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의 커피 - 나누고 베풀고 거부(巨富)되는 신기한 이야기 레이첼의 커피 1
밥 버그.존 데이비드 만 지음, 안진환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베풀면 베풀수록 부자'되는 비결, 이 책 속에 있다! 
 
 
  'KAIST에 578억원 기부' 로 '개인 기부 사상 최고액을 헌납'한 류근철 박사의 기사를 8월 18일자 아침 경제신문에서 접했다. 미래 과학기술인을 키워내는 임무를 부여받은 KAIST에 기부하게 되었다는 그의 이야기에서 '당당한 자랑'보다는 '겸손'이 묻어났고, 앞으로 1,000억 원을 모금해서 더 기부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여든 둘의 나이를 잊게 했다. 임야 빌딩 아파트 골동품 등 자신의 주업무인 의학과는 상관없이 제 몸이 산에서 눈 구르듯 커져버린 재산이라고는 하지만 어디 돈에 이름이 붙어 있던가? '대한민국 1호 한의학 박사'라는 수식어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행동을 한 그가 존경스러웠다. 손으로 셀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재산을 기꺼이 과학을 위해 기부하는 그의 아름다운 손도 존경스럽지만, 자연스레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었던 가족들마저 찬성할 수 있게 아버지로서의 그가 더욱 존경스러웠다. 혹자들은 '다 쓰고 죽어라'고 이야기하는가 하면, '없어도 천만원은 남겨줘야지'하며 속곳 안의 쌈지돈으로 보험을 들라고도 하는 세상에, 아무 연고 없는 교육기관에 엄청난 돈을 기부할 수 있는 그는 도대체 어떤 마음일까? 무엇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을까?
 
  궁즉통窮卽通 이라 했나? '나누고 베풀고 거부巨富 되는 신기한 이야기'라는 부제의 책을 만났다. 상위 1%의 위대한 성공을 이룬 사람들만의 삶의 방식은 "주고, 주고, 또 주는 것" 이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는데, [류근철 박사의 기부]라는 오늘의 화두를 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 버그, 존 데이비드가 쓴 책, [레이첼의 커피]이고, 원제는 The Go-Giver: A Little Story About a Powerful Business Idea 이다.
원제목이기도 한 The GO-GIVER 는 GO-GETTER(목적 달성을 위해 원하는 것을 기어이 얻어내는 사람)의 반대 의미인데, 사전에 없는 이 말의 뜻은'주고 주고 또 주는 자' 혹은 '아낌없이 주는 자' 정도 라고 보면 되겠다. 책을 펴자마자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소리다 싶어 호기심이 더해진다. 
 
 

<류근철 박사, 가수 김장훈, 그리고 책 표지들>

 
  원하는 것은 기어이 얻어내고야 마는 활동가로 알려진 '조'는 어느 신탁회사에 근무하고 있는데, 분기 마감을 일주일 앞두고 턱없이 모자란 분기별 목표때문에 직장 동료인 '거스'에게 부탁해 엄청난 거물 '핀다 회장'을 소개받는다. 하지만 영향력이 많을 것 같은 '핀다 회장'에게서 거래처를 소개받으려는 '조'의 계획과는 달리 핀다 회장은 자신의 '놀라운 거래 비결'을 알려준다며 그것을 알려줄 때마다 반드시 배운 날 안에 실제로 적용해 볼 것이라는 단서조항을 둔다.
그후 5일 동안 점심시간 마다 핀다 회장의 소개로 다섯 명의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며 그 '위대하고 엄청난 성공에 이르는 다섯 가지 법칙'을 배우게 된다. 다섯 가치 법칙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 가치의 법칙: "당신의 진정한 가치는 자신이 받는 대가보다 얼마나 많은 가치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두 번째 - 보상의 법칙: "당신의 수입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그 도움이 그들에게 얼마나 효과적이냐에 따라 결정된다."
 세 번째 - 영향력의 법칙: "당신의 영향력은 타인의 이익을 얼마나 우선시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네 번째 - 진실성의 법칙: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은 당신 자신이다."
 다섯 번째 - 수용의 법칙: "효과적으로 '주는' 비결은 마음을 열고 기꺼이 '받는' 것이다."
 
  단순히 법칙만을 읽어서는 그 뜻을 오롯이 알 수 없는 이야기다. 법칙이 궁금하면 책을 직접 읽어봐야 할 터. 꼭 읽기를 권하고 싶다. 이 책의 주된 요지는 '주는 것', '베풂'은 절대로 바보같은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내가 모두 취한 후' 남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베풂'의 의미에는 선의가 함께 하는 배려와 기꺼이 도우려는 사랑이 함께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 베풂을 받은 이가 '받고 난 후 느낀 감동'이 다시 베푼 이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베풂'을 생각할 때 내 소유의 무엇을 남에게 주고 나면 '나의 것'이 분명이 줄어드는데 현재 자신의 소유가 아직은 부족한데, 그것에서 떼어주고 나면 더 부족하게 되어 바보같은 행동으로 여겨지게 된다. 하지만 '베풂'의 행동은 '받는자'가 따르는 법. 그들이 기적을 불러 온다는 것을 알려준다. 다시 말해 '값어치'보다 더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 손님은 감동해 그곳을 자주 찾을 것과 같은 이치인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돌아올 것을 바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도 나도 서로 만족하는 '윈-윈 전략Win-Win Stratgy'은 서로가 만족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상대가 더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마음가짐이 나중에는 더 큰 결과를 부른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된다. 
 
  최근 가수 김장훈의 선행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월세를 살면서, 대출을 받아가며' 남을 돕는 이해할 수 없는 그의 행동에 대해 그는 "나누고 배풀 때 내 마음의 샘이 넘치도록 채워지는 것을 보면, 나눔은 주는 것이 아니라 받는 것이고, 베푸는 게 아니라 채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부귀영화를 누린들 행복하지 않다면 그것들이 무슨 소용이랴. 오히려 가진 것을 잃지 않으려 전전긍긍하며 살아간다면, 남보기엔 부자일 지언정 결코 그는 부자라고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월세를 살며 대출을 받아 가며' 남을 돕는다 해도 내 마음이 풍족해지고, 사랑으로 넘친다면 그리고 그를 돕기 위해 사람들이 모인다면 그것이 부자가 아니겠는가?
 
다시 어제 뉴스의 주인공 류근철 박사이야기로 되돌아 가자.
그는 기부의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970년대 한의학 국제화와 과학화, 체계화를 위해 동분서주할 때 박정희 대통령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재외공관 등이 도움을 주도록 지시했죠. 이제는 한의학계뿐 아니라 과학기술계 전체를 위해 국가에서 받았던 관심과 사랑을 되돌려주고 싶습니다." 기부의 이유는 자신이 지금까지 있게 한 국가의 관심과 사랑을 다시 국가에 되돌려주고 자 했다고 말한다. 1970년대에 그에게 도움을 준 국가를 잊지 않고 있었다.
 
  이 책이 말하는 '나누는 삶, 섬김의 삶, 그리고 아낌없이 베푸는 삶'의 진정한 의미와 큰 힘을 배울 수 있었다. 지금껏 '베푸는 것이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했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하고 싶다. 그리고 '베풀면 베풀수록 그 이상으로 쌓이더라'라고 말했던 부자들의 이야기를 의심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기꺼이 주는 즐거움'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베푸는 자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던 멋지고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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