채.
-  한국 땅값은 중국의 몇 배 일까? 40배
-  서울대 합격은 아파트 가격과 상관 있을까? 아파트 값 3억 동네 = 8명, 8억 동네 = 28명.
- 전 국민이 가구당 한 채씩 집을 갖는다면 집은 모자랄까, 남을까? 100만 채나 남는다.
- 우리나라에서 열 살도 안된 어린아이가 소유주인 땅을 합하면? 여의도 크기 다섯 배.
- 집 100채 가진 사람은 집 부자 30위 안에 들까? 못든다(107채 가진 사람이 37위)
- 10대 재벌 중 땅 재산이 가장 많은 재벌은? 1등은 롯데, 2등은 삼성.
-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가구 수는? 105만 가구가 평균 다섯채씩 총 477만 채 소유.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정부로 나온 통계를 토대로 한 것이다. 진보야당의 대변인으로 있었던 만큼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에 대해 실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정권의 바뀔 때마다, 경제적 혼란이 제기될 때마다 부동산 억제 정책을 완화하거나, 채 다듬어지지 않은 부동산 개발안을 발표해 투기세력들에게 꾸준히 불로소득을 제공해 왔던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부동산 역사를 되짚어보기도 한다. 어처구니 없는 현실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한 저자의 생각들은 100년를 두고 수정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만큼 우리의 '부동산문제'가 곪아서 고착상태에 있음을 이야기하는 듯 했다. 정부의 통계 뿐 아니라 고금을 망라한 전문가들의 저서와 의견을 빌어 부동산의 어원이기도 한 real - estate 가 '왕王 의 소유', 즉 Royal property 임을 밝히고, 근본적인 국유화에서 재생산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저자가 작금의 부동산문제를 한 권의 책으로 내면서 그 대안을 모색했다는 데에는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이부분을 대하면서 일본의 어느 기업가가 생각났다. 고도성장기인 70년대 초에 일본의 기업가 '마츠시타 그룹'의 회장 마츠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가 '신국토창성론'을 내놓았는데, 국민 모두의 번영을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토지를 사랑하고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며 내 땅은 내가 지키겠다는 투철한 정신이 필요하여 부동산학도로써 만들게 되었다는 이 이론은 200년이 넘게 걸리는 장기적이고 방대한 사업이었다.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그 이후 일본열도에 간척사업의 붐을 일으키는데 방아쇠역할을 했었다. 저자의 대안 역시 수많은 정책 수립자와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읽혀 많은 생각과 그보다 더 발전된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야당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있었던 그가 이 책을 냈다는 데 또한 큰 의미가 있다. 당리당략을 기반으로 한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더해져 현실에 대해 명확하게 꼬집을 수 있는 밝은 눈으로 '정부정책'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가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될 만큼'의 현실성있고, 지혜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겠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정책입안자들에게는 국내 현안에 대한 관심을 어떻게 두어야 하고, 그에 대한 방법은 어떻게 모색해야 하는 가에 대한 모범적인 답안을 제시해주고 있다. 나아가 '국내 문제'에 대해 비판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이들 역시 현실과 현황파악에 대해 얼마나 심도있게 들여다 보아야 하는 가에 대해서도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특히 이 책은 부동산에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는 '~카더라'하는 유언비어가 아닌 정부도 내놓을 수 없었던 가장 생생하고, 현실적인 부동산 현황을 보여주는 '2008년 부동산 통계 지도'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사회과학분야에서 이토록 날카로운 시선을 던져준 책은 올해 초에 나온 같은 출판사의 책, [김앤장]이후 처음인 것 같다. 읽으며 현실에 눈뜰수록,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게 했던 책. 하지만 이런 책이 있어 앞으로의 미래가 밝아질 것 같아 반가웠던 책이다. 올해 사회과학 부분에서는 최고라고 말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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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억만장자 수업 - 부자가 되는 마법의 인맥 만들기
도리이 유이치 지음, 성현정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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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되는 '인맥의 힘'을 강조한 책
 
  혼다 켄이 쓴 책, [부자가 되려면 부자에게 점심을 사라]에서 "백만장자의 수가 이렇게 적은 데다 부자들은 부자들끼리 사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가까이에 백만장자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나는 이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백만장자가 될 수 없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보통 사람이 백만장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도 가까운 곳에 백만장자가 없기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자를 자주 만나고, 그들을 지켜볼 수 있다면 그들의 생활습관을 알게 되고, 투자마인드와 투자방식도 배울 수 있을텐데, 그들을 만날 기회가 없기 때문에 그것을 제대로 배우지도 경험하지 못해서 부자가 더욱 더 될 수 없음을 이야기 한 부분이다.
 
  이 책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억만장자 수업]역시 비슷한 논지에서 책을 이끌어간다. 인생은 절대로 혼자서는 성공할 수 없고, 우리의 성공은 어떤 사람과 인연을 맺는가 즉, '누구를 알고 있는가'가 부자로 성공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순간에 정신적으로, 혹은 경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치있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누구나 윤택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억만장자가 된 자신의 부자되는 비결은 '인맥의 힘'이었다고 말한다. 마법과도 같은 인맥을 만들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다른 사람들이 필요로 할 만큼 매력적으로 연마하고, 그렇게 구축한 인맥으로 성공을 위해 지원을 받으라고 이야기한다. 이해타산을 절대 따지지 말아야 하며 인간관계에서의 진정성이 부자되는 인맥만들기의 가장 핵심적인 사항이라고 강조한다. 
 
  전체적인 구성은 '훌륭한 인맥 만드는 방법 31가지'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꾸며졌는데, 일반적이고 기본적인 내용들로 구성되고, 저자의 경험들을 실었다. 그 중에서 흥미로운 부분이 몇 가지 있었는데, 인맥을 만들고 이어나가기 위해 독서를 하라고 강조하면서 '경청능력을 높이는 데에는 독서가 필수다 책을 많이 읽으면 상상력과 지혜가 풍부해 지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커질 뿐 아니라 재치있는 유머와 위트도 자연스럽게 몸에 배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블로그나 메일매거진등을 꾸미라고 하면서 '짧은 시간을 들여 매일 지속할 수 있는 블로그와 매일매거진은 그 성과를 사람들에게 손쉽게 전달하는 수단이자 개인브랜딩을 확립하고 촉진시키는 훌륭한 도구다'라고 말한다. 웹 2.0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자신을 알리고, 많은 인맥을 꾸밀 수 있는 방법으로 블로그와 정보레터 등을 사용하라는 것을 여러 책이나 매체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자주 목격하는데, 점점 기본적인 사항이 되는 것 같았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좋은 인맥을 확대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 주고 싶을 만큼 호감을 주고 믿음이 가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인맥을 확대시켜 나가는 일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먼저 호감을 주고 믿음이 가는 인물이 되어 매력에 끌려 인맥들이 형성하도록하는 것이 가장 적극적인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전체적으로 '인맥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에 노력한 책이다. 하지만 제목만큼 억만장자가 될 수 있는 인맥을 만드는 방법은 제시하고 있지 않다. 특히 일반론적인 내용들이 많고 익히 들어온 것들이라 이 책을 통해 딱히 크게 배웠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거창한 제목만큼은 건질 것이  없었던 '수업'이었다. '인맥만들기'에 대한 책을 찾는다면 다른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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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의 커피 - 나누고 베풀고 거부(巨富)되는 신기한 이야기 레이첼의 커피 1
밥 버그.존 데이비드 만 지음, 안진환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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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풀면 베풀수록 부자'되는 비결, 이 책 속에 있다! 
 
 
  'KAIST에 578억원 기부' 로 '개인 기부 사상 최고액을 헌납'한 류근철 박사의 기사를 8월 18일자 아침 경제신문에서 접했다. 미래 과학기술인을 키워내는 임무를 부여받은 KAIST에 기부하게 되었다는 그의 이야기에서 '당당한 자랑'보다는 '겸손'이 묻어났고, 앞으로 1,000억 원을 모금해서 더 기부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여든 둘의 나이를 잊게 했다. 임야 빌딩 아파트 골동품 등 자신의 주업무인 의학과는 상관없이 제 몸이 산에서 눈 구르듯 커져버린 재산이라고는 하지만 어디 돈에 이름이 붙어 있던가? '대한민국 1호 한의학 박사'라는 수식어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행동을 한 그가 존경스러웠다. 손으로 셀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재산을 기꺼이 과학을 위해 기부하는 그의 아름다운 손도 존경스럽지만, 자연스레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었던 가족들마저 찬성할 수 있게 아버지로서의 그가 더욱 존경스러웠다. 혹자들은 '다 쓰고 죽어라'고 이야기하는가 하면, '없어도 천만원은 남겨줘야지'하며 속곳 안의 쌈지돈으로 보험을 들라고도 하는 세상에, 아무 연고 없는 교육기관에 엄청난 돈을 기부할 수 있는 그는 도대체 어떤 마음일까? 무엇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을까?
 
  궁즉통窮卽通 이라 했나? '나누고 베풀고 거부巨富 되는 신기한 이야기'라는 부제의 책을 만났다. 상위 1%의 위대한 성공을 이룬 사람들만의 삶의 방식은 "주고, 주고, 또 주는 것" 이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는데, [류근철 박사의 기부]라는 오늘의 화두를 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 버그, 존 데이비드가 쓴 책, [레이첼의 커피]이고, 원제는 The Go-Giver: A Little Story About a Powerful Business Idea 이다.
원제목이기도 한 The GO-GIVER 는 GO-GETTER(목적 달성을 위해 원하는 것을 기어이 얻어내는 사람)의 반대 의미인데, 사전에 없는 이 말의 뜻은'주고 주고 또 주는 자' 혹은 '아낌없이 주는 자' 정도 라고 보면 되겠다. 책을 펴자마자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소리다 싶어 호기심이 더해진다. 
 
 

<류근철 박사, 가수 김장훈, 그리고 책 표지들>

 
  원하는 것은 기어이 얻어내고야 마는 활동가로 알려진 '조'는 어느 신탁회사에 근무하고 있는데, 분기 마감을 일주일 앞두고 턱없이 모자란 분기별 목표때문에 직장 동료인 '거스'에게 부탁해 엄청난 거물 '핀다 회장'을 소개받는다. 하지만 영향력이 많을 것 같은 '핀다 회장'에게서 거래처를 소개받으려는 '조'의 계획과는 달리 핀다 회장은 자신의 '놀라운 거래 비결'을 알려준다며 그것을 알려줄 때마다 반드시 배운 날 안에 실제로 적용해 볼 것이라는 단서조항을 둔다.
그후 5일 동안 점심시간 마다 핀다 회장의 소개로 다섯 명의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며 그 '위대하고 엄청난 성공에 이르는 다섯 가지 법칙'을 배우게 된다. 다섯 가치 법칙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 가치의 법칙: "당신의 진정한 가치는 자신이 받는 대가보다 얼마나 많은 가치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두 번째 - 보상의 법칙: "당신의 수입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그 도움이 그들에게 얼마나 효과적이냐에 따라 결정된다."
 세 번째 - 영향력의 법칙: "당신의 영향력은 타인의 이익을 얼마나 우선시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네 번째 - 진실성의 법칙: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은 당신 자신이다."
 다섯 번째 - 수용의 법칙: "효과적으로 '주는' 비결은 마음을 열고 기꺼이 '받는' 것이다."
 
  단순히 법칙만을 읽어서는 그 뜻을 오롯이 알 수 없는 이야기다. 법칙이 궁금하면 책을 직접 읽어봐야 할 터. 꼭 읽기를 권하고 싶다. 이 책의 주된 요지는 '주는 것', '베풂'은 절대로 바보같은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내가 모두 취한 후' 남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베풂'의 의미에는 선의가 함께 하는 배려와 기꺼이 도우려는 사랑이 함께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 베풂을 받은 이가 '받고 난 후 느낀 감동'이 다시 베푼 이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베풂'을 생각할 때 내 소유의 무엇을 남에게 주고 나면 '나의 것'이 분명이 줄어드는데 현재 자신의 소유가 아직은 부족한데, 그것에서 떼어주고 나면 더 부족하게 되어 바보같은 행동으로 여겨지게 된다. 하지만 '베풂'의 행동은 '받는자'가 따르는 법. 그들이 기적을 불러 온다는 것을 알려준다. 다시 말해 '값어치'보다 더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 손님은 감동해 그곳을 자주 찾을 것과 같은 이치인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돌아올 것을 바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도 나도 서로 만족하는 '윈-윈 전략Win-Win Stratgy'은 서로가 만족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상대가 더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마음가짐이 나중에는 더 큰 결과를 부른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된다. 
 
  최근 가수 김장훈의 선행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월세를 살면서, 대출을 받아가며' 남을 돕는 이해할 수 없는 그의 행동에 대해 그는 "나누고 배풀 때 내 마음의 샘이 넘치도록 채워지는 것을 보면, 나눔은 주는 것이 아니라 받는 것이고, 베푸는 게 아니라 채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부귀영화를 누린들 행복하지 않다면 그것들이 무슨 소용이랴. 오히려 가진 것을 잃지 않으려 전전긍긍하며 살아간다면, 남보기엔 부자일 지언정 결코 그는 부자라고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월세를 살며 대출을 받아 가며' 남을 돕는다 해도 내 마음이 풍족해지고, 사랑으로 넘친다면 그리고 그를 돕기 위해 사람들이 모인다면 그것이 부자가 아니겠는가?
 
다시 어제 뉴스의 주인공 류근철 박사이야기로 되돌아 가자.
그는 기부의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970년대 한의학 국제화와 과학화, 체계화를 위해 동분서주할 때 박정희 대통령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재외공관 등이 도움을 주도록 지시했죠. 이제는 한의학계뿐 아니라 과학기술계 전체를 위해 국가에서 받았던 관심과 사랑을 되돌려주고 싶습니다." 기부의 이유는 자신이 지금까지 있게 한 국가의 관심과 사랑을 다시 국가에 되돌려주고 자 했다고 말한다. 1970년대에 그에게 도움을 준 국가를 잊지 않고 있었다.
 
  이 책이 말하는 '나누는 삶, 섬김의 삶, 그리고 아낌없이 베푸는 삶'의 진정한 의미와 큰 힘을 배울 수 있었다. 지금껏 '베푸는 것이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했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하고 싶다. 그리고 '베풀면 베풀수록 그 이상으로 쌓이더라'라고 말했던 부자들의 이야기를 의심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기꺼이 주는 즐거움'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베푸는 자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던 멋지고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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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스탄 - 새로운 백만장자의 탄생과 부의 비밀
로버트 프랭크 지음, 권성희 옮김 / 더난출판사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BOBOS는 가라! 
오늘날의 부자코드는 리치스탄Richistan 이다 !
 
 
 
  세상사람들은 누구나 부자를 꿈꾼다. 저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모두가 누군가에게 "당신은 정말 부자군요." 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 어떤 이는 '논 세마지기가 있으니 부자'라 했고, 또 어떤 이는 '자식이 일곱이나 있으니 부자'라고 했던 적이 있다. 어느때부터인가 '가난한 놈은 다리 펴고 자고, 부자는 쭈그려 잔다'며 '안분지족足'을 미덕으로 알았던 세계 최고의 유교국가 '대한민국'에, IMF는 '돈 무서운 줄'을 알게 했고, 10년 전 버트 기요사키의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우리나라에 '부자신드롬'을 일으켜 너도 나도 '부자富者'를 입에 달고 사는 세상을 만들었다. 부자의 정도가 무엇이냐를 놓고 '10억億 이면 충분하다'고 했던 때도 있었건만, 정권이 한 번씩 바뀌면서 '강원도 읍면의 임야 3.3 제곱미터도 10만원을 하는 세상'이 되어버렸으니, 그때의 가치로 따진다면 지금은 '50-60억'은 가져야 할 듯 하다. 세월이 흐를수록 알뜰하게 살며 저축해서 '부자되기'는 점점 어려워져만 간다. 예전에는 꿈꿀 수 있었던 '부자'라는 한가닥 희망의 단어가 이젠 가슴만 폭폭하게 만드는 '이루지못할 꿈'이 되었다.  
 
  20세기를 마감하면서 우리는 '보보스Bobos'를 알게 되었다. 부유층(부르주아·Bourgeois)이면서도 보헤미안(Bohemians)적 예술감각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인데, 미국의 기자출신 데이비드 브룩스가 쓴 [천국에 사는 보보스(BOBOS in Paradise)]라는 책에서 처음 나온 말로, 높은교육 수준에 연간 1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으며 이동이 자유로운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가족과 종교를 중시하는 부르주아 문화를 이해하면서 여피족과는 달리 물질주의나 성공주의에 빠지기보다는 자아실현과 환경문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일도 노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칭했다. 히피·여피족 등에 이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엘리트로 부상한 계층으로 디지털 시대의 엘리트로서 미국의 상류층을 대표하는 용어로 쓰였었다. 하지만 이젠 그 단어로는 더이상 오늘날의 부자를 설명하는 단어가 되지 못한다.
 
  2000년 이후 계속된 주식시장의 강세로 미국의 백만장자 수는 3배 이상 늘어 800만 명이상이 되었는데, 이는 스웨덴이나 오스트리아 인구보다 더 많은 숫자이다. 1000만 달러(우리돈으로 100억원)정도의 부자가 75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들은 신흥부자부류중 가장 낮은 부류에 속하고, 중류층은 1억 달러 순자산 소유자가 200만 명 이상 된다. 우리돈으로 1조원이 되는 억만장자(Billionaire - 10억 달러)만도 수천 명가량된다고 하니 보보스Bobos 족族은 더이상 부자측에 끼지 못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본 <월 스트리트저널>지의 기획특집 수석기자인 로버트 프랭크는 2003년 신흥부자New Rich 들을 추적하여 그들의 참과 생활을 취재하고 기사화해 The Wealth Report 를 연재하였는데, 마침내 한 권의 책을 내게 되었다. 그것이 어제 내가 읽은 책 [리치스탄Richistan], 부제는 A Journey Through the American Wealth Boom And the Lives of the New Rich 이다. 

  



리치스탄Rich -i-stan  
n. 명사
 
- 부자를 의미하는 'rich'에, 카자흐스탄처럼 나라 이름 뒤에 자주 붙는 장소를 의미하는 어미 '-stan'을 붙여 만든 신조어.
 
1. 미국 중심부에 자리한 새로운 국가 2. 국민 모두가 백만장자들로 구성 - 대부분은 지난 20년간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통해 재산을 모음 3. 벨기에와 덴메크보다 인구가 많음 4. 전형적인 시민으로 네스케이프 창업주 짐 클라크, 미용사 출신 억만장자 시델 밀러가 있음 5. 약간의 행운과 배짱이 있으면 당신 역시 시민이 될 수 있는 국가
 
 
  저자는 이 책에서 리치스탄Richistan 은 누구이며 어떻게 탄생하는지, 그리고 그들의 생활을 조명했다. 그리고 최고의 부호들인 그들에게 고민은 없는지 그들의 미래는 어떤지도 함께 살폈다. 내집조차 없는 내가 그들의 부와 생활을 알아서 뭐하겠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의 말 즉,  "이 세상 모든 계층 중에서 가장 주목받으면서도 가장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계층이 부자다." 을 빌어 부모의 유산과 엘리트집단들에게만 허락했던 부호의 자격이 이제는 시대를 관통하는 사업아이템과 행운 그리고 배짱만 있다면 누구든 거대부호가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또한 현재도 존재하는 그들 리치스탄Richistan 은 현대 세계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것은 나에게도 미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오늘날의 리치스탄이 된 그들은 주로 기업을 일으킨 창업자, 기업의 주요 주주, 기업을 매각한 소유주, 머니매니저들, 세계적인 기업의 월급쟁이 등의 직업군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저자는 말하며 '부자들은 열심히 일하는 만큼 얻어낼 수 있는 수익시스템을 찾는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기록적으로 짧은 시간에 거대한 부를 이룬 만큼 빨리 많은 돈을 잃기도 하는데, 과거에 미국 최고의 재산이 주로 땅이나 집, 트럭, 공장, 빌딩같은 유형자산이 부자의 근거였다면, 오늘날의 부는 주식, 옵션, 파생상품 같은 유동자산에 거의 대부분 묶여 있기 때문이다.
 
  또한 거의 돈벼락을 맞는 순식간에 부자가 된 그들은 종종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지나치게 부를 과시하는 행동도 하게 되는데, 이러한 기품을 잃는 모습은 또 다른 신흥부자들과의 경쟁을 하게 될 때 극에 달하게 된다. 그래서 좀 더 큰 주택과 길이가 더 긴 요트, 그리고 더욱 성대한 파티등을 여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고 해서 전통부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거나, 아예 무시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대목을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20세기 전반에 걸쳐 부자들의 아이콘이라고 여겨졌던 럭셔리의 대명사 '명품'들은 더 이상 그들만의 소유물이 아니게 된 세상을 들 수 있다. 세인들의 부자에 대한 열망은 빚을 내었건, 저축을 했건, 방법이 없다면 가짜를 사더라도 그들의 전유물인 '명품'을 하나라도 소유하는 것이어서 그것들이 이제는 '흔한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리치스탄들은 그들만이 소유할 수 있는 새로운 헤게모니를 창출해야만 했고, 그들 사이에서도 더 나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 경쟁하게 되어 세인들이 볼 때 엄두도 못내는 '짓'을 하게 되는 것이었다.
 
 



 
  저자가 직접 인터뷰를 통해 소개하는 리치스탄들의 생활상과 구매활동 등을 지켜보면서 '그들조차도 예상할 수 없을 만큼의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의 돈'을 갖게 될 때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다시 말해 신종 인터넷 사이트나 사업 아이템, 수익 시스템 등을 만들어 낸 그들은 이것들이 '돈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그것에 몰두 했는데, 의외로 폭발적인 인기와 수요, 그리고 주식상장으로 '일확천금'을 얻게 된다. 엄청난 재산을 관리하기 위해 직접 관여하지 않고 전문가들을 고용하여 새로운 수익 시스템(내가 잠을 자는 순간에도 이자, 복리 등으로 '돈이 돈을 만들어내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진정한 부자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을 창출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부족한 것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시간이었다. 좀더 업무에 열중하기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과 좀 더 오랜시간을 보내기 위해, 가사업무를 도와줄 수 있는 집사(21세기에 이 단어가 어울릴 법 한가? 하지만 전문적인 집사COO 를 배출하는 학원이 미국에서 성행하고 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를 고용하는가 하면, 굳이 해외를 여행하면서 경험할 필요없이 최고의 미술작품과 인테리어를 어마어마한 저택에 구비하게 된다. 처음에는 거의 '돈을 가지고 저지르는 만행'에 가까운 그들의 소비생활을 읽으며 '정말 미쳤어!'라고 탄식하기도 했지만, 정말 평생을 쓰기만 해도 다 쓸 수 없을 만큼의 돈을 가지고 있고, 수입은 끊기지 않으며, 기꺼이 소비하기를 권장하는 미국의 조세시스템, 정당하게 벌어들인 부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 미국의 자본주의정신 아래서 라면 나 또한 저런 생활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내뱉은 '정말 미쳤어!'란 말은 엄두도 못내는 것을 이루고 있는 그들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가 만들어 낸 말이 아닐까 싶었다.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소비생활을 하는 그들을 살펴보는 재미는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흥미꺼리였다.
 


 
 
 
이들의 소비에 대해 시티그룹의 주식 투자 전략가인 아자이 카퍼는 금권경제, 즉 플루토노미plutonomy라는 새로운 이론을 내놓았는데, 이는 일종의 부자경제학으로, 부자 권력가를 뜻하는 'Plutpcrat' 과 경제를 뜻하는 'Economy' 의 합성어이다. 즉, 돈 가진 권력자들이 지배하는 경제란 의미다. 미국, 캐나다, 영국 같은 금권경제권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때 부자들이 국가 전체의 부와 소비, 수익, 경제 성장 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높다. 카퍼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상위 20%의 고소득자가 전체 소비의 70%를 차지하고 있어서 좋든 싫든 간에 중산층과 하류층이 곤란을 겪고 있는 중에도 부자들의 소비가 경제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반해 일부 경제학자드은 사치품에 대한 소비붐의 어두운 면을 지적했는데, 소비의 확산은 '더 높아지려는 열망의 확산'이어서 조위에 돈 많은 사람이 너무 많고 이때문에 과시적인 명품과 사치품이 흘러넘치면서, 중산층은 물론 상류층까지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자신이 가난하다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또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더 부유한 사람들을 따라잡으려 소득에 넘치는 소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경제학자 로버트 H. 프랭크는 [명품 열풍]에서 부자가 아닌 사람들이 부자인 사람들의 소비수준을 따라잡으려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과정으로 환경과 지역사회를 망칠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프랭크는 부자들을 따라잡기 위해 사람들이 돈 버는 데 혈안이 되어 있고, 결국 그것들을 소비하기 위해 일을 하느라 아이들과 보내는시간, 잠자는 시간 등이 줄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인들이 과거보다 덜 행복하다고 느끼는 이유도 주위 사람들과 비교하여 현재 상태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이처럼 부자들이 더 부자가 되고 더 많아질수록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매력을 느꼈던 부분은 '리치스탄 사람들의 기부문화'인데, 그들의 자선은 자신의 일 못지 않게 기부하는 데에도 '매우 적극적' 인데, 이것은 그들이 사치와 명품의 의미를 새로이 재정립하고 있듯이 자선의 의미도 재정립중이라는 것이다. 그 예로 이 책은 온라인 주식 거래시스템인 [사이버코프]를 개발해 4억 5천만 달러를 받고 증권사인 찰스슈왑에 판 '필립 버버'를 들었는데, 그는 '글리머오브호프 A Glimmer of Hope' 라는 개인 자선단체를 세워 전체 자산의 절반 가량인 1억 달러를 기부했다. 하지만 그는 '기부는 돈을 거저주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적십자와 같은 큰 구호단체에 단순히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필요한 곳에 돈을 쓰는 행위'를 하기를 자처했다. 
 
그는 스스로를 '부자 기부자'가 아니라 '사회사업가'라고 말하며 "난 뭔가를 그냥 주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 자선이란 없다. 나는 사회적 이익을 위해 자본을 투자하는 사회투자가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기존의 큰 구호단체들은 프로젝트들이 비용이 너무 커서 그들 상당수가 기부받은 돈 1달러당 단지 19센트만을 사람들을 돕는 데 쓰고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그는 자신이 사업가이자 경영자로서 배웠던 기본 적인 교훈들을 적용하고, 그 경험들을 기부사업에 활용하여 좀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고, 더 많은 감동을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01년 에티오피아에 1,6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 1,657 개의 우물을 만들어 88만 6천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했고, 190개의 학교를 지어 112,000 명 이상의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그가 펼친 프로젝트는 큰 구호단체가 했던 것들의 절반의 비용만이 소요되었는데, 예를 들어 깨끗한 물은 한 사람당 5.74 달러의 비용, 의료 서비스는 한 사람당 4.01 달러의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의 효율적인 자선방식에 대해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과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등의 동조자도 얻고 있다. 
 
구호단체나 NGO들은 '돈이 많다고 해서 그들이 모든 능력을 갖춘 것이 아니다. 그들은 기부도 자기과시의 또 다른 방편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필립 버버처럼 리치스탄 사람들은 자신들의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를 감시하고 발언권을 갖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 돈으로 어떤 결과가 나타났는지 구체적으로 알기를 원한다. 무료스프배급이나 구호품 지급등은 시대에 뒤떨어진 자선방법이 되었다. '사회적 이익'과 '높은 수준의 참여 기부'등이 새로운 기부 문화를 나타내는 전문용어가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의 돈을 가지고 좀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기부를 하려고 한다는 그들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러한 새로운 기부 방법은 논란의 여지가 많겠지만, 설령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그 방법들은 모두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쓰인 것이고, 구호시스템 또한 진화해야 한다면 성공한 사람들이 자신의 시스템으로 구호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제대로 성공한다면 '불평등한 부의 실질적인 분배효과'는 사회의 건강관리시스템과 과학에서부터 예술, 전 세계적인 빈곤 교육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저자의 생각이 공감되었다.
 
  결론 부분에서 저자는 이와 같은 '리치스탄의 출현'에 대해 빈부 격차의 문제, 불평등의 문제로 리치스탄이 몰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점점 더 세계화되는 금융시장, 새로운기술의 등장, 전 세계에 걸친 투자처의 확대와 현금 흐름의 증가 등 지금까지 리치스탄을 성장시켰던 요인들은 앞으로도 한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백만장자와 억만장자의 숫자가 앞으로 몇 년간 연평균 6%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것으로 리치스탄과 리치스탄이 아닌 미국인사이의 격차뿐 아니라, 리치스탄 사이에서의 자산 격차와 불평등도 확대될 수 밖에 없다고 저자는 바라봤다. 다만 저자가 희망을 거는 것은 이러한 부의 편향된 집중 속에서도 리치스탄 스스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을 살펴볼 때, 우리(미국인)가 부자들을 사회 불평등의 원인이 아니라 그저 운 좋은 수혜자로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부자들이 자신들의 부를 이용해 사회의 가장 뿌리 깊은 문제와 갈등을 해소하는데 발 벗고 나서 100 년 전 카네기의 꿈이었던 '부자와 가난한 자의 화해, 화합의 통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었다. 
 
  현대 자본주의의 온상인 '미국'에서 그들이 바라본 '리치스탄'의 이야기는 어쩌면 '강건너 불 보듯 할 수 있는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2001년 이후 '부동산 가격 폭등'과 '주식시장의 성장' 으로 인해 엄청나게 늘어난 부자의 숫자와 더 부자가 된 슈퍼부자들, 그리고 그들을 시장으로 하는 PB의 출현과 VVIP 마케팅 등은 예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시장임을 감안하면 '리치스탄의 출현'의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닌 듯 하다(사업이나 능력에 의한 부자의 탄생과 부동산가격 폭등으로 인한 부자의 탄생은 엄연히 그 구조는 다르겠지만). 또한 세계 경제를 짓주무르고 있는 중국의 성장 속에 태어난 '리치스탄 사람들'을 우리는 언론등을 통해 발견하게 된다. 혹자들은 부자만을 위한 세상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혹평할테고, 또 한편은 나도 그 속에 동참하기 위해 오늘도 땀흘리며 노력할 것이라고 이야기할테다. 지금 이시간에도 백만장자는 세계 곳곳에서 태어나고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 하는 것은 내 판단에 달려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놀람과 한탄의 경험이 얼마였는지 모르겠다. 어처구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그들의 소비행태를 접하면서 혀를 차는 이성 속에서 스멀스멀 꿈틀대는 욕망의 순간을 함께 경험했다. 하지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리치스탄 사람들 속에서도 '더 갖고 싶은 욕망'과 '행복하지 못한 고민'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다익선多多益善 의 인간의 욕망은 피난처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끝없는 인간의 욕심과 고민'의 확인은 '리치스탄 사람들' 역시 그렇다는데에 안도와 위로감을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인간인 나 스스로에 대해 한계를 짓는 바보같은 생각인데도 말이다. 결국 어느정도의 안분지족足은 있어야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나는 얼마나 부자이면 행복해 질까? 진짜 부자가 되고 싶어 이 책을 폈는데, 모두 읽고 난 다음도 그 답을 몰라 되돌이표 앞에서 헤매고 있다. 이것도 인간의 끝없는 욕심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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