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에프 모던 클래식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1. 미국의 소설가 커트 보니것은 1922년 11월, 인디애나주의 인디애나폴리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조상은 독일계였으며, 자유로운 가정 분위기 속에서 인종차별과 같은 행위는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배우며 자라났다고 한다. 학창 시절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학교신문사에서 일하면서, 많은 글을 썼다고 한다. 개인적 추측이지만 그의 문학적 재능이 이 시절부터 단련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후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했다가, 독일군의 포로가 되어 드레스덴에 억류된다. 그리고 그 유명한(?) 드레스덴 폭격 당시, 다행히도 지하의 생육 저장소에 감금된 덕택에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때의 기억이 보니것에게는 중요한 문학적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이후의 소설에서 전쟁의 잔인함이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등장하게 된다고 한다.

2.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거나, 삶에 있어서 중대한 전환점이 될 사건과 기억들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게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지 간에, 그 사람에게는 잊히지 않을 추억으로 각인될 것이고. 슬프게도 보니것에게는 전쟁의 참혹함과 집단적 학살의 잔인함이 그 역할을 했던 것 같다. 평론가들은 그의 작품을 두고 블랙 유머 문학을 대표한다고 말하는데, 이번에 읽은 보니것의 단편집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가 바로 블랙 유머 코드를 제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3. 몽키하우스는 원숭이 우리라는 의미 이에도 매음굴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아마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의미가 단편소설에 있어서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렇다고 성적으로 문란한 주제만을 담고 있는 건 아니다. 안락사, 존엄사와 함께 인구 통제가 주 내용이며, 이 안에서 거세되는 인간의 생물학적 욕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좀 더 나아가면 행복과는 거리가 먼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데, 우연하게도 그 당시 미래 소설들이 대부분 이런 분위기였던 걸 보면 많은 지식인들이 다가올 미래를 그렇게 밝게만 보진 않았던 것 같다. 이 외에도 소련과 미국 간의 우주 개발 경쟁, 세계 최초의 전자 컴퓨터, 세계 2차 대전 이후의 정치 상황 등이 반영된 작품들과 앞서 말한 전쟁의 참혹함을 배경으로 한 단편 소설도 많이 실려 있다. 이 외에도 작가 주변의 일상과 사랑과 같은 보편적 주제를 다룬 작품들도 이번 단편집 <몽키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에서 엿볼 수 있다.

4.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레이먼드 카버처럼, 보니것 역시 다채로운 삶의 경험을 갖고 있다. 소방수, 영어교사, 자동차 영업사원 등 다양한 일을 하며, 글쓰기를 병행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보니것만의 유머 코드와 풍자, 독특한 상상력이 쌓여져 간 게 아닐까 생각된다. 그는 평생 담배를 피웠다고 하는데, 이 때문에 건강에 해를 끼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인터뷰를 통해 허세(?)를 부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에게 있어서 담배로 인한 폐암과 자살시도 등은 죽음과는 거리가 멀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마지막은 담배와는 상관없이 자택 계단에서 넘어진 일로 머리를 크게 다친 일이었다고 한다. 불과 십 년 전, 바로 2007년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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