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없이 혈당 잡는 법 - 당을 알아서 낮추는 무적 체질 만들기
가토 마사토시 지음, 나지윤 옮김 / 유노라이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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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LXXX / 유노라이프 1번째 리뷰] 건강할 땐 이런 책에 관심도 없었는데, 나이가 들어 건강에 '적신호'가 깜박거리자 한권 두권 손길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읽다보면 알아두어서 좋은 '고급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에 젊어서 건강할 때 미리미리 읽어두면 좋을 것이다. 나도 미리 알았더라면 더 건강할 수 있었을텐데 싶은 책이 좀 많았다. 하긴 20년 전에는 이런 책이 드문 편이었으니 읽고 싶었어도 찾아 읽기 힘들었을 것이다.

건강에 관련된 책들의 특징은 '작가마다' 독특한 건강비법을 알려주려 한다는 점이다. 이런 책의 작가들은 대개 의학 경험이 풍부한 '의사'나 '약사'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축적'된 의학정보를 한 권의 책으로 선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제 '임상' 결과를 보여주고 있기에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질병'을 다룬 건강정보책인데도 서로 다른 견해를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내가 그간 읽은 '당뇨 관련책'들은 모두 세 권인데, 하나는 '체중감량'이 우선이라고 하고, 둘은 '식이요법에 방점을 찍고, 셋은 '근력운동'이 필요충분조건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결국 '당뇨병'을 잘 다스리기 위해선 '모든 것'이 다 중요하다는 결론만 남는다. 다시 말해, 결국엔 같은 말인데, 저마다 쌓아온 '경험'이 달라서 견해만 살짝 다를 뿐, 병을 치료하기 위해선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결국엔 똑같은 이야기이니 어떤 책을 읽든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왜냐면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듯이 '같은' 질병이라 할지라도 사람마다 '다른' 치료법이 더 잘 맞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다양한 책을 많이 접해보고 '자신에게 딱 맞는 치료법'을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뭐, 당연한 말이긴 하지만, 나는 꽤나 많은 책을 읽고 나서야 깨닫은 진리다. 이런 걸 누가 가르쳐주지 않으니 스스로 깨우치지가 정말 힘들다.

이 책은 '혈당'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며, '혈당'이 높아서 관리가 필요한 분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그렇다고 '당뇨'가 심하게 진행되고, 앓은 지 오래된 분들에겐 아쉽지만 크게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면 이 책은 '당뇨약'을 복용하지 않고 '혈당'을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미 혈당이 치솟을대로 치솟은 분께는 별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당뇨 전 단계'나 '당뇨 초기'인 환자분이 읽고 따라하기에 좋으며, 아직 건강검진에서 별 이상이 없다는 소견이 나왔지만, 이상하게 무기력하고 몸이 나른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읽어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쉽지만 '당뇨치료법'이 아닌 '당뇨예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점을 알아두면 좋겠다.

거두절미하고, 이 책의 핵심은 '혈당'을 잡고 싶다면 운동을 하고, 단백질을 섭취하라는 것이다. 보통 혈당이 치솟으면 우리 몸속의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어 높아진 혈당을 내리는 일을 하는데, 계속 당(탄수화물)을 섭취하면 고혈당이 되어 인슐린이 분해하고도 남은 당이 핏줄을 타고 온몸을 돌며 우리 몸을 망치게 만들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를 흔히 '당뇨병'이라고 한다. 그럼 당뇨병이 왜 무서운 병인가? 사실 당뇨병만으로 사람이 죽지는 않는다. 하지만 혈관속에 당성분이 많아지면 제대로 분해되지 않고 쌓이게 되고, 이로 인해 '동맥경화'가 일어나 혈관이 막히기도 하고, 실핏줄(모세혈관)이 모여 있는 곳(손끝, 발끝, 시신경, 콩팥 등)을 가장 먼저 망가지게 만들어서 사지절단, 실명, 신장투석 등등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 수많은 질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무서운 병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당뇨는 '초기증상'을 전혀 못느끼기 때문에 자칫 혈당관리가 늦어지게 되어 '심한 증상'을 느낄 정도가 되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건강상태'가 되어 치명상을 입기 때문에 무서운 질병인 것이다. 하지만 이를 다르게 생각하면 '당뇨 초기'라면 아직 건강해질 기회가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니 무작정 두려워만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당뇨에 걸리면 무조건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오해를 하는데, 약의 효과는 '일시적'이라는 사실을 알면 약에 의존하기보다는 약을 먹지 않고도 '혈당'을 내릴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이 바로 '운동'과 '단백질 섭취'다.

첫 번째, 혈당을 잡기 위해 '운동'을 해야 하는 까닭은 우리 몸속에 들어온 '당(탄수화물)'은 우리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이 에너지원을 다 소모시키면 아무리 많은 당을 섭취해도 혈당이 치솟지 않게 되는 원리다. 그렇다면 에너지원을 어떻게 소모시킬 수 있을까? 아주 쉽다. 움직이면 된다. 물론 '뇌활동'이 가장 많은 에너지원을 소모하기 때문에 공부를 하면서 머리를 많이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이런 뇌활동으로 쓰고 남은 에너지원이 '찌꺼기'로 바뀌었을 때, 이를 말끔히 청소해주는 방법이 바로 '운동'인 셈이다. 결국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당'은 소모되지 않으며, 다 소모되지 않은 당은 피속으로 모여 '혈당'을 높이고, '고혈당'이 되면 우리 몸의 세포를 공격해서 수많은 질병의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그럼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애초에 '당'을 먹지 않거나 적게 먹으면 '혈당'을 낮출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맞는 말이긴 한데, 사람이 식물이 아닌 이상 최소한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어차피 '당(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적게 먹는다하더라도 평소 '움직임'이 거의 없으면 그 적은 양의 당조차도 다 소모하지 못하고 '혈당'을 치솟게 만든다. 이게 바로 '마른 당뇨'의 원인이다. 그렇다고 당섭취를 아예 하지 않으면 '에너지원'이 부족한 우리 몸은 더는 움직일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니 적당히 당섭취를 하고 적절한 운동으로 소모하는 건강한 습관을 들이는 것이 최선인 셈이다.

두 번재, 혈당을 잡는 몸으로 만들고 싶으면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는 까닭은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이 '당'을 소모시키는 곳이 바로 '근육'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몸속에 당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어 소모시킨다. 하지만 인슐린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췌장이 쉬이 지치게 되고, 끝내 췌장이 지쳐서 기능을 상실하면 더는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하기 때문에 당을 분해시킬 수 없게 된다. 그럼 분해시키지 못한 당은 '내장지방'을 쌓이게 만들고 '고도비만'이 되어 결국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게 된다. 그런데 인슐린 분비가 없어도 당을 효과적으로 분해시키는 곳이 바로 '근육'이다. 그러니 근육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근육이 당을 분해시키다보면 '근 손실'이 일어나게 된다. 한마디로 '근육'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근육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 운동 후에는 꼭 단백질 섭취를 해서 근육을 보충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당을 우리 몸이 알아서 해결해주는 생활습관을 갖게 되면 '혈당'은 저절로 잡힌다는 얘기다. 물론 '당뇨 전 단계'나 '당뇨 초기 단계'에 있는 분들에게 해당하는 얘기다. 그렇다고 '당뇨가 심한 분들'에겐 전혀 효과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그분들은 약의 도움을 받아 '혈당수치'와 '체중감량'을 하면서 적절한 운동과 단백질을 섭취하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허나 당뇨가 상당히 진행된 분들은 이미 몸이 허약해진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과도한 운동'이나 '과도한 단백질 섭취'가 오히려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당뇨병'이 심한 분에게 해당하는 치료법이 적혀 있지 않다. 어디까지나 '당뇨약'을 먹지 않아도 될 정도의 경미한 증세일 때, 이 참에 약을 끊고 '약 없이도' 혈당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건강이나 질병은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그러니 천편일률적인 '치료법'은 그저 참고만 하고서 '자기만의 방법'으로 건강을 되찾는 방법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왜냐면 '기적'이라고 불리는 일이 의학계에서는 자주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건강정보를 다룬 책들은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좋다. 어떤 방법이 '나에게' 딱 맞는 방법일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문적인 의사나 약사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러니 내 건강은 내가 챙기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더 중요한 것은 '살겠다'는 의지이고 말이다. 전문가는 그런 살고 싶은 환자들에게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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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스트 컴퍼니 - 실리콘밸리 천재들의 꿈을 완성하는 마지막 회사 엔비디아의 성공 원칙
정혜진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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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LXXIX / 한빛비즈 161번째 리뷰] 이 책의 제목이 참 인상적이다. <더 라스트 컴퍼니>라니. '마지막 회사'라는 뜻이 아닌가. 마지막이라고해서 끝장난 회사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끝내주는 회사'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약 3만 명이라는 적은 수의 직원을 채용하고 있는데도, 1인당 200만 달러가 넘는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는 실로 끼깔난 회사로 명망이 높다. 그런데도 이곳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은 "이 회사에서 은퇴하고 싶다", "이 기업을 마지막 회사로 삼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장기근속'을 하는 직원들이 많단다. 왜냐면 '조직 문화'가 남다르기 때문이란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엔비디아'가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회사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비록 엔비디아 주가가 폭등하고, AI를 작동시키는데 필요한 반도체를 거의 독점적인 위치로 생산하는 유일한 회사라는 뉴스로 알려지기 전까지 잘 몰랐던 회사였지만, 엔비디아가 만들어진 때가 1993년 4월이었단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30여년 전이었던 것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아주 서서히 성장해온 기본이 탄탄한 회사였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수도 있겠다. 이렇게나 오래 된 회사가 그럼 꾸준히 성장을 했는데도 우리가 그동안 몰랐단 말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 엔비디아도 몇 차례나 '폐업설'이 돌 정도로 극심한 침체를 겪기도 하고, 기적처럼  '회생'하기도 하면서 심한 부침을 겪은 회사였다. 그 가운데 1997년과 2009년은 정말 위험했다. 그리고 엔비디아에서 만든 제품도 매번 성공적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토록 파란만장한 시기를 거치면서도 변치 않은 '조직문화'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엔비디아를 24년 현재 '반도체 제국의 패권'을 장악하게 된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엔비디아의 '조직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 우리는 서울대에 합격한 '수능만점자'의 비결을 매년 뉴스에서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들이 전하는 한결 같은 멘트는 "교과서 중심으로 학교 수업에 충실히 공부했구요. 사교육은 전혀 받지 않았어요. 잠은 많은 편이라서 8시간 정도는 푹 잤던 것 같아요."라는 답변이다. 과거에 학력고사 시절에도 이와 똑같은 답변을 들었던 것 같은데, 수능시험으로 바뀐 요즘에도 그런 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거짓말일까? 물론, 사교육 입시컨설팅의 도움을 받아 수능 고득점과 수시 합격을 한 학생들이 판을 치고 있으니 거짓말일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흔히 말하는 '공신(공부의 신)들의 비법'은 특별한 것이 없다. 여기서 특별한 것이 없다는 말은 '평범하다'는 뜻이 아니라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상식적인 비법이라는 뜻이다.

다시 엔비디아 이야기로 돌아가서, 엔비디아가 이와 같은 폭발적인 성장을 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우리의 기대를 넘어선 '특별함'이 있었을까? 사실 그리 특별한 점을 찾지 못했다. 부서는 달라도 하나의 팀으로 손발이 잘 맞았고, 위계는 없앴으며, 소통은 원활하게, 일은 깐깐하게,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를 통해서 배울 것이 있으면 곧바로 줍줍하는 등등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성공 원인들을 그저 '실천'했을 따름이다. 그럼에도 조금 다른 면모가 있다면, 첫째 '간절히 원하는 것'을 실천하라. 둘째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확실히 도와주고, 셋째 내가 '도울 수 없는 일'이면 도와줄 수 있는 사람에게 '연결'해주라는 정도였다. 사실 이것은 엔비디아만의 독특한 문화는 아니다. 실리콘벨리에 있는 기업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문화라는 것이다.

사실 일반 사람들의 주된 관심은 '엔비디아 주식'이 언제까지 오를 것인가? 지금 당장 사도 큰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정도일 것이다. 이런 투자 관심으로 이 책을 읽었다면 솔직히 많이 실망했을 수도 있다. 왜냐면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책에 그 답이 있기는 하다. 왜냐면 지난 30년 간 엔비디아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주가가 심하게 요동을 치다가 'AI 관련 이슈'가 부각되면서 떡상(급상승)을 한 과정을 눈여겨 본 이들이라면 이미 눈치 챘을 수도 있다. 그건 바로 엔비디아가 특별히 잘 해서 주가가 떡상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엔비디아는 그저 '한결' 같았다. 영업이익이 오르고 내렸을 뿐, 엔비디아는 늘 한결같이 '최고의 제품'을 만들려 총력을 기울였고, 그리고 그 결실을 '확실히' 보여줬다. 그리고 그렇게 완성된 제품을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생산'해낸, 기업이라면 당연히 해내야 할 것을 해냈을 뿐이다. 그런 한결같음이 지금의 엔비디아를 최고의 자리로 오르게 만들었고, 앞으로도 최고일 것이 틀림없는 공고한 위치를 갖게 만들었다.

물론, 한때 세계 최고였던 기업들이 '흥망성쇠의 과정'을 보여준 것처럼 엔비디아도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 자명하단 점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미국의 실리콘벨리 기업들이 그랬고, 일본의 전자기업들이 그랬으며, 한국의 삼성전자도 그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조직문화'가 보여주는 것이 제대로 작동하는 한은 쉽게 망조가 들지는 않을 것이다. 엔비디아 주식투자를 고려중인 분들에게는 '이런 점'을 눈여겨 보시라고 설명하면 해답이 되리라 믿는다. 사실 엔비디아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이라도 이처럼 '건전하고 혁신적인 조직문화'를 보유하고, 시기에 따라 적절히 '변화'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전략을 갖춘다면 엔비디아와 똑같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엔비디아의 '특별함'이 아닌 '평범한 원칙'일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성공할 것이라는 불변의 믿음이고, 최고를 추구하고, 그것이 이루어질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을 찾으려 아이디어를 모아 실행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성공 시나리오를 엔비디아가 보여줬으니 '또 다른 성공신화'도 계속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 책이 전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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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쩌미 세계로 쩜프! 2 : 차오 이탈리아 민쩌미 세계로 쩜프! 2
툰쟁이 그림, 한바리 글,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민쩌미 원작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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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LXXVIII / 위즈덤하우스 36번째 리뷰] 세계문화 체험을 하는 두 번째 책이다. 이번엔 '축제의 나라, 이탈리아'로 떠났다. 이탈리아는 과거엔 '로마제국'이라는 강력하고 화려한 문화의 꽃을 피운 나라이지만, 로마제국이 무너진 중세 이후에는 이웃나라의 간섭을 받아 근대 이후 '통일 이탈리아'가 등장하기 전까지 꽤나 혼란스런 시기를 보낸 나라다. 하지만 지중해를 '앞 마당'처럼 주름 잡던 로마제국이었기 때문에 이탈리아 반도는 지중해로 나가는 아주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더 일찍 '중동의 이슬람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암흑의 중세 시대'를 보낼 무렵에 선진 문화를 빠르게 흡수하며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런 탓에 이탈리아에는 다양한 축제 문화가 화려하게 꽃 피울 수 있었다. 지금도 이탈리아 곳곳에서는 다양한 축제가 벌어지며, 특히 1268년에 시작한 베네치아 카니발(매년 1월 말~2월)은 이탈리아 최대 축제로 불리고 있다. '가면무도회', '비엔날레', 시에나 팔리오 '경마 대회' 등이 열리며, 그밖에도 최초의 국제 영화제인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 볼로냐 국제 도서전 등도 있답니다.

그럼 이탈리아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갖고 있어야 할 '사전 지식'은 또 무엇이 있을까? 무엇보다 로마제국 시절에 지어진 '건축물'에 대해서 알아두면 좋을 듯 싶다. 검투사들이 목숨을 건 결투를 벌였던 '콜로세움', 모든 신들이 잠들어 있는 '판테온',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폼페이 유적지' 등등 구경거리가 넘쳐난다. 그리고 르네상스 시절에 꽃 피운 화려한 문화를 맛보고 싶다면 '피렌체'와 '피사', '밀라노', '나폴리', 그리고 '베네치아'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로마'와 '르네상스'에 대한 정보만 빠삭하게 알고 있어도 이탈리아는 볼 거리가 넘쳐나는 아름다운 나라일 것이다.

그럼 이 책 <민쩌미 세계로 쩜프!>를 제대로 맛보기 위해서는 민쩌미 유튜브 채널 구독과 민쩌미 캐릭터에 대한 '정보'도 아울러 알아두면 좋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민쩌미 유튜브는 몇 번 시청해본 적이 있지만, 어른인 내가 보기에는 <유머1번지>에서나 봤을 법한 콩트나 <개그콘서트>에서 봤음직한 개그코미디가 주류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마저도 한두 편을 보고 내린 결론이기에 '취향'에 맞지 않다면 굳이 구독시청까지 할 필요는 없을 듯 싶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과 그닥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멀티버스' 여행자인 메오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서 '다중 우주'에 대한 천문학적 지식을 별도로 쌓는 것이 더 나은 듯 싶다. 아직 초등독자에게는 조금 어려운 내용일 수 있지만 마블 히어로인 '닥터 스트레인지 2'가 바로 멀티버스의 개념을 '시각화'한 영화에 속하기 때문에 이 영화를 시작으로 '다중 우주'에 대한 입문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암튼 이 책에서는 '멀티버스 여행자'인 메오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여행에 꼭 필요한 '스파티'를 지구 곳곳에서 잃어버린 탓에 민쩌미와 함께 세계를 여행하며 '스파티'란 에너지를 회수하고 있는 것이 주된 줄거리라는 점만 기억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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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쩌미 세계로 쩜프! 1 : 봉주르 프랑스 민쩌미 세계로 쩜프! 1
툰쟁이 그림, 한바리 글,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민쩌미 원작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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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LXXVII / 위즈덤하우스 35번째 리뷰] 위즈덤하우스에서 '학습만화'까지 나오는 줄은 몰랐다. 요즘은 어린이책 분야가 워낙 출판사 간에 경쟁이 불타고 있는 상황이라 어색한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너무 과열되는 분위기라서 조금은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까닭인즉슨,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 많은 학습만화가 쏟아져나오는 통에 '비슷비슷한 내용'의 어린이책이 '캐릭터'만 바뀐 채 출간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다양하고 다채로운 책'이 양적으로 풍부해진 것은 독자로서 분명 환영하는 바이지만, '차이점'과 '특별성'을 찾을 수 없을 정도의 수준 낮은 책들이 '양적'으로만 팽창하는 것은 그닥 독자들에게 환영할만 한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싶다. 독자는 더 다양한 '어린이책'을 읽고 싶다는 점을 충분히 반영해주었으면 좋겠다.

이 책 <민쩌미 세계로 쩜프!>는 세계 각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주제를 담고 있다. 그 첫 번째 책으로 '프랑스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책속의 각 나라 문화를 소개하는 주인공은 인기 유튜버이자 크리에이터로 활약하는 '민쩌미'다. 그녀의 유튜브는 '1인 다역'이 특색이며, 소재는 대부분 '상황별 코미디'를 전달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게 인기 유튜버가 '캐릭터'로 분하여서 세계 여행을 다니며 여러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고 소개하는 내용의 어린이책이라고 소개하면 딱일 것이다.

하지만 유튜버의 구독자가 아무리 많아도 '유튜브 시청'과 '도서 읽기'를 동시에 즐기는 애독자가 많을 지는 미지수라고 본다. 그리고 구독자 가운데 '어린이책'을 선호할 사람이 얼마나 많을 지도 의문이고 말이다. 물론 '어린이책의 특성'상 책 수요가 서서히 증가하다가 시리즈가 궤도에 오를 때쯤에 꾸준히 팔려나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더 지켜보아야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리 큰 수요가 없는 것 같아 보인다. 그래도 '민쩌미'라는 캐릭터가 계속 안정적인 인기를 끌고 간다면 대반전도 있을 수 있는 것이 '어린이책 시장의 특수성'이다. <마법천자문>, <그리스로마신화>, 그리고 <Why?> 시리즈는 '학습만화시장'에서는 전설로 불리고 지금도 꾸준히 팔리는 베스트셀러니까 말이다.

암튼, 프랑스에서 체험해 볼 수 있는 문화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부분의 문화체험이 '단기 여행코스'라는 점은 살짝 아쉬운 부분이다. 되도록 문화체험은 오래 머물면서 공을 들여 다양하게 체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 '시간'과 '돈(비용)'은 비례하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짤막하게 스쳐지나가듯 겪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여행(체험)을 떠나기에 앞서 '사전 정보'를 많이 비축해놓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이 책 <민쩌미 세계로 쩜프!>에서도 그런 '단기 여행코스'처럼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는 '어린이 독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다. 너무 깊고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하기보다는 '꼭 알아야 할 주요 문화체험' 방식으로 편집하여 프랑스 문화의 대략적이고 전반적인 스타일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그 독자들이 나중에 어른이 되어 다시 한 번 '프랑스'를 방문하였을 때는 더 깊이 있는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동기부여'인 동시에 '계기'로 삼으려는 목적을 분명히 보여준 듯 싶다.

아무래도 '학습만화'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다소 '교과서적인 지식 전달'을 목적으로 삼았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민쩌미' 캐릭터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책의 내용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여 '지식습득'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치 좋아하는 아이돌(연예인)이 "사회공부 잘하는 어린이가 너무 멋져보여요"라는 멘트를 보내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뭐, 대한민국 학부모들도 자녀에게 공부쪽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경향이 강한 편이니, 이런 전략은 정말 잘 먹힐게 뻔하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이 책의 '가성비'는 어느 정도일까? 좋아하는 감정을 정확한 '수치'로 매기기 힘든 것을 감안한다면, 평소에 '민쩌미' 캐릭터를 좋아하는 어린이에겐 10점 만점을 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어린이독자라면 책이 담고 있는 '지식내용과 수준'이 다소 부족하고 보통 이하의 '쉬운 내용'만 담고 있다는 지적을 할 수 있겠다. 또한 전체적인 '줄거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기에는 분량이 너무 짧은 면이 있고, 10개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프랑스 문화'를 보여주려다보니 '적은 지면'에 그 모두를 담기에도 벅찬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내용면으로 봤을 땐 '초등 1~3학년'을 주요 대상으로 삼은 듯 싶은데, 다루고 있는 '문화 체험'의 내용은 '초등 4~6학년'의 고학년에서 다루는 내용이 아닌지 살짝 의아한 부분도 있었다. 그럼에도 평소에 '귀여운 캐릭터'를 좋아하는 어린이라면 이 책으로 '프랑스'의 다양한 문화의 맛을 보고, 더 깊이 있는 책을 통해서 더 많은 문화를 이해하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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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인문학 수업 : 연결 - 오늘의 지식을 내일의 변화로 이어가기 퇴근길 인문학 수업
이종관 외 지음, 백상경제연구원 엮음 / 한빛비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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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LXXVI / 한빛비즈 160번째 리뷰] <퇴근길 인문학 수업> 다섯 번째 책 '연결'편이다. 시즌 1에 해당하는 '멈춤, 전환, 전진'에서는 인문학의 '방향성'을 집중 조명해보았다면, 시즌 2에서는 '관계, 연결, 뉴노멀'로 인문학이 우리 삶에 어떻게 연관짓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 가운데 '연결'편에서 다뤄볼 내용은 5강 <세종의 원칙>(인문학자 박영규)과 8강 <인물로 이해하는 춘추전국시대>(역사인류학자 공원국)이다.

미치광이의 폭거로 시작된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국민불안감은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재진행중'이고, 이번주 토요일 5시에 '대통령 탄핵소추 안건'이 국회에서 표결에 붙여질 예정이다. 하야를 해도 모자라고 급박한 시국에 몇 명 남지도 않은 극소수의 지지자를 '선동'시켜서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해보려 애를 쓰고 있지만, 국민들이 바보는 아니다. 미치광이는 국민들이 폭동이라도 일으켜서 '내란의 혼란'속에서 영구집권을 노리는 망동을 선택한 모양이지만, 그런 얕은 수작에 넘어갈 국민은 없다는 사실만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될 것이다. 만에 하나 지금 이 시점에 '폭동'을 주장하는 시민이 있다면, 그가 바로 '내란수괴의 동조범'이 확실하다. 폭력시위는 미치광이가 최후의 발악을 할 때 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차분히 '미치광이'를 헌법절차에 맞게 탄핵시키고, 그에 따른 죗값을 달게 받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

왜 이제와서 다시 '세종'인가? 민주주의가 꽃을 피운 대한민국에 '왕조시대'의 성군이 바람직한 리더일리도 없는데 말이다. 더구나 '제왕적인 군주'처럼 굴던 대통령은 하나 같이 비극적인 결말로 임기를 마친 대한민국의 슬픈 정치역사에서 세종의 리더십을 다시 목소리 높이는 까닭이 무엇일까? '인문학자 박영규'는 세종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걸맞는 '무위(無爲)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다고 지적한다. 세종의 아버지 태종은 '강력한 왕권'을 확립하고, 그런 권한을 세종에게 물려주었다. 어떻게 물려준 '왕권'이란 말인가? 제 형제들을 제 손으로 죽이고 충신을 자처하는 신하들을 죽음으로 내몰면서 쟁취한 왕권이다. 그런 왕권을 세종은 가볍게 내려놓았다. 그건 취임하자마자 신하들에게 토론을 제안한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다. "과인과 함께 국사에 대하 논하자. 그대들의 의견을 듣겠다"라는 대목이다. 아버지 태종과는 사뭇 다른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발언이었다. 더구나 겸손하기까지 하다. 초짜 임금이니 업무에 서투를 수밖에 없고, 아는 것도 많지 않은 젊은 군주이니 '당신들의 지혜'를 빌려달라는 취지가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발언이다.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상호 협의를 내세운 임금 앞에서 신하들은 반신반의했을 것이 틀림없다. 그도 그럴 것이 세종의 아버지, 태종 때에는 신하들이 '소신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지 않느냔 말이다. 그런데 세종은 진심이었다.

그런 임금의 진심은 오래가지 않아 '진실'로 증명되었다. 토론 과정에서 나온 발언을 두고 세종은 누구의 발언이든, 어떤 내용이든, 상관하지 않고, 오직 '실리와 효용'만을 따져서 채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파와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실력 검증'만으로 관직을 내리니 허조, 황희, 김종서, 박연, 장영실 같은 큰 인물이 세종의 주변에서 제대로 실력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무위의 리더십'은 조선 초기 강성한 국력을 마련하는데 아주 혁혁한 공을 세우게 만들었다. 뭔가 감이 오지 않는가?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가장 절실하고, 국민들이 가장 바라마지 않는 '리더의 덕목'일 것이다.

왜 윤석열은 이런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던가? 애초에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감이었다는 지적이 가장 적절한 근거일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 보수는 '박근혜 탄핵'을 맞아 괴멸 수준으로 해체되고 말았다. 그런데 그런 보수 진영에서 내세운 '새로운 대표'가 바로 윤석열 카드였던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장관'을 지내며 진보 진영과 대립각을 세웠던 선두주자였던 것이 얼떨결에 '대선출마'까지 하게 되었고, 보수 진영에서는 마땅히 내세울 대표가 없자 문재인과 싸웠던(?) 투사, 윤석열을 '대타'로 내보내게 된 셈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맞는 듯 싶었다. 일단은 '정권 재창출'을 해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윤석열'을 의심스런 눈으로 바라봤지만, 보수 지지자들에겐 '구원자'로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윤석열은 그런 보수 지지자들의 바람대로 움직이는 듯 보였다.

그러나 윤석열은 '집권'을 하자마자 독자적인 행보를 했다. 그것도 아주 이상하게 말이다. 상식적으론 할 수 없는 일조차 윤석열은 '할 수 있는 일'처럼 밀어붙였다. 대통령 후보시절에 손바닥에 '王'이란 글자를 새겼을 때부터 이미 징조는 보였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설마설마 싶었다. 그러나 윤석열은 그런 국민의 열망마저 무참히 짓밟았다. 자신의 의지와 결단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면 법치주의를 내세우며 '위법자'로 내몰았다. 국민들은 민생경제가 파탄나며 생계를 걱정하며 대책마련을 호소했지만, 윤석열은 그런 소리는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단결된 목소리를 내고자 '파업'이라도 할라치면 '불법'을 말하며 파업에 나선 이들을 향해 으름장을 놓기 일쑤였다. 이에 비판적인 언론의 목소리가 나오자 '언론장악'에 나서서 비판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제 식구들을 요직에 앉혀놓고 '여론조작'까지 서슴치 않았다. 이런 대통령이 2024년에 다시 등장할 수 있으리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세종대왕의 리더십이 다시 조명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단 한 명의 미치광이가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면 나라꼴이 어떻게 되는지 온 국민이, 아니 전 세계가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세종의 리더십을 지닌 '대통령'이 다시 나오길 바라는 것은 비단 한국인 뿐만 아니다. 온 세계가 대한민국에 기대하는 바가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그간 대한민국의 위상은 그저 '선진국'이라는 수식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더 큰 가치를 쌓아올렸기 때문이다. 바로 '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운 유일한 나라였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그간 '한강의 기적'으로 대한민국의 빠른 경제성장에만 주목했지만,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민주주의의 완성형'을 전 세계가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대한민국에서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을 두고 깜짝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춘추전국시대'를 다시 주목해야 할 까닭은 무엇일까? <춘추전국이야기>의 저자이기도 한 역사인류학자 공원국은 '인문학에서 다루는 통치권은 다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백가쟁명의 시대인 춘추전국을 관통하는 '통치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정당한 통치권 행사'에 대한 고찰을 이야기한다. 먼저 인문학은 '강자에 의한 약자 지배'를 강자의 우월성으로 읽지 않고, 비정상적 통치'로 읽는단다. 이에 따르면 윤석열은 인문학에 털 끝만큼도 아는 것이 없는 무식쟁이가 틀림없다. 또한 인문학에서는 바람직한 통치권의 척도는 '인류 전체의 복지'라고 지적했다. 이 척도에 의하면 윤석열은 '자기만의 천국'을 지향했으므로 복지 또한 알지 못하는 상또라이에 해당한다. 그런데 윤석열이 내세우는 카드는 '대한민국 제1호 세일즈맨'이라면서 나름 경제학적 리더십에서만큼은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는 듯 싶다. 그러나 '물질적 복지'를 내세우거나 '어떤 집단의 이익'만을 내세우는 것으로 인문학적으로 바람직한 통치를 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구나 대한민국 '중산층' 이하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의 경제가 파탄 직전으로 내몰리지 않았느냔 말이다. 도대체 대통령의 자리에 있으면서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것인지 미치광이의 '대화법'을 도통 이해하지 못하겠다.

자, 긴 말 할 것도 없이 예를 들어보자. 책속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을 소개하겠다. 한밤중 골목길에서 중학생으로 보이는 패거리가 동급생으로 보이는 한 명의 학생에게 집단 폭행을 하고 있다. 그 모습을 목격한 당신은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당장 달려들어 주먹을 날리는 방법이 있다. '묵가의 사상가'가 할 법한 행동이다. 묵가의 첫 번째 원칙은 '비공(非攻)'이기 때문이다. 힘 있는 다수가 힘 없는 이를 먼저 공격한다면 이를 막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상황을 지켜보며 주판알을 튕기거나, 혹시나 폭행 당하고 있는 학생이 먼저 잘못한 것은 아닌가 따위를 생각하며 머뭇거리다 그 학생이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불상사가 일어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경찰에게 전화를 거는 방법도 있다. '법가의 사상가'일 가능성이 높다. 만인에게 적용되는 공정한 법이 바로 '사적으로 구제하려 해서는 안 된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법치주의에 입각한 행동준칙들은 궁극적으로 '지배계급'을 옹호하는 방식으로 악용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저자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나도 공감한다. 하지만 나쁜 짓을 한 이들에게 처벌을 할 근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경찰 신고'를 한 뒤에 별도의 조치가 있어야 바람직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라는 단서를 달고 싶다. 한편, 달려가 맞고 있는 학생을 온몸으로 감싼다면 '도가나 유가 사상가'일 가능성이 크다. 도가에서는 '비폭력주의'가 몸에 벤 탓일게고, 유가에서는 '측은지심'이 발현하여 그런 행동을 할 것이다. 그러나 '그건 내 일이 아니야'라고 여기거나, '내 힘으론 어쩔 수 없어'라고 포기하는 사람은 정당한 통치권을 포기한 사람이고, 사상이 없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리더가 될 수 없는 사람이란 말이다.

그럼 윤석열은 어떤 사상에 입각해서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었을까? 윤석열이라면 당장 달려들어 주먹을 날렸을까? 꽤나 그럴 법한 상상이 되긴 하지만, 결코 매 맞고 있는 학생을 구하기 위해서 '정의의 주먹'을 날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들과 한 편을 먹고 짓밟지나 않으면 다행일테고 말이다. 법조인 출신이니 '경찰'에 전화를 걸었을 것이란 생각이 앞선다. 하지만 진상조사를 밝히거나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힘의 과시를 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을 것이다. 내가 이런 '어마어마한 권력'을 지닌 사람이라고 말이다. 애초에 폭력사건이 일어난 까닭이나 배경, 피해자를 위한 초동조치..이따위는 기대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저 '엄정한 수사', 그로 인해 '내릴 수 있는 법적조치'가 얼마나 거창할지에만 관심을 둔 상또라이일테니 말이다. 달려가서 매맞는 학생을 온몸으로 감싸는 일 따위는 할 리도 없다. 또하 '내 힘'이 얼마나 센데 어쩔 수 없다니 말도 안 된다. 그렇다면 정답은 '그건 내 일이 아니야'라고 여길 것이다. 조무래기들이 벌이는 폭력사건 따위를 대통령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며 그냥 스쳐지나 가며 애초에 '못 본 척'할 것이 틀림없다. 인문학적으로 절대 '리더'가 되어선 안 될 사람인게다.

우리는 역사속에서 수많은 통치자를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리더가 우리를 이끌어 주었으면 하고 바라기도 한다. 그리고 가장 바람직한 통치자가 누구였는지 따지기도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선거때마다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간 우리는 이런 기본적인 행동조차 소홀히 했다. 소중한 한 표를 '포기'하기도 하고, 내가 찍는 한 표가 '어떤' 정치인에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알려는 노력도 없이 그저 되는대로 '아무나' 찍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나름 소신을 갖고 한 표를 행사한다는 이들도 '보수냐, 진보냐'라는 진영논리만을 따질 뿐, 내가 행사한 한 표가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짙게 드러난다. 모두 바람직한 투표는 아니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투표란 무엇인가? 물론 '모범답안'이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찍은 후보'의 통치행위에 책임을 통감하는 무게감을 느껴야 한다고 본다. 행여 내가 찍은 후보가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면 심히 부끄러워해야 한다. 국정운영을 엉망진창으로 하고 있다면 '그렇게 하면 안 된다'라고 따끔한 질책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행사한 소중한 한 표'가 아깝지 않게 된다. 아닌데, 내가 보기에 '간첩' 때려잡기 위한 최고의 조치였고, 국정운영을 방해하는 '야당'을 견제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술책이었으며,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을 지켜보면서도 여전히 윤석열이 잘 했다고 지지하고 있다면, 당신도 '사상이 없는 사람'에 해당된다는 것을 명심하라. 윤석열처럼 행동하면 인문학적 소양이 없는 사람인 것이고, 제 욕심만 가득한 미치광이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천만에 하나, 만만에 하나라도 행여 그런 사람이 있다면, 제발 철학공부 좀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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