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준의 新생활명품
윤광준 지음 / 오픈하우스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안에서 일어나는 힘쓰는 일, 위험한 일은 남자 몫이라지만, 그래서 군말없이 한다지만 딱 하나 하기 싫은 일은 칼갈기다. 
마트에 있는 웬만한 칼갈이는 다 써 봤지만 제대로 날이 서지 않았다. 물론 칼가는 실력이 없어서란걸 인정한다. 하지만 실력없는 사람이 갈아도 잘 되는 제품이 진짜 좋은 제품이 아닐까.

궁여지책으로 한달에 한 번 꼴로 칼갈이 아저씨를 찾아가 개당 2000원씩을 주고 칼을 갈았었다. 억울하지만 그냥 계속 둔다면 날이 둔해져서 생선을 써는 것이 아니라 찢어서 어묵을 만들 판이라 어쩔수 없었다.

그러다 윤광준의 '신 생활명품'을 읽다가 내 불쌍한 칼날을 세워줄 구세주를 만났다. 일본의 칼제조업체 글로발이 만든 제품인데, 그의 글을 읽고 바로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주문했다. 직접 보지 않곤 사질 않지만 윤선생의 추천이라면 믿고 산다. 그가 말한 생활명품을 통해 정말 많은 도움을 얻고 있었는데, 신간에는 수십 개의 명품(?)이 라인업 되어있어 지갑이 곡소리할 일만 남았다.

여튼, 칼갈이가 왔다. 즉시 포장을 뜯어 갈아봤다. 엽전같은 쇳덩이 몇개 겹쳐놓은 기존의 칼갈이와는 전혀 다른 갈림소리 '서억~서억'
수십번의 왕래에 날이 섰다. 워낙 칼을 험히 다루는 탓에 날이 적잖이 깨어져 있던 터라 수십번을 더 벼려 제대로 날을 세웠다. 훌륭했다.

당장 저녁에 구워먹을 채소를 썰다가 손톱을 베었다. 날이 선 칼을 의식하지 못하고 예전처럼 힘을 세게 쓴 탓이다. 글로발로 칼을 간 이후의 갈에 비하면 이전의 칼은 차라리 망치에 가까웠다.

칼날이 제대로 서니 요리할 맛이 나고 그래서 즐겁다. 이런 저런 흥을 테라피라 생각하니 25,000원이 아깝지 않았다. 게다가 앞으로 몇년 동안은 글로발 칼갈이를 사용할 때 마다 이기분을 계속 느낄테니 오히려 싸다는 느낌마저 든다. 
게다가 윤선생의 책을 읽고 배워 샀고, 또 이를 활용해 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니 다산 선생이 그리 외치시던 실사구시를 실천한 셈이다.

세상의 모든 아빠들이 이 글을 읽고 도움을 받으시길...그리고 윤광준의 생활명품도 읽어보시길. 아내에게 '가오'세우기, 그리 어렵지 않단걸 아실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배려를 파는 가게
켄 블랜차드 외 지음, 이제용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0대 중반의 남동생이 6개월 전 서울지하철 5호선 까치산역 언저리에 고깃집을 열었다. 대한민국 150만 영세사업자 대열에 합류한 새내기 사장의 사정은 말 그대로 일희일비(一喜一悲)였다. 손님이 많이 든 날은 입이 귀에 걸렸지만, 파리 날리는 날엔 세상 걱정을 혼자 짊어진 듯 울상이었다. 고깃집은 많든 적든 매출이 꾸준해야 고기 재료의 재고를 맞출 수 있는데, 이게 들쭉날쭉하니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식이었다. 걱정하는 동생에게 “가게를 정감 있는 곳으로 만들라”고 조언했다. 그렇게 하려면 “손님에 대한 직원들의 배려는 필수”라는 말도 덧붙였다.


배려를 강조한 이유는 두 가지 경제 트렌드 때문이다. 첫째는 ‘1코노미’다. 요즘 1코노미가 파워 컨슈머로 자리잡고 있다. 1인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인 1코노미는 실속 있고 독립적인 나홀로족을 뜻한다. 혼자 움직이지만 스스로를 위해 기꺼이 소비하는 속성을 지닌 소비자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혼자 밥 먹기’는 민망함의 대명사였지만 요즘은 ‘혼밥’이라는 용어가 대세가 되면서 혼행(혼자 여행하기), 혼영(혼자 영화보기), 혼술(혼자 술 먹기) 등 소비자는 거의 모든 소비활동과 문화·여가활동을 혼자서 하는 ‘1인분 인생’을 살고 있다.


또 다른 경제 트렌드는 ‘가성비’다.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성능 비율을 따져가며 지갑을 열고 있다는 뜻이다. 내수경기 침체와 고객의 정보력 향상, 소유보다 경험이 더 중요해진 젊은 소비자가 가성비란 신조어의 출현 배경이다. 소비자가 가성비를 따진다는 건 ‘사치의 시대는 가고 가치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뜻이다. 장기 저성장 시대를 살고 있는 소비자는 이제 최고의 성능이 아니어도 최선의 질에서 타협하고 적당한 가격에서 포기할 줄 알게 됐다. 영업의 대가 필립 델브스 브러턴은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판매해서 소비자를 더 행복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에게 더 많은 만족과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배려’다. 고개를 끄덕인 동생은 내게 다시 물었다. “그럼 배려하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죠?”


그러다 만난 책이 《배려를 파는 가게》다. 리더십 분야 최고 권위자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겅호!》의 저자 켄 블랜차드와 그가 운영하는 켄블랜차드컴퍼니의 임원들이 함께 썼다. 이 책은 “배려는 관계의 시작이자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원제목도 ‘전설적인 서비스(legendary service)’다. 여러 가지로 마음을 써서 보살피고 도와주는 것을 배려라고 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회사나 직원들로부터 존중받는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매장(賣場)은 고객에겐 매장(買場)이 돼야 한다. 즉 제품과 서비스를 파는 곳이 아니라 손님이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곳이다. 이렇게 관점을 돌리면 매장은 소비자가 제품과 서비스를 ‘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고객을 춤추게 하도록’ 배려하는 서비스는 뭘까.


저자들은 위대한 기업의 이상적인(Ideal) 서비스는 다름아닌 직원들에게 동기부여하는 서비스 문화를 만들어서 고객의 충성이 따라올 수 있도록 주의집중(Attention)하고, 고객의 작은 요구에도 세심하게 반응(Responsiveness)하면서, 직원에게 최상의 고객만족 서비스를 줄 수 있는 재량권(Empowerment)을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오늘날처럼 좋은 상품이 차고 넘치는 세상에서 ‘더 좋은 제품’은 소비자에게 매력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우버, 와비파커, 에어비앤비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공통점은 ‘소비자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매출을 상품과 서비스의 매매행위가 아니라 인간의 관계로 여겨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을 미리 알아서 제공하고, 따뜻한 관심과 애정으로 고객을 대하고 있다. 그래서 고객은 이들의 서비스에 만족을 넘어 감동한다.



 이 책의 핵심은 “고객에게 배려하라. 그리고 당신이 배려한다는 것을 고객이 알게 하라”다. 배려의 시작은 첫인상이다. 직원들이 고객을 배려하고 정말 돕고 싶다는 자세를 보일 때 고객은 감동하기 시작한다. 고맙게도 저자들은 동생이 궁금해했던 ‘충성고객(단골손님)을 만드는 비법’을 알려준다. 첫째, 고객의 이름을 외우고 부르라. 둘째, 판매와 상관없는 다른 얘기를 나누라. 셋째, 친절하게 대하라. 개인주의적 측면에서 우리보다 앞선 미국 시장 사례를 소개하는 이 책은 나홀로족에 혼란스러워하는 국내 기업에 시의적절한 내용을 담고 있다. 장기불황을 이겨낼 힘이 이 책 속에 들어 있다. 


김은섭 < 경제·경영서 평론가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범한 대화 - 평범한 사람은 어떻게 비범한 승리를 얻을 수 있는가?
댄 월드슈미트 지음, 변봉룡 옮김 / 우현북스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생각법

“당신에게 성공을 위한 다른 책은 없다. 전혀 필요 없다.” 발칙하다. 부제가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승리를 이루는 법을 말하는 책인 <비범한 대화>는 정작 성공을 위한 책은 필요 없다 말한다. 하지만 소위 ‘자기계발서’를 몇 권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 말에 공감할 법하다. 성공하는 방법은 단 하나. 코끼리를 바늘로 죽이는 방법이 ‘죽을 때까지 찌르기’이듯 성공 역시 ‘성공할 때까지 노력하기’ 뿐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한 가지는 ‘왜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공하는 법을 익히 알면서도 성공하지 못하는걸까?‘ 이다. <비범한 대화>의 저자 댄 월드슈미트는 그 이유는 성공이 방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태도‘에 있다며 우리를 더 큰 성공으로 이끄는 핵심적 태도들로 ’엣지EDGY‘를 꼽았다. 저자가 거대한 장애를 극복하고 탁월한 성취를 이룬 1,000명 넘는 사람을 연구한 끝에 발견한 ’엣지‘를 풀어보면 큰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 갖고 있는 성품은 무엇이든 극한적(Extreme)이기를 겁내지 않고, 매사에 단련(Disciplined)되어 있으며 항상 베풀기(Giving)를 당연시하고 인간 요소(Human Factor)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공은 ‘그럼에도불구하고’의 다른 이름이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려면 거듭된 실패에도 멈추지 않는 극단적인(Extreme) 행동이 필요하다. 토마스 에디슨은 전구를 밝혀줄 필라멘트 재료를 찾기 위해 18개월간 10,000 가지가 넘는 세상의 재료들로 실험을 했다. 이 미친짓이 성공한 건 ‘극단적인(Extreme) 노력‘ 덕분이다. 실패는 쓰다. 지치고 아파서, 포기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라고 다짐할 때 성공의 문은 열린다. 극단적으로 노력하고, 차별화하고, 학습하라. 그러면 성공의 쿼터quarter는 당신의 것이다.

 

성공에 이르는 길의 이름은 ‘실패’이고, 성공한 사람들은 이 실패를 ‘연습’이라 부른다. 그렇다. 성공에는 단련(Disciplined)이 필요하다. 아울러 철저한 계획 아래 단련이 행해질 때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

 

큰 성공을 거두는 사람들의 세 번째 품성은 베풂(Giving)인데, 개인적으로 ‘성공의 품성으로 적절한가’ 의문이 들었다. 왜냐하면 단어의 느낌이 ‘성공이 수입이라면, 베풂은 지출‘이라는 뉘앙스를 다분히 풍기고 있어서다. 하지만 저자의 설명에 바로 수긍했다. 앞서 말한 ‘극한 행동‘과 ‘단련된 활동‘의 품성은 모두 나, 즉 자기만을 위한 품성이다. 궁극적으로 내게 도움이 된다고 느낄 때 남을 돕고, 죄책감이 들거나 창피할 때만 타인에 신경을 쓴다. 그래서 성공하지 못한다. 저자는 베풂을 배우고 싶다면 “단지 좋은 사람이 돼라.”고 말한다.

이용하기보다는 그냥 주고, 책략을 쓰기보다는 돕는 것이 베푸는 것이다. 조종하기 보다는 배려하는 것이 베푸는 것이다. 아주 좋은 예가 교회에 헌납하는 십일조다. 수입의 10퍼센트 자선은 돈에서 부정적인 에너지를 씻어낸다. 수입의 10이 자선 단체나 장학 재단, 종교 단체 혹은 불우한 이웃에 기부되어 한 차원 높은 에너지로 바뀔 때 사회적으로도 더 나은 세상이 창조될 수 있다. 그럼으로써 비로소 남은 90의 자산이 진정한 축복으로 변화하여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순환 고리를 완성한다. 베풂이란 단순히 어떤 단체에 돈을 기부하는 행동을 의미하지 않는다. 베풂은 나의 영혼에 질서를 부여하고 세상에 정의를 선사하는 셈이니 큰 성공의 품성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 품성은 인간 전략(Human Factor)이다. 성공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법, 사람을 알지 못하고 큰 성공을 거둘 수 없다. 인간의 희노애락을 이해하고 인간을 사랑하게 될 때 자연스럽게 타인과 감성적인 연계를 맺게 될 때 인간에 대한 인사이트insight, 즉 통찰이 가능해진다. 그러려면 우선 ‘내 안에 있는 인간’, 나의 사람됨을 정비하라. 우선 나의 허약함을 받아들이고 나의 흠결을 먼저 고치자. “그러기 위해서는 정직하고, 친절하고, 인내하며, 끈기 있는 인간 전략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온전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 흔

 

하디 흔한 성공비법에 넌덜머리가 난다면, 이 책을 펼치자.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갖고 있는 태도와 함께 노하우Know-how의 기술이 아닌 하우 투 씽크How to think라는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생각법’을 만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싱크 심플 - 비즈니스 리더 40인이 선택한 최고의 경영 전략
켄 시걸 지음, 박수성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명(社命)부터 심플하게

17년 넘게 스티브 잡스와 함께 일했으며 애플의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광고 캠페인을 기획하고 ‘아이맥(iMac)’이란 제품명을 고안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자 저자인 캔 시걸은 전작 『미친듯이 심플』에서 애플을 성공으로 이끈 심플함의 가치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제 이 책을 통해 심플함은 애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기업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내는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다양한 회사의 사례들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쫓겨난 지 11년 만인 1997년 애플에 돌아왔을 때 회사의 처참한 상황을 목격했다. 자신이 있을 때만해도 혁신적이고 반짝이던 애플은 비대하고 시시한 회사가 돼 있었다. 파산을 불과 90여 일 앞둔 때였다.
복귀 후 잡스가 첫 연설에서 제시한 사명(社命)은 단 한 문장, ‘소비자들이 오직 애플에서만 얻을 수 있는, 의미 있고 강렬한 해법을 제시하라’였다. 그 후 자신이 제시한 사명처럼 관료적인 위계질서와 복잡한 대기업형 프로세스를 철저하게 심플하게 만들며 조직과 제품라인을 개선하는 일에 착수했다. 조직의 관료주의를 걷어내고, 층층이 쌓여 있는 의사결정 체계를 간소화했다.


망해가는 애플호의 선장이 된 잡스는 제일 먼저 직원들을 불러 그간 개발 중이었던 애플컴퓨터가 경쟁사보다 얼마나 더 나은지에 대한 브리핑을 듣다가 한심하다는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며 이렇게 일갈했다. “경쟁사보다 더 잘 만드는 걸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다르게 만들 궁리를 하세요(Better is not enough. Try to be different).” 20여 종에 달하는 애플의 제품군을 개인용, 전문가용, 노트북, 데스크톱 등 네 가지로 확 줄였다. 디자인도 혁신성을 담되 심플함을 추구했다. 이러한 대대적인 정비를 마치고 단 14년 만에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바꾸어놓았다.


애플 혁신의 또 다른 중요한 전환점은 애플스토어의 탄생이었다. 가장 혁신적인 소매점으로 평가되는 애플스토어는 제품만 파는 것이 아니라 상담과 훈련, 고객 지원, 그리고 직원들을 통해서 애플의 열정까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곳으로 자체적인 사명이 필요했다. 잡스는 론 존슨에게 애플스토어를 맡겼는데, 매장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지침이 될 사명을 ‘삶의 질을 높인다’로 정했다. 애플스토어에서의 경험은 고객의 삶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삶의 질도 높인다는 뜻이었다.


미국 최고의 아이스크림 업체인 벤앤제리스(BEN&JERRY′S)에서 최우선으로 가치를 두는 사명은 ‘세상의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데 기여한다’이다. 사업 시작 후 10년 정도 지나서 만든 사명이었는데 이는 동네 아이스크림 판매상으로 시작했던 덕분에 지역과 사회에서 비즈니스의 역할을 이미 깨닫고 있었기에 만들 수 있었던 사명이었다. 사명을 선포한 후 소비자들은 벤앤제리스를 더욱 신뢰했고,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사업이 아닌 소비자에게 편안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공간과 문화, 그리고 경험을 파는 ‘제3의 공간 창조’라는 사명을 가진 스타벅스(Starbucks) 역시 단 한 번의 브랜드 광고 없이 세계 최고 브랜드를 구축했고, 2010년 기준, 창업 40년 만에 연 매출 100억 달러, 54개국 1만 6천여 개의 매장에서 20만 명의 파트너들이 매주 6천만 명 이상의 손님을 맞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반면 글로벌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icrisoft)와 델(Dell)은 사명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는 초기 ‘모든 사람들의 책상 위에 컴퓨터를 한 대씩 놓자’는 목표가 있었고, 델 역시 ‘컴퓨터 구매 비용을 일반 소비자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낮추고 주문형으로 생산하자’는 목표가 있었다. 하지만 회사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복잡해지면서 사명이 흐릿해졌다. 이를 예로 들며 저자는 논리정연하고 의미 있는 사명 없이는 기업이 초점을 잃기 쉽다고 지적한다. 모든 직원들이 공유하는 핵심가치를 놓치고 있어선 안 된다. 분명하고 심플한 사명을 지니는 것은 한 회사가 수행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가치관이 심플함을 만든다

잡스가 복귀 후 첫 광고 캠페인에서 채택한 ‘다르게 생각하라 Think Different’는 애플의 현재 고객은 물론, 미래의 잠재고객까지 겨냥한 애플의 가치관을 천명한 사건이었다. 두 단어로 된 이 카피는 잡스가 창조하려 했던 회사의 정신과 문화가 잘 담겨있다.
잡스가 애플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1998년, 경제상황이 어두워졌고, 기업들은 인력을 대폭 줄이고 마케팅 예산을 삭감했다. 하지만 잡스는 애플의 마케팅 비용을 단 1달러도 삭감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마찬가지로 연구개발 비용도 전혀 삭감하지 않을 것이며, 뚜렷한 이유 없이 어느 직원도 해고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대신 애플은 혁신적인 돌파구를 찾아 이 위기를 탈피하겠다고 말했다. ‘다르게 생각한’ 결과다. 잡스의 훌륭한 이 대처 덕분에 애플은 더욱 강하고, 영향력 있고, 의미 있는 회사로 거듭났다.


1967년 보잉 비행기 세 대로 시작한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그야말로 영세 항공사였다. 창업자 허브 켈러허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은 ‘경쟁자보다 싼 가격’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기업의 핵심가치로 삼았다. 방법은 ‘심플’했다. 스스로를 ‘초저가 항공사’로 규정하고 승객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시는 과정 이외의 불필요한 서비스는 줄이고 효율성은 극대화해서 가격을 경쟁사보다 파격적으로 낮춘 것이다.
우선 비행기 기종은 보잉 737로 통일했다. 조종사 교육, 부품재고 등 유지관리비 최소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였다. 가급적 복잡한 허브공항을 경유하지 않고 지방 공항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직항노선을 개발했다. 목적지는 최대 두 시간의 운항거리를 넘지 않도록 정했고, 목적지 도착 후 10분 내에 재운항 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시스템화했다.


좌석등급과 좌석선택권도 없애고 ‘선착순 탑승제’를 도입했다. 출발시간을 지연시키는 화물 항공우편도 취급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기내식 서비스도 없앴다. 모든 결정의 판단의 기준은 ‘초저가 항공사를 지향하는 우리에게 과연 어울리는 제도인가?’였다.
이렇게 효율성이 극대화되자 비행기 요금은 경쟁사의 절반 정도가 가능해졌다. 사우스웨스트는 경쟁상대를 아예 대형 항공사가 아닌 고속버스인 ‘그레이하운드 버스’로 정하고 ‘그레이하운드를 탈 바엔 사우스웨스트를 타자’고 마케팅을 펼쳤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고속버스보다 더 싼 비행기 요금이 있더라’는 말이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결국 전체 항공 시장의 3분의 1을 장악하며 사우스웨스트는 세계 최초로 초저가항공 시대를 열었다.
9·11 테러 이후 수많은 항공사가 파산과 통·폐합을 거쳤지만 효율성을 극대화한 사우스웨스트는 오히려 승승장구 할 수 있었고, 지금은 연간 1억 3천 명의 고객이 이용하는 세계 최고의 항공사가 됐다. 미국 취업정보 사이트인 글래스도어는 사우스웨스트를 기업문화와 가치 측면에서 ‘현직 직원들이 만족하는 기업 6위’에 선정했다.
 

소비에 체험의 가치를 더한 현대카드

현대카드는 레드오션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독보적인 브랜드를 만든 사례다. 현대카드는 길거리 카드 모집 때문에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던 카드회사를 세련된 디자인의 마케팅회사로 바꿔놓으며 시장점유율 1.7%의 업계 최하위에서 시작해 10여 년 만에 남다른 마케팅과 브랜딩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하며 카드업계의 파워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현대카드는 지금껏 국내 기업들이 하지 않았던 무수한 ‘최초’를 해냈다. 문화마케팅이라는 개념이 경영학 교과서에만 존재할 때 슈퍼매치·슈퍼콘서트·슈퍼토크 등의 굵직한 문화마케팅을 선보였고, 연회비가 200만 원인 신용카드를 만들어 VVIP 시장을 선점하는가 하면, 뉴욕현대미술관에 한국 디자이너 특별전을 열고, 여행 가이드북을 내고, 전용 서체를 개발하기도 했다.


현대카드는 이렇게 하는 일마다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수익의 50%를 예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신상품과 신채널에서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혁신기업이자, 비즈니스의 유행을 선도하는 트렌드세터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또한 신한은행·신세계·KT·청와대·서울시·MIT 슬론 MBA까지 와서 벤치마킹하고 성공비결을 배워가는 세계적인 롤모델 기업으로 성장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시장점유율 1.7%의 꼴찌 회사였던 현대카드는 어떻게 오늘날의 혁신과 성과를 이루어냈을까?


바로 한국의 현역 CEO 중에서도 매우 창의적인 사람으로 손꼽히는 CEO이자, 숨은 주역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때문이다. 그는 “카드는 왜 그러면 안 돼?”라는 질문에 계속 매달렸다. 그리고 광고도 중요하지만 가치관이 브랜드에 진실하게 녹아있을 때 소비자들은 ‘멋지다’라고 인식하는데, 그러한 가치관이 소비자의 가치관과 일치할 때 회사와 소비자 간의 연결고리는 더욱 단단해진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슈퍼매치나 슈퍼콘서트 같은 행사를 벌여 사람들이 “현대카드가 정말 카드회사 맞아?”라고 물을 만큼 현대카드가 일을 벌이는 이유는 고객들에게 단순히 할인을 내세워 소비를 부추기지 않고, 의외의 경험을 지속해서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경험케 하고 고객의 시야를 확장시켜 이른바 ‘돈을 쓰는 방향’을 제시해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만족감을 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고객들이 현대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가치 있고 행복한 소비를 했다’고 느꼈고 현대카드와 고객과의 관계는 다른 카드사는 경험할 수 없을 만큼 강화됐다. 진실성 있는 기업의 가치관, 이것이 현대카드가 파워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심플함은 혼자 이루어낼 수 없다

잡스는 애플이 추구하는 기업상에 대해 굉장히 뚜렷한 비전이 있었고, 그 비전에 잘 맞는 직원들을 찾는 일에 매우 까다로웠다. 그는 자신을 품질에 관한 한 절대 타협하지 않는 똑똑하고 재능 있는 사람, 굉장히 책임감 있는 사람을 찾았다. 애플은 직원을 채용할 때 다른 글로벌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복잡한 절차나 위계질서로부터 자유로웠다. 왜냐하면 잡스는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만 고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고용하는 것은, 회사를 성장하게 만들고 복잡함이 접근할 수 없도록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초창기 ‘맥팀이 100명이 정원이다’라는 회사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다. 100명 이상의 직원은 안 된다는 원칙이다. 100명이 찼을 때 누군가를 데려오려면 누군가는 나가야만 했다. 잡스는 그 이유에 대해 “100명 이상의 이름을 내가 기억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과 일하고 싶다. 100명이 넘으면 내 방식대로 통솔할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고 말했다. 잡스 스스로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장악하겠다는 통솔의 의지다. 외부에서 보면 ‘폐쇄성’이 되지만, 잡스의 입장에서는 폐쇄성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가장 효율적이고 긍정적인 방법인 ‘심플함’인 셈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팀장이라고 했을 때 다섯 명이 완벽하게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생각해 보자. 당신은 다섯 명 안에서 모든 것을 파악하고 좌우할 수 있으며, 당신의 의지대로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다 열 명, 스무 명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 더 이상의 폐쇄성이 유지되지 않으면서 통솔이 불가능해지고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만약 숫자가 늘어나야 한다면, 중간관리자라는 또 다른 단계의 구조가 필요하다. 그때부터 보고는 느려지고, 말이 많아지고, 사람들은 통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잡스는 이것이 싫었다.
그는 심플하게 만들고 싶었다. 결국 그의 선택은 조직의 구조자체를 폐쇄적으로 만들어 버리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폐쇄적인 시스템의 구축’ 방식을 놓치지 않은 애플은 아이 시리즈(i - Series)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이 되었다.
 

의심스럽거든 쓰지 말고 일단 썼으면 의심하지 말라

잡스의 또 다른 뛰어난 점은 다른 사람에게 권한을 심플하게 위임하는 능력이다. 덕분에 그는 새로운 가치를 계발하는 일에 계속 집중할 수 있었다. 잡스는 애플 내에서 경영은 팀 쿡에게 맡기고 재정은 프레드 앤더슨에게, 소매 부분은 론 존슨에게 관리를 맡겨 각자의 팀을 운영하도록 함으로써 제 기능을 충실히 해내는 심플한 조직을 운영했다.
문제는 부하직원에게 믿고 맡겼는데 일이 잘못되는 경우이다. 결국 믿고 맡기지 않을 수도 없고, 무조건 믿고 맡겼다가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모순에 빠져 버린다. 믿음의 모순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잡스는 어떠한 방법을 활용할까? 잡스를 이은 애플의 CEO 팀 쿡의 회의 방식에서 그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


팀 쿡은 소통과 의사 결정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질문’이라는 강력한 수단을 사용한다. 쿡은 직원에게 우선 열 가지의 질문을 한다. 만약 제대로 대답했다면 한 열 개쯤 더 물어본다. 하지만 만약 하나라도 틀리면 쿡은 스무 개, 서른 개의 질문을 쏟아 붓는다. 상대에게 다양한 질문을 하면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을 최대한 확장시키는 것은 물론, 과연 상대방이 어느 정도까지 이 일을 고민하고 성찰했는지를 알 수 있다. 결국 ‘부하에게 일을 믿고 맡긴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믿고 맡기되 모든 것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잡스는 평소 “직원들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글로벌 기업 마이크로소프트는 막대한 자금으로 최고의 인재를 뽑은 후 ‘이제는 믿을 수 있다’며 직원들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그러자 직원들이 선택한 길은 ‘재앙으로 가는 길’이었다. 최고의 인재라 하더라도 재앙으로 가는 길을 선택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은 없다.
반면 잡스가 했던 방법은 ‘직접 챙기기’였다. 중간 과정을 참조는 하겠지만, 결정적이고 최종적인 판단은 잡스 스스로가 했다.


결론적으로 잡스와 쿡의 권한 위임 방법은 심플하다. 수많은 질문을 통해서 일에 대한 직원의 성찰과 노력의 전 과정을 파악하고 체크하는 방식, 때로는 가장 밑바닥으로 내려가 소통함으로써 중요한 일은 직접 챙기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법들이 ‘일은 직원들에게 믿고 맡겨야 한다’라는 신념이 가져다 줄 수 있는 함정들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준다.
의인막용 용인물의(疑人莫用 用人勿疑)라는 말이 있다. ‘의심스럽거든 쓰지 말고, 일단 썼으면 의심하지 말라’는 뜻으로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인재채용에 있어 즐겨 쓰던 성어인데, 잡스의 인재용인술을 요약하면 딱 이 말이 될 것이다.


심플함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며, 경쟁사를 앞지르고, 새로운 효율을 창조해내는 ‘강력한 무기’ 임에는 틀림없지만 우리 회사나 부서에서도 단순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려 한다면 난감해진다. 그 점에서 이 책의 백미는 마지막 장인 ‘심플함으로 가는 나만의 길을 찾다’일 것이다. 내가 직접 심플함을 추구하려고 할 때 내가 취할 행동과 고려할 전략들의 로드맵을 저자가 친절하게 제시하고 있다.
21세기 경영 핵심은 심플(Simple) 임을 강조한 책, 잡스의 심플함을 풀어낸 저자의 전작 『미친듯이 심플』과 함께 읽으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융, 배워야 산다: 금융시장 편 - 생각하는 금융, 지적인 시장분석
최일.박경화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금융맹(金融盲·financial illiteracy)이 문맹(文盲)보다 더 무섭다. 글을 모르는 것은 사는 데 다소 불편하지만 금융을 모르는 것은 생존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말이다. 금융은 이제 더는 알면 좋고 몰라도 그만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을 모르면 생존할 수 없는 ‘필수상식’이 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비즈니스맨 중에 금융의 문외한인 금융맹이 적지 않다. 또박또박 월급을 받을 줄만 알았지 제대로 관리하고 쓸 줄은 모른다는 소리다. 

어려운 금융을 왜 지금 굳이 배워야 할까. 세상이 변해서다. 낮은 임금상승률과 1%대 저금리 시대인 지금, 저축을 통해 수익을 내기는 불가능해졌다. 오히려 마이너스 금리가 되면 은행에 돈을 맡기면서 보관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투자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세상에 떠밀려 ‘돈에 일을 시키는’ 금융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금융, 배워야 산다》는 투자에 떠밀린 사람들의 불안감과 공포를 해소하고, 미신과 맹신이 범람하는 금융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해 금융교육 전문가들이 마치 옆에서 이야기하듯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최근 브렉시트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등으로 전 세계의 경제적 불안정성은 커지고, 알파고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은 금융업에 핀테크라는 새로운 기회와 일자리 위협을 동시에 가져왔다.

저자들은 “‘자금의 흐름이자 경제적 문제 해결’이라는 금융의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며 “투자 불안을 해소하고 전망의 신뢰를 높이려면 스스로 금융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타인에게 내맡기는 투자는 사도 불안하고 팔아도 불안하다. 가격이 올라도, 내려도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금융투자에 대해 스스로 확신이 없으니 금액을 키울 수도 없고, 설령 운이 좋아 기회를 잡는다 하더라도 수익은 보잘것없다. 투자 결과가 좋을 리 없다. 

저자들은 투자자들이 한 번쯤은 궁금해 했던 질문들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그중 부동산, 원자재, 채권, 주식, 외환 중 어느 분야의 전망이 더 쉬울까. 예측 수준이 높은 순으로 정리해 보면 ‘채권>부동산>주식>외환>원자재’로 볼 수 있다. 예측 수준은 투자 규모를 정할 때 필요하다. 예측하기 어려운 원자재의 비중은 적어야 한다. 각 자산에 대한 분석 기법도 다르다. 부동산이나 채권은 내재적 가치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본적 분석이 적합하고, 원자재나 외환은 과거의 데이터를 기초로 가격을 예측하는 기술적 분석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의 기준은 어떻게 될까.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경기순환 주기는 최소 35개월, 평균 49개월이다. 따라서 최소 3년 이상, 평균 4년은 지나야 장기투자라 부를 만하다. 분산투자는 거래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개별 종목의 위험인 ‘비체계적인 위험’을 충분히 줄일 수 있는 50개 종목이 적당하다. 같은 맥락에서 투자전문가의 과거 성과에 대한 신뢰성도 ‘4년’과 ‘50개 종목’으로 판단하면 좋다. 이 책은 철 지난 얕은 재테크 방법이 아니라 금융투자에 대한 이론적 토대와 실전을 물리학·생물학·심리학·사회과학·철학·문학 등을 아우르는 쉬운 예를 통해 다루고 있다. 베스트셀러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읽어본 독자라면 ‘지대넓얕’의 ‘금융편’으로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김은섭 < 경제·경영서 평론가 >

이 리뷰는 <한국경제> 북섹션 에 기고한 리뷰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