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부동산 vs 돌이 되는 부동산 - 베테랑 공인중개사의 부동산 투자 이야기
신현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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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식으로 돈을 벌었으면 반드시 부동산을 사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주식은 한순간에 종잇조각으로 변할 수도 있지만(바닥이 아닌 지하실까지 경험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부동산은 실물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월세 수입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을 그냥 돌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부자가 되고자 한다면 부동산을 돈으로 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즉, 부동산을 투자의 대상으로 보고 공부와 노력을 병행하며, 레버리지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 주식처럼, 또는 각종 금융기관에서 안전하다고 주장했지만 원금 회수마저 어렵게 된 일부 펀드처럼 - 큰 손실을 보게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2. 저자는 결론적으로 부동산을 그냥 돌이 아니라, 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지지한다고 말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땅을 보는 게 아니라 항상 기회를 포착하려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항상 첫 번째로 보는 게 정책 방향이라고 한다. 노무현 정부는 이정우, 이명박 정부는 강만수, 박근혜 정부는 최경환, 그리고 지금의 문재인 정부는 김수현, 김현미, 홍남기 이렇게 말이다. 그들의 과거 발언, 출간 서적, 논문, 언론 기고문, 인터뷰 기사 등을 추적해 공부하면 향후 부동산 시장을 예측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현 정부의 정책 방향은 김수현 전 청와대 수석의 저서 주택정책의 원칙과 쟁점, 부동산은 끝났다, 꿈의 주택정책을 찾아서에서 참고할 수 있다) 연예계 가십거리와 스포츠 스타의 일거수일투족 대신에 경제, 부동산 등에 관심을 갖는다면 분명 더 나은 무언가를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3. 책의 구성이 체계적이지는 않지만, 일종의 칼럼 형식으로 된 글을 모아둔 거라 필요한 부분만 읽어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가령 임대차 3법(임대차 계약을 지자체에 신고, 전세 계약 2년 만료 후 2년 연장 가능, 임대료 인상 5% 이하)에 대한 부분이나, 매매계약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 대한 언급은 실제 거래에서 많은 도움이 될 듯했다. 특히 매매계약 초짜라면 이 부분을 한번 읽어보고 거래에 임하는 게 좋겠다 싶었다. 또 좋은 중개업소를 찾는 방법에 대한 설명도 인상적이었고. 끝으로 정확한 매물 검색을 위해서는 그냥 대충 서울 아파트, 서울 재개발 이런 식으로 입력하는 게 아니라 대치동 은마아파트, 한남동 1-1구역 이렇게 검색하는 게 더 낫다고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4.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신영균 님은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디테일에 강한 사람은 바로 현장에서 잔뼈가 단단해진 사람이라고 말한다. 콕 집어 말하진 않았지만 결국 수많은 거래 경험을 보유한 공인중개사들을 말한 게 아닐까 싶다. 게다가 거래 주선뿐만 아니라 각종 세금 문제, 대출 여부 판단, 필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시장 예측, 경매 경험까지 갖춘 중개사라면 틀림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 자문을 구할 것 같다. 책장을 덮으면서 든 생각이지만 저자가 생각한 이 책의 독자들은 누구일까 궁금했다. 이 책을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타게팅 하긴 조금 어려웠지만, 거래를 앞둔 사람들이라면 가볍게나마 포인트를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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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에프 모던 클래식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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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의 소설가 커트 보니것은 1922년 11월, 인디애나주의 인디애나폴리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조상은 독일계였으며, 자유로운 가정 분위기 속에서 인종차별과 같은 행위는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배우며 자라났다고 한다. 학창 시절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학교신문사에서 일하면서, 많은 글을 썼다고 한다. 개인적 추측이지만 그의 문학적 재능이 이 시절부터 단련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후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했다가, 독일군의 포로가 되어 드레스덴에 억류된다. 그리고 그 유명한(?) 드레스덴 폭격 당시, 다행히도 지하의 생육 저장소에 감금된 덕택에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때의 기억이 보니것에게는 중요한 문학적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이후의 소설에서 전쟁의 잔인함이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등장하게 된다고 한다.

2.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거나, 삶에 있어서 중대한 전환점이 될 사건과 기억들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게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지 간에, 그 사람에게는 잊히지 않을 추억으로 각인될 것이고. 슬프게도 보니것에게는 전쟁의 참혹함과 집단적 학살의 잔인함이 그 역할을 했던 것 같다. 평론가들은 그의 작품을 두고 블랙 유머 문학을 대표한다고 말하는데, 이번에 읽은 보니것의 단편집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가 바로 블랙 유머 코드를 제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3. 몽키하우스는 원숭이 우리라는 의미 이에도 매음굴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아마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의미가 단편소설에 있어서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렇다고 성적으로 문란한 주제만을 담고 있는 건 아니다. 안락사, 존엄사와 함께 인구 통제가 주 내용이며, 이 안에서 거세되는 인간의 생물학적 욕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좀 더 나아가면 행복과는 거리가 먼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데, 우연하게도 그 당시 미래 소설들이 대부분 이런 분위기였던 걸 보면 많은 지식인들이 다가올 미래를 그렇게 밝게만 보진 않았던 것 같다. 이 외에도 소련과 미국 간의 우주 개발 경쟁, 세계 최초의 전자 컴퓨터, 세계 2차 대전 이후의 정치 상황 등이 반영된 작품들과 앞서 말한 전쟁의 참혹함을 배경으로 한 단편 소설도 많이 실려 있다. 이 외에도 작가 주변의 일상과 사랑과 같은 보편적 주제를 다룬 작품들도 이번 단편집 <몽키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에서 엿볼 수 있다.

4.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레이먼드 카버처럼, 보니것 역시 다채로운 삶의 경험을 갖고 있다. 소방수, 영어교사, 자동차 영업사원 등 다양한 일을 하며, 글쓰기를 병행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보니것만의 유머 코드와 풍자, 독특한 상상력이 쌓여져 간 게 아닐까 생각된다. 그는 평생 담배를 피웠다고 하는데, 이 때문에 건강에 해를 끼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인터뷰를 통해 허세(?)를 부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에게 있어서 담배로 인한 폐암과 자살시도 등은 죽음과는 거리가 멀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마지막은 담배와는 상관없이 자택 계단에서 넘어진 일로 머리를 크게 다친 일이었다고 한다. 불과 십 년 전, 바로 2007년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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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들이 노래한다 - 숀 탠과 함께 보는 낯설고 잔혹한 <그림 동화> 에프 그래픽 컬렉션
숀 탠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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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술관에 가지 않은지 꽤 되었다.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고, 몇 년 전 나주로 내려오면서 자주 못 가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아무래도 서울이나 부산보다는 예술 작품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래도 회사에 있는 소규모 아트 센터나 온라인에서 열리는 미술품 경매를 통해 가끔 구경할 순 있다. 사실 내가 미술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가끔 즐기는 정도라 크게 아쉬울 건 없다만, 그래도 드문드문 생각나긴 한다. 서울에 있을 때는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현대 미술전도 가끔씩 구경하고 그랬는데, 뭐 이제는 가끔 출장을 가거나 서울에 일이 있을 때 잠시 들리는 정도. 곰곰이 생각해보니 가장 최근에 봤던 전시전이 줄리언 오피, 토마 뷔유의 작품들이었던 것 같다.

2. 그림 형제가 쓴 <그림 동화>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림 동화>가 실제로는 잔인하고, 선정적인 내용도 꽤 많다는 사실도- 동화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라면 -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동화책에서 본 내용이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접한 내용들은 이런저런 불쾌한 부분들을 대폭 수정한 내용이라 보면 되겠다.

3. 호주 출신의 아티스트이자 작가이기도 한 숀 탠이 지은 <뼈들이 노래한다>도 그림 형제의 <그림 동화>를 기반으로 한 책이다. 그리고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림 동화>를 가지고 새롭게 만들어 낸 미술품이라 보면 된다. 총 75편의 동화들을 테마로 하여 각각의 조각품을 완성했는데, 모든 조각품들은 6에서 40 센티미터 정도의 높이로 만들었다고 한다. 조각품의 소재는 주로 종이 반죽과 공기 건조 점토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이외에도 밀랍, 철사, 모래, 나뭇가지 등도 함께 활용했다고 한다.

4. 신라 시대의 토우 형상을 한 조각품도 있고, 골동품 가게나 미술관 옆 기념품 가게에서 볼 수 있는 이쁜 작품들도 많다. 책의 색상도 어둡고, 조각품을 찍은 사진들의 배경도 거의 흑색이라 조금 음산한 느낌도 있지만 그래도 보는 재미가 있다. 사실 기분이 그런 건, 조각품 사진 때문이라기보다는 충격적이기도 한 <그림 동화>의 내용일 수도 있다. 책의 구성이 페이지 왼쪽은 그림 동화의 한 문구를, 오른쪽에는 조각품 사진을 배치했는데, 마치 책이라기보다는 한편의 미술품 도록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5. 숀 탠은 <그림 동화>를 현실과 상상의 경계 속에 어우러진 무언가로 보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그가 만든 조각품들이 <그림 동화>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잠시 스쳐가는 무언가로 느껴지길 바라는 듯 보인다. 마치 고고학자가 발굴한, 희미한 조명 아래의 전시물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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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스킬 - 인공 지능은 감히 넘볼 수 없는 인간의 기술
크리스털 림 랭.그레고르 림 랭 지음, 박선령 옮김 / 니들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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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요일 아침. 조금 여유 있게 일어나서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 카스테라를 먹기 좋게 썰어 접시에 올린 후, 우유와 같이 먹기로 했다. 그전에 히알루론산이 들어간 이너뷰티 제품을 입에 털어 넣었다. 설명서에 따르면 식전에 먹는 게 좋다고 한다.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루테인을 함유한 눈 영양제도 먹었다. 이건 하루에 두 번. 아침저녁 이렇게 먹는다. 기분 탓일지 모르지만 확실히 먹고 난 뒤 느낌이 다르다. 몸은 거짓말을 안 해서 그런지 챙겨주고 관리해 주면 그 효과가 반드시 드러나는 것 같다. 마치 꾸준히 운동을 하면 몸 안에 그 지문이 새겨지는 것처럼 말이다. 간단히 청소를 하고, 설거지를 한 뒤, 리뷰를 쓰고, 소파에 앉아 좀 쉬고 나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그다음에 먹을 비타민도 미리 챙겨 둔다. 평일 회사였으면 규칙적으로 챙겨 먹게 되는데, 주말이면 깜박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꼭 미리 챙겨둬야 한다.

2. 어제는 카페에서 <휴먼 스킬>이라는 책을 읽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이함에 있어, 사람들이 갖춰야 할 새로운 덕목. 즉 다가오는 2020~2030에는 집중력과 마음 챙김, 자기인식과 공감 능력, 복잡한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수행하고 변화에 쉽게 적응하고 회복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간단히 말하면 새로운 시대를 위한 자기계발 서적인 셈이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20세기 성공과 혁신의 상징이었던 싱가포르를 소개하면서, 변화를 수용하고 자신의 학습과 성장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자기가 뭘 배우든 금세 쓸모 없어질 거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결국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이다. 끝으로 다가오는 미래에는 더욱더 반짝반짝 빛나길 바란다고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었다.

3. 내가 대학생이었을 때는 도서관에서 전공 서적을 찾아보고, 재야의 고수(?)들이 잘 정리해 놓은 - 한국판 위키피디아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 다음과 네이버의 블로그를 통해 경제 관련 지식을 접했다.(물론 그중에서는 가짜 정보도 일부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PMP를 이용한 동영상 강의(요즘에는 인터넷 강의도 아니고 사이버 강의, 싸강이라 부른다고 한다...)와 네이버·다음 카페를 통한 정보 습득이 주를 이루더니 요즘에는 그마저도 유튜브로 대체된 형국이다. 네이버 블로그에 잘 정리된 요리 레시피와 유튜브에서 알려주는 조리 과정만으로도 대부분의 요리를 할 수 있고, 업무하다가 모르는 게 있으면 인터넷으로 거의 대부분을 찾아낼 수 있다. (물론 그 업무를 수행했던 사람과 아닌 사람의 경험치는 차이가 분명 있지만) 언젠가는 곧 이런 과정도 필요 없을지 모른다. AI가 모든 것을 대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인공지능 스피커와 스마트 TV 등을 통해 우리는 이런 변화를 조금씩 접해가고 있다.

4. 그래서 결국 중요한 건 하드 스킬이 아닌 소프트 스킬, 즉 휴먼 스킬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그 첫 번째로 마음챙김이 필수라고 독자들에게 이야기한다. 마음 챙김은 간단히 말해 명상하고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폰에 온통 정신이 팔린 우리들에게 매일 습관적으로 나마 1분 이상이라도 온전히 다른 하나에 집중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의식적으로 커피나 차를 마시는데 집중해 보거나, 발바닥에 동일한 압력이 가해지는지를 천천히 느껴가면서 산책을 해보는 것도 좋다. 또 적정 수면을 지키고, 상대방 말을 제대로 경청하는 습관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고 한다. 다음은 자기인식, 간단히 말해 얼마 전까지 유행하던 건강한 자존감을 떠올리면 되겠다. 부정적인 생각을 되뇌지 말고, 역시 온전히 오감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물론 무조건 내가 맞는다고 생각하거나, 나는 항상 기분 좋아야 해라고 생각하라는 게 아니다. 내면의 감정과 몸 상태, 의식의 흐름을 느껴보고 최적의 정신 상태를 유지하는 습관을 가져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셋째는 공감 능력, 일종의 네트워크 능력인데, 업무를 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책에서는 말한다. 이 역시 단순히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치라는 말이 아니라 예의 바르게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제대로 대화하며, 건강한 관계를 지속하려는 노력으로 인지하면 좋을 것 같다. 네 번째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앞서 말한 공감 능력과 연계되는데 적당한 선을 지키면서 공감함과 동시에 직장 상사를 비롯한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 지속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아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갈등을 해소하면서, 억지로 남에게 맞출 필요가 없음을 인식하면서도, 항상 침착하면서 대화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지속해라고 책에서는 말한다. 마지막은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적응 회복력이다. 회복 탄력성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성장하겠다는 긍정적 마음가짐을 항상 유지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어차피 벌어진 상황이나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환경을 탓하거나, 거기에 머물러 부정적인 감정을 유지하지 말고 그다음을 시작해 보는 것. 일시적인 상황에 빠지지 말고, 주변 사람들에게 난 이미 거기서 빠져나왔음을 보여주는 것 들 말이다. 결국, 의식이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고, 주체적으로 의도한 삶을 살아보는 것. 그리고 지속적인 성장을 생활의 중심에 두는 것 등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휴먼 스킬의 핵심이라 보면 되겠다.

5. 책을 다 읽고 나서, 앞 페이지에 있는 추천사를 다시 훑어보았다.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이 이 책을 왜 독자들이 읽어야 하는지 설명해둔 부분이다. 키워드를 정리해 보니 다음과 같았다. 의미 있고 성공적인 삶을 위해, 미지의 세계를 마주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얻기 위해, 인간다운 기술을 늘리기 위해, 적절한 습관을 길러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필수적인 무언가를 전달하기 위해, 현대 사회를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더 인간다워지고 내면의 인간성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진정한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등등. 다 읽고 나니 딱 맞는 말이다 싶었다. 다가오는 미래 사회에는 여기저기 널려있는, 공개된 지식이 아니라 인간다움에 기반한 소프트 스킬, 즉 휴먼 스킬이 필수라는 저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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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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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경채 볶음 요리를 해보았다. 집 근처 롯데마트에 가서 구이용 한우 고기와 대패 삼겹살, 그리고 명절 선물을 구매하다가 생각한 음식이다. 신선한 푸른 채소와 짭짜름한 간장 베이스의 밑반찬이 가끔 입맛을 돋우게 하는데, 청경채가 딱이다 싶었다. 마침 점심때 근처 식자재마트에 갔다가, 고기 구워 먹을 때 곁들이기 위해 사둔 게 남아 있었다.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다. 다만 물기를 꽉 짜지 않아서 그런지 볶음요리 치고는 국물이 좀 많았다. 나중에 보니, 먹고 남은 소스에 마늘과 파가 듬뿍 담겨 있어서, 밥에 살짝 비벼 먹었더니 딱 맞았다.

2. 삶을 충실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요리라고 한다. 작은 반찬 하나라도 직접 해보는 것 말이다. 일상이 지루하거나 변화가 필요할 때, 또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무언가를 할 때 요리를 한다면 조금이나마 채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시월애>에서는 우울할 땐 요리를 한번 해보는 게 어떠냐고 남자 주인공이 다른 시간 속의 여자 주인공에게 말하는데, 이십 년이 지났지만 김현철의 OST와 함께 계속해서 맘속에 떠오르는 대사 중의 하나다. 꼭 요리가 아니더라도 매일 설거지를 하고, 집 청소와 빨래를 직접 하는 것도 좋겠다. 사무실이라면 책상 정리를 주기적으로 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3. 자살을 앞두거나, 죽음을 목전에 둔 수많은 사람들은 그 짧은 순간, 인생에 있어서 수많았던 후회의 장면들을 떠올린다고 한다. 용기가 없어서, 자신이 없어서, 그냥 지금 이대로가 나쁘지 않아서 지내왔던 시간들 말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희곡 <심판>은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멍청이들"이라고 말하며, 결국 다시 인간 세상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라고 말한다. 영화 <2010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빛으로 된 터널을 지나 다시 태어나는 윤회의 과정을 계속하는 것처럼.

4. 희곡 <심판>의 주인공인 아나톨은 과도한 흡연으로 인해 폐암 수술 중 사망하고 만다. 수술을 하던 의사가 주 근무시간을 지키기 위해 집도 중 자리를 떠나면서 벌어진 일이다. 참고로 그때 의사는 골프를 치고 있었다. 물론, 이 때문이 아니더라도 아나톨의 폐암은 이미 손쓸 수 없을 정도였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죽음을 맞이한 아나톨은 천계로 올라와 인생의 대차대조표를 이러지리 뜯어보고, 검사와 변호인의 날카로운 질문들을 받는다. 또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일과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낭비한 시간들을 추궁 받는다. 물론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위해 선택했던 순간들과 봉사 활동을 하고, 자신의 일에 충실했던 시간들을 어필하지만, 영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결국 답변하지 못한 채로 판결이 내려진다.

5. 결말은 다른 독자들을 위해 잠시 비워두기로 하고, 그래도 약간의 정보를 드리자면 베르나르 특유의 반전과 유머 코드로 마무리된다. 좀 더 덧붙이자면, 잊고 있었던 인물이 말미에 등장하게 된다. 책을 덮고 나서 느낀 거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 역시 명상과 함께 영혼의 진화의 중요성에 눈을 뜬 게 아닐까 싶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훈련하고 개발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왠지 베르나르 역시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베르나르의 작품을 오랜만에 읽은 것 같다. <개미>와 <나무>, 그리고 <파피용> 이후 한동안 그의 작품을 - 이유는 없이 - 멀리했는데, 결국에는 다시 이렇게 찾아 읽게 된다. 최근에 다시 읽은 장 자크 상페의 그림책도 그렇고, 루이스 세풀베다의 소설도 그렇다. 다음 휴가 때는 - 요즘에 다시 모으고 있는 - 파울루 코엘류의 작품들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읽지 못했던 소설들로 북캉스를 떠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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