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스탄 - 새로운 백만장자의 탄생과 부의 비밀
로버트 프랭크 지음, 권성희 옮김 / 더난출판사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BOBOS는 가라! 
오늘날의 부자코드는 리치스탄Richistan 이다 !
 
 
 
  세상사람들은 누구나 부자를 꿈꾼다. 저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모두가 누군가에게 "당신은 정말 부자군요." 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 어떤 이는 '논 세마지기가 있으니 부자'라 했고, 또 어떤 이는 '자식이 일곱이나 있으니 부자'라고 했던 적이 있다. 어느때부터인가 '가난한 놈은 다리 펴고 자고, 부자는 쭈그려 잔다'며 '안분지족足'을 미덕으로 알았던 세계 최고의 유교국가 '대한민국'에, IMF는 '돈 무서운 줄'을 알게 했고, 10년 전 버트 기요사키의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우리나라에 '부자신드롬'을 일으켜 너도 나도 '부자富者'를 입에 달고 사는 세상을 만들었다. 부자의 정도가 무엇이냐를 놓고 '10억億 이면 충분하다'고 했던 때도 있었건만, 정권이 한 번씩 바뀌면서 '강원도 읍면의 임야 3.3 제곱미터도 10만원을 하는 세상'이 되어버렸으니, 그때의 가치로 따진다면 지금은 '50-60억'은 가져야 할 듯 하다. 세월이 흐를수록 알뜰하게 살며 저축해서 '부자되기'는 점점 어려워져만 간다. 예전에는 꿈꿀 수 있었던 '부자'라는 한가닥 희망의 단어가 이젠 가슴만 폭폭하게 만드는 '이루지못할 꿈'이 되었다.  
 
  20세기를 마감하면서 우리는 '보보스Bobos'를 알게 되었다. 부유층(부르주아·Bourgeois)이면서도 보헤미안(Bohemians)적 예술감각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인데, 미국의 기자출신 데이비드 브룩스가 쓴 [천국에 사는 보보스(BOBOS in Paradise)]라는 책에서 처음 나온 말로, 높은교육 수준에 연간 1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으며 이동이 자유로운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가족과 종교를 중시하는 부르주아 문화를 이해하면서 여피족과는 달리 물질주의나 성공주의에 빠지기보다는 자아실현과 환경문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일도 노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칭했다. 히피·여피족 등에 이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엘리트로 부상한 계층으로 디지털 시대의 엘리트로서 미국의 상류층을 대표하는 용어로 쓰였었다. 하지만 이젠 그 단어로는 더이상 오늘날의 부자를 설명하는 단어가 되지 못한다.
 
  2000년 이후 계속된 주식시장의 강세로 미국의 백만장자 수는 3배 이상 늘어 800만 명이상이 되었는데, 이는 스웨덴이나 오스트리아 인구보다 더 많은 숫자이다. 1000만 달러(우리돈으로 100억원)정도의 부자가 75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들은 신흥부자부류중 가장 낮은 부류에 속하고, 중류층은 1억 달러 순자산 소유자가 200만 명 이상 된다. 우리돈으로 1조원이 되는 억만장자(Billionaire - 10억 달러)만도 수천 명가량된다고 하니 보보스Bobos 족族은 더이상 부자측에 끼지 못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본 <월 스트리트저널>지의 기획특집 수석기자인 로버트 프랭크는 2003년 신흥부자New Rich 들을 추적하여 그들의 참과 생활을 취재하고 기사화해 The Wealth Report 를 연재하였는데, 마침내 한 권의 책을 내게 되었다. 그것이 어제 내가 읽은 책 [리치스탄Richistan], 부제는 A Journey Through the American Wealth Boom And the Lives of the New Rich 이다. 

  



리치스탄Rich -i-stan  
n. 명사
 
- 부자를 의미하는 'rich'에, 카자흐스탄처럼 나라 이름 뒤에 자주 붙는 장소를 의미하는 어미 '-stan'을 붙여 만든 신조어.
 
1. 미국 중심부에 자리한 새로운 국가 2. 국민 모두가 백만장자들로 구성 - 대부분은 지난 20년간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통해 재산을 모음 3. 벨기에와 덴메크보다 인구가 많음 4. 전형적인 시민으로 네스케이프 창업주 짐 클라크, 미용사 출신 억만장자 시델 밀러가 있음 5. 약간의 행운과 배짱이 있으면 당신 역시 시민이 될 수 있는 국가
 
 
  저자는 이 책에서 리치스탄Richistan 은 누구이며 어떻게 탄생하는지, 그리고 그들의 생활을 조명했다. 그리고 최고의 부호들인 그들에게 고민은 없는지 그들의 미래는 어떤지도 함께 살폈다. 내집조차 없는 내가 그들의 부와 생활을 알아서 뭐하겠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의 말 즉,  "이 세상 모든 계층 중에서 가장 주목받으면서도 가장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계층이 부자다." 을 빌어 부모의 유산과 엘리트집단들에게만 허락했던 부호의 자격이 이제는 시대를 관통하는 사업아이템과 행운 그리고 배짱만 있다면 누구든 거대부호가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또한 현재도 존재하는 그들 리치스탄Richistan 은 현대 세계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것은 나에게도 미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오늘날의 리치스탄이 된 그들은 주로 기업을 일으킨 창업자, 기업의 주요 주주, 기업을 매각한 소유주, 머니매니저들, 세계적인 기업의 월급쟁이 등의 직업군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저자는 말하며 '부자들은 열심히 일하는 만큼 얻어낼 수 있는 수익시스템을 찾는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기록적으로 짧은 시간에 거대한 부를 이룬 만큼 빨리 많은 돈을 잃기도 하는데, 과거에 미국 최고의 재산이 주로 땅이나 집, 트럭, 공장, 빌딩같은 유형자산이 부자의 근거였다면, 오늘날의 부는 주식, 옵션, 파생상품 같은 유동자산에 거의 대부분 묶여 있기 때문이다.
 
  또한 거의 돈벼락을 맞는 순식간에 부자가 된 그들은 종종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지나치게 부를 과시하는 행동도 하게 되는데, 이러한 기품을 잃는 모습은 또 다른 신흥부자들과의 경쟁을 하게 될 때 극에 달하게 된다. 그래서 좀 더 큰 주택과 길이가 더 긴 요트, 그리고 더욱 성대한 파티등을 여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고 해서 전통부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거나, 아예 무시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대목을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20세기 전반에 걸쳐 부자들의 아이콘이라고 여겨졌던 럭셔리의 대명사 '명품'들은 더 이상 그들만의 소유물이 아니게 된 세상을 들 수 있다. 세인들의 부자에 대한 열망은 빚을 내었건, 저축을 했건, 방법이 없다면 가짜를 사더라도 그들의 전유물인 '명품'을 하나라도 소유하는 것이어서 그것들이 이제는 '흔한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리치스탄들은 그들만이 소유할 수 있는 새로운 헤게모니를 창출해야만 했고, 그들 사이에서도 더 나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 경쟁하게 되어 세인들이 볼 때 엄두도 못내는 '짓'을 하게 되는 것이었다.
 
 



 
  저자가 직접 인터뷰를 통해 소개하는 리치스탄들의 생활상과 구매활동 등을 지켜보면서 '그들조차도 예상할 수 없을 만큼의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의 돈'을 갖게 될 때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다시 말해 신종 인터넷 사이트나 사업 아이템, 수익 시스템 등을 만들어 낸 그들은 이것들이 '돈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그것에 몰두 했는데, 의외로 폭발적인 인기와 수요, 그리고 주식상장으로 '일확천금'을 얻게 된다. 엄청난 재산을 관리하기 위해 직접 관여하지 않고 전문가들을 고용하여 새로운 수익 시스템(내가 잠을 자는 순간에도 이자, 복리 등으로 '돈이 돈을 만들어내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진정한 부자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을 창출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부족한 것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시간이었다. 좀더 업무에 열중하기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과 좀 더 오랜시간을 보내기 위해, 가사업무를 도와줄 수 있는 집사(21세기에 이 단어가 어울릴 법 한가? 하지만 전문적인 집사COO 를 배출하는 학원이 미국에서 성행하고 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를 고용하는가 하면, 굳이 해외를 여행하면서 경험할 필요없이 최고의 미술작품과 인테리어를 어마어마한 저택에 구비하게 된다. 처음에는 거의 '돈을 가지고 저지르는 만행'에 가까운 그들의 소비생활을 읽으며 '정말 미쳤어!'라고 탄식하기도 했지만, 정말 평생을 쓰기만 해도 다 쓸 수 없을 만큼의 돈을 가지고 있고, 수입은 끊기지 않으며, 기꺼이 소비하기를 권장하는 미국의 조세시스템, 정당하게 벌어들인 부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 미국의 자본주의정신 아래서 라면 나 또한 저런 생활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내뱉은 '정말 미쳤어!'란 말은 엄두도 못내는 것을 이루고 있는 그들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가 만들어 낸 말이 아닐까 싶었다.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소비생활을 하는 그들을 살펴보는 재미는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흥미꺼리였다.
 


 
 
 
이들의 소비에 대해 시티그룹의 주식 투자 전략가인 아자이 카퍼는 금권경제, 즉 플루토노미plutonomy라는 새로운 이론을 내놓았는데, 이는 일종의 부자경제학으로, 부자 권력가를 뜻하는 'Plutpcrat' 과 경제를 뜻하는 'Economy' 의 합성어이다. 즉, 돈 가진 권력자들이 지배하는 경제란 의미다. 미국, 캐나다, 영국 같은 금권경제권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때 부자들이 국가 전체의 부와 소비, 수익, 경제 성장 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높다. 카퍼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상위 20%의 고소득자가 전체 소비의 70%를 차지하고 있어서 좋든 싫든 간에 중산층과 하류층이 곤란을 겪고 있는 중에도 부자들의 소비가 경제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반해 일부 경제학자드은 사치품에 대한 소비붐의 어두운 면을 지적했는데, 소비의 확산은 '더 높아지려는 열망의 확산'이어서 조위에 돈 많은 사람이 너무 많고 이때문에 과시적인 명품과 사치품이 흘러넘치면서, 중산층은 물론 상류층까지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자신이 가난하다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또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더 부유한 사람들을 따라잡으려 소득에 넘치는 소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경제학자 로버트 H. 프랭크는 [명품 열풍]에서 부자가 아닌 사람들이 부자인 사람들의 소비수준을 따라잡으려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과정으로 환경과 지역사회를 망칠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프랭크는 부자들을 따라잡기 위해 사람들이 돈 버는 데 혈안이 되어 있고, 결국 그것들을 소비하기 위해 일을 하느라 아이들과 보내는시간, 잠자는 시간 등이 줄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인들이 과거보다 덜 행복하다고 느끼는 이유도 주위 사람들과 비교하여 현재 상태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이처럼 부자들이 더 부자가 되고 더 많아질수록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매력을 느꼈던 부분은 '리치스탄 사람들의 기부문화'인데, 그들의 자선은 자신의 일 못지 않게 기부하는 데에도 '매우 적극적' 인데, 이것은 그들이 사치와 명품의 의미를 새로이 재정립하고 있듯이 자선의 의미도 재정립중이라는 것이다. 그 예로 이 책은 온라인 주식 거래시스템인 [사이버코프]를 개발해 4억 5천만 달러를 받고 증권사인 찰스슈왑에 판 '필립 버버'를 들었는데, 그는 '글리머오브호프 A Glimmer of Hope' 라는 개인 자선단체를 세워 전체 자산의 절반 가량인 1억 달러를 기부했다. 하지만 그는 '기부는 돈을 거저주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적십자와 같은 큰 구호단체에 단순히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필요한 곳에 돈을 쓰는 행위'를 하기를 자처했다. 
 
그는 스스로를 '부자 기부자'가 아니라 '사회사업가'라고 말하며 "난 뭔가를 그냥 주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 자선이란 없다. 나는 사회적 이익을 위해 자본을 투자하는 사회투자가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기존의 큰 구호단체들은 프로젝트들이 비용이 너무 커서 그들 상당수가 기부받은 돈 1달러당 단지 19센트만을 사람들을 돕는 데 쓰고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그는 자신이 사업가이자 경영자로서 배웠던 기본 적인 교훈들을 적용하고, 그 경험들을 기부사업에 활용하여 좀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고, 더 많은 감동을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01년 에티오피아에 1,6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 1,657 개의 우물을 만들어 88만 6천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했고, 190개의 학교를 지어 112,000 명 이상의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그가 펼친 프로젝트는 큰 구호단체가 했던 것들의 절반의 비용만이 소요되었는데, 예를 들어 깨끗한 물은 한 사람당 5.74 달러의 비용, 의료 서비스는 한 사람당 4.01 달러의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의 효율적인 자선방식에 대해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과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등의 동조자도 얻고 있다. 
 
구호단체나 NGO들은 '돈이 많다고 해서 그들이 모든 능력을 갖춘 것이 아니다. 그들은 기부도 자기과시의 또 다른 방편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필립 버버처럼 리치스탄 사람들은 자신들의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를 감시하고 발언권을 갖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 돈으로 어떤 결과가 나타났는지 구체적으로 알기를 원한다. 무료스프배급이나 구호품 지급등은 시대에 뒤떨어진 자선방법이 되었다. '사회적 이익'과 '높은 수준의 참여 기부'등이 새로운 기부 문화를 나타내는 전문용어가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의 돈을 가지고 좀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기부를 하려고 한다는 그들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러한 새로운 기부 방법은 논란의 여지가 많겠지만, 설령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그 방법들은 모두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쓰인 것이고, 구호시스템 또한 진화해야 한다면 성공한 사람들이 자신의 시스템으로 구호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제대로 성공한다면 '불평등한 부의 실질적인 분배효과'는 사회의 건강관리시스템과 과학에서부터 예술, 전 세계적인 빈곤 교육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저자의 생각이 공감되었다.
 
  결론 부분에서 저자는 이와 같은 '리치스탄의 출현'에 대해 빈부 격차의 문제, 불평등의 문제로 리치스탄이 몰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점점 더 세계화되는 금융시장, 새로운기술의 등장, 전 세계에 걸친 투자처의 확대와 현금 흐름의 증가 등 지금까지 리치스탄을 성장시켰던 요인들은 앞으로도 한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백만장자와 억만장자의 숫자가 앞으로 몇 년간 연평균 6%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것으로 리치스탄과 리치스탄이 아닌 미국인사이의 격차뿐 아니라, 리치스탄 사이에서의 자산 격차와 불평등도 확대될 수 밖에 없다고 저자는 바라봤다. 다만 저자가 희망을 거는 것은 이러한 부의 편향된 집중 속에서도 리치스탄 스스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을 살펴볼 때, 우리(미국인)가 부자들을 사회 불평등의 원인이 아니라 그저 운 좋은 수혜자로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부자들이 자신들의 부를 이용해 사회의 가장 뿌리 깊은 문제와 갈등을 해소하는데 발 벗고 나서 100 년 전 카네기의 꿈이었던 '부자와 가난한 자의 화해, 화합의 통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었다. 
 
  현대 자본주의의 온상인 '미국'에서 그들이 바라본 '리치스탄'의 이야기는 어쩌면 '강건너 불 보듯 할 수 있는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2001년 이후 '부동산 가격 폭등'과 '주식시장의 성장' 으로 인해 엄청나게 늘어난 부자의 숫자와 더 부자가 된 슈퍼부자들, 그리고 그들을 시장으로 하는 PB의 출현과 VVIP 마케팅 등은 예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시장임을 감안하면 '리치스탄의 출현'의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닌 듯 하다(사업이나 능력에 의한 부자의 탄생과 부동산가격 폭등으로 인한 부자의 탄생은 엄연히 그 구조는 다르겠지만). 또한 세계 경제를 짓주무르고 있는 중국의 성장 속에 태어난 '리치스탄 사람들'을 우리는 언론등을 통해 발견하게 된다. 혹자들은 부자만을 위한 세상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혹평할테고, 또 한편은 나도 그 속에 동참하기 위해 오늘도 땀흘리며 노력할 것이라고 이야기할테다. 지금 이시간에도 백만장자는 세계 곳곳에서 태어나고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 하는 것은 내 판단에 달려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놀람과 한탄의 경험이 얼마였는지 모르겠다. 어처구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그들의 소비행태를 접하면서 혀를 차는 이성 속에서 스멀스멀 꿈틀대는 욕망의 순간을 함께 경험했다. 하지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리치스탄 사람들 속에서도 '더 갖고 싶은 욕망'과 '행복하지 못한 고민'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다익선多多益善 의 인간의 욕망은 피난처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끝없는 인간의 욕심과 고민'의 확인은 '리치스탄 사람들' 역시 그렇다는데에 안도와 위로감을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인간인 나 스스로에 대해 한계를 짓는 바보같은 생각인데도 말이다. 결국 어느정도의 안분지족足은 있어야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나는 얼마나 부자이면 행복해 질까? 진짜 부자가 되고 싶어 이 책을 폈는데, 모두 읽고 난 다음도 그 답을 몰라 되돌이표 앞에서 헤매고 있다. 이것도 인간의 끝없는 욕심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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