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인원 - 끝없는 진화를 향한 인간의 욕심, 그 종착지는 소멸이다
니컬러스 머니 지음,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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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CMV / 한빛비즈 164번째 리뷰] 제목이 너무 섬뜩한가? 이 책이 2019년에 쓰여졌을 때 책 내용에 대해서 '냉소적'이었던 사람들은 불과 5년만에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준 자연재앙을 마주하고서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2025년 1월인 '지금', 미국 'LA 카운티'에 번진 산불은 헐리웃 유명배우들의 값비싼 저택마저 홀랑 불태우고 피해액만 통계 합산 '1경 원'이 넘는다고 한다. 19년 당시만해도 '기후변화'로 불리던 것이 25년에는 '기후위기'로 불리고 있는 것만 봐도 <이기적 유인원>의 지적이 날카롭지 않았는가 말이다. 오직 자신들의 안위만을 위해 지구를 황폐하게 만들고도 '자신들 탓'이 아닌 '남탓'만 하려드는 인간을 '이기적'이라 하지 않는다면 무엇이라 부르겠는가.

자, 다시 <이기적 유인원>을 읽어야 할 때다. 물론 지구온난화는 이미 기정사실이 된 지금,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생태계 파괴는 점점 가속화하는 경향을 보일 것이 뻔하지만,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지구 생물체 가운데 오직 '인간'만이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안쓰러울 뿐이다. 그런데 어찌하겠느냔 말이다. 지금 현 세대를 살고 있는 인간들이 분류해놓은 '멸종위기동물' 목록 가운데 '적색목록'에 인간이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정확히 표현하자면 '호모 사피엔스'가 목록에 오른 것이지만 말이다. 그럼 왜 현생인류로 불리는 '호모 사피엔스'는 멸종위기종에 오르게 되었는지 살펴보자.

먼저, 인류의 기대수명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부터 언급해야겠다. 한마디로 잘 죽지 않고 오래 살아가는 것이 '현생인류'의 가장 큰 특징이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오래 사는 것이 지구를 더 빨리 '황폐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목한다. 왜일까? 그건 인간의 수가 너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간이 너무 많아지니 그 많은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지역을 새롭게 개발해야 하고, 먹고 살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더 넓은 지역을 새로 개발해야 하며, 그렇게 넓은 지역을 '인간의 몫'으로 만들고자 수많은 생태환경을 파괴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한 번 파괴된 생태환경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왜냐면 '생태계'도 함께 무너져버렸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먹이그물'은 꽤나 복잡해서 인간이 개입하면 '먹이사슬의 고리'가 끊어지게 되고, 그렇게 끊어진 고리가 연쇄적으로 파괴되며 '환경변화'에 취약한 개체부터 절멸하게 되면서 전체적인 생태계에도 '이상'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함부로 훼손된 생태계는 다시 원상태로 복구하기까지 엄청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런데 그 긴 회복의 시간을 인간은 절대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 사이에 인구는 더 늘어났을 것이며, 더 많은 경제적 이득을 챙기기 위해 '개발'이란 미명 아래 지구환경파괴는 끝없이 계속 된다.

그런데 지구환경파괴는 단지 '자연경관'만 망가지는 것에 그칠까? 절대 그렇지 않다. '지구온난화'가 바로 그 증거다. 한 번 파괴된 지구환경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기후변화'를 맞닥뜨리게 되었다. 물론 아직까지는 그 변화를 견딜만 한가보다. 이미 과학자들은 지구 평균기온이 '1.5도'가 넘어가면 대재앙을 초래할 것이라 경고했었는데, 이미 '2도'가 훨씬 넘은 상태다. 이제 '지구온난화'는 돌이킬 수 없다는 얘기다. 지금이라도 '탄소배출 제로'를 시도하면 괜찮지 않을까 싶지만, 최대한 늦출 수는 있을지언정 지구온난화로 인한 '연쇄적 재앙'을 멈추거나 되돌릴 수는 없다고 보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하지만 아직도 수많은 정치가들은 과학 전문가들의 경고를 애써 무시하며 '지구온난화'는 괴담이나 가짜뉴스라고 호언장담을 하고 있다. 25년 1월, 지금 이 시간에도 미국 LA는 산불을 진압할 수 없어서 도시 전체가 불바다가 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어찌어찌 산불을 진압하고 나서는 '자연의 재앙 앞에서 또다시 인간이 승리한 쾌거'라며 어떤 어려움도 인간은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널리 퍼뜨리려 할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자연재해, 아니 자연이 주는 재앙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고, 더 빈번해질 것이다. 그렇게 전지구가 불타오르고 드디어 인류가 절멸에 이르고 난 뒤에도 과연 '인간의 승리'라는 말을 할 수 있을지 보자고, 저자는 말했다.

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인간은 언젠가는 절멸할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20세기만 해도 태양의 수명이 다하고 '적색거성'이 되는 10억 년 뒤에 절멸하게 될 것이라고 안심(?)하고 있었다. 이런 과학자들의 전망은 '핵폭탄'을 만들어 스스로 파멸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과학적 쾌거를 달성하자 10억 년 뒤가 아니라 '지금, 바로 2분 뒤에'라는 슬로건을 내걸기도 했다. 이른바 '종말시계'말이다. 핵전쟁이 벌어지면 인류는 그야말로 끝장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핵전쟁은 '아닌 것' 같다며 서로 자제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서 '경제적 위기'에 직면하자 전세계는 너나할 것 없이 전부 '개발 붐'이 일어나게 된다. 특히 '개발도상국'이라 불리던 아시아, 아프리카 후발 주자들이 경제개발을 앞세워 자연환경파괴를 서슴지 않고 자행했다. 이는 이미 '선진국'이라 불리던 나라들이 먼저 했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때 '지구온난화'라는 화두를 꺼내며 경제개발에 나선 나라들에 자연환경을 더 이상 훼손하면 안 된다는 '브레이크'를 걸기 시작했다. 선진국인 자신들은 '지구환경 파괴'를 하지 않고도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놨으니 별 문제가 없을지도 모르는 조치였지만, 이제 막 개발에 눈을 뜬 나라 처지에서는 얘기가 달랐다. 기초 과학도 없고, 경제를 발전시킬 기술도 없는 상태에서 '자연환경'을 훼손하며 거칠고 투박한 방식의 개발을 하겠다는데 막느냐며, '기술 이전'을 공짜로 해주던지, 아니면 자신들의 갈 길을 막지 말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선진국들도 '먹고 사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데, 누굴 도와주겠느냔 말이다. 그렇게 전세계는 '자연파괴'를 하며 서로의 경제문제를 해결하려 더욱더 '지구환경파괴'를 자행했다. 이른바 '문명'이라는 이름 아래 말이다.

그렇게 만든 '인류 문명'은 참으로 찬란했다. 세계는 경제적 호황을 누리며 잘 사는 듯 싶었다. 그런데 '경제위기'는 종종 발생했고, '기후변화'는 뽀나스였다. 거기다 '팬데믹'까지 겪게 되니 인간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슨 짓이든 다 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어리석음은 바로 '지구환경파괴', 더 정확히 말하면 '회복불가능한 파괴'를 계속 일삼고 있더란 말이다. 단순히 산림을 파괴하고, 지형을 바꾸는 파괴 뿐만 아니라 '생태계 복원'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생물종 절멸'까지 서슴지 않더란...아니, 그 심각성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다양한 생물의 생태계 유지'는 인류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단 한 종의 멸종이라도 전체 생태계 복원에는 아주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왜냐면 '하나의 종'은 수많은 생물종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먹고 먹히는 먹이그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은 지금까지 수많은 생물종을 절멸에 이르게 했다. 도도새, 여행비둘기, 버팔로, 늑대, 고래 등등 수많은 동물들은 '그림'이나 '옛이야기' 속에서만 만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그때는 그렇게 절멸을 시켜도 무슨 문제가 일어나는 것인지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알게 되었는데도, 여전히 대다수의 인간들은 그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이기적 유인원> 같은 책들이 '경고'를 던지고 있는데도 전혀 반응이 없는 걸 보면 말이다. 그래서 인간도 결국엔 절멸에 이르게 될 것이다. 생태계가 망가지면 결국 인간도 '사라질 동물 목록'에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지, 인간이 그 목록에 '절멸'했다고 등록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게 '인간종'은 절멸했다고 기록할 새로운 지적 존재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지구에 70억이 넘는 인구가 살았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지구에서 인간이 멸종하고 나면 지구는 끝장이 날까? 아이러니하게도 지구에 '여섯번째 대멸종'과 같은 끔찍한 비극이 일어나긴 하겠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 지구는 다시 생물이 번성하는 활기찬 모습을 다시 회복할 것이다. 과거 캄브리아기, 페름기,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의 초기 모습이 그랬다. 엄청난 대재앙이 지나가고 난 뒤에 지구에는 '새로운 종'이 출현해서 미치도록 아름답게 번성했더랬다. 그런데 신생대 '홍적세' 이후 호모 사피엔스라는 인류가 출현한 지 10만 년 뒤에 인류는 '이토록 빠르게 스스로 절멸하는 유일한 종'으로 기록에 남게 될 것이다. 길고 긴 지구의 역사 46억 년을 '1년 동안의 시간'으로 나타내면 '인류의 출현'은 12월 31일 밤 11시 59분 58초쯤 된다는 관용적인 표현이 있다. 그런데 그 인류는 고작 2초 뒤에 '스스로 절멸'을 해버리는 초고속 대멸종 시나리오를 장식하게 된다. 너무 멋지다고 표현해야 할까? 모르긴 몰라도 지구로서는 '나이스'한 일일테고 말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 이렇게 인류는 초고속으로 스스로 절멸을 할 불쌍한 운명을 타고 난 것인가? 이 가혹한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안타깝게도 없다고 한다. 단지, 지금으로써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절멸의 시간을 최대한 늦추는 방법'만이 남았다고 한다. 그 예정된 시간이 불과 100년도 남지 않았다면 최대한 늦출 방법에 적극 참여할 생각이 있는가? 더 적극적으로 참여가 가능하다면 그 예정된 시간은 200년으로, 300년으로, 늘어날 수도 있고, 대재앙으로 인해 받는 피해를 조금 더 줄일 수도 있다고 한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 천문학적인 재산을 소유한 몇몇 사람들은 '예정된 절멸'을 대비해서 저 혼자만 살겠다는 꿍꿍이를 벌이며 흥청망청 놀고 자빠지는 사람 아닌 것들도 있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첨단과학도 대자연 앞에서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데 도망가봐야 어디로 도망갈 수 있겠는가? 설령 '지구밖으로' 우주선을 타고 도망가려는 꿈도 꾸겠지만, 글쎄..지구밖에서의 생활이 호락호락 할 것 같지는 않다. 하나 뿐인 지구도 '초고속'으로 파괴하는 인간들이 지구밖에 만든 '인공구조물'을 파괴하는 것쯤은 일도 아닐테니 말이다. 그때에도 돈으로 해결하려 들 것인가? 정말 어리석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쯤 되면 '이기적인 생각'을 버릴 때가 되지 않았나? 당신의 유전자속에 담긴 '이기적 유인원' DNA를 컨트롤하지 않는다면 예정된 절멸의 순간은 더 빨리 찾아오게 될 것이다. 그 순간이 적어도 당신은 아니겠지만, 당신의 '자식'가 맞이할 가능성은 50% 이상이며, 당신의 '손자'가 맞이할 가능성은 99%가 넘는다. 이 사실만 꼭 알아주길 <이기적 유인원>의 저자는 간절히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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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3 만화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3
유연경 그림, 권용찬 글, 보도 섀퍼 원작 / 아울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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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CMIV / 아울북 25번째 리뷰] 원작 소설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의 '만화 버전'이다. 2001년에 혜성처럼 등장한 '경제동화'였기에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듬해에 '만화 버전'의 책이 나와 또 한 번의 사랑을 받았던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의 뒤를 이어 정말 많은 '어린이경제도서'가 출간되기에 이르렀다. 그만큼 이 책은 '어린이경제서적'의 선구자였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내용도 어렵지 않고 '기본'에 충실하였다. 그런 까닭에 20여 년이 지난 지금 보기에는 '그저 그런 책'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어디까지나 이 책이 원조였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3권의 내용은 '부자'가 되기로 결심한 키라가 착실히 돈을 모으는데 성공하고, 사고로 상처를 입고 쓰러진 강아지 '머니'를 잘 돌봐주었기에 원래 주인으로부터 '사례금'까지 받게 되어 큰 돈을 갖게 된 '그 뒤의 이야기'다. 보통의 어린이였다면 '큰 돈'을 갖게 되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까? 대개는 큰 돈을 갖게 되었다는 기쁨에 이것저것 사고 싶은 것들을 모두 사고 '남은 돈'을 다시 저축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키라는 어떻게 했을까? 부자가 되어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었던 키라는 그 큰 돈을 '주식투자'를 하는데 쓰기로 했다. 정확히는 '펀드'다. 왜냐면 어린이가 직접적으로 주식투자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크고, '전문성'도 많이 떨어지기에 키라가 직접 산 주식의 가치가 오를지, 내릴지는 순전히 '운'에 맡기는 위험천만한 투자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린이가 주식투자에 직접 나서는 방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주식투자의 여러 방법' 가운데 '투자전문가'가 대신 주식투자를 해주는 '펀드'에 가입을 하고, 10년, 20년 장기투자를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그렇다면 주식투자를 본인이 '직접'하는 것과 전문가에게 맡겨 '대신'하는 것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주가가 오르면 '수익'이 나고, 그 반대면 '손해'를 보는 것은 똑같다. 다만, 본인이 직접 주식투자를 할 경우엔 '모든 정보'를 자신이 직접 찾고 주식도 자신이 직접 관리해야만 한다. 어린이로서는 부담스런 방법이 아닐 수 없다. 못할 것도 없지만 '경험'이 부족한 어린이는 여러 주식을 직접 관리하기에는 '시간적'으로도, '분석적'으로도 힘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펀드 투자'를 선택했을 때에는 어린이가 직접 주식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투자가'가 어린이가 맡긴 금액에 맞춰 20가지 이상의 주식에 '분산투자'를 하며 자산관리를 대신해주게 된다. 이 방법의 경우에는 자신이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를 누릴 수 있으며, 단지 투자금의 일정액을 '투자전문가'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떼어주고 남은 자산을 챙길 수 있다. 그렇기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는 수익이 적을 수 있다.

또 하나, 어떤 투자라도 손실은 감수해야만 한다. 아무리 유능한 투자전문가라도 주가가 오를 종목이 무엇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그래서 투자금을 다 잃는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직접 투자했을 경우이고, 펀드의 경우에는 '분산투자'가 기본이기 때문에 투자금을 모두 손해보는 일도 드물다. 이른 바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는 방식이다. 여러 종목을 골고루 투자하게 되면 '내리는 종목'이 있으면 '오르는 종목'도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투자금을 잃어버릴 확률이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를 거꾸로 생각하면, 펀드로 '완전 대박'을 이루는 것도 확률이 매우 낮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장기투자'에 펀드가 유리한 까닭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오르락내리락하는 주가에 흔들리지 않고 5년이고, 10년이고, 장기적으로는 전체주가가 '우상향'을 그리는 쪽으로 나타나곤 하니 곤두박질치는 주가에 연연하지 않고 '없었던 돈'이다싶게 묻어두면 향후 10년이나 20년 뒤에는 꽤나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 그동안의 경제지표에서 증명되곤 했다. 그러니 투자는 조바심을 갖지 말고 진득하니 기다리는 것이 '정석'인 셈이다. 유명한 부자들의 주식투자방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10년 뒤에 어른이 되고, 부자가 될 키라는 큰 수익을 얻었을 것이 분명한데, 키라는 그 큰 돈으로 무엇을 할까? 우리는 막연히 '부자'를 꿈꾼다. 정작 부자가 되어서 '무엇'을 할지는 생각지도 않은채, 그저 돈만 많이 가지고 있으면 다 이룬 것처럼 만족감을 드러내기 십상이다. 물론 부자가 되면 사는 걱정도 없이 편하게 즐기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살면 행복할까? 많은 이들이 그런 삶을 '행복'이라고 착각하며 산다. 써도써도 줄어들지 않는 부를 누리며 사는 것이 유일한 행복인냥, 남들이 '가진 것'에 대한 부러움만 잔뜩 가지고서, 현재 자신이 '가진 것'이 없음을 매우 슬퍼한다. 하지만 정작 펑펑 돈을 쓰는 부자들은 전혀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자신이 돈을 써서 누리는 행복감이 '그닥' 크지 않기 때문이다. 맘대로 돈을 쓰는 즐거움은 그저 순간을 스쳐지나갈 뿐이고, 또다시 그 순간의 즐거움을 맛보고자 또다시 흥청망청 돈을 퍼쓸 뿐이다. 과연 이게 행복인걸까?

그저 돈만 많은 부자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 그 돈을 '유용'하게 쓰고, '뜻깊게' 썼을 때만 보람을 느끼고 행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부자'를 꿈꾸지 말고, 부자가 되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진정한 행복을 찾는데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해, '돈'이 목적이 될 수는 없고, '돈'은 그저 수단이자 도구일 따름인 셈이다. 바로 진정한 '행복'을 이룰 수 있게 해주는 편리한 도구에 불과한 셈이다. 그래서 때로는 '돈(편리한 도구)'이 없어도 진심으로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편리한 도구가 없어도 정말 어렵게 어렵게 '결실'을 이루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야말로 정말 행복할 것이다.

이 책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가 기본에 충실한 어린이경제책이라고 소개한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부자를 꿈꾸는 키라가 자신이 갖게 될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막연하게 '부자'가 되는 방법만 전달하고마는 책들이 많은 요즘인데, 이런 책이 있다는 것만 알아도 우리 어린이들이 바람직한 꿈을 꿀 수 있게 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잊지 마시길! 부자가 된 다음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진정한 꿈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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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4 : 말세편
이우혁 지음 / 엘릭시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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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CMIII / 엘릭시르 16번째 리뷰] '말세편 4'의 핵심주제는 '최후의 심판'이다. 히브리어로는 '하르마게돈', 영어로는 '아마겟돈'으로 불리는 바로 그것, 맞다. 최후의 심판에는 악을 상징하는 동쪽의 왕들과 선을 상징하는 하느님의 세력 간에 결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언이 <요한묵시록>에 기록되어 있다. <퇴마록>에서는 이를 기초로 삼아 전세계의 능력자들이 총동원이 되어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장으로 '말세편 4권'을 온통 장식했다. 그야말로 장엄하게 말이다.

정말이지 총출동이다. 마블 유니버스에서 타노스와 결전을 벌이기 위해 캡틴 아메리카가 "어셈블(집결하라!)"을 외치는 것처럼 그간 <퇴마록>에서 나왔던 모든 집단과 세력들의 능력자들이 총출동을 했다. 그리고 '하르마게돈'에서 언급한 것처럼 '악을 상징하는 동쪽의 왕들'이라는 묘사에 어울리게 결전장은 동방의 대표적인 나라인 '인도의 어느 마을'에서 선과 악의 결전이 벌어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출연자들의 면면을 살짝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퇴마사들 네 명이 드디어 한 자리에 다 모였다. 박운규 신부와 현승희가 먼저 도착했고, 뒤따라서 장준후와 이현암도 도착해서 드디어 '원팀'이 되었답니다. 하지만 그동안 뿔뿔이 흩어져서 모진 활약을 해야 했기에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지요. 하지만 든든한 신부님이 계시니 이제 한 마음 한 뜻으로 세상의 모든 악과 맞서 싸우겠다 싶었는데, 준후가 이상합니다. 준후는 먼 옛날 치우천왕의 우사가 남긴 예언서 <해동감결>의 내용을 파악하고 난 뒤부터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거든요. 왜냐면 그 책에는 '세상의 종말'을 막기 위한 예언들이 너무나도 정확히 수록되어 있기에 온 세상에서 오직 준후만이 모든 사람들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지어질지 알게 되었거든요. 그러자 준후는 아주 혼란스러웠답니다. 나이가 가장 어린 준후에게 견디기 힘든 시련이 찾아온 것이지요. 하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신부님이나 형, 누나에게 털어놓고 고민을 해결할 수가 없었어요. 왜냐면 이번 고민은 '세상의 종말'에 관련된 내용이었기에 함부로 말을 할 수가 없었던 겁니다. 일종의 '천기누설'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네 명의 퇴마사가 오랜만에 다 모인 자리에서도 준후는 '독자적인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이조차도 <해동감결>에 다 적혀 있는 예언이랍니다.

자, 세상에서 가장 선한 네 명이 모였으니, 그에 걸맞는 상대가 필요하겠지요. 먼저 '결코 죽지 않는 자'인 아하스 페르츠가 등장했습니다. 그는 무려 2000년이나 죽지 않고 살았답니다. 왜냐면 그가 예수님을 모독한 까닭으로 '예수에게서 저주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예수가 다시 재림하는 날까지 기다리라는 말 한마디가 아하스 페르츠를 죽지 못하게 만들었답니다. 처음엔 저주를 받았던 모습 그대로 죽지 않고 살아갈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알던 '지인'들이 하나둘 죽어가는데 홀로 늙지도 않고 젊은 모습 그대로 살아있으니 그리 좋은 일도 아니었답니다. 심지어 늙지 않는 아하스 페르츠를 주변 사람들은 '괴물'이라 부르며 죽이려고 들었다지요. 허나 아하스 페르츠는 죽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 누구도 죽일 수가 없었죠. 상처를 받은 아하스 페르츠는 스스로 자살까지 시도합니다. 그래도 죽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자신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온 세상의 지식을 배웠고, 심지어 마법이라 불리던 온 세상의 주술도 다 배웠지만, 결코 죽음에 이를 수 없었어요. 그러자 아하스 페르츠는 세상을 저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죽을 수 없다면 세상을 종말에 이르게 하겠다는 일념을 갖게 되죠. 그렇게 아하스 페르츠는 온 세상의 가장 강력한 악마가 됩니다.

다음 악마는 인도 힌두교의 한 일파인 '칼키파'의 고반다입니다. 악마라고 했지만 힌두교도들에겐 대성인 '바바지'와 함께 신성하게 섬김을 받는 사람입니다. <퇴마록>에서도 그의 몸에선 오라가 뿜어져 나오며 그 어떤 불경한 것도 고반다를 해칠 수 없게 만드는 거룩한 빛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묘사되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박신부의 오라보다 더 환히 빛나며 강력한 힘을 지녔다고도 하고요. 이런 성스러운 오라를 가진 사람이 어찌 나쁜 짓을 일삼는 악마가 될 수 있을까요? 심지어 고반다는 사람을 죽인 적도 없고 거짓말을 해본 적도 없답니다. 이런 사람이 악마가 될 수 있을까요? 실은 그는 악인이 아니지만, 그를 추종하는 집단이 '악의적 광기'를 갖고 있어서 사람의 목숨을 함부로 살상하는 짓도 서슴지 않고 있었답니다. 그런 광인집단의 우두머리 역을 맡고 있으니 악마와 다를 바가 없지요. 그 자신은 거룩하고 선량한 빛을 뿜어낼 수는 있겠지만, 그런 집단의 우두머리를 맡고 있는 이상, 결국 '그 자신'도 결코 선한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결국 퇴마사들의 힘을 빌려 '궁극의 적'인 아하스 페르츠를 상대하려 했고, 그 틈에 어부지리로 이득을 보려 했다는 것이 들통이 나고 말지요. 그래서 끝내 아하스 페르츠와 대결을 벌이게 되지만, 끝나지 않을 싸움(왜냐면 아하스 페르츠는 '죽을 수 없는 몸'을 지녔고, 고반다는 '죽일 수 없는 몸'이기 때문)에서 서로 지치자, 교묘하게 서로 연합을 하고 힘을 합쳐 퇴마사 일행을 공격하게 됩니다.

이렇게 세 집단 간의 대결이 벌어지는 와중에 수많은 세력들이 이 대결이 펼쳐지는 장소(하르마게돈)로 속속 찾아옵니다. 바로 '유대인들의 성궤'로 알려진 '언약궤(타보트)'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말세편 1권부터 등장했던 '성당기사단', 그리고 교황청의 '이단심판관', 유대인 암살조직 '검은편지결사', 산중노인 하산의 후예인 '어쎄신', 불교의 한 일파인 '용화교', 그리고 결전장소의 원주인인 '칼키파'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인물들이 총집결을 해서 목숨을 건 승부를 펼쳐보입니다. 그리고 '최후의 심판'에 따른 세상의 종말이 다가옵니다. 다음 5권에서 말이죠.

줄거리만 간단하게 정리해도 이만큼이다. 퇴마사들의 이야기를 마무리를 장식하기 위해 벌어진 일들이지만 정말이지 엄청난 스케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영화로 제작한다면 <어벤져스 : 엔드게임>에 맞먹는 대결전이 벌어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한 곳(하르마게돈)에 모여 '최후의 결전'을 벌일 수 있었을까? 그건 바로 <해동감결>에서 시작되어 '에메랄드 스톤(녹비)'에 이르는 '종말의 예언'을 해독하는데서 찾을 수 있다. 전편인 '홍수편'에서 온 세상을 물에 잠기게 만들려는 시도도 결국엔 '종말론'의 하나였던 것이다. 성경에서도 '노아의 일가족'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들은 대홍수로 죽임을 당했었다. 그런데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타락한 인간들을 벌하기 위해 '최후의 심판(하르마게돈)'을 내리고, 이 최후의 심판에 발악을 하는 악마들을 제압하기 위해 하느님의 군대인 천사들이 출동하여 벌을 주고, 이 과정에서 온세상은 종말을 고하고 인간은 하느님의 '선별작업(?)'을 거쳐 영원한 구원과 영겁의 지옥불, 둘 중 하나를 선택받게 된다는 것이 '최후의 심판'의 주요 내용이다. 그렇다면 퇴마사들은 '최후의 심판', 즉 종말을 막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만 하는 걸까? 바로 '최후의 심판'을 시작하게 만드는 '징벌자의 등장'을 막아야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아기 예수의 탄생'이 있었던 것처럼 세상을 벌주고 멸하기 위해 '징벌자의 탄생'도 있을 것이라는데, 그 '징벌자'가 탄생하는 순간 '최후의 심판'은 자동으로 세팅이 되고 순차적으로 종말은 다가오게 된다는 것이다. 이 종말을 막기 위해 퇴마사들은 '징벌자의 탄생'을 막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그 '징벌자'가 누구인지, 누구에게서 태어나게 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징벌자' 스스로도 자신이 징벌자인지 모르고 태어나, 자라서, 끝내 세상을 종말에 이르게 만드는 '파멸자'가 되고 만다. 하지만 세상에 '악'이 등장하면, 그에 걸맞는 '선'도 등장하기 마련이다. 그래야 조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게 세상의 '이치'고, 하늘의 '법칙'이다. 즉, '징벌자'가 탄생하는 순간에 징벌자를 막을 '구원자'도 함께 태어난다고 한다. 이 '구원자'도 마찬가지로 누구인지 알 수 없으며, 누구에게서 태어나는지도 알 수 없다. 그렇다면 퇴마사들은 '징벌자'를 죽이고, '구원자'를 찾아내면 종말을 막을 수 있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징벌자를 막겠다고 '어느 날'에 태어난 아기를 모두 죽여버리는 어리석은 짓을 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징벌자의 탄생'을 막았다손치더라도 '징벌자'만 죽는 것이 아니라 '구원자'까지 함께 죽이는 것이며, 징벌자는 '다른 날'에 다시 등장하겠지만, 그때에는 구원자는 다시 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언에 남겨졌단다. 정리하면, 징벌자는 계속 등장할 수 있지만, 구원자는 오직 한 명 뿐이란 얘기다. 마치 단 한 명의 '예수 그리스도'처럼 말이다.

이제 <퇴마록>의 마지막 이야기가 펼쳐진다. 5권에서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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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2 만화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2
김수지 그림, 권용찬 글, 보도 섀퍼 원작 / 아울북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My Review MCMII / 아울북 24번째 리뷰] 1권의 내용이 '창업 아이디어'였다면 2권의 내용은 '황금거위 키우기'다.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익혔고, 돈을 '모을 수 있는' 방법도 알았다면, 그 다음엔 돈을 '불릴 수 있는' 방법을 익혀야 할 때다. 이미 경제교육을 받았다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작전을 펼칠 때다. 바로 '이자(배당금)'를 말한다.

키라는 머니를 잘 돌봐준 '사례금'을 받기 위해 은행에서 통장을 개설해야만 했다. 하지만 키라는 은행을 방문했지만 통장개설을 거절 당했다. 왜냐면 만 14세 미만 어린이는 '부모님의 동의'와 '필요한 서류' 몇 가지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책 제목을 보면 키라가 '열두 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며칠 뒤에 키라는 엄마와 함께 은행에서 통장을 개설하게 된다. 이렇게 키라는 그동안 사업해서 번 돈과 모아둔 돈을 '보통예금'과 '정기적금'에 넣어 보관할 수 있게 되는데, 이 통장 안에 있는 돈이 '황금알', 다시 말해 '은행이자'를 주어서 키라의 돈을 점점 불려줄 것이다. 이게 바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원리다. 이렇게 은행에 돈을 맡겨 두면 좋은 점이 두 가지가 생긴다. 하나는 '이자'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맡겨둔 돈'을 잃어버릴 일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야기는 '두 명의 도둑'이 등장하게 된다. 이 책이 돋보이는 이유가 바로 '도둑'을 등장시켜서 '돈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준다는 것이다. 그것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찬찬히 뜯어 보자. 먼저 은행에 돈을 맡겨두니 도둑이 '현금'을 훔쳐갈 새가 없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주로 '현금거래'를 많이 했다. 인터넷뱅킹도 없었고, 신용카드도 없었고, 집안에 '금고'를 마련해서 따로 보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탓에 도둑들이 활보했다. 큰 돈을 가지고 있거나, 들고 다니다가 도둑에게 빼앗기거나, 집에 몰래 들어와 훔쳐가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은행에 돈을 맡기기 시작하면서 그럴 일이 점점 줄어들었다. 물론 더 옛날에는 '은행강도'도 많았고, 요즘도 간간히 은행이 강도를 맞았다는 뉴스가 나오곤 한다. 하지만 그런 일이 발생해도 요즘엔 '시중은행'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예금자 보호'를 위해서 맡긴 원금에 대해선 거의 대부분 보장을 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어린이들도 '용돈'을 받거나 직접 사업을 해서 '수익금'이 발생한다면 두말 않고 '은행'에 돈을 맡겨두길 바란다. 가장 안전하게 '황금알'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다.

한편, 이야기 속에서는 키라가 할머니댁에 든 도둑으로부터 '금고'를 안전하게 지키는 대목이 나오는데, 할머니는 그런 키라를 대견하다고 칭찬하기는커녕 오히려 다칠 뻔하지 않았느냐며 혼꾸녕이 나게 된다. 이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돈'보다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바로 하나 뿐인 '생명'이다. 그리고 생명을 구했더라도 도둑에게 해코지를 당해 어디 다친 데라도 생겼다면 어쩔 뻔 했겠는가. 그래서 할머니는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먼저 지키지 않고 위험하게 '돈'부터 지키려했던 키라를 꾸중한 것이다. 그렇다. 만약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어린이의 안전'보다 '금고'를 지켜낸 것에 대한 사례금을 톡톡히 준다는 이야기로 진행되었다면 어린이들은 자신의 안전은 생각지도 않고 '부자들의 금고'를 지키고 사례금을 챙기겠다는 마음만 앞서게 될 것이다.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인데, 이 책은 아주 바람직한 교훈을 어린이들에게 각인시켜주고 있다. 요즘 '어린이경제책'에서는 좀처럼 이런 교훈을 빼먹고서 어린이들이 큰돈을 버는 것에만 중점을 두는 책들이 많아서 걱정이 앞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황금알 작전'의 대표격인 '주식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2권은 마무리가 된다. 3권의 주요 내용으로 장식될 것이다.

이 책 <만화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는 이렇게 조금 올드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경제교육'의 선두주자였던만큼 아주 꼼꼼하고 알찬 내용으로 책을 꾸몄다. 기왕 '어린이경제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면 이 책부터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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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1 만화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1
김수지 그림, 권용찬 글, 보도 섀퍼 원작 / 아울북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My Review MCMI / 아울북 23번째 리뷰] 소설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가 나온 게 2001년이었다. 마땅한 '경제동화'가 전무했던 시절이라 이 책은 나오자마자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무려 어린이책으로 150만 부 판매고를 올린 대박책이었다. 그래서 이듬해 '만화' 버전이 나왔고, 모두 9권의 키라 시리즈가 연이어 히트를 치는 등 대단했다. 하지만 25년 현재는 모든 책들이 '판권 소멸'로 인해서 절판된 상태다. 중고거래를 통하거나 가까운 도서관에서 읽을 수 있을 정도다. 왜냐면 무려 20여년 전의 경제 트랜드를 따르고 있어서 '요즘 경제 트랜드'에 비해서 살짝 뒤쳐진 감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을 가치도 덩달아서 뒤쳐졌을까? 그건 아니다. 트랜드가 낡았다고해서 '경제의 기초', '돈 버는 방법의 기초'가 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경제의 기본개념은 '옛날 방식'이 더 탄탄했기 때문에 지금 읽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고 본다.

작가인 '보도 섀퍼'는 독일의 경제문학가로 유명하다.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에 이어 속편인 <열세 살 키라>를 써서 '돈 부자'가 된 키라가 '마음 부자'까지 된다는 이야기를 완성했다. 그는 이미 <이기는 습관>, <돈>, <멘탈의 연금술> 등으로 밀리언셀러가 된 작가로도 유명하다. 지금 나이 서른이 넘은 분들은 이 작가가 꽤나 익숙할 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작가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가 어떤 책인지 살펴보자.

이 책은 '열두 살 소녀'가 경제에 눈을 뜨게 되고 바라던 소망을 자신의 힘으로 이루고 마는 성장 동화이다. 그 원작동화를 '학습만화'로 옮겨 놓았을 뿐이다. 줄거리는 키라가 '말하는 개, 머니'와 만나면서 시작한다. 키라의 부모님은 넉넉하진 않지만 알뜰살뜰 열심히 사는 맞벌이 부부다. 그런데 키라에겐 꿈이 생겼다. 그런데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부족한 돈을 모으기 위해서 '용돈절약'부터 시작했는데, 그런 식으로는 무려 30년 뒤에나 이룰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때 '말하는 개, 머니'가 키라에게 부자가 되는 비결을 하나씩 알려주게 된다. 그 비결의 첫 번째는 '계획세우기'이고, 두 번째는 바로 '실천하기'다. 그렇게 키라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머니의 조언에 따라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곧장 '실천'하기에 들어갔다. 그렇게 처음 시작한 것이 바로 '개 산책시키기 사업'이다. 1권의 내용은 여기까지이고 다음 단계에서 본격적인 '사업키우기' 비결이 소개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이 대히트를 치면서 우리 나라에도 히트작이 나왔었다. 바로 <예담이는 열두 살에 1000만 원을 모았어요>(명진출판, 2003)이다. 줄거리는 예담이라는 어린이가 7살부터 12살까지 집안일을 도우며 용돈을 모아 1000만 원을 모았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썼다고 한다. '열두 살 키라'와 비교해보면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일 소녀 키라는 '개 산책'이라는 사업을 통해서 수익을 냈지만, 한국 소녀 예담이는 '집안일'을 도우며 용돈을 모아 몫돈을 마련했다. 이는 2000년대 당시 독일어린이와 한국어린이의 실제 경제모델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참고로 <13살의 경제학, 돈은 이렇게 버는 거야>(보물창고, 2009)에서 나오는 미국어린이는 '잔디깎기'와 주식투자로 엄청난 돈을 번다. 이렇게 2000년대 이후로 '어린이경제책'은 엄청난 이슈몰이를 했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온 것처럼 어린이들이 실제 사업을 하고,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을까? 예담이의 예를 들어보자. 7살부터 12살까지는 5년 남짓이다. 그동안 용돈을 모아서 1000만 원을 만들었다면, 한달 용돈 약 17만 원씩 모은 셈이다. 지금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상승으로 7살 어린이에게 17만 원의 용돈을 줄 수 있다손치더라도 20년 전의 어린이는 언감생심 10만 원 이상의 용돈을 받는 어린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나마 예담이가 집안일을 도왔다는 조건이 붙긴 하지만, 집안일을 했다고 10만 원이 넘는 용돈을 추가로 줄 수 있는 가정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비판이 만만치 않았다. 아무리 경제교육을 위한 책이라도 '실현가능성'이 있는 얘기를 해야지, 100만 원도 아니고 1000만 원을 모았다는 거짓말을 하면 어떡하냐면서 말이다. 다시 키라의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과연 '개 산책시키기 사업'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은 어느 정도일까? 책속에서는 '시간당 3만 원'을 예로 든다. 물론 전문가에게 맡겼을 때 금액이다. 그래서 키라에게는 '시간당 2만 원'선에서 합의를 보았다. 그렇게 매일 아침/저녁으로 개 산책을 시키면 하루 4만 원의 일당을 받게 된다. 한 달이면 120만 원이다. 1년 내내 했다면 1440만 원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열두 살 어린이가 벌 수 있는 금액일까?

하지만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는 예담이처럼 비판을 받지 않았다. 왜냐면 돈의 액수가 중요했던 것이 아니라 '사업 마인드'를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용돈벌기에 그치지 않고, 이를 '정식 사업'으로 키워서 올바른 경제개념을 배울 수 있는 학습의 장으로 소개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예담이의 집안일과는 차원이 달랐던 것이다. 결국 '집안일=부모의 경제사정'이 한계인데, 자녀에게 1000만 원 이상의 용돈도 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던 대다수의 대한민국 가정에선 '예담이의 성공비결'이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개산책=동네 어른들의 경제여유'로 한계가 확장되었기에 얼마든지 1440만 원이라는 돈을 벌어도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었던 것이다. 물론 독일과 달리 한국에서는 '개 산책'을 어린이에게 맡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 달랐지만,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를 읽고 꿈을 키운 젊은이들이 '반려동물 파크/호텔' 같은 사업을 창업해서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을 거라 여겼던 것이다. 실제로도 그랬고 말이다.

더구나 '사업적 계획'을 키우면 키라 혼자서 '개 산책'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직원'을 고용해서 수익의 일부를 나누어 주고, 키라 자신은 '사업 확장' 등 전문 경영자로 활약하며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본격적인 사업을 실시했다는 점이다. 그렇게 하면 키라는 '개 산책'을 직접 시키는 일에 대한 부담 없이 '수익'을 무한대로 늘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다. 예를 들어, 키라가 직접 개 산책을 시킬 때는 많아야 2~3마리지만, 직원을 고용하면 한 명을 고용할 때마다 2마리씩 더 산책을 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므로 10명의 직원을 고용하면 개를 무려 20마리나 '동시'에 산책 시킬 수가 있게 된다. 그럼 수익은 4만 원 X 2~3마리 = 8만~12만 원이지만, 4만 원 X 20마리 = 80만 원이 된다. 여기서 직원 고용으로 인한 인건비 '2만원/마리당'을 제하면 40만 원이 된다. 둘의 수익 차이가 무려 대략 30만 원이나 나게 된다. 이게 바로 사업을 통한 '경제개념'인 것이다.

자, 제대로 된 '경제개념'을 이해하면 돈을 버는 양과 돈을 모으는 속도는 확연하게 달라지게 된다. 열두 살 어린이가 실현하기에는 너무 과한 설정이라는 비판은 할 수 있지만, 어릴 적에 익힌 올바른 '경제개념'은 성인이 되었을 때 창업의 벽을 허무는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 어린이가 할 수 있는 '사업아이템'은 고작 '개 산책시키기'지만 어른이 되었을 때는 그 아이디어는 더 크고 더 넓을 것이 분명하니까 말이다. 요즘 조기경제교육의 트랜드는 '주식투자'이지만, 주식투자도 결국 '사업에 뛰어든 사람들'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창업을 하는 사업가가 없다면 '투자'할 회사도 없기 때문에 주식투자로 편안하게 먹고 살 수 없는 세상이 온다. 그러니 경제교육의 첫걸음은 언제나 '창업'이어야 한다. 비록 고전적 어린이경제교육 도서라 할지라도 우리가 꼭 읽어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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