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도끼 사계절 1318 문고 18
게리 폴슨 지음, 김민석 옮김 / 사계절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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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 불시착 소설은 정말로 종류가 많다. 15소년 표류기, 허클베리 핀의 모험, 로빈슨 크루소 등등.... 나는 이번에는 뭔가 최근에 나온 책 모험 소설을 읽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고른 책이 바로 뉴베리 상을 받은 게리 폴슨의 "손도끼"이다.

책 제목은 참 간단하다. 하지만, 책 속의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책을 읽어보면 제목 "손도끼"에 담겨진 수많은 뜻을 알게 될 것이다. 아무튼, 책의 내용을 먼저 살펴보면, 내용의 전개가 15소년 표류기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브라이언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해서 여름방학 때만 아버지와 살고, 나머지 시간에는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래서 비행기를 타고 아버지가 있는 캐나다 북쪽을 향해 날고 있었다. 하지만, 일은 순조롭게 풀리지 않았다. 비행기 조종사가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이다!

결국 비행기는 캐나다의 광활한 숲에 있는 한 호수에 비상 착륙하게 되었다. 다행히, 브라이언이 조종을 잘 한 덕분에 비행기에서 탈출해 생존할 수 있었다. 브라이언은 은신처를 찾고, 음식을 찾고, 불을 피우는 방법을 배우는 등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서 여러가지 노력을 했다. 도시에서 살 때에는 모든 것이 편했지만, 이런 외딴 곳에 살게 되니,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브라이언은 생각하고, 연습하고, 노력한 끝에 제대로 살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날은 비행기 안의 비상생존용품 가방을 챙겨왔다. 확인해보니 여러가지 물품이 있었는데, 그 중에 여러가지 음식도 있어서 소고기 스튜를 골라서 끓이고 있었다. 그리고 비상 수신기라는 게 있어서 껐다 켰다 했는데 작동이 안 되는 듯 했다. 얼마 안 지나서, 한 비행기가 브라이언 옆으로 착륙했다. 비상 수신기가 작동해 그 신호를 듣고 한 지나가던 비행기가 브라이언을 구조하러 온 것이다! 그렇게 브라이언의 약 60일간의 생존은 끝이 나게 된다.

이 책에서 나는 브라이언이 엄청나게 고민해서 행동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처음에 이 곳에 도착해서는 구조 대원이 오기 만을 기다렸는데, 조금 지나서는 고민을 해서 문제를 하나 하나 해결해 나가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가지고 있던 손도끼로 불도 피우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물고기도 잡고, 새도 잡아 먹었다. 만약에 내가 브라이언이라면 절대 하지 못할 것 같은 행동들이었다.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지만, 용기를 가지고 비행기 안의 생존물품을 가지러 가는 모습이 가장 놀라웠다. 나라면, 그런 생각은 무서워서 하지도 못할 것이다. 아니면 중간에 포기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브라이언이라는 아이는 용기 있고 생존 본능이 뛰어난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장 이상했던 부분은 브라이언이 운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운이 좋은 것은 비행기 비상 착륙에서 혼자 조종해 살아남았다는 것과 은신처를 금방 찾았다는 것이고, 운이 안 좋은 것은 부모님이 이혼했다는 것과, 그 때문에 비행기를 타게 되었는데 그 비행기의 기장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는 것이다. 정말 이상하다. 어떻게 이런 경우도 있을까. 나는 일단 1차적으로 원인은 "부모님의 이혼"이 만들었기 때문에 운이 안 좋다고 보는데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궁금하다.

나는 이 책을 읽고, 혼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정말 외롭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나라면 생각도 못할 용기와 마음이 정말 놀라웠다. 모험 소설은 뭔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하나씩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모험 소설을 많이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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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가 되는 법 - 읽고 쓰는 사람으로 책 세계를 만끽하기 위하여 땅콩문고
김성신 지음 / 유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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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서평 잘 쓰는 법'에 대한 책은 다양한 관점에서 제법 많이 나왔다. 하지만 서평가에 관련된 책은 좀처럼 찾을 수가 없었는데, 제대로운 임자가 그에 걸맞는 책을 써 주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중인 출판평론가 김성신의 신간 <서평가 되는 법>, 해시태크에 최적인 제목이다.

대표적인 서평가인 저자의 첫 말은 '누구나 서평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글을 쓴 뒤, "나는 서평가다."라고 말하면 끝! 이라는 것. 다만, 누구나 서평가가 될 수는 있지만 아무나 되어서는 안 되는데, 바로 '공공성'을 갖고 글을 써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돈을 주고 산 내 책을 읽고 평가하는 글이 서평일테지만, 나의 서평이 내 글을 읽는 여러 사람의 예비독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서평가가 되려거든 이러한 '공공성'을 잊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다. 홍보나 마케팅용으로 보이는 '상품 리뷰'가 가득한 세상에 북리뷰마저 이러한 경향성을 띠고 있는데, '공공성'을 지니라는 충고는 서평쓰기의 기준처럼 느껴진다.

이어 코미디언, 요리사, 공무원 출신, 변호사에 이르는 책을 사랑하는 전문가들을 서평가로 거듭나게 한 이야기들을 독자들로 하여금 '어쩌면 나도 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라는 용기를 갖게 한다. 그를 통해 배출된 서평가와 평론가의 면면도 훌륭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갖는 저자만의 애정어린 시선이 이들을 가능하게 했다. 그 점에서 이 글을 쓰는 나 역시의 그의 애정어린 시선을 톡톡히 체감한 수혜자라 할 것이다.

블로그에 쓴 북리뷰를 모아 첫 책<질문을 던져라 책이 답한다>를 내면서 '작가' 타이틀을 달았을 때, 출판전문지 <기획회의>에 서평을 쓸 수 있게 다리를 놓아준 은인이 저자 였다. 저자 덕분에 온라인 리뷰어 리치보이를 오프라인 서평가가 된 것이다.

또한 그는 8년 전 내가 큰 병(대장암 3기)을 앓고 간신히 회복해서 그간 투병하며 책을 읽은 이야기를 원고로 쓰기 시작했을 때, 출판사 대표에게 보여주고 설득한 후 함께 부산까지 내려와 내게 책(그 때 태어난 <책이 아프지만 책을 읽었습니다>였다)을 낼 수 있도록 성사시켜주기도 했다. 그 뿐 아니다. 최근 낸 책 <아이성적 올려주는 초등독서법> 역시 기획단계에서부터 나를 응원해주며 출간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저자 김성신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척이나 다정다감한 사람이다. 단순히 시선에 그치지 않고 뭔가 도움이 되기를 자처하며 고독한 글쟁이들에게 용기를 준다. 출판계에서 가장 바쁜 저자가 이 책을 펴낸 이유 또한 책을 읽고 그에 대해 평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서평가가 되기를 권함'은 글쟁이에게 가장 필요한 '용기'를 주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그 점에서 서평을 쓴다면 일독을 권한다. 서평 쓰기에 훌륭한 가이드가 됨은 물론 서평가로서의 희망도 심어줄 책이니까.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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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일하고 인간은 성장한다 - 어느 디자이너의 가장 개인적인 생존법
이상인 지음 / 북스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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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세상', 과거 우리가 꿈꾸던 세상이 지금이다.

아, 부족한 것 딱 두 개, 시간이 없고 돈이 없다.

이 둘은 과거에도 그랬고 미래에도 그럴 거다. 인간의 욕심이란 게 한도 끝도 없으니까.

부족한 이 둘을 어떻게 잘 쓰고 활용하는가를 위해서 개인에게 필요한 게 '디자인design'이다.

요즘 디자인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팔기 좋게 더 이쁘고 편하게 만드는 그런 기술적 용어가 아닌지 오래다.

개인과 기업을 넘어,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는데 있어서도 디자인이 필요하다.

목적하는 바를 순조롭게 만들어내기 위해 하나에서 열까지, 거시에서 미시까지 세팅하는 모든 프로세스가 바로 디자인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디자인적 사고다. 이런 디자인적 사고는 어떻게 배우고 익히는 게 좋을까. 당신이 짐작한대로다. 제대로된 디자이너에게 배우면, 그게 짱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고, 지금은 가장 핫한 틱톡에서 디자인 리더로 근무하고 있는 찐 디자이너, 쌩스터(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닉네임이다) 이상인에게 배워보면 어떨까? 신간 <AI는 일하고 인간은 성장한다>를 펼친 이유다.




"늙은 여우는 새로운 사냥법을 배우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살았던 방식대로 살다 죽기가 쉽지 좀처럼 새롭게 배우고 시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간도 별 다름없다.

반백을 살고 보니, 그 말에 일견 이해가 간다. 몸과 맘은 예전만 못해 가는데, 세상은 점점 복잡해져만 가니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운신의 폭은 점점 좁아지고, 나보다 나은 상대는 점점 커지는데 어떻게 비집고 들어갈까 싶어서다. 내 아버지 세대는 '세월을 탓하며' 대충 그리 살다 가도 괜찮았다.

하지만 오늘날은 다르다. 나름 건강하면 백살도 거뜬히 넘길 수 있는 과학과 의학 때문이다. 이룬 것을 떠 넘기고 자식에게 의지하던 내 나이가, 앞으로 산 만큼 더 살아내라고 부추기고 있단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 종일 주인을 기다리는 우리집 개만도 대접받지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만다.

가장 무서운 상대는 AI다. 지금껏 우리가 하던 거의 모든 것을 대신해서 AI가 하는 시대가 시작중이다. 그 존재가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AI가 제공할 혜택을 희망하기에 앞서 AI가 만들어낼 초인적 세상에 우리가 과연 버터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우린 이런 세상에서 무엇을 하면 될까? 그리고 이런 세상에서 잘 사는 방법은 무엇을까?

당신이 모르는 걸 내가 알까? 단 한 가지 아는 건, '도끼날을 잔뜩 벼려서 한다는 것'.




"만일 내게 나무를 베기 위해 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우선 나는 도끼를 가는데 45분을 쓸 것이다."

목수였던 대통령, 에이브리햄 링컨의 말이다. 행동에 앞서 충분히 고민하겠다는 뜻이다. 사는 대로 생각하지 말고, 생각한 대로 살아야 한다. 그리고 잘 생각하려면 내 생각을 디자인해야 한다. 이 책 <AI는 일하고 인간은 성장한다>는 AI 시대에 내 생각을 잘 디자인하면서 살 수 있는 방법을, 최고의 디자이너의 생각법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쓴 목적에 대해 '새로운 생존'이란 글(멋진 프롤로그 제목이다) 속에서 미국에서 16년 동안 '이방인'으로 살아온 디자이너의 '경험에서 얻은 생존 철학'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이렇게 말한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성공이 아니라, 이 시대의 일꾼으로 살아남아 구준히 성장해가는 것 아닐까.

책의 내용을 변화, 회사, 개인의 일로 나눈 이유도 이 때문이다. (중략)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고, 회사라는 조직에서 살아남고, 나다움을 지키며 일하고 싶은 분들이 읽어주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



'나이가 깡패'라는 말을 유일하게 쓸 수 있는 대목은 바로 경험이다.

산다는 자체가 경험인 탓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능력은 부족하지만 하고 싶은 게 많아서 꽤 많이 보고, 듣고, 경험하고 있다. 쌩스터의 유튜브도 그 덕분에 구독중이다. 웃음기 걷어내고 몹시 진지하게 말하는 그의 표정은 오히려 귀여우면서도 멋짐은, 그의 콘텐츠를 끝까지 보게 하는 힘이다. 압권은 콘텐츠들이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논리적이면서 흥미롭고, 기발하며 재미있다. 함께 보이는 영상들은 적절하게 그의 말에 힘을 싣고 있다. 엇비슷한 직업군들에게서 만날 수 있는 '멋진 척'을 찾을 수 없는 점이 쌩스터를 꾸준히 찾게 한다.




그가 쓴 세 권의 책을 찾아 읽는 것은 디자이너인 그의 '생각법'을 알고 싶어서였다.

잡스의 생각을 알고 싶어 그의 전기를 찾아 읽으며 그의 말 몇 줄을 쫓았고, 잡스가 사랑한 디자이너가 조너선 아이브 라길래 그의 전기를 찾아 읽은 것처럼. 이번 책 <AI는 일하고 인간은 성장한다>는 생각법을 바탕으로 한 '개인의 AI시대 생존전략'을 담았으니, 내용 역시 버전업된 셈이다.


"AI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할까?" 를 두려워 할 게 아니다.

오히려 "미지로 인한 불안을 어떻게 대처하며 생존해 나갈까?"를 생각해야 한다. 공감한다면 이 책을 읽을 일이다. 이 책을 펼친 순간, 실리콘 밸리에 있는 틱톡 라운지에 앉아 당신과 단 둘이 이야기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쌩스터를 만날 테니까. -richboy


AI시대, 북스톤, 자기계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틱톡, 크리에이티브디렉터, 디자인, 디자이너, 북스톤, 이상인, 리치보이,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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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경제학
토스.박민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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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가 뜨지?


며칠 전 블로그에 서재에 들어온 이 책 <미식경제학>을 소개한 적이 있다. 

전체적으로 주욱 훑어보고 기대평을 이렇게 적었다. 



"성수동과 연남동, 한남동과 홍대가 핫하다!

세상의 모든 맛난 먹을거리와 눈요깃 거리가 가득한 곳이 이곳이어서다. 

그런데, 남이 좋다니 '근갑다'하고 찾아가서 지갑을 열 것인가?


왜 좋은지, 뭐가 좋은지...그리고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 생각을 만들어야 내가 '핫'해진다. 


유튜버이자 '사운즈한남'의 총괄 셰프 박민혁이 책을 썼다. 

살아내기도 바쁠 텐데, 책까지 낸 것을 보면 저자가 대단하다. 

내용도 알차고, 재밌고 화려한, 그리고 멋진 이미지가 이해를 돕는다. 


핫플 100배 즐기기가 가능한 책, 

마치 명품 브로셔를 펼친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어제 저녁 스마트폰을 끄고 이 책을 읽었다. 

"요즘 애(청년)들은 이런 책도 있고, 참말로 좋겠다." 

이 책을 덮으면서 남긴 내 한줄평이었다.





젊은이들의 핫플 브로셔같은 책


우선 책이 예쁘다. 책과 브로셔의 딱 중간?

글로 가득한 책이 아니다. 

그림과 글이 잘 어울어진, 군더더기 덜어내고

꼭 필요하고 할 말만 담은 책.

그래서 읽기가 무척 편하다. 



내용은 요즘 청년들이 관심있어 하고 좋아할 만한 내용들로 채웠다.

선남선녀들이 이성을 만나기 전 읽어서 알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에 난

"요즘 애(청년)들은 이런 책도 있고, 참말로 좋겠다." 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이 책이 품고 있는 메인 메뉴는 다음과 같다. 


EP 1. 와인계의 민트초코, 내추럴 와인

내추럴 와인이 뭐길래, 힙의 대명사가 된 걸까?

EP 2. 핫플레이스의 조건

서울에서 성수동은 어떻게 핫플이 되었나?

EP 3. 당신이 모차렐라 치즈밖에 모르는 이유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치즈는 왜 아직 많지 않을까?

EP 4. 스타벅스가 리저브를 시작한 이유

스타벅스는 왜 갑자기 변화를 결심했을까?

EP 5. MZ세대를 사로잡은 오마카세

오마케세 테이블 구조와 경제의 상관관계

EP 6. 40년 만의 인플레이션, 식량이 주목받는 이유

40년 만의 인플레이션, 식량이 주목받는 이유

EP 7. 요즘 잘 나가는 K-푸드는 나물

비건은 선택지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넓히는 것이다




누가 썼다고?




저자가 흥미롭다. 주인공은 쉐프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공격수셰프. 

그보다 내 관심이 꽂힌 건 바로 toss라는 기업이 함께 참여했다는 점이다. 



금융 앱 토스를 만든 비바리퍼블리카는 간편하고 안전한 금융 생활의 꿈을 현실로 바꿔 나가는 회사로 일상 속에 돈 이야기가 더 쉽고 재미있게 스며들기를 바라며, 취향과 경제를 잇는 콘텐츠 채널인 〈머니그라피〉를 운영 중이다. 토스는 이 채널을 통해 미식, 패션, 음악 등 좋아하는 것들을 기반으로 생각과 지식을 나누는 커뮤니티를 지향하고 있는데, 공동저자이기도한 박민혁과 '미식경제학' 이라는 컨텐츠를 만들었고, 이게 힛트치자 책으로까지 내게 된 것. 

고객과의 점접을 위해 만든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가 OSMU되어 책이 된 것이다. 



이 책을 리뷰하기는 어렵다. 앞서 말한 것처럼 군더더기 없는 내용들이라 

말하다 보면 책을 다 설명할 것 같고, 요약하는 것 역시 스포일러가 되기 쉬워서다. 

해서, 이 책을 읽고 내 버킷리스트에 담은 내용을 설명하고자 한다. 


며칠 후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로 여행을 떠나는데, 공교롭게도 이 책에 소개된 내추럴 와인의 산지로 각광받는 곳 중에 헝가리와 오스트리아가 있더라. 해서, 그곳에서 내추럴 와인을 맘껏 즐기겠노라 리스트업했다. 만약 내가 내추럴 와인의 매력에 푹 빠진다면 이 책 덕분이리라. 


요즘은 스시 하면 오마카세다. 

오마카세의 유래를 보면 세계 4대 상인 중 하나인 '오사카상인' 상술을 엿볼 수 있다(부러워말자, 세계 4대 상인 중에는 개성상인이 있으니까). 참고로 다찌가 불러온 회전율은 오래된 책인데, <경영학 콘서트>를 찾아보면 도움이 될거다. 



커피를 좋아하는 나 역시 집 근처에 생긴 스타벅스 리저브가서 느낀 점은 한국인의 커피에 대한 식견을 따라잡기 위한 비책이란 점이었다. 이 책에서 내 직감이 들어맞음을 정확하게 짚어주었고, 배경지식도 넓혀주었다. 



이 밖에도 성수동과 같은 핫플과 젠트리피케이션의 상관관계, 그리고 40년 만에 찾아온 인플레이션과 식량위기는 많은 시사점을 말해주고 있었다. 







카페나 차에서 읽기에 폼나고, 아는 체 하기 딱 좋은 핫템!



핫 플레이스나 핫한 메뉴는 누가 못 가고, 못 먹나? 쩐만 있음 누구나 가능하다. 

튀어보이려면 여기에 지식이라는 잇템이 플러스 되어야 한다. 



이성과의 데이트에서 내추럴 와인을 시키고, 아르티장 치즈를 안주로 시키면서 


"내추럴 와인은 어떻게 만드냐면 말야~" 

"아~ 이 아르티장 치즈가 다른 치즈와 다른 점은 말야~" 


하며, 몇 마디 툭 던지면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까?



"영상이 있는데, 뭐 굳이 책을...." 

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그 이는 편집된 영상보고 영화봤다고 하는 사람이다.



콘텐츠 영상은 가니쉬일 뿐, 

메인디쉬는 이 책이다. 


한마디로, 이 책을 읽고 영상을 보면 퍼펙트하단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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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위의 직관주의자 - 단순하고 사소한 생각, 디자인
박찬휘 지음 / 싱긋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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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만지고 탈 수 있는 예술품, 자동차

 

"얘, 이건 정말 예술이지 않니?

예술품은 우리가 만질 수가 없잖아. 하지만 난 예술품을 매일 만지고 탄다고!"

 

내가 무척 좋아하고 따랐던 큰형님 같은 출판사 대표가 자신의 애마(?)아우디에 나를 태우며 한 말이었다. 커피와 담배를 좋아하는, 옷맵시가 무척 좋은, 무엇보다 자동차 아우디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10년 전 덕수궁 돌담길에 있는 그가 좋아하는 커피집에서 그를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맛난 커피를 연거푸 마시며 마치 '서로의 이상형을 만난 첫데이트' 처럼 이야기를 나눴다. 가족을 캐나다로 보내고 홀로 지내는 큰형님 같은 그 분을 위해 나는 생각날 때 마다 곰탕과 명란젓, 더덕무침 같은 먹을 거리를 보냈고, 자신이 좋아하는 안경테와 향수를 답으로 보내줬다. 서울에 갈 일이 있으면 그 분을 만나 사랑을 하듯 커피를 얻어 마시고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그를 무척 좋아했다.

 

두 달 전, 그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간 수많은 전화를 나눴지만 내게 기색조차 하지 않다가 야속하게 떠난 뒤에야 소식을 들었다. 고독해서, 그래더 더 멋졌던 사람, 그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그가 사랑한 예술품 아우디가 떠오른다. 

 


(고) 권성준 에이콘 출판사 대표님

 

형님의 예술품을 만든 디자이너를 우연히 만나다

 

박찬휘 작가의 <딴생각>을 펼친 건 큰형님(?) 덕분인지도 모른다. 내가 사랑한 형님이 사랑한 차 아우디를 디자인한 사람이라기에 반가웠다. 그 분께도 형님 차를 디자인한 사람이 책이 냈다고도 알렸다. 그는 꼭 읽어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때도 그는 자신의 몸 속에서 이글거리는 불잉걸을, 내게 말하지 않았다. 

 

 그때 <딴생각>을 읽고 이렇게 짧게 리뷰했었다. 


 


 

  

"책을 읽다 보면 무엇에서도 느끼지 못한 흥분을 느낄 때가 있다.

아직까지 한 번도 하지 못한, 딱 내가 하고 싶었던 그 말을 예서 읽었을 때,

어느 언저리까지만 느꼈지만 정점, 즉 엑스터시 같은 결론에 이르지 못한 그 무엇을 예서 찾았을 때,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몇 단어로 설명이 충분한 문장을 예서 만났을 때,

이런 명징한 문장을 만나면,

내게 숨었던 도파민을 폭발하게 한다.

 

'일이관지'란 말을 좋아한다.

한 가지에 궤를 뚫은 사람은 그 사람의 삶 속에 이유가 숨어 있고, 다른 무엇에 손을 댄다고 해도 궤를 뚫을 수 있다...뭐 이런 비슷한 뜻이다.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가 바라본 사물의 세계는, 아니 사물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과 생각은 반할만큼 매력적이다. 그는 자동차 스케치만큼 잘 쓴다.

 

글맛 역시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을 만큼 픙미가 가득하다. 게다가 그의 손끝에서 비롯된 곳곳에 숨은 사진과 사소한 사물의 스케치는 글에 딱 어울리는 멋들어진 가니쉬였다.

그는 목탄과 마카로 스케치하는 하얀 도화지를 일러 '촉각하는 공간'이라 했는데, 그렇게 따지면 내가 읽는 책 역시 손끝으로, 손날로, 펜으로, '촉각하는 공간'이 아니던가.

읽는 내내 마음껏 페이지를 접고, 펜으로 줄을 긋고, 그의 딴생각에 뭔가를 긁적이며 궁싯거리고 있다.

 

읽은 양을 만족하게 하기보다

아직 읽을 양이 남아있음을 안심하게 하는 책을, 오랜만에 만났다.

 

이런 '빵'은

생각날 때마다 두고두고 꺼내어 먹을

아주 맛난 '빵'이다." 

 


그리고 큰형님이 없는 지금, 그가 사랑한 자동차의 디자이너의 새 책이 출간되었다. 

제목은 <종이 위의 직관주의자>, 나는 큰형님을 기억하며 책을 펼쳤고, 느리게 느리게 마지막까지 읽었다. 

그 분이 말한 '누구나 만질 수 있는 예술품'을 이해할 수 있었다.

 


 


 

 

오랫동안 지켜봐야 할 작가의 등장

 

'전작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데, 그건 영화쪽 이야기고. 책은 절대 그렇지 않구나!' 책을 덮고 난 내 첫 소감은 이랬다. 박찬휘의 전작 <딴생각>이 나와 내 주위 특히 사물에 대한 투철함이 보인 작품이었다면, <종이 위의 직관주의자>는 우리가 느끼는 관념어에 자신이 속한 디자인, 디자이너의 세계를 담았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명징한 단어들의 쓰임은 놀라웠고, 호기심과 직관, 긍정과 거리 그리고 디자인이라는 모호함들을 그만의 소화력으로 나를 이해시켰다. 일단 읽기 시작하면 놓을 줄 모르게 했다. 

오래 저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을 읽었을 때 느꼈던 '놀랍고 반가운 당황스러움'을 이 책에서 다시 만났다.

 

당신의 직관을 사랑하라

 

자동차 디자이너인 그는 첫 생각, 직관을 예찬했다. 그는 '오직 직관만이 교감을 통한 통찰력으로 이어진다'고 했던 아인슈타인의 말을 빌려 시험을 볼 때 첫번째로 마킹한 답안과 첫 번째 그림은 나와 가장 가깝다며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생각이 필요할 때는 가장 '나다운 것'이 중요하다. 예술이건 디자인이건 마음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유한한 심상을 구체적으로 가시화하는 것이 직관의 쓰임새다. 

... 

처음 골랐던 답안이 여전히 찜찜하다면, 이번만큼은 정말로 다시 고치는 게 맞는 것 같다면, 그런데 여전히 잘 모르겠다면, 한번 첫사랑을 떠올려보라. 당신이 얻을 수 있는 가장 올바른 답은 직관 속 황홀했던 첫순간에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맨 처음의 마음, 무엇보다 흔들리지 않고 그토록 완고하기만 했던 첫사랑이 답이다." (본문 122쪽)

 

아울러 그 직관의 표현은 단순함이라고 강조했다. '왜 단순함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저자는 

첫째, 단순함은 개인의 취향을 떠나 모두가 멈추어 쉴 곳이라 했다. 인간은 기술과 기능에 열광하는 한편 복잡계로부터 동떨어지고 싶어 한다. 멍때리기 위해 '불멍'가 '물멍'을 찾아 굳이 떠나는 이유가 그것인데 단순함은 우리를 위로하기 때문이다.  

둘째, 단순함은 창의성을 표현하는 효과적인 방식이라서다. 그는 이 책 곳곳에서 단순함을 강조했는데, 극적인 단순함에 이를 때 우리는 그것을 '우아하다'고 부른다고 했다. 

셋째, 단순함이 바쁜 모두를 돕는 유일한 수단이라서다. 단순한 사물이 복잡한 세상에 쉼이 되어주듯 분주한 모두에게 단순한 소통의 방식은 모두를 돕는 데 기여한다며 할머니도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빌려 단순한 설명이 완벽한 이해를 만든다고 했다. 

 



 

욕망, 그 일말의 선함에 대하여

 

유독 내 눈에 띄는 꼭지글은 '욕망이 그리도 나빴나?' 였다. 자동차 디자이너로서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욕구와 욕망에 대한 고찰을 내려놓은 글인데, 그의 생각이 물씬 품어져나오는 대목이었다. 

 

"배가 고파서 시간에 맞춰 식사를 해야겠다는 의지는 욕구이다. 반면 특정 식당에서 특별한 음식을 먹겠다는 의지는 욕망에 해당한다. 새로운 제품을 구상하고 신박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때 우리에겐 욕구와 욕망, 이 두 가지 마음이 모두 필요하다. 

... 

한마디로 말해 욕구는 현재, 욕망은 미래다. 욕구가 내 손에 들린 현재의 물건이라면, 욕망은 현재를 도발함으로서 얻어지는 '신상(신상품)'이다." (본문 185쪽)



아래 위로 접은 좋았던 페이지들. 거의 모든 페이지가 접혀 있다.

 


저자는 SNS에 등장하는 '좋아요' 버튼에 일희일비하는 현대인의 공허한 욕망을 토로했다. 아울러 '나의 욕망이 오롯이 나로부터 나왔다고 착각하기에 SNS 등의  왜곡된 공간에서 타인의 삶을 엿보며 얻은 공험함을 더 치명적으로 느끼고 결국 나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자는 욕망은 그리 참단한 내용의 것이 아니라며 '인간의 욕망은 기본적으로 타자의 욕망일 때에만 인간적일 수 있다'는 프랑스의 철학자 알렉상드르 코제브의 말을 빌려 내가 타자를 사랑으로 욕망하는 만큼 타자가 나를 사랑해주길 바라는 그런 마음이 욕망이고, 사랑의 대상으로 타자를 인식할 때 비로소 인간적인 역할을 다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들은 후 큰형님이 아우디를 사랑한 건 그가 억대의 자동차를 구입할 만큼 돈이 많아서도 아니고, 흔히들 말하는 '하차감'을 욕망해서도 아니었단 걸 깨달았다. 큰형님은 수많은 부품들의 조립품인 이 물건이 빈틈 하나 없이 완벽하게 요철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 장인들의 끊임없는 노력에 찬사를 보낸 것이고, 그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승차감' 그 자체를 사랑하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큰형님이 내게 "얘, 이건 정말 예술이지 않니?" 라고 말했던 건 디자이너들의 구매자에 대한 사랑에 그만의 화답이었던 것이다.

 

 

예술가의 숙명 나, 그리고 세상에 귀기울이기

 


아래 위로 접은 좋았던 페이지들. 거의 모든 페이지가 접혀 있다.

유튜버가 크리에이터라 불리는 시대, 세상에 없던 무엇을 만들면 모두 예술가다. 그 점에서 작가도 예술가로 불린다. 인정하든 말든 디자이너는 현대인들에게 예술가다. 인간의 욕망을 그림으로, 프로토콜 타입으로, 그리고 실체로 만들어냈던 저자는 그만큼 생각이 많았다. 필경 그는 처녀작을 탈고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이 책의 원고를 쓰기 시작했을 것이다. 잘 나가는 예술가가 또 예술을 하고 앉아 있으니...난 배가 더 고파진다.

 

그는 <종이 위의 직관주의자>에서 지식과 지혜를 논하고, 옳고 그름에 대해 말했다. 또 고독과 오해, 욕망과 긍정, 심지어 짝퉁의 가치에 대해서도 논했다. 아들에 대한 사랑과 할머니의 손길, 장모님이 만든 단 하나 뿐인 명품 손뜨개질 스웨터까지...뮌헨에서의 자발적 고독은 그로하여금 세상을 좀 더 가까이, 그리고 줌아웃되어 최대한 멀리 바라보게 했다. 하릴없이 바쁘기만 한 내가 주목한 건 그런 그의 시선이었다. 그리고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그런 주제들에 대한 그의 필체에 빨려들듯 매료되었다. 

 

마지막으로 반가운 건 그의 독서론이었는데, 고교생들을 위한 강연에서 "그렇다면, 미래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하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그는 독서를 말했다. 전기차 회사의 디자이너이면서 메이킹 팩토리가 되어버린 지구촌을 우려하는 아이러니에 대한 그의 답변인지라 더욱 인상적이었다. 

 


"식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독서는 사람을 더 사람답게 만드는 행위이자 힘이다. 

가령 생성형 인공지능은 기존의 있는 것을 조합한다. 존재하는 이미지와 이미지가 만나며 유사한 꼴의 파생상품이 만들어진다. 지금보다 늙은 나의 사진을 만들어내고 성별이 뒤바뀐 나의 모습도 생성형 지능이 적절히 조합한 이미지에 불과하다. 

하지만 활자를 통한 개인의 상상은 각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투과한다. 활자와 개인의 사유가 만나 증폭될 때 그것은 삼차원, 사차원을 건너 유일무이함이 된다. 진정한 인간만의 우리만의 스토리텔링의 탄생은 이렇게 다차원적이다." (본문 326쪽)

 


그가 끊임없이 책을 읽는 이유, 책을 쓰기 시작한 이유리라. 두 번째 책을 읽으면서 확실하게 느낀 건, 그가 요즘 잘 찾기 힘든, '휴머니스트'라는 점이다. 다음 주제는 뭘까? 그래서 그의 세 번째 책이 기대된다. 모르겠다, 벌써 도화지를 옆에 두고 글을 타타닥 치고 있을지도.


 

예술을 그리고, 예술을 써 나갈 바쁜 당신의 두 손에,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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