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쩌미 세계로 쩜프! 1 : 봉주르 프랑스 민쩌미 세계로 쩜프! 1
툰쟁이 그림, 한바리 글,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민쩌미 원작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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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LXXVII / 위즈덤하우스 35번째 리뷰] 위즈덤하우스에서 '학습만화'까지 나오는 줄은 몰랐다. 요즘은 어린이책 분야가 워낙 출판사 간에 경쟁이 불타고 있는 상황이라 어색한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너무 과열되는 분위기라서 조금은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까닭인즉슨,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 많은 학습만화가 쏟아져나오는 통에 '비슷비슷한 내용'의 어린이책이 '캐릭터'만 바뀐 채 출간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다양하고 다채로운 책'이 양적으로 풍부해진 것은 독자로서 분명 환영하는 바이지만, '차이점'과 '특별성'을 찾을 수 없을 정도의 수준 낮은 책들이 '양적'으로만 팽창하는 것은 그닥 독자들에게 환영할만 한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싶다. 독자는 더 다양한 '어린이책'을 읽고 싶다는 점을 충분히 반영해주었으면 좋겠다.

이 책 <민쩌미 세계로 쩜프!>는 세계 각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주제를 담고 있다. 그 첫 번째 책으로 '프랑스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책속의 각 나라 문화를 소개하는 주인공은 인기 유튜버이자 크리에이터로 활약하는 '민쩌미'다. 그녀의 유튜브는 '1인 다역'이 특색이며, 소재는 대부분 '상황별 코미디'를 전달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게 인기 유튜버가 '캐릭터'로 분하여서 세계 여행을 다니며 여러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고 소개하는 내용의 어린이책이라고 소개하면 딱일 것이다.

하지만 유튜버의 구독자가 아무리 많아도 '유튜브 시청'과 '도서 읽기'를 동시에 즐기는 애독자가 많을 지는 미지수라고 본다. 그리고 구독자 가운데 '어린이책'을 선호할 사람이 얼마나 많을 지도 의문이고 말이다. 물론 '어린이책의 특성'상 책 수요가 서서히 증가하다가 시리즈가 궤도에 오를 때쯤에 꾸준히 팔려나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더 지켜보아야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리 큰 수요가 없는 것 같아 보인다. 그래도 '민쩌미'라는 캐릭터가 계속 안정적인 인기를 끌고 간다면 대반전도 있을 수 있는 것이 '어린이책 시장의 특수성'이다. <마법천자문>, <그리스로마신화>, 그리고 <Why?> 시리즈는 '학습만화시장'에서는 전설로 불리고 지금도 꾸준히 팔리는 베스트셀러니까 말이다.

암튼, 프랑스에서 체험해 볼 수 있는 문화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부분의 문화체험이 '단기 여행코스'라는 점은 살짝 아쉬운 부분이다. 되도록 문화체험은 오래 머물면서 공을 들여 다양하게 체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 '시간'과 '돈(비용)'은 비례하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짤막하게 스쳐지나가듯 겪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여행(체험)을 떠나기에 앞서 '사전 정보'를 많이 비축해놓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이 책 <민쩌미 세계로 쩜프!>에서도 그런 '단기 여행코스'처럼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는 '어린이 독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다. 너무 깊고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하기보다는 '꼭 알아야 할 주요 문화체험' 방식으로 편집하여 프랑스 문화의 대략적이고 전반적인 스타일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그 독자들이 나중에 어른이 되어 다시 한 번 '프랑스'를 방문하였을 때는 더 깊이 있는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동기부여'인 동시에 '계기'로 삼으려는 목적을 분명히 보여준 듯 싶다.

아무래도 '학습만화'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다소 '교과서적인 지식 전달'을 목적으로 삼았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민쩌미' 캐릭터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책의 내용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여 '지식습득'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치 좋아하는 아이돌(연예인)이 "사회공부 잘하는 어린이가 너무 멋져보여요"라는 멘트를 보내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뭐, 대한민국 학부모들도 자녀에게 공부쪽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경향이 강한 편이니, 이런 전략은 정말 잘 먹힐게 뻔하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이 책의 '가성비'는 어느 정도일까? 좋아하는 감정을 정확한 '수치'로 매기기 힘든 것을 감안한다면, 평소에 '민쩌미' 캐릭터를 좋아하는 어린이에겐 10점 만점을 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어린이독자라면 책이 담고 있는 '지식내용과 수준'이 다소 부족하고 보통 이하의 '쉬운 내용'만 담고 있다는 지적을 할 수 있겠다. 또한 전체적인 '줄거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기에는 분량이 너무 짧은 면이 있고, 10개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프랑스 문화'를 보여주려다보니 '적은 지면'에 그 모두를 담기에도 벅찬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내용면으로 봤을 땐 '초등 1~3학년'을 주요 대상으로 삼은 듯 싶은데, 다루고 있는 '문화 체험'의 내용은 '초등 4~6학년'의 고학년에서 다루는 내용이 아닌지 살짝 의아한 부분도 있었다. 그럼에도 평소에 '귀여운 캐릭터'를 좋아하는 어린이라면 이 책으로 '프랑스'의 다양한 문화의 맛을 보고, 더 깊이 있는 책을 통해서 더 많은 문화를 이해하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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