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4 - 폭풍전야,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 후속작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4
천효정 지음, 강경수 그림 / 비룡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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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4 : 폭풍전야> 천효정 / 비룡소 (2016)

[My Review MMCCXXVI / 비룡소 12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쉰다섯 번째 리뷰는 점점 팽창되는 세계관으로 더욱 흥미진진해지는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4>다. 이번에는 더 많은 무술인들이 등장한다. 바로 '무중협'과 '무지협'의 등장한 것이데, 이들은 비록 주인공도 아닌 엑스트라에 불과하지만, 앞으로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너무도 소중한 캐릭터들이기 때문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모든 소설에서 '주연'을 돋보이게 하는 '조연들'의 활약은 대단히 중요하다. 영웅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악랄한 악당이 등장해야 하는 법이니까 말이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4> 관점 포인트 : 건방이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요즘 초등학생은 어른 못지 않게 연애도 하고 사랑도 한다(부러운 것들). 그런데 건방이의 짝은 누구일까? 오방도사의 연인이 꽃님소저였듯 건방이의 짝지로는 백초아가 딱이다. 물론 백초아도 건방이를 싫어하지 않는 눈치다. 하지만 문제는 건방이가 사랑 따위는 전혀 모르는 천방지축이라는 사실이다. 초아가 대놓고 좋아하는 티를 팍팍 내는데도 눈치도 없이 '초아의 연정'을 대놓고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방이는 초아에게 번번히 구박을 받는데, 이런 무심한 건방이를 열렬히 사모하는 여성이 등장해서 화제다. 도대체 누구일까?

어느 날, '현상수배'가 학교 전체에 도배가 되었다. 사람을 찾는다는데, 찾는 사람이 다름 아닌 소문이 자자한 '머니맨'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머니맨을 당당하게 수배(?)한 여성은 놀랍게도 학교 전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오아영이라는 여자 친구다. 청초하고 어여쁜 외모의 소유자라서 팬클럽까지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한마디로 학교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구름떼를 몰고 다니는 인기녀라고 할 수 있다. 그녀가 머니맨을 찾겠다고 '현상수배'를 내린 것이다. 이유인 즉슨, 오아영이 머니맨을 사랑하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만나서 사랑고백을 하겠다는 작정이라는데, 정작 문제는 '무술인'이 일반인에게 정체가 들통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미 '머니맨'이 '이건방'이라고 아는 사람은 있지만, 다들 함구하고 있기 때문에 별문제가 안 생겼다. 하지만 오아영은 다르다. 오아영이 '머니맨'의 정체를 밝히는 순간 건방이가 오방도사의 제자인 무술인이라는 사실, 또 그동안 '머니맨'으로 활약했다는 사실까지 삽시간에 소문이 날 것이다. 물론 오아영은 그런 사정도 모르고, 그런 사실이 알려진다한들 자신이 사랑하고 지켜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머니맨'을 찾으려 열심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사달이 났다. 바로 '무지협'이 이런 약점(?)을 잡고서 건방이와 스승인 오방도사에게 협박을 했기 때문이다. 무술인은 절대 일반인에게 정체를 밝혀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인 규칙을 어겼기에 '무지협의 협박'이 아주 근거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런데 이 문제가 건방이의 일방적인 실수도 아니고 사연을 들어보면 '정상참작'이 될 수도 있는 일인데, 이를 문제 삼아 '오방도사'를 곤란에 빠뜨려서 이익을 챙기려는 나쁜 심보를 가진 '무지협'이 더 큰 문제다. 사실 '무지협'의 이런 류의 협박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다. 그래서 알만한 사람들은 이런 무지협의 횡포에 비난을 하고 '무중협'에게 고발도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증거'는 감쪽 같이 사라지거나 '증인'도 찾을 수 없기 일쑤고, 고발했던 '무중협'에서도 감감무소식인 경우가 허다했던 것이다. 그래서 무지협의 횡포는 더더욱 심해졌고, 결국 건방이와 오방도사에게 이 사달이 나게 된 것이다. 과연 건방이는 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까?

나가는 글 : <무협소설>에도 종종 러브라인을 타기 마련이다. 남주와 여주가 등장하는데 당연하지 않은가. 그런데 문제는 '남성작가'인 탓에 이런 러브라인이 종종 '국가대사'를 만나 충에 의해 이루어질 수 없거나, 남자들끼리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 희생시켜버리고 마는 무심한 남성작가들에 의해 '사랑이야기'가 바사삭 부서지고 만다. <사조영웅전>에서 곽정과 황용의 사랑이 그렇다. 더구나 정략혼인이긴 했지만 곽정과 화쟁공주는 또 어땠는가 말이다. <신조협려>에서 양과와 소용녀, 그리고 양과와 곽양의 사랑도 이루어진 것이 하나도 없다. <의천도룡기>에서 장무기는 수많은 여자와 만나지만 하나같이 엉크러지고 만다. 결국 '무심한 남주' 때문이긴 하지만, 그런 남주를 누가 만들었겠는가? 바로 '남성작가'가 저지른 만행이었다.

헌데 천효정 작가는 '여성작가'다. 여성작가가 써낸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에서는 사랑이야기는 아주 생생하다. 여성 캐릭터의 세심한 감정까지 살려내면서 무정한 남정네의 심사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까지 '읽는 맛'이 참으로 솔솔하다. 그리고 이런 섬세한 감정 묘사가 '무협소설'에도 아주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이게 '시즌2'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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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3 - 전설의 검,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 후속작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3
천효정 지음, 강경수 그림 / 비룡소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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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3 : 전설의 검> 천효정 / 비룡소 (2015)

[My Review MMCCXXV / 비룡소 1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쉰네 번째 리뷰는 거듭할수록 흥미가 새록새록 솟아나는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3>이다. 이번에는 '전설의 검'이 등장한다. 무협소설에서 꼭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무공의 힘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절체절명의 무기가 등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무기의 주인이 되는 사람이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전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전해져 오고 있다. 비단 <무협소설>에만 전해지는 이야기는 아니다. 영국 켈트족의 위대한 군주 '아더왕'도 전설의 명검 엑스칼리버를 뽑아 든 뒤에 영국을 통일했다. 김용의 소설 <의천도룡기>에도 '의천검''도룡도'가 등장한다. 의천검은 '하늘에 의지한다'는 뜻을 갖고 있으며, 후한시대 조조가 소장하고 있던 명검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황제의 검으로도 불리며, '황제의 뜻'이 곧 '하늘의 뜻'으로 통하던 시절에 의천검에 의해 베어진 것들은 모두 부정한 것으로 치부될 정도였다. 도룡도는 또 어떤가. 용을 잘라낼 정도의 위력을 가졌다는 의미를 지녔으니, 흔히 용에 비유가 되는 황제조차 단칼에 도륙할 수 있는 칼이란 뜻이다. 이런 '전설의 검'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어찌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3> 관점 포인트 : 열심히 오방도사에게 권법을, 설화당주에게 검법을 전수 받고 있던 건방이는 어느덧 '경지'에 다다르게 된다. 물론 그 경지가 '최고'였으면 오죽 좋으련만 아무리 수련을 거듭해도 더는 오르지 않는 '현실의 벽'에 다다르게 되자 더 이상의 수련이 무색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에 오방도사는 건방이에게 '무술 수련'을 떠나라고 명한다. 이번 무술 수련의 목적은 '수검'을 손밖으로 뽑아내는 것이다. 건방이가 손에 '검의 기운'을 맺게 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엄청난 능력이다. 왜냐면 스승인 오방도사도 '수검'을 맺지 못하기 때문이다. 허나 건방이의 수검은 반쪽짜리였다. 손과 팔에 '검의 기운'을 맺힐 수 있었지만, 그건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하는 '살기'를 느꼈을 때에만 나오는 불완전한 수검이었고, 그조차 손과 팔 밖으로 기운을 뿜어낼 수 없어서 손과 팔을 칼처럼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뻣뻣하기 이를 데가 없었기에 제대로 된 검술 동작을 펼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참에 무술 수련을 통해서 '수검'을 제대로 쓸 수 있도록 '벽'을 깨려고 한 것이다. 이런 무술 수련에 백초아도 동행(?)하게 된다. 초아도 설화검법의 1단계조차 발휘하지 못하는 벽에 막혔기 때문인데, 아무래도 여자 혼자 무술 수련을 보낼 수 없었던 설화당주가 극구 반대했음에도 초아는 몰래 건방이를 쫓아간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무술 수련인데, 엉뚱하게도 닭과 용의 기운이 머문다는 계룡산에서 '전설의 검'을 둘러싼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온갖 명검을 만든다는 유명한 대장장이 '타타'가 그곳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건방이는 사실 '전설의 검'에 관심도 없다. 전설의 검을 가진 무술인이 최고가 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것은 검술을 쓸 줄 아는 무술인에 한해서다. 권법을 수련한 이에게 검은 도리어 방해가 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난데 없이 등장한 '도둑 원숭이' 때문에 건방이와 초아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사실 명검을 만드는 타타에게는 쌍둥이 형제가 있었다. 난타라는 검사였다. 둘은 어릴 적부터 우애 좋은 형제였는데, 난타는 검술을, 타타는 권법을 연마했다. 하지만 난타의 검술은 날로 발전하는데 비해서 타타의 권법은 지지부진했다. 대신 검을 만드는 재주가 있다는 것을 알고서 타타는 권법 수련을 멈추고 여러 가지 칼을 만드는 대장장이로 재능을 발휘한다. 그렇게 둘은 각자의 재능을 발휘하며 지냈는데, 타타가 만든 검 가운데 '최고의 검'이 만들어지게 된다. 하지만 타타는 그 검을 세상에 내놓지 않으려 했다. 왜냐면 그 검은 위력은 엄청났지만 매우 '사악한 힘'을 갖고 있는 '사검'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난타가 그 검의 위력에 빠져서 갖고 싶어 하는 것을 알고, 타타는 검을 '검집'에 봉인하고 뽑을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난타는 비록 형일지라도 타타를 죽이려 했고, 죽이기 전에 검을 검집에서 뽑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려 했다. 그렇게 형제 간에 벌어진 싸움에 건방이와 초아가 휘말리게 된 것이다.

결국 난타는 우여곡절 끝에 사검을 검집에서 뽑아내게 되었고, 이를 막고자 건방이와 초아는 각자를 막고 있던 '벽'을 깨고 엄청난 위력을 가진 '수검'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되었고, 설화검법의 정수를 깨우치고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높아진 수련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으니...

나가는 글 : 세상을 살다보면 '벽'에 가로막힌 듯 아무런 발전도 없이 멈춰진 것만 같은 '정체된 자신'을 마주하는 시기가 찾아온다. 그럴 때 그 벽을 깨부수지 못하면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그 결과 '좌절의 늪'에 빠져서 그동안 노력한 것이 허무할 정도로 쉬이 포기하게 된다. 이때 발버둥을 쳐서라도 그 벽을 빠져나가야만 한다. 그런데 어떻게?

하나는 '정공법'이다. 벽을 통과할 때까지 계속 계속 정진하는 것이다. 절대 지치지 않고 벽이 깨어질 때까지 나아가는 것이다. 한마디로 '벽'이 먼저 깨어지느냐, '내'가 먼저 자빠지느냐다. 다른 하나는 '운'을 기다리는 것이다. 꽉 막혀서 아무 것도 못할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저절로 벽이 깨어지면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되기도 한다. 이런 운이 언제 어떻게, 그리고 몇 번 찾아올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저 막연히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떤 방법을 '선택'할 건가? 또, 어떤 방법이 좋은 선택일 것인가?

답은 없다. 벽이 깨어지는 순간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가운데서도 가장 효율이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라이벌의 등장'이다. 흔히 말하는 '선의의 경쟁'이 꽉 막힌 벽을 뚫거나 성장의 속도를 높여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라이벌'조차도 행운이 따라야 한다. 운 좋게 자신의 성장을 돕는 적절한 시기와 적절한 능력을 갖춘 '선의의 라이벌'이 등장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효정 작가는 건방이에게 이런 '라이벌'을 만들어주었다. 오방도사의 첫 번째 제자였던 '도꼬'가 있고, 비슷한 또래의 백초아와 오지만도 라이벌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라이벌이 존재한다고 해서 만사 형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기서 나오는 변수가 이 책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요소일테고 말이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그 요소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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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2 - 결투단의 최후,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 후속작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2
천효정 지음, 강경수 그림 / 비룡소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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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2 : 결투단의 최후> 천효정 / 비룡소 (2015)

[My Review MMCCXXIV / 비룡소 10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쉰세 번째 리뷰는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의 후속작으로 발표된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2>이다. 그래서 2권부터는 1권에는 없던 '부제'가 달렸다. 이제 본격적인 건방이의 수련기가 시작된다. 그런데 말이다. 어쩌면 건방이는 '무술 천재'일지도 모른다. <예언서>에 모든 무술을 통달한 '팔팔동자'가 등장할 거라 했는데, 그 '팔팔동자'가 다름 아닌 건방이가 아닐까 짐작된다는 말이다. 사실 대부분의 <무협소설>에서는 이런 천재가 종종 등장한다. 무술의 고수가 등장해서 혼탁해진 무술인들의 세상을 평정하고, 악인들을 멸하며 벌주는 영웅으로 활약하는 대서사가 펼쳐지기 마련이다. 아무리 어린이책으로 출간되었다고는 하나 그런 '기본 공식'에서 아주 탈피한 것은 아니라서 더욱 흥미진진했다. 그래서 제목도 '수련기'인 모양이다. 아직 무술 천재라 부를 수 없을 정도로 형편 없지만 차차 성장하면서 엄청난 재능을 선보여 줄 것이니 말이다. 암튼 책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2> 관점 포인트 : 사실 <무협소설>에서 무공대결을 뺀 나머지는 정말 지루하다. 그렇다고 밑도 끝도 없이 대결만 할 수도 없기에 이야기의 기본 구조에 걸맞게 '기승전 결투'로 진행되기 마련이다. 이 책도 그 기본 공식에 충실하다. 그러다 보니 대결, 대결, 또 대결의 연속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모든 등장인물이 다 대결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놈저놈 다 싸우다보면 금세 식상해지기 때문에 '결정적인 결투'를 위해 남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기에 스승끼리 아무리 오래전부터 '대결 약속'을 했더라도 저들끼리 싸우고 나면 제자들의 결투가 시시해질 수가 있다. 그런 연유로 '스승의 대결'이 '제자의 대결'로 대리 승부를 보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래서 스승은 제자를 심혈을 기울여서 길러내고 '대리전'을 치루게 하는 것이 다반사다. 이런 이야기 구조를 위해서 오방도사의 제자로 뽑힌 '건방이'광독지존삼천갑자도사의 제자 '오지만'이 결투단이란 곳에서 최후의 승부를 보게 되는 것이 2권의 메인 스토리다.

하지만 메인 스토리를 성립시키기 위해서 서브 스토리로 각각 '건방이'와 '오지만'이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는 서사를 풀어내는데, 건방이는 손을 돌처럼 단단하게 만드는 권법, '수석술'을 연마함과 동시에, 손에서 칼처럼 날카로운 기운을 뿜어내어 검술을 펼칠 수 있는 '수검술'까지 연마하게 된다. 권법에, 검법까지 마스터한다면 무술인으로 굉장한 고수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한편, 오지만은 우연히 광독지존삼천갑자도사를 만나 '암기'와 '독'을 이용해서 상대를 제압하는 술수를 익혀서 부당한 힘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상대를 혼쭐을 내주는 것에 성공하면서 '찌질이'에서 '실력자'로 급성장하여 자신감을 회복하게 된다. 이렇게 '건방이 vs 오지만'의 대결은 단순한 자존심 싸움보다 훨씬 큰 라이벌의 대결 양상으로 확전되고 만다.

뭐, 승부 결과는 보나마나 뻔할 것이다. 예상은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논해봐야 할 것이 있다. 무술대결에 있어서 정정당당하고 공명정대한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니까 말이다. 헌데 대결 상대의 주특기가 건방이는 '권법'을 기본으로 쓰고, 오지만은 '암기와 독'을 이용해서 공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게 정정당당한 대결일까? 우리는 '암기'를 쓰거나 '독'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은 비겁한 행위로 인식한다. 예를 들어, 나는 '맨주먹'으로 대결을 하려는데, 상대는 '무기'를 들고서 덤빈다면 전혀 공평하지 않은 것이다. 애초에 이런 대결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더구나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훨씬 유리하다. 왜냐면 '무기'가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엄청난 위력 때문이다. 더구나 비겁하게 몰래 숨겨 놓고서 쓰는 '암기'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상대를 무력하게 만드는 '독'을 쓰는 것은 애초부터 힘이 약한 비겁하고 찌질한 사람이 쓰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이다. '암기'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엄청난 수련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총처럼 '발사장치'를 갖추거나 총알처럼 '그 자체로 지닌 물리력, 폭발력'에 의해 엄청난 피해를 주는 무기라면 얘기가 또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수리검'이나 '표창' 같은 것을 던지는 수법은 정말이지 엄청난 수련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럼 '독'을 쓰는 것은 어떨까? 총알처럼 '독'이 애초에 가지고 있는 생명에 치명적인 맹독성, 온몸을 꼼짝 못하게 하는 마비성, 정신을 착란시키거나 혼란하게 만드는 환각성 등의 성질을 이용하기 때문에 방아쇠를 당기는 것처럼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손쉽게 결투에서 승부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허나 이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가 아닐까? 그런 엄청난 맹독을 사용하려면 자신도 부주의하게 다뤄선 안 된다. 그래서 해독 방법도 연마해야 하고, 자신이 당하지 않도록 수련을 거듭해야 하며, 자신은 안전하면서도 상대에 독을 주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독'을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가? 독을 쓰는 것이 단순히 비겁한 행위라고 보기는 힘들 수도 있다.

이처럼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목이지만, 그런 논란에 빠지지 않도록 천효정 작가는 아주 치밀하게(?) 이야기를 구성했다. 비록 맹독을 사용하는 악당처럼 보이는 캐릭터지만 성정이 야비하고 비열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 덕분에 '암기'와 '독'을 사용하는데 능숙한 초절정 고수로 그려 놓았기에 '결투단'에서 벌이는 대결이 공정하도록 보이게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 덕분에 이야기가 논란으로 빠지지 않고 아주 재밌고, 심지어 코믹한 대목도 연출 가능했던 것이다.

나가는 글 : <무협소설>은 인기가 다 했다. 요즘 독자들은 실현불가능한 환상은 용납해도, 황당무계한 거짓에는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중국무술의 실체가 여실히 드러났는데도, '중국무술'이 최고를 넘어 최강이라는 '거짓말'을 늘어놓는 뻔뻔함에는 완전히 손절해버린 셈이다. 더구나 <무협소설>의 원조로 불리는 중국에서마저 번번히 흥행에 참패를 면치 못하겠는가. <무협소설>의 대가 김용의 원작소설들은 여전히 많은 인기를 끌고는 있지만, 그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번번히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는 '무술대결'에 대한 환상이 처참하게 깨졌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스포츠 경기'에서 쿵푸(무술) 기술을 쓰는 선수조차 없을 정도다. 만약 있다고 하더라도 성적이 좋지 않거나 처참한 패배를 보이며 일찌감치 탈락의 쓴잔을 마시는 꼴이 되고 만다. 쿵푸로 큰 인기를 끄는 것은 '이소룡'이 마지막이었다. 그후에 '성룡', '이연걸', '견자단'이 뒤를 이었지만, 모두 '이소룡'만큼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고, 현재는 겨우 명백만 유지하고 있을 정도다. 그리고 실제 무술도 이소룡이 창안한 '절권도'라는 것이 실전에서 쓰이고 있을 뿐, 그 외에 다른 무술들은 실전에서 사용하다가는 큰 코를 다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소림쿵푸, 태극권, 영춘권, 팔괘권 등 유명한 무술들은 실전에선 무용지물에 가깝다. 이소룡조차 엽문에게 '영춘권'을 전수받았지만, 그것만으로 실전에서 사용할 수 없어서 '태권도'를 접목해서 '절권도'라는 실전무술을 선보였을 뿐이다. 그나마 1980년대를 마지막으로 '홍콩영화의 붐'이 끝을 맺으면서 중국무술의 신비감도 함께 사그라들고 만 것이다.

그 뒤로 인기를 끈 것은 실전에서도 써먹을 수 있는 '마샬아츠(실전무술)'로 상대를 제압하고 효과적인 타격을 갖춘 무술에만 환호했다. 일본의 '가라데(공수도)'도 좀 시들하지만, '합기도'와 '유도' 기술과 결합하면서 실전에서 여전히 유용하다고 할 수 있고, 태국의 '무에타이'는 킥복싱이라고 불리며 전투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남미의 '카포에라', 러시아의 '삼보' 등도 실전무술로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무술은 단연 대한민국의 '태권도'다.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면서 '발 펜싱'이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지만, 태권도가 단지 '신체단련'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수련'으로 충효를 강조하고, 인간의 기본 예절인 '공경'을 비롯한 '예절'을 교육프로그램에 넣음으로써 '상대를 제압하는 힘'뿐 아니라 '인류공영에 이바지 할 마음가짐'인 예절까지 강조하면서 무술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를 널리 공감받는 일이 가능해졌다.

바로 이것이 '무술인'이 가져야 할 궁극적인 힘이다. 힘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힘을 올바르게 쓰도록 '수양'까지 겸해야 한다는 것이 더 중요한 법이다. 이 책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시리즈를 읽으면서도 흐믓해지는 까닭이 바로 이런 '수련'과 '수양'을 아주 당연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힘을 쌓고, 그 힘을 무단으로 사용해서, 세계 정복 같은 허망된 욕망을 보여주는 것뿐이라면 좋아해줄 가치조차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이 책에 흠뻑 빠진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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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1
천효정 지음, 강경수 그림 / 비룡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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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 천효정 / 비룡소 (2014)

[My Review MMCCXXIII / 비룡소 9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전문리뷰지 <책이 있는 구석방> 쉰두 번째 리뷰는 스토리킹 수상작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다. 스토리킹 문학상은 독특하게도 심사원이 '어린이들'이다. 물론 최종적으로는 '정식 심사원'이 수상작을 선정하겠지만, 적어도 수상 선정에 '어린이 독자들'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깊다. 그런 까닭에 '스토리킹 수상작'인 경우에 '재미'는 보장이 되는 셈이다.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1회 수상작은 '스무 고개 탐정'이었다. 수수께끼 같은 20개의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을 통해서 '사건 추리'를 완벽하게 해내는 장면이 참 기발했는데,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살짝 긴장감이 떨어지고 억지로 '스무 고개'를 한다는 설정이 작위적인 느낌마저 주었다. 그런데 2회 수상작인 이 책은 그야말로 '재미'로 시작해서 '재미'로 끝을 맺었다. 1부는 모두 다섯 권으로 완결이 되었는데, 정말이지 시간만 주어진다면 앉은 자리에서 다섯 권을 독파해버릴 정도로 몰입감이 최고인 어린이책이었다. 그럼 그 최고의 재미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관점 포인트 : 스토리 라인은 단순하다. 하나 뿐인 혈육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보육원으로 들어가야 할 처지에 놓인 초등학생 2학년 건이가 우연히 '오방도사'의 수제자가 되고 권법 수련을 하면서 생기는 우당탕탕 폭소대소동이기 때문이다. 요즘 어린이들은 '폭소(爆笑)'라는 말도, '대소동(大騷動)'이란 말도 잘 쓰지 않겠지만, '시끌벅적 요란한 웃음 폭탄'이란 뜻이다. 이 책을 한마디로 소개하자면 딱 어울릴 표현이다. 이름조차 '건방지게 건방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물론 뜻은 거창하게도 '하늘 건(乾)'을 써서 하늘에 올려놓다는 뜻으로 쓰고 있지만 말이다.

하긴, 무술을 다룬 '무협소설'이 대부분 그렇다. 권법을 사용하면 손을 무쇠처럼 다루며 한 대 쳤을 뿐인데 박살이 나거나 칼로 자른듯 단숨에 두 동강을 내는 등 신묘한 일들이 '일상'으로 벌어지지 않은가 말이다. 그래서 살짝 허풍이 첨가되어서 흥미를 끌곤 한다. 하지만 진정한 무협소설이라면 하늘을 날고 물 위를 걷는 뛰어난 무술과 기예를 선보이는 것으로 그쳐선 안 된다. '협(俠)의 정신'이 녹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흔히 의협심이라고 쓰며 '의리'와도 일맥상통한다. 그토록 힘이 센 무술의 고수들이 '의협심'이 없다면 그야말로 악당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건방이도 의협심으로 똘똘 뭉친 정의의 사도처럼 행동한다. 뭐, 살짝 모자란 행동으로 실수연발을 하지만 말이다.

1권의 줄거리는 전반적으로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채웠다. 무술 고수도 '권법'과 '검술'의 달인을 내세웠고, 그밖의 다양한 기예는 이야기를 끌어가기 위한 소재로 삼았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건방이가 속해 있는 '세계관'이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이는 2권, 3권으로 이어지면서 점차 스케일이 확대될 것이고, '무술대회'가 펼쳐질 수 있도록 밑밥(?)을 까는 것이니 사건의 흐름보다 '세계관'을 파악하는 것이 훨씬 더 능동적인 독서법일 것이다.

주요 등장인물은 권법의 달인인 '오방도사'와 검술의 달인인 '설화당주'이 등장하고, 오방도사의 수제자로 건방이가, 설화당주의 막내제자로 백초아가 등장해서 '같은 학교(5학년)'에 다니고 있다. 1권에서는 악당 캐릭터로 '대도 도꼬마리'가 등장하는데, 수억 원짜리 다이아를 훔치는 등 값진 물건들을 범행 흔적도 남기지 않고 감쪽같이 훔쳐내서 '대도(큰 도둑)'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는데, 이 도둑이 물건을 훔친 자리에 항상 '도꼬마리'를 남겨뒀기 때문에 '대도 도꼬마리'라고 불린다. 과연 도꼬마리의 정체는 누구이고, 도꼬마리가 물건을 훔치는 까닭은 무엇일까?

나가는 글 : 사실 무협소설은 우리 나라에서 굉장히 흔한 장르에 속하며, 살짝 한물 간 장르라서 인기가 사그라드는 편이다. 그런데 이 소설을 쓴 작가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특이하다. 보통은 '무협장르'가 남성적인 색채가 강한 탓에 '남성작가'가 거의 대부분인데, 천효정 작가는 여성이면서도 아주 천연덕스럽게 무협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품이 너무 자연스러웠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는 천효정 작가가 '여성'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그러다가 소설의 주제가 '권선징악'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느껴져서 살짝 의심을 해봤는데, 그제서야 천효정 작가가 여성임을 눈치 챘던 것이다. 어쩐지 여성 등장인물의 세심한 감정 묘사가 그래서 가능했구나 싶었다. 보통은 '무협소설'에서 여성의 감정묘사는 얼렁뚱땅하기 십상인데 말이다.

또한, 무협소설에서는 '권선징악'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보통이다. 왜냐면 주로 '정파 vs 사파'의 대결 양상을 보여주면서 반전적인 요소를 담기 위해 '정파'가 개쓰레기 같은 행동을 일삼고, 오히려 '사파'가 혼란한 틈속에서 정의를 외치는 양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누가 착한 놈이고, 누가 나쁜 분인지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총체적인 난국이 펼쳐지는 것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기 때문이다. 물론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에서도 선악의 구분이 모호한 등장인물이 나오긴 한다. 바로 '대도 도꼬마리'인데, 그의 행동이 꽤나 수상쩍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실이 파헤쳐지고 나서야 모든 것이 이해가 되긴 하지만, '정통 무협소설'은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난감한 전개가 펼쳐지곤 하는데, 여성 작가인 덕분에 그런 혼란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 진행으로 어린이 독자들의 눈마저 순식간에 사로잡게 되었을 것이다.

정말 오랜만에 다시 꺼내 읽은 책인데, 다시 보아도 재미있다. 내친김에 2부까지 빠르게 독파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만화 버전'도 읽어보고 싶다. 분명 재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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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 이민희 옮김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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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 엘런 싱어 / 이민희 / 딥앤와이드(Deep&Wide) (2026) [원제 : Don`t Eat The Marshmallow...Yet! (2005)]

[My Review MMCCXXII / 딥앤와이드 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쉰한 번째 리뷰는 정말정말 유명한 자기계발서 <마시멜로 이야기>다. 성공을 부르는 기적의 공식이라고 오해를 받을 정도로 유명한 책이었다. 그럼 지금도 그 기적이 통할까? 지금도 '성공'을 꿈꾸는 이들이 많이 있으니 통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게다. 단지 그 기적의 공식이 너무 오래되어서 약효가 떨어졌을까봐 걱정할 뿐. 그렇다면 각설하고 책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마시멜로 이야기> 관점 포인트 :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만 4세 유아를 대상으로 한 가지 실험을 했다고 한다. 어린아이들이 너무도 좋아하는 '마시멜로' 한 개를 주면서 딱 한 마디만 하고서 아이를 홀로 방에 두고 관찰을 한 것이다. "지금 네가 마시멜로를 한 개 줄게. 지금 바로 먹어도 좋고 나중에 먹어도 좋아. 하지만 바로 먹지 않고 참는다면 마시멜로 두 개를 줄거야. 이해했지. 그럼 15분 뒤에 다시 돌아올게." 이렇게 한 아이와 한 개의 마시멜로만 남은 상황을 연출하고 관찰을 했다. 어린이 참가자는 모두 600명이었다고 한다. 실험은 단 15분 만에 끝났고, 참지 못하고 마시멜로를 먹어버린 아이는 그대로 되돌려 보냈으며, 그때까지 먹지 않고 참은 아이에게는 약속대로 마시멜로를 하나 더 손에 들려주고서 귀가 시켰다. 하지만 실험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시간이 흘러 아이가 어른으로 자랐을 즈음에 실험에 참가한 아이들을 추적해서 현재 상황이 어떤지 추적조사를 했기 때문이다. 실험참가자를 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 뿔뿔이 흩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약 100여 명의 참가자를 찾아서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실험참가자 가운데 마시멜로를 바로 먹어버려서 한 개밖에 못먹은 아이는 '성공'과 거리가 먼 경우가 많은 반면에,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아서 두 개를 먹는데 성공한 이이는 '성공'적인 일상을 누리고 있는 빈도가 높은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바로 '만족지연'으로 자기 욕구를 조절하고, 절제하는 성격을 가진 아이가 인생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결과로 비춰졌다. 그래서 이 책 <마시멜로 이야기>가 전세계에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인내력'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면서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참을성'을 가르치는 교육열이 뜨겁게 달아오르기도 했었다.

그런데 정말 '인내'하고 '참을성'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것일까? 결론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한다. 이 책 <마시멜로 이야기>를 잘못 이해하면 그런 엉뚱한 결론에 다다른다면서, 단순히 마시멜로 두 개를 얻는 것만으로 성공적인 삶을 보장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착각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이와 비슷한 유형의 '성공비결'이 꾸준히 유행을 타기도 했었다. 이를 테면 '칭찬'을 많이 받으면 성공하고, '꿈'을 크게 꾸면 성공하며, '아침' 일찍 일어나면 성공하고, '긍정'의 힘을 발휘하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기적을 바라며 '성공 공식'처럼 무작정 따라하는 식의 조언들이 난무했던 것이다.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말이다. 성공하기가 그렇게 쉽다면 '성공'을 달성하지 못한 사람은 완전 바보가 될 것이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대단한 성공을 이루며 넘치는 부를 감당하지 못하는 이들이 전세계 방방곡곡에 널려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성공의 기준이 '부자'라면 더더욱 희소할 뿐이다. 그렇게나 희소하고 희박한 성공을 단지 '마시멜로 안 먹고 버티기 15분'으로 판가름할 수 있다면...그게 말이 되겠냔 말이다.

그렇기에 <마시멜로 이야기>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인내하고 참기만 하면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의 이익'에 눈 멀어서 '장밋빛 미래'를 보지 못하고,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데도 조그만 이익에 탐을 내면 '성공한 삶'과는 영영 멀어지게 될 것이다라는 진리가 <마시멜로 이야기>의 참뜻이다. 이것과 뜻이 상통하는 우화가 바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매일 한 개씩 주어지는 황금알을 모아 편하고 안락한 삶을 살 궁리를 하지 않고, 당장의 일확천금에 눈이 멀어서 거위의 배를 갈라 결국 빈털털이가 되고 마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라는 얘기다.

이는 '주식투자'와 같은 투자 방식에도 적용할 수 있다. 주식 한 주를 사서 '기대 이상의 수익'이 나왔다고 바로 팔아버리면 고작 '한 주'가 가지고 있는 수익만 얻을 뿐이다. 이렇게 투자를 하면 당장에는 이익을 챙기는 것 같지만, 투자수익이 그리 많지 않아 재투자를 할 자금도 넉넉치 못하고, 잔돈만 만지다 결국 투자금을 모두 잃고 말 것이다. 허나 어제 한 주를 사고, 오늘도 한 주를 사고, 내일도 한 주를 사는 등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꾸준히 투자를 하면 주가가 짧은 기간 동안엔 오르락내리락 하겠지만, 1년이면 365주를 갖게 되고, 10년이면 3650주를 갖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하루에 1주씩 아주 작은 투자를 꾸준히 하면 나중에는 엄청난 대량주를 갖게 되며, 주가가 '우상향'으로 꾸준히 성장했을 경우 엄청난 이익을 챙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게 <마시멜로 이야기>가 이야기하는 '만족지연'이다.

단 한 번의 '인내'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고작 '마시멜로 한 개 더'일 뿐이다. 하지만 참고 또 참고, 바라는 목표만큼 꾸준히 할 일을 하면서 참고 견디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목표에 다가가 있고, 애초에 목표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이익을 챙길 수도 있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꾸준함'에 있다.

나가는 글 : <마시멜로 이야기>의 핵심은 바로 '인내'와 '성실'이다. 성공하는 삶에는 '우연'이 없다. 일확천금이라는 행운이 따를 때도 있지만, 그런 행운이 두 번, 세 번 연달아서 찾아올리 만무하다. 그래서 '행운'은 바랄 것이 못 된다. 하지만 '인내하는 습관'을 가지고 하나씩 하나씩 '꾸준히 실천'하면 누구나 성공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은행에 적금상품 가운데 '복리'를 챙겨주는 것이 있다. 이 상품은 '원금'에 '이자'를 주는데, 매번 원금에 대해서만 이자를 주는 것이 아니라 '원금+이자'를 합산한 금액에 '또 이자'를 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높은 이자'를 보장받는다. 그러니 '원금'에만 이자를 주는 상품보다 '복리상품'이 있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바로 챙겨야 이득이다.

그럼 우리 일상에서도 '복리상품'과 같은 일이 무엇이 있을까? 한 달 월급이 200만 원밖에 안 되서 돈을 모을 수가 없다고 비관만 하지 말고, 일상 생활에서 '돈 나가는 구멍'을 막는 것만 잘 계획을 해도 엄청난 이익을 챙길 수가 있다. 사실 월급 200으로는 서울에서 월세를 내면서 살기는 힘들다. 그래서 무엇보다 월세 비중을 낮춰야 한다. 보증금을 올려서라도 월세는 깎아야 한단 말이다. 더 좋은 방법은 '월세'를 내지 않을 방법을 찾는 것이다. 기숙사를 들어가든, 절친과 반띵을 하든, 부모님에게 얹혀 살든 '방법'을 찾아라. 그렇게 집과 관련된 비용을 50만 원 선으로 묶어놓고, 월 100만 원씩 적금을 들고, 나머지 50만 원으로 한 달을 버티는 것이다. 당연히 술 담배는 끊는 것이 좋다. 세상에서 가장 쓸모 없는 것이 '술친구'다. 쓸데도 없고, 의리는 더더군다나 없다. 정 마시고 싶다면 얻어 마셔라. 담배는 그냥 끊고 못 끊겠으면 얻어서 펴라. 식비는 최대한 아껴라. 나도 젊었을 때는 염치불구하고 얻어먹고 다녔다. 그리고 내 돈으로 먹어야 한다면 '사발면'에 '공깃밥'으로 한끼를 해결했다. 그렇게 아끼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면 나머지 돈은 몽땅 모아지는 돈이다. 그렇게 1년에 1200만 원 이상씩 모으면, 2년이면 2400만 원, 5년이면 6000만 원을 모은다. 이 돈을 '은행이자'만 챙겨도 좋겠지만, 우량상품에 꼬박꼬박 투자를 했다면 은행이자보다는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5년만에 1억 가까운 돈을 모을 수도 있다. 물론 경제공부 좀 해야 한다.

이게 바로 '복리'와 다를 바 없는 일상에서 푼돈으로 몫돈 만드는 습관이다. 실제로는 200만 원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을 것이며, '나가는 돈'도 그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 그래서 200만 원을 예시로 잡은 것이다. 여기까지가 <마시멜로 이야기>가 담고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것만으로 '진정한 성공'이라 할 수 있을까? 당연히 아닐 것이다. 고작 1억 모으기가 '성공기준'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보다 100배, 1000배 정도는 되어야 성공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100억, 1000억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여러 가지 일 것이다. 하지만 <마시멜로 이야기>에서 말한 '인내'와 '성실'이라는 꾸준한 습관이 없다면 그런 성공도 보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 그런 큰 성공을 이룬 사람이 많겠는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런 대박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은 세계적으로도 손을 꼽지만, 그들이 <마시멜로 이야기>에 나온 성공비결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장의 작은 이익에 욕심 부리지 않고 더 큰 이익을 위해서 참고 견디며 성과가 나올 때까지 꾸준함을 보여주었기에 큰 성공을 이룬 것이다. 그럼 그보다는 조금 작은 성공의 비결은 어떨까? 역시나 성공 비결은 똑같다. 그 크기의 차이는 '만족지연의 성과 차이'와 비례할 뿐이다.

물론 <마시멜로 이야기>의 성공 비결이 늘 이루어진다고 보장받진 못했다.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실패'를 담보로 잡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왜 <마시멜로 이야기>에서는 그런 실패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인가? 그건 '인내'와 '성실'만 갖추고 있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실패했다고 좌절에 빠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하나씩 하나씩 '실천'해나가는 '끈기'까지 함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인내력과 성실성을 갖고 있다면 '끈기'는 당연히 따라오게 된다.

이제 문제는 딱 하나만 남았다. <마시멜로 이야기>의 성공비결에 '나이제한'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물론 어릴 적부터 '만족지연'을 이해하고 꾸준히 실천한다면 더 확실한 성공을 장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20살이 넘어서도, 50살이 넘어서도 <마시멜로 이야기>는 효과를 낼 수 있겠느냔 말이다. 인내하고 성실한 것도 젊었을 때가 가능한 일이지, 다 늙은 뒤에는 어느 세월에 성공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그럼에도 나이에 상관없이 유효하다. 왜냐면 성공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 성큼 다가서기 때문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말이다. 그리고 성공기준을 '부자'가 아닌 '행복'으로 바꾼다면 '인내와 성실, 그리고 끈기'만으로 이룰 수 있는 행복한 일들이 정말 많다. 그렇기에 지금 이순간에도 <마시멜로 이야기>의 성공공식은 유효하다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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