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 (Magazine B) Vol.37 : 츠타야(TSUTAYA) - 국문판 2015.6
B Media Company 지음 / B Media Company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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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음보다 다름>(북스톤)을 통해 알게 된 브랜드 잡지 <매거진 B>.

검색해 보니 유니타스 브랜드와는 전혀 새로운 느낌이었다. 매월 즐기는 에스콰이어에 하나 더 추가해야겠다 싶었다.

더 반가운 것은 주제가 일본에서 라이프 스타일을 판다는 CCC그룹의 대표서점 츠타야TSUTAYA 였다.

주문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잡지가 도착한 건 적은 양이지만 단비가 내리던 지난 수요일이었다. 비소리를 들으며 막 내린 드립커피 한 잔을 옆고 놓고 책을 펼치니 일본의 츠타야로 순간이동한 기분이 들었다. 일본의 부르터스인가 하는 어느 잡지는 한 권이 나올 때마다 단 하나의 기업광고만을 싣는다던데, 단 하나의 광고도 없는 잡지는 <매거진 B> 전에는 듣도 보도 못했다. 활자 하나 없이 양면이 이미지로 가득한 페이지도 수두룩, 페이지 숫자 마저 공해였던지 없앴다. 그 덕분인가, 마치 화랑에 온 듯 이미지에 사로잡혀 몰입하며 만끽할 수 있었다.

 

 

여성들이 백화점을 가면 모두 훑어보고 난 후에 사려던 제품을 산다던데, 내 책 쇼핑이 그렇다. 일단 서점에 가면 매 번 한 시간을 훌쩍 넘도록 서가를 쏘다니며 책을 고른다. 지갑에 돈이 많던 적던, 항상 고른 책은 처음 생각한 두세 배 정도 된다. 그때부터 '어느 책을 낙점할까'하는 행복한 고민이 시작된다. 고르지 못한 책은 다음을 위해 항상 기록해 둔다. 전에는 메모지에 기록해 두었지만, 요즘은 아이폰 카메라에 저장한다. 집에 돌아온 후까지 미련이 남으면 늦은 밤이라도 온라인 주문을 하기도 한다.


서점에서 어디 책만 고르랴. 책을 만나러 온 사람들 구경은 필수, 스크린으로 가득 찬 디지털 세상에서 만난 나름의 '동지'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과연 무엇을 읽을까 항상 궁금했는데, 츠타야 속 동지들의 책도 궁금했다. 물론 한참을 들여다봐야 이해가 될 일본어일테지만.

 

 

<매거진 B>는 훌륭한 잡지다. 하나에서 열까지 공들이지 않은 곳이 없는, 그래서 매 페이지마다 감탄하며 한참을 머무르게 한다. 심지어 잡지 속 문장마저 군더더기가 없다. 미사여구 가득한 월간지와는 다른, 멋들어진 잡지다. 보고 읽고 배우고 익히는 그런 잡지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 난 그 날 온전히 츠타야에 머무르고 있었다. 주제가 츠타야여서 그곳에 간 듯한 착각이 느껴졌다면,

다른 주제들은 어떨까? 과월호에 소개된 브랜드들이 궁금해졌다.


 

익히 아는 기업과 들어봤음직한 브랜드가 대부분, 전혀 모르는 브랜드도 적지 않았다. 과월호 36권, 모두 읽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졌다. 

 

 

일반적인 브랜드 관련서는 뭔가를 배우고 익혀야 된다는 강박을 갖게 하는데, 이 잡지는 달랐다. 페이지를 거듭할수록 그 기업에 젖어드는 느낌이 들었다. 소개된 만큼 꼭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다음 일본 여행에 들려야 할 곳이 하나 더 늘었다.


잡지 말미에 소개된 레퍼런스 중에 츠타야에 대한 국내도서가 있었다. <라이프스타일을 팔다>였는데, 주문해 살펴보니 츠타야의 창업자가 쓴 책으로 다이칸야마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기획단계를 설명한 책이었다. 그러니까, 엄밀히 순서를 따지면 <라이프스타일을 팔다>를 읽은 후 <매거진 B> 37호를 살피면 된다. 물론, 직접 가본다면 그보다 더 좋은 건 없겠지만.


써야 할 책리뷰도 많은데, 굳이 잡지 리뷰를 한 이유는 그만큼 이 잡지를 통해 내가 받은 충격이 특별했기 때문이다. 쓰다 보니 과월호들도 살핀 후에 리뷰해야겠다는 생각이 그득했다. 오랜만에 쓰는 포토리뷰도 재미있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인생을 만끽하기 위해서'다. 그간 책을 읽으면서 책을 읽지 않은 동안 살면서 알 수도 있는데, 모르고 지나친 것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한 권을 읽을 때 마다 읽기 전 나와 읽은 후 내가 다르듯, 책을 통해 뭔가를 안 이후에 만나는 세상은 그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특히, 인물이나 기업 브랜드는 안 이후에 경험하면 더욱 특별해진다. 어느 지역에 대한 여행책의 부제가 'XX 100배 즐기기'인 것처럼, 알고나면 더 느끼고 더 즐길 수 있다. <매거진 B>는 그러한 독서경험을 제공해 주고 있어 마음에 들었다.

 

 

이 잡지에 대한 소개를 '기업의 브랜드를 알리는 잡지'라고 한다면 얼핏 더할 나위 없이 통속적일 것 같지만, 인류가 오늘까지 고민을 거듭한 결과물이 시장에 나온 '제품과 서비스'란 걸 이해한다면, 아트전의 도록보다 더 인문적이고 예술적이다. 

처음 만나는 잡지에 대해 '낯선 것에 대한 호의'를 품었더니 훌륭한 경험으로 돌아왔다. 이미 있는 서른 여섯 건의 경험과 매월 만들어질 경험들을 만날 것을 생각하니 묘한 흥분감이 들었다. 나 같지 않은 설레발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흥겹다. 마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미인과 데이트한 기분, 지금이 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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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헤드 2015-06-14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참 좋아하는 잡이인데 게다가 주제가 서점이라니...!!! 사서읽어봐야겠네요 좋은정보 알려주셔서감사합니다!

리치보이 2015-06-21 01:39   좋아요 0 | URL
넵, 감사합니다

천권이 2015-06-21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문했는 데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서평을 자세히 보았습니다.
공감이 많이 갈만큼 글을 잘 쓰십니다.
도쿄에 있는 다이칸야마 츠타야 적극 추천합니다.
일본여행이 더욱 감동적이고 풍요로워지다라구요

리치보이 2015-06-21 01:4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천권이님.
댓글 감사합니다.

10여년 전에 선릉공원 앞에도 `스타 라이브러리`라고 비슷한 라이프스타일 공간이 있었습니다. 어느 변호사가 컨설팅료를 대신해서 분양을 받은 곳에 지은 곳이었다는데, 입회비가 100만원이었는데, 책값이나 커피 식사값을 미리 지불하는 격이라 저는 충분히 활용을 했습니다만, 채 1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고 말았습니다. 회원모집이 안된 거였죠. 시스템 구축의 실패였던 겁니다. 아니었다면 다이칸야마 츠타야보다 더 앞선 곳이 될 뻔했죠.

이 책을 읽다 보니 그곳이 떠올랐습니다. 책을 그리고 독서를 만끽하는 곳, 이런 곳이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들었습니다. 다음에 일본가면 꼭 들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천권이 2015-06-21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랬군요
한국에는 왜 이런 훌륭한 서점이 없을까...생각하면서...
`한국의 츠타야`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정보 감사드립니다.

리치보이 2015-06-27 15:14   좋아요 1 | URL
한국의 츠타야가 만들어진다면 광팬이 되겠습니다. 응원할께요. 아 그리고 츠타야를 만들기 전 프로젝트인 `라이프스타일을 팔다`라는 책을 보시면 창업자의 의중을 더 잘 아시게 될 겁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천권이 2015-06-27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원해 주시는 분이 있으니 힘이 납니다!! 그렇지 않아도 마스다 무네아키 사장이 쓴 책을 읽어보고 싶었는데...고맙습니다.
창업자의 의중을 책을 통해서는 보지 못했지만...
일본 방문때마다 츠타야에서 느꼈습니다
따뜻함과 간결함.. 개인 서재같은 편안함.. 책을 편하게 꺼내볼 수 있는 동선과 카테고리...
한국의 서점에선 보기 힘든 햇볕이 들어오는 유리창 창가의 벤치와 의자들...
오로지 고객 위주로 고객이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아할까... 고민한 흔적이 느껴졌습니다.
백화점이 하향산업에 접어들면서 현대백화점이 직원 교육을 `우리는 라이프스타일을 판다` 라고 마케팅한 사례도 그때 당시 마음에 와 닿았는 데...
저한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저는 이미 리치보이님의 팬입니다.
읽으신 책 중 평가가 좋은 책 위주로 읽어볼 예정입니다.
이미 일부는 읽고 싶은 책으로 등록해두었구요^^
앞으로도 좋은 평가 부탁드립니다!!!

aurans7 2015-08-25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간만에 긴 휴가를 시작하려는 즈음, 찜해 두었던 책들을 구입하려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제레미리프킨의 한계비용 제로사회를 구입하려다 리치보이님의 서평을 읽고 여기까지 들어오게 되었네요. 주문한 책을 들고 제가 좋아하는 네이버도서관이나 현대카드 도서관가려던 참인데 이런 멋진 도서관이 있었네요. 책과 도서관이라면 미치도록 사랑하는 吝으로서 정말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aurans7 2015-08-25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죄송! 도서관이 아니라 서점인데 제가 참 많이 흥분했었나 봅니다. 안그래도 어제 교보 엑스타시 후유증이 있어서요 오랜만에 들린 교보에서 8권의 책을 읽어 제끼고 너무 행복했었거든요 ^^ ~~~~~~~

리치보이 2017-02-21 12:1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aurans7님. 우선 댓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책이 있는 서점이나 도서관은 보물창고와 같지요. 님께서 갖고 계신 그 마음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시간이 꽤 흐른 후 드리는 답장이라 긴 휴가는 잘 보내셨는지, 아니면 잘 보내고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님의 멋진 인생에 늘 좋은 책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