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레벨업 14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현군 각색 / 디앤씨웹툰비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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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14> 장성락(Redice Studio) / 추공 / 현군 / 디앤씨웹툰비즈 (2025)

[My Review MMCCCXI / 디앤씨웹툰비즈 14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마흔 번째 리뷰는 '윤회의 잔'으로 시간을 되돌린 세계에서 성진우의 평범한 고등학생 이야기가 펼쳐지는 <나 혼자만 레벨업 14>다. '차원의 틈새'에서 마주한 군주들과의 전쟁에서 성진우는 무려 27년동안이나 홀로 싸웠다. 어렵긴 했지만 '지구를 구한 영웅'이 된 성진우는 용제를 이긴 뒤에 '지배자'들에게 시간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물론 지구를 전장터로 삼아 용제와 싸워 이긴 것도 성진우 '홀로' 해낸 결과였으니, 다시 싸워도 이길 자신이 있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는 바다. 하지만 왜 그 힘든 싸움을 또다시 한단 말인가? 완전히 그림자 군주가 된 성진우에게 '전쟁 본능'이 되살아난 것일까? 하지만 전임 그림자 군주 아스본 또한 의미 없는 전쟁에서 수많은 동료들이 죽는 것을 볼 수 없어 전쟁을 멈추려 했었다. 그럼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건 아무런 준비도 없이 지배자와 군주들의 전쟁에 휘말려 '파괴된 지구''희생된 인간'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윤회의 잔'으로 시간을 되돌린다면 자신은 또 한 번의 길고 긴 전쟁을 치뤄야 하지만, 전장터가 되지 않은 지구는 온전할 것이며, 전쟁이 일어나지도 않았을테니 희생될 인간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직 그 이유 하나만으로 성진우는 '윤회의 잔'을 사용해 시간을 되돌리고자 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용제와 결판을 내기 위해 '차원의 틈새'로 향한다. 되돌린 시간에는 살아계신 아버지에게 작별의 인사도 없이 말이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나 혼자만 레벨업 14> 관점 포인트 : 14권은 '외전'이다. 다음 권인 15권도 '외전'이니 생각보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꽤 긴 편이다. 이쯤 되면 <나 혼자만 레벨업 2탄>을 이미 예고한 셈이고, 실제로 '라그나로크(다울)'가 이미 출간되어 연재되고 있다. 물론 원작소설의 작가인 '추공'이 직접 외전까지 손수 썼기 때문에 소설책으로도 2탄이 나오길 기대했지만, 딱히 소식이 없다. 이제 애니메이션의 뒤를 이은 후속작은 '영화판'으로 개봉한다는 소식까지 들려오는데 말이다.

암튼 아쉬움은 뒤로 하고, 책 이야기를 마저 하련다. 늘 얘기하는 거지만 '외전의 완성은 디테일'에 있다. 본편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외전'에서 풀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작품이든 '외전'을 보면 '본편의 빈틈'이 메워지게 된다. 그래서 꼼꼼해야 한다. 윤회의 잔으로 시간을 되돌린 뒤 성진우가 '차원의 틈새'에서 보낸 시간이 무려 27년이었다. 그곳에서 매순간 벌어지는 일은 오직 '전쟁'뿐이었다. 오히려 암흑천지라 한치 앞도 분간하기 힘든 텅빈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마주선 긴장감으로 가득차지 않으면 단 한 시간도 버티기 힘들 정도의 '공허'만을 느꼈을 것이다. 더구나 인간인 성진우는 '단 한 명'이었다. 물론 성진우에게 무수히 많은 그림자 병사들이 있었지만, '장군 계급 이상'이 아니면 대화를 나눌 수조차 없고, 장군 계급까지 성장한 그림자 병사들이 그닥 많지도 않았다. 게다가 그들은 '그림자 군주'의 충직한 부하였을 뿐이다. 마음속 고민까지 털어놓을만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도 없는 존재였다. 그나마 외로움을 잊어버릴 수 있는 '전투시간'이 매 순간 찾아온다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었을 것이다. 죽고 죽이는 전쟁이 '희망'이 되어버린 공간에 살고 있는 유일한 '인간'이 바로 성진우였다.

결과적으로 성진우는 용제를 비롯한 모든 군주들을 처단하고 지구로 무사귀환했다. 지구시간으로 2년이 지난 시간이었다. 중1 때 '차원의 틈새'로 훌쩍 떠났으니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었을 나이가 되었다. 중등까지는 '의무교육'이라 졸업장을 따기까지 출석수까지 맞췄어야 했을텐데, 이에 대한 언급은 없다. 아마도 '검정고시'로 고교 입학 기회를 획득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성진우는 중학생 때 가출을 한 '문제아'로 낙인이 찍힌 채 학교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육상부'에 가입했다. 이유는 딱 하나였을 것이다. '차해인'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성진우는 '전국대회'로 향한다.

하지만 그 사이에 많은 일이 벌어진다. 성진우가 '자경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범죄자들에게 '그림자 병사'를 붙여놓고 자수를 하지 않으면 다시는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죽여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경찰로 복무중이던 '우진철'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학생인 성진우를 만난 우진철은 '과거의 기억'을 되찾게 된다. 정확히는 '사라진 시간대의 경험'이지만 말이다. 과연 이것을 기억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망각은 신이 내린 축복'이라는 명대사도 있었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것이 얼마나 큰 고역인지는 내가 가장 잘 안다. 기억력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물론 행복한 추억을 잊지 않고 오래 간직할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안타깝게도 인생을 살다보면 '행복한 순간'은 정말 짧다. 대부분의 기억은 민망하거나 짜증나는 것이 대부분이고, 아픈 기억조차 잊지 못하는 나는 그래서 울적한 나날을 보내야 할 때가 많다. 너무 많다. 그렇기에 성진우도 '사라진 시간대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도록 과거에 친하게 지냈던 이들과 조심스럽게 지낸다.

그러나 '기억'을 떠올려주길 바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차해인'일 것이다. 성진우가 홀로 버틴 27년의 세월속에서 누굴 떠올리고 있었을까? 만약 있었다면 '가족'이었을 것이고, 그 다음은 '고건희 협회장'이었을 것이고, 그 다음은 '유진호'..쿨럭쿨럭. 아니다. 누가 뭐래도 '차해인'이었을 것이다. 성진우는 남자니까 말이다. 하지만 아직 중딩일뿐인 차해인 선수 앞에 갑작스럽게 나타나서 친한 척하는 건 되려 수상한 사람으로 보이게 될 것이다. 이럴 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면 딱일텐데, 그걸 성진우가 잘 기억하고 있었다. 중등시절 전국대회에서 '부상'을 감추고 결선에서 무리를 하는 바람에 1년 동안이나 휴식을 해야만 했었다는 차해인의 아픈 기억을 성진우가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성진우는 차해인에게 접근했고 '강력한 마력'으로 부상을 치유해준 뒤에 후회없이 뛰라는 말을 남기고 쿨하게 뒤돌아 떠난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성진우와 차해인은 '연인'이 된다.

나가는 글 : 성진우와 차해인의 '인연'은 크게 보아 <나 혼자만 레벨업>의 이야기를 이어나가길 바라는 '빌드업'이었다. 둘 사이에 '성수호'라는 아들이 태어났기 때문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 세계관 속에서 유일한 커플이고, 유일한 2세이기도 하다. 향후 '라그나로크'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아직 장담할 수는 없지만, 추공 원작에서는 더는 이런 '빌드업'이 없다. 그 까닭은 원작자의 작품구상은 여기까지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추공 작가의 '후속작'은 아마도 <나 혼자만 레벨업>과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까닭도 이 때문이다. 대부분의 독자들도 '추공 원작'보다 '고 장성락 웹툰' 덕분에 <나 혼자만 레벨업>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급상승할 수 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연 장성락의 공이 아무리 크다고 한들 '원작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누구 한 사람의 공으로 돌릴 순 없다. 둘 모두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이다. 다만 이제 <나 혼자만 레벨업>의 세계관을 확장해서 더 많은, 더 재밌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머리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추공 원작자'가 더는 참여할 의사가 없어 보이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외전'을 이렇게나 잘 써놓고 손을 놓고 있는 점은 안타깝다. 웹툰작가인 장성락이 고이 잠든 상황에서 '후속작'을 이어나갈 분과 '협업'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정말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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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13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현군 각색 / 디앤씨웹툰비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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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13> 장성락(Redice Studio) / 추공 / 현군 / 디앤씨웹툰비즈 (2024)

[My Review MMCCCX / 디앤씨웹툰비즈 13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서른아홉 번째 리뷰는 파멸의 군주 안타레스와 최후의 결전을 치루기 위해서 전세계 헌터들이 성진우를 도와 싸우는 <나 혼자만 레벨업 13>이다. 앞선 리뷰에서 설명했던 '군주들의 왕'이자 '용들의 왕'이라 불리는 용제의 도착을 알리는 거대한 게이트들이 전세계 상공에 떴다. 용제가 거느린 군단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에 그가 차원을 넘어 지구에 도달하기까지 가장 오래 걸렸던 것이다. 드래곤 브레스 한 방으로 전세계를 파멸시킬 뻔했던 '카미쉬'조차 용제가 거느린 일개 병사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래서 용제를 '파멸의 군주 안타레스'라 부른다. 안타레스는 여름밤 남쪽 하늘을 수놓는 '전갈자리'에 위치한 붉은색의 적색거성을 말한다. 맨눈으로도 관측할 수 있을 정도로 크고 화려한 별이기도 하다. 암튼 파멸의 군주를 상대하기 위해 전세계 S급 헌터부터 E급 헌터까지 총출동을 하였다. 왜냐면 '파멸의 군주'가 등장할 게이트가 전세계 곳곳에 동시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토마스 안드레를 비롯한 '국가권력급 헌터'조차 안타레스의 졸개였던 '카미쉬'를 상대할 때 빛의 군대였던 '지배자의 힘'이 담겨 있었기에 겨우 버틸 수 있었는데, 그런 파멸의 군주의 군단과 맞서 싸우기에 S급은 몰라도 E급은 상대조차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맞서 싸우지 않으면 그대로 앉아서 당하는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이었기에 싸울 수 있는 헌터라면 누구라도 나선 것이다. 그럼 이 싸움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나 혼자만 레벨업 13> 관점 포인트 : 사실상 <나 혼자만 레벨업>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자 '최후의 결전'이 벌어지게 된다. 파멸의 군주 안타레스와 죽음의 군주 성진우가 맞서 싸우게 된 것이다. 하지만 1대 1 싸움은 아니었다. 안타레스가 군주들 가운데 가장 늦게 도착한 까닭도 그가 이끄는 '용들의 군단'을 모두 끌고 왔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군주들의 힘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지구에 '마나'가 넘쳐나게 해야 했고, 그 가운데 가장 강력했던 '파멸의 군주'가 활동하기에 넉넉한 마나가 지구 곳곳에 넘쳐나게 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안타레스가 끌고 온 군단은 그야말로 초강력이라 할 수 있다.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헌터였던 성진우의 '그림자 군단'조차 용제의 군단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했을 정도였다. 그래서 성진우는 안타레스와 맞대결이 아닌 치고 빠지는 '인간다운 전략'을 구사하며 용제의 군단을 습격해서 죽이고 곧바로 '그림자 군대'로 흡수하는 식으로 힘을 키워나갔다.

이대로 싸우면 결국 '그림자 군주'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100만 vs 10만의 대결 양상이었기에 결국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었다. 열심히 10만의 군대를 뺏어온들 90만 vs 20만 상황이 펼쳐질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타레스도 이런 상황을 그저 길게 끌고 가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성진우는 최후의 수단으로 안타레스와 '1 vs 1' 싸움을 하기 위해 안타레스의 군단과 성진우의 그림자 군단, 그리고 전세계 헌터들을 미국에 남겨둔 채, 폐허가 되어버린 일본의 외딴섬을 결전의 장소로 정했다. 그렇게 남겨진 둘만의 대결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상세한 전투의 결과는 직접 읽어보시길 바란다. 최후의 결전인만큼 그 화려함이 작열하기 때문에 글 몇 줄로 다 설명하기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럼 가장 궁금한 이유, 왜 전세계 독자들은 <나 혼자만 레벨업>에 이토록 환호하고 열광하는지 살펴보자. 먼저 단순히 영웅이 등장해서 하나뿐인 지구를 지켜내는 뻔한 스토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에 앞서 한 편의 게임을 하는 듯한 '성장 스토리'가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가장 약한 캐릭터가 엄청나게 강해진다는 '영웅 스토리'에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이런 흥행하기에 딱 적당한 스토리를 질질 끌지않고 단숨에 이끌어내며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했던 점도 엄청난 독자팬을 형성하는데 한 몫 단단히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장점을 가진 '웹툰'이 <나 혼자만 레벨업> 하나 뿐이겠냔 말이다. 이것을 넘어선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건 바로 성진우라는 '국가권력급 헌터'가 등장했는데, 이 캐릭터의 말과 행동이 너무 인상적이었던 것이다.

보통 한 사람의 영웅이 탄생하면 자신이 가진 힘을 자랑하기에 바쁘다. 그리고 영웅의 힘이 엄청 날수록 '강자의 책무'에 빠져서 온갖 도덕적 굴레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악당조차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쩔쩔 매는 모습을 보인다. 허나 성진우는 그런 영웅 캐릭터가 아니다. 더는 상대할 수 자가 없을 정도로 강한 힘을 소유하게 되자 '강자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악당을 눈 깜짝할 사이에 처단해버린다. 그러면서도 '악의'는 결코 없다. 선하고 약한 이들에게 함부로 힘을 사용하지 않는 '순진한 모습'조차 보이기 때문이다. 이게 진짜 최강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유순한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그런데도 힘을 발휘해야 할 때는 주저 없이 발휘한다. 어떨 때 그랬을까? 가족을 먹여 살리는 '가장의 역할'을 할 때다. 헌터로 막 각성했을 때부터 그랬다. 겨우 일반인보다 아주 조금 쎈 E급 헌터일 때도 자신보다 강한 몹을 상대하면서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면서도 맞서 싸웠다. 이중던전에서 살아돌아온 뒤 '레벌업'이 가능해지면서 점점 힘이 쎄질 때에도 마수이기 때문에 무조건 죽여야 하고, 인간이기 때문에 무조건 살려야 하는, 그런 '이분법'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 이성조차 없고 대화가 불가능한 마수들은 '레벨업'을 위해 꾸준히 사냥했지만, 일단 '대화'가 가능한 마수와 만났을 땐, 그 마수들이 '인간'을 해칠 의사가 없으면 성진우도 굳이 죽이려 들지 않았다. 반면에 인간인데도 인간같지 않은 짓을 저지르는 상대를 만나면 용서치 않았다. 황동석, 강태식, 김철, 황동수 등 '시스템의 명령'이 있든 없든 가차없이 처단했다. 반면에 토마스 안드레나 스캐빈져 길드원들의 경우엔 아무리 싸우는 중이었다고 하더라도 '치명상'을 가하지 않았다. 오직 성진우의 동료였던 유진호를 죽이려 했던 황동수만 빼고 말이다.

그동안 유명했던 히어로(영웅)들 가운데 이런 캐릭터가 있었을까? 성진우는 그야말로 화끈한 캐릭터다. 자신도 '힘이 약했던 때'에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기에 누구보다 '죽음의 고통'을 잘 알았다. 그렇기에 살려고 애쓰는 이들을 위해서는 든든한 버팀목처럼 지켜주는 쪽을 선택했다. 하지만 자신보다 힘이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살인'도 괜찮다고 허튼소리를 하는 이들에겐 절대 '관용'을 베풀지 않았다. 오직 '처벌'만이 있을 뿐이다. 이게 새로운 '강자의 기준'이라는 듯이 말이다. 그리고 이런 모습에 독자들은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굉장히 '힘의 논리'에 충실한 기준이지만 이게 왠지 '설득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진우는 '강자의 의무'를 충실히 지키려하지 않지만 누구보다 '강자의 의무'를 철저히 지키는 아이러니하지만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적어도 나는 이런 성진우의 모습에 반했다.

나가는 글 : 그리고 이런 캐릭터의 성격은 최후의 승부가 끝나고 난 뒤에도 어김없이 펼쳐보인다. 과거 절대자의 도구였던 '윤회의 잔'을 이용해서 지금까지 싸웠던 군주들과의 전쟁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들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새로운 전쟁은 '지구'가 아닌 '차원의 틈새'에서 홀로 싸우겠다는 결의였다. 지배자(광휘의 파편)든, 군주든, 마수(혼세의 주민)들까지 지구에 단 한 발자국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결의였다. 이 결의는 단 하나의 목적 때문이다. 인간이 너무 많은 희생을 치뤘으니 희생 당한 인간들을 다시 되살리기 위해서다. 물론 새로운 전쟁은 성진우 혼자 싸우게 될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되돌려 다시 살아난(?) 인간들은 그 전쟁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심지어 성진우가 '인간'들을 위해서 홀로 수많은 마수들과 싸우고 있다는, 무려 27년이란 오랜 시간동안 '외로운 전쟁'을 하게 될 거라는 걸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성진우는 그 외롭고 긴 싸움에서 승리하고 돌아온다. 무려 27년 만에 말이다. 하지만 '지구의 시간'으로는 고작 2년이 흘렀을 뿐이다. 엄청난 힘을 소유하고 있는데 그 힘을 아무도 알지 못하고 알 필요도 없는 '감춰진 영웅'이 되고 만 셈이다. 이렇게 고독한 영웅을 그린 작품들이 몇몇 있긴 하지만 성진우처럼 쿨한 캐릭터는 유일할 것이다. 그래서 더욱 '멋짐'이 폭발하는 것 아닌가 싶다. 세상을 구하고 모든 인간을 살려낸 영웅인데, 그렇게 고생을 하고서는 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는 영웅이다. 아니 딱 하나 원하는 것이 생겼다. 바로 '차해인'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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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12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현군 각색 / 디앤씨웹툰비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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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12> 장성락(Redice Studio) / 추공 / 현군 / 디앤씨웹툰비즈 (2024)

[My Review MMCCCIX / 디앤씨웹툰비즈 12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서른여덟 번째 리뷰는 군주들의 습격에 성진우가 목숨을 잃는 <나 혼자만 레벨업 12>다. 지난 11권에서 세 명의 군주가 '그림자 군주 아스본'의 완전한 부활을 막기 위해서 '인간 성진우'를 불러 들이기 위해 서울 한복판에서 무차별 학살을 자행했고, 이런 만행을 저지르는 군주들을 막기 위해 성진우는 한달음에 달여와 군주들에 맞서 싸우게 된다. 하지만 아직 '인간의 몸'을 갖고 있는 그림자 군주 성진우는 완벽하게 '인간의 몸'을 장악한(!) '영체화'된 군주들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혹한의 군주를 상대하다가 송곳니 군주의 피할 수 없는 일격에 '검은 심장'이 꿰뚫리고 죽고 만다. 이제 '죽음'을 맞이한 성진우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되는 걸까?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나 혼자만 레벨업 12> 관점 포인트 : 솔직히 <나 혼자만 레벨업>을 단 한 번 읽어서는 제대로 된 이야기를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한다. '제주도 레이드'까지는 게임을 하듯 주인공인 성진우와 함께 '레벨업'을 하는 맛으로 즐길 수 있고 '성장'하는 맛으로 재미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급격히 '세계관'이 확장되면서 성진우는 대한민국 No.1에서 일본까지 지켜낸 '국가권력급 헌터'로 성장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국제길드 컨퍼런스'에서 세계 최강의 자리를 넘보는 실력의 소유자로 공인 받게 되면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명실상부한 '지구 제1의 헌터'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 '광휘의 파편'으로 불리는 '지배자'와 어둠의 세력에 선 '군주'들이 등장하면서 성진우는 졸지에 홀로 지구와 인간들 모두를 지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는 피할 수 없는 사실이며 애초에 '이세계'를 창조한 '절대자'에 의해 짜여진 운명이었기 때문이다. 느닷없이 등장한 '지배자''군주'들의 등장만으로도 어리둥절한 판인데, 절대자는 무엇이고 이들은 무슨 목적으로 왜 싸우는지 알지도 못한 채 그저 싸우는 장면만 나열되고 그 서사마저 휘뚜루마뚜루 흘려보내고 나면 어느덧 엔딩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웹툰' 뿐만 아니라 '소설'도 함께 읽어보길 권하며, '게임'도 즐기면서 입체적이고 다각적으로 '나혼렙의 세계관'을 살펴보길 권한다.

여기선 간략하게 '세계관'을 정리해보려 한다. 이것만 이해해도 <나 혼자만 레벨업>이 얼마나 대작이고, 왜 수많은 글러벌 팬들이 수 년째 <나 혼자만 레벨업>에 열광하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시작한다. 태초에 '절대자'가 빛과 어둠을 창조하고 '절대자가 만든 세계'에서 싸우도록 만들었다. 빛의 세력은 '절대자의 세계'를 지키는 쪽이고 어둠의 세력은 그 반대로 파괴하는 쪽이었다. 그렇게 빛과 어둠의 전쟁은 끝없이 계속 되었고 빛의 군대, 다시 말해 '광휘의 파편'은 어둠의 군대 '군주'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 그렇게 오랜 전쟁에 지친 '가장 찬란한 광휘의 파편'이 절대자 앞에 무릎 꿇고 질문을 하나 던졌다. 절대자가 만든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파괴를 일삼는 군주들과 끝없는 전쟁을 치룬 결과 빛의 군대들도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수없이 죽어갔다. 그렇기에 '가장 찬란한 광휘의 파편'은 절대자가 만든 세계를 파괴하려는 군주들을 멸할 '강한 힘'을 절대자에게 바랐고, 이는 빛의 세력이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으며 절대자의 세계를 온전히 지켜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런데 '절대자'는 묵묵부답이었다. 절대자가 만든 세계를 지키는 군대의 편을 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인하는 순간이면서, 절대자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끝없는 전쟁', 그뿐이었던 것이다. 그때서야 '광휘의 파편'들은 깨달았다. 이 전쟁은 '절대자의 유흥'이었을 뿐, 목숨을 바쳐 싸운 자신들은 그 유흥을 위해 전장터에서 죽을 운명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는 '절대자'를 죽이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라 판단했고, 남은 광휘의 파편들은 반란을 일으켜 절대자를 죽이고 스스로 신이 되어 '지배자'가 되었다. 그러나 '가장 찬란한 광휘의 파편'은 절대자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규율을 끝까지 지켰고, 결국 훗날 '지배자'가 될 빛의 군대와 싸우게 되었고, 홀로 싸우다 더는 버틸 수 없게 된 '가장 찬란한 광휘의 파편'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때 절대자가 심어둔 잠재된 능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죽음'을 맞이하고서야 깨어날 수 있는 능력, '망자들의 왕, 그림자 군주'로 다시 살아난 것이다. 그렇게 가장 찬란했던 광휘의 파편은 '지배자'들의 공격을 피해 군주들과 힘을 합치게 되었고 전쟁은 계속 이어졌다. 이렇게 계속된 전쟁에 지친 '지배자'들은 절대자의 능력이 담긴 도구를 찾아냈다. 바로 '윤회의 잔'이었다. 이 도구는 '10년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이 잔을 이용해서 지배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전쟁을 이끌어 나갔다. 이렇게 되자 군주들은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그렇게 군주들이 하나둘 시간의 틈을 통해 몸을 피신하자 남은 것은 '그림자 군주'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배자들의 공격에 더는 저항할 수 없는 패배의 순간에 지배자들은 그림자 군주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 오랜 전쟁을 끝내자고 말이다.

그러나 '그림자 군주'는 지배자들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들이 그들의 손으로 우리들이 숭배하던 '절대자'를 죽이고서, 어찌 그 더러운 손으로 자신을 살려줄테니 전쟁을 끝내자고 뻔뻔스럽게 말할 수 있느냐고 말이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전쟁을 끝내고 싶었던 것은 '그림자 군주' 자신이었지만, 자신이 믿고 섬기던 '절대자'를 죽이고 전쟁을 끝내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복수를 하기 위해서 잠시 몸을 피하려 했고, 그렇게 몸을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선택된 곳이 바로 '지구'였다. 하지만 지구로 바로 옮길 수는 없었다. 왜냐면 지구에는 지배자나 군주들이 온전히 활동할 수 있는 '마력'이 전혀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구에 '마력'을 퍼뜨리기 위해서 '게이트'가 나타나게 했고, 그 게이트를 통해 '마수', 다시 말해 '혼세의 주민들'을 지구에 이주시켰던 것이다. 물론 마수들도 '마력'이 전혀 없는 지구에 바로 나설 수 없었기에 게이트가 오픈되기 전까지 '지구시간으로 일주일' 동안 서서히 마력을 내보냈고, 그렇게 미약한 마력이 퍼지게 되면 '가장 약한 마수들'이 겨우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게 되는 셈이다. 처음에는 약한 마수라고해도 인간은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강했다. 허나 게이트를 통해 뿜어진 '마력'에 감응해서 '헌터'로 각성한 소수의 인간들이 마수를 상대할 수 있었고, 이들 '헌터와 마수와의 싸움'을 통해서 죽고 죽이는 사이에 마력은 점점 더 지구에 넓고 짙게 퍼지면서 더 강한 마수들이 활동하기에 적합한 곳으로 지구환경이 바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배자들과 군주들은 자신들처럼 강한 마력을 가진 힘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인간'에게 영체화를 시도해서 완벽하게 '전장터'를 새로 꾸린 뒤에 최후의 결전을 하려 했던 것이다.

결국 게이트의 등장은 인간들에게 결코 축복이 아니었다. 게이트를 통해서 널리 퍼진 '마력'은 결국 인간들을 몰살시키기 위함이었고, 지배자와 군주들이 영체화할 수 있는 '소수의 인간(헌터)'만이 필요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너무 힘이 강한 지배자와 군주들은 자신의 힘을 고스란히 받아들인 '그릇(인간)'을 찾기 힘들었고, 지구로 이주하는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에 지배자들을 궤멸시킬 작전을 짠 '어둠의 세력(군주)'은 인간들을 마력의 재물로 삼아 '자신들의 힘'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려 했다. 그 덕분에 지구는 지옥과도 같은 시련을 겪었고 '빛의 세력(지배자)'이 도착하기 전에 이미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지구 환경은 황폐화되고 말았다. 이 전쟁을 끝내고 싶었던 지배자들은 '윤회의 잔'을 통해서 '10년의 시간'을 몇 번이나 되돌렸으나 매번 같은 결과였다.

한편, 치명상을 당하고 겨우 몸을 뺀 '그림자 군주'도 지구로 이주하기 위해서 자신의 힘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강한 인간'을 찾기 시작했다. 그때 '설계자'를 만나 최적의 인간을 찾으려 했으나 매번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다 그림자 군주의 눈에 들어온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성진우'였다. 매번 죽음의 위기를 겪으면서도 '삶의 의지'를 포기하지 않던 성진우를 선택한다. 하지만 설계자는 반대했다. 그림자 군주의 강력한 힘을 받아들이기에 너무 형편없이 약했기 때문이다. '인류 최약병기'라고 불리던 E급 헌터가 바로 성진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림자 군주는 성진우를 '성장'시킬 방법을 마련하라 지시했고 설계자는 이를 받아들여 '레벨업'을 할 수 있는 헌터로 재각성하게 설계했던 것이다. 그렇게 성진우는 '나 혼자만 레벨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그림자 군주'를 받아들여 완전한 영체화가 가능할 정도로 성장하고, '조건'을 만족시키자 드디어 완전한 그림자 군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다.

나가는 글 : 이 세계관을 이해하면 <나 혼자만 레벨업>은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도 '끝없는 전쟁'을 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왜 싸우는 건지 이유는 나름 많지만 궁극적으로 '싸워야만 하는 이유'는 없다. 그리고 싸워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싸우지 않고 '평화적인 방법'으로도 다 얻을 수 있다는 진실만 마주할 뿐이다. 그걸 알면서도 인간들은 끝없이 싸우고 '죽음'을 맞이한다. 누구도 원치 않는 '죽음'이고 진정 죽어 마땅한 놈들은 죽지 않고 오래 살며, 죽을 이유가 하나도 없는 인간만 애꿎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렇게 보면 인간은 어리석기 짝이 없다. 마치 절대적인 위치에 올라서 절대적인 쾌락과 유흥을 위해서 '자신이 만든 세계'를 놓고 끝없이 싸우게 만든 빛과 어둠의 인형들을 만들어 영원한 고통을 겪게 만드는 것 같지 않은가? 어리석은 짓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자신이 만든 세계'를 지키다 목숨을 잃은 빛의 군대들에게조차 일말의 죄책감(!)조차 없다. 그저 자신의 즐거움과 유희를 위해서 싸움을 하도록 만들 뿐이다. 애꿎게도 죽어나가는 것은 빛과 어둠으로 갈라져서 '싸우는 존재들'이다.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도 모른채 죽어나간 '태초의 존재'인 것이다.

그런데 태초의 존재들에게서 저멀리 떨어진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들은 나름의 삶을 살고 있다. 이들은 '하나 뿐인 목숨'을 소중히 여기며 싸우더라도 '가치'를 따지며, 아무런 가치가 없을 때에는 싸움을 멈추기도 하는 지혜를 갖고 살아간다. 그런데 그런 소중한 지혜를 가진 인간들을 무참히 짓밟을 존재들이 '게이트'를 통해서 나타났다. 초창기의 혼란을 딛고 게이트를 통해서 나타난 '마력'을 이용해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 화석에너지와 인류의 비롯한 모든 생명체를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 핵에너지를 완전히 대체하는 '마력에너지'를 통해서 지구 환경은 날로 좋아지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새로운 공해가 발생한 것이다. 인류에게 새로운 에너지라는 축복을 전해준 게이트에서 '마수'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인간을 무참히 짓밟았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헌터'로 각성한 소수의 인간들이 마수들과 맞서며 힘의 균형을 맞춰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강해지는 마수들의 힘을 막지 못해 여기저기 전세계 곳곳에서 '헌터들'은 길드를 형성하고 게이트의 '던전 브레이크'를 막아내는 시스템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들에게 닥칠 '재앙'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채 말이다.

이 재앙을 막아낼 단 한 사람이 바로 '성진우'다. 그는 대한민국 헌터이며 세계 제1의 국가권력급 헌터이자 홀로 지구를 지켜낼 힘을 가진 유일한 인간이다. 그동안 우리는 슈퍼맨과 어벤져스처럼 지구에 닥친 위기를 구해내는 최강의 히어로들이 죄다 '미국인'이라는 <영웅의 정석>을 보고 자랐지만, 이제는 대한민국 영웅이 지구를 지켜내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세계 최강대국의 지위를 누리는 나라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작품'을 드디어 대한민국이 '창조'해내게 된 것이다. 정말 감개무량하지 않을 수 없다. 절로 국뽕이 솟아오르지 않는냐 말이다. 그 때문에 나는 <나 혼자만 레벨업>을 즐겨 읽는다. 물론 '허구의 세계'를 창조해낸 것일 뿐이라 말할 수 있다. 슈퍼맨이나 에벤져스도 '실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각국에서 '허구의 세계'에서 자국의 영웅들을 내세워 지구도 지키고, 우주까지 지켜낸다는 이야기를 숱하게 만들어내고 있다. 허나 그런 작품들 가운데 전세계적인 대박을 친 것은 초강대국 미국이 만들어낸 '영웅들'이었다. 초강대국이 만든 영웅이 아니라면 그닥 공감이 되지도 않고, 재미 있다손치더라도 공감이 전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로보트 태권브이'가 파란해골 13호를 물리쳤지만 지구의 평화를 지킨 것을 아무도 몰랐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나 혼자만 레벨업>은 다르다. 전세계가 열광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더구나 공감까지 얻어내고 있다. 대한민국 영웅 성진우가 등장해서 지구를 지켰다는 메시지에 환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강대국 반열'에 올랐다는 증거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영웅이 등장해서 지구를 지킨다는 줄거리에 아무런 이의를 달지 않고 성진우가 등장할 때마다 환호하고 열광하는 것은 무슨 비결일까?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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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초등학생을 위한 세계 명작 41
노마 요타로 그림, 최철웅 옮김, 요코야마 요우코 감수, 나관중 원작, 시바타 카츠모 편역 / 은하수미디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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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 초등학생을 위한 세계 명작 41> 나관중 / 최철웅 / 은하수미디어 (2023)

[My Review MMCCCVIII / 은하수미디어 2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서른일곱 번째 리뷰는 '초등학생을 위한 세계 명작' 시리즈의 마흔한 번째 책인 <삼국지>다. '어린이책'답게 간단한 줄거리를 기본으로 삼고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과 고전명작의 배경지식이 친절하게 수록되어 있어서 꽤 공을 들인 어린이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방대한 원작 <삼국지>는 줄거리를 간추리는 것만으로도 수백 쪽이 넘는 책들이 수두룩한데, 그조차 어린이 독자들이 읽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처럼 '딱 한 권 분량(대략 150쪽 내외)'으로 줄거리를 요약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린이를 위한 세계 명작 시리즈를 출간한 다른 출판사의 책들도 많이 있지만, 이 책처럼 한 권이 아니라 2~3권으로 요약한 책이 대부분이라 <삼국지>를 처음 읽는 어린이 독자라면 이 책을 권한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삼국지> 관점 포인트 : 세계 명작을 자녀에게 읽히려는 부모님의 마음은 굴뚝이겠지만, 솔직히 아이들에게 세계 명작을 읽히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하게 한 책이 바로 '은하수미디어'에서 출간한 이 시리즈일 것이다. 어린이들이 쉽게 접하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만화 형식'으로 되어 있지만, 100% 만화로만 가득한 것은 아니고 글로 된 이야기 중간중간에 '삽화 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어린이 독자들이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고 술술 읽어나갈 수 있다. 좋은 어린이책일수록 '삽화의 중요성'은 두 말 하면 입이 아프다. 왜냐면 '훌륭한 삽화'는 삽화만 읽어도 이야기의 장면을 한 눈에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 내용과 주제까지 단박에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어린이책을 골라줄 때에는 '책속에 삽화'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그려져 있는지 파악해보면 십중팔구 후회 없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삼국지>의 줄거리를 160쪽 분량으로 축약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이 책은 그걸 해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 독자'들이 읽고 <원작 삼국지>의 줄거리를 빈틈 없이 이해할 수 있게 축약했다는 사실만으로 정말 대단한 책이다. 여기에 하나 더, <삼국지>를 읽다가 힘들어 하는 점이 바로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이 책은 그 어려움을 또 핵심인물만 추려서 큰 줄기를 놓치지 않게 했다. 그것도 15명으로 말이다. 거기다 '도원결의', '황건적토벌', '반동탁연합', '관도대전', '삼고초려', '적벽대전', '촉 건국' 이렇게 굵직한 사건들만으로 전체 줄거리와 <삼국지>의 주제를 오롯이 담아 놓았다. 물론 <삼국지> 찐팬이라면 이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인물과 더 중요한 사건을 나열하면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세계 명작 가운데 <삼국지>를 처음 읽는 어린이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이 정도만으로도 손색이 없지 않다 여기지 않은가?

여기에 '은하수미디어' 세계 명작만의 특징도 담아 놓았다. 바로 어린이 독자들이라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독후 활동' 말이다. 책을 읽기만 하고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아무리 책을 많이 읽었어도 제대로 써먹지 못하게 된다. 특히 입학경쟁이 높은 중고교 입시나 명문대 입시에 빠지지 않고 요구되는 '포트폴리오'에 꼭 첨부되는 것이 다름 아닌 '독서기록장'이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대기업 면접에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인상 깊은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라는 질문은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다. 여기서 좋은 점수를 획득하고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초등시절부터 꾸준히 작성해온 '독서기록장'을 유용하게 써서 합격했다는 체험담은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AI 시대에 걸맞게 독서기록을 '쇼츠''릴스'로 만들어서 너튜브나 틱톡에 꾸준히 올리고 채널을 운영해본 경험을 보여주는 것도 최신 트랜드이긴 하다. 그렇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은 '손글씨'로 직접 작성한 독서기록장에 담긴 십 수년의 기록이 효과 만점이다. 은하수미디어의 세계 명작 시리즈에는 '책 말미'에 이런 독서기록장 작성하는 요령과 책 읽고 난 뒤에 뒷이야기 '상상하기', 그리고 책속의 주인공에게나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소개하고 싶은 친구에게 '편지쓰기' 같은 독후 활동도 제시하였다.

나가는 글 :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하나. 어린이들에게 세계 명작은 꼭 읽혀야 하나? 물론 오래된 옛날 책이기 때문에 요즘 트랜드에는 맞지 않는 '고전'을 굳이 읽지 않아도 괜찮다는 주장도 많다. 요즘 읽을 책이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더구나 유용하고 재밌는 영상매체도 정말 많다. 그걸 다 볼 시간도 모자른데 언제 시간을 내서 고리타분한 옛날 책을 읽겠느냔 말이다. 그런데 세계 명작고전이 꾸준히 읽히는 까닭을 잘 생각해봐야 한다. 단지 인류의 지혜가 담겨 있기 때문에 그 두꺼운 책을, 심지어 읽어도 뭔 내용인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은 명작고전을 읽어야만 한다면, 그 '지혜'만 쏙쏙 빼내어서 딱 한 권 분량으로 압축한 책을 읽어도 충분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지혜'만 뽑아내기 위해서 읽어야 할 까닭은 없다. 그럼 무엇 때문일까? 바로 '감동'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천 년, 수백 년, 수십 년 전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감동을 찐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세계 고전명작을 읽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찐한 감동은 '숏츠''릴스' 같은 짤막한 동영상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다. 유익한 '지식'을 얻을 순 있지만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감동과 그 감동을 길게 느낄 수 있는 여운은 오직 '고전명작'을 읽을 때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세계 명작을 읽고 또 읽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 어린이뿐 아니라 앞으로도 인류가 살아있고, 살아간다면 먼 미래일지라도 '고전명작'을 여전히 읽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관중이 쓴 <삼국지>는 왜 읽어야 하는가? 요즘에는 <삼국지>를 어린이들에게 읽히면 안 되는 '나쁜 책'으로 소개하는 사람들도 정말 많다. 그런 사람들의 공통된 이유는 <삼국지>는 수많은 영웅호걸이 등장하지만, 이 영웅들이 주로 하는 말과 행동이 대부분 '남을 속여서' 이익을 취하거나 목숨을 빼앗는 비열한(?) 짓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하는 '영웅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까닭에 차라리 <삼국지>를 읽히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더 낫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많다. 더구나 <삼국지>에는 남자 영웅만 등장할 뿐, 여자나 어린이는 그저 남자 영웅들을 돋보이게 해주는 '조연 역할'뿐이라서 이 책을 섣불리 읽고 '잘못된 선입관'을 갖게 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나관중은 역사의 승자인 '조조'를 주인공으로 삼지 않았고, '유비'를 주인공을 삼았다. 이를 '촉한정통론'이라고 부르는데, 유비가 한 황실을 바로 세우고 천하를 통일하려고 한다는 내용을 더욱 돋보이게 써내려갔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 그래서 이렇게 '촉한정통론'에 입각한 <삼국지> 소설은 대부분 '조조'를 악인으로 내세우고, '유비'를 선량한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백성들에게 평화롭게 안정된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천하통일의 위업을 달성하도록 독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이 책도 '촉한정통론'에 입각해서 어린이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물론 이 책 한 권을 읽었다고 어린이 독자들에게 가슴 뜨거운 감동을 느끼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세계 고전명작을 직접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줄 '마중물'에 해당하는 책일 뿐이다. 그렇다고 실망할 까닭은 없다. 마중물은 비록 버리는 물이긴 하지만 그 한 바가지의 마중물 덕분에 우물속 깊은 곳에 감춰져 있는 '천연암반수'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면 결코 아쉽지 않을 것이다. 이 시리즈를 읽고 또 읽은 어린이가 '원작'을 만났을 때 느끼는 감동의 여운은 더욱 길고도 깊을 것이다. 왜냐면 난생 처음 읽은 책이 아니라 어릴 적에 접해봤던 '낯익고 잘 아는 책'이기 때문이다. 마치 추억속에 간직하고 있던 오랜 친구를 만났을 때의 기쁨과 같다고나 할까?

#리뷰 #에세이 #삼국지 #은하수미디어 #어린이세계명작 #나관중 #촉한정통론 #삽화의중요성 #책이있는구석방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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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11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현군 각색 / 디앤씨웹툰비즈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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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11> 장성락(Redice Studio) / 추공 / 현군 / 디앤씨웹툰비즈 (2024)

[My Review MMCCCVII / 디앤씨웹툰비즈 1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서른여섯 번째 리뷰는 군주들의 습격이 시작된 <나 혼자만 레벨업 11>이다. 일본에 나타난 거대한 S급 게이트 안에는 '태초의 군주'인 거인들의 왕이 던전 보스였다. 성진우는 거인들의 왕과 거짓 없는 대화를 나눈 뒤에 지구에 게이트가 형성된 이유와 그곳을 통해서 쏟아져나오는 마수들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애초에 이 모든 것의 원인이 지배자와 군주와의 끝없는 전쟁이었다. 이를 전해 들은 성진우는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벌어진 모든 일들의 원인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데, 그게 왜 하필 '지구'였냐는 말이다. 거인들의 왕의 일방적인 말만으로는 아직 확연하게 이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거인들의 왕은 꿍꿍이가 있었다. 그림자 군주가 깃든 '성진우의 편'을 들어 자신을 잡아 가둔 지배자들과의 전쟁에서 돕고, 그림자 군주를 배신한 군주들과 상대해서 성진우와 함께 싸우겠다고 진실을 맹세했지만, 성진우의 마지막 질문인 '인간의 편'에 서겠냐는 물음에 거인들의 왕은 답하지 못한다. 결국 '태초의 군주'는 이세계를 멸망시킬 때까지 싸웠듯이 '지구를 새로운 전장'으로 만들고 인간들을 파멸로 이끄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사실을 시인한 셈이다. 그래서 성진우는 태초의 군주를 죽이고,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 길드컨퍼런스'에 참여해 토마스 안드레와 혈투를 벌인다. 그 결과가 궁금하다면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나 혼자만 레벨업 11> 관점 포인트 : '나혼렙의 세계관'은 헌터와 마수의 싸움으로 시작하지만 사실은 더 큰 판이 가려져 있었다. 게이트는 마수만 튀어나오는 '문'이 아니라 이세계의 마력을 지구 곳곳에 흠뻑 젖어들게 만들어 지구에 살고 있는 것을 모두 파멸시켜 버리고 이세계에 살고 있는 '혼세의 주민(마수)들'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살 수 있는, 아니 전쟁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성진우가 레벨업을 하며 경험했던 '던전'속의 파괴된 지구의 모습은 실제로 지배자와 군주들이 싸우고 난 뒤에 온통 파괴된 모습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나중에 최후의 결투를 마치고 난 다음에 다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암튼 그 결투에서도 '지배자와 군주의 대결'은 벌어졌고, 이번엔 지배자들이 군주들에게 밀려 패배를 했다. 그래서 지배자들은 자신들의 염체가 담긴 '광휘의 파편'을 지구에 흩뿌렸고, 그 파편의 기운을 담은 '그릇(인간)'에게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했으며, 그 힘을 가진 이들이 아홉 군주 가운데 가장 강력한 '파멸의 군주'인 용들의 왕(줄여서 '용제')이 부리던 용 가운데 하나인 '카미쉬'를 제압하는데 발휘한다. 맞다. 그들이 바로 '국가권력급 헌터'라 명명된 이들이다.

그런데 이들 '광휘의 파편'을 찾아내 암살하는 무리가 있었다. 그렇게 처음 희생된 이가 다름 아닌 '크리스토퍼 리드'였다. 사실 국가권력급 헌터인 그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죽었기에 그의 위력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다만 카미쉬 레이드에서 활약했던 또 다른 '국가권력급 헌터'였던 토마스 안드레와 맞먹을 정도였다는 설명만 되어 있기 때문에 별다른 활약도 하지 못하고 죽어버리는 비운의 캐릭터다. 그래서 크리스토퍼 리드의 진면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게임 나혼자만레벨업>에서 크리스토퍼 리드의 속사정을 파악해보면 좋을 것이다. 거기에 묘사된 내용에 따르면 각성하기 전의 크리스토퍼 리드는 미식 축구 선수로 주장을 맡을 정도의 뛰어난 선수로 등장한다. 그래서 각성 뒤에 카미쉬 레이드를 할 때에도 스포츠 선수답게 철저한 전략을 짜서 '최소한의 피해'로 카미쉬를 제거하려고 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무식하게 '닥공'으로 카미쉬와 승부해서 처치한 토마스 안드레와는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왜냐면 토마스 덕분에 카미쉬를 처치한 것은 맞지만, 그처럼 무계획적으로 힘으로만 처치한 결과 인근 도시의 막대한 피해를 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수많은 동료 헌터들까지 '카미쉬 브레스'의 공격에 치명상을 입고 죽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크리스토퍼는 자신이 토마스를 말리지 못해서 동료가 희생 되었다는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고, 국가권력급 헌터임에도 현역에서 '은퇴' 해버리는 결단을 내리며 잠적하듯 살고 있었다고 묘사하고 있다.

암튼, 지구에 마력이 충분히 퍼지고 '군주'들이 이세계에서 지구로 나와 활동할 수 있을 정도가 되니 군주들은 '광휘의 파편'을 찾아나서기 시작했고, 위치를 다 파악한 뒤에 '결계' 속에서 차례차례 처리하기 시작했다. 첫 희생자가 '크리스토퍼 리드'였고, 그 다음 희생자는 '고건희 협회장'이었다. 이 무렵 성진우는 황동수의 음모에 빠져서 토마스 안드레와 혈투를 벌이고 있었다. 아니 성진우의 일방적인 폭행이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만큼 '광휘의 파편'인 지배자의 힘을 그림자 군주의 '그릇'이었던 성진우가 압도하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광휘의 파편이 완벽한 '지배자의 힘'을 가져올 수 없었듯 성진우도 '그림자 군주의 힘'을 완벽하게 갖지 못하고 '인간'으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지배자와 군주의 대결에서 '군주의 승리'로 결정이 났지만, 배신으로 얼룩진 '군주들끼리의 결투'에서도 성진우가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을 거란 얘기다. 당장 '혹한의 군주'가 결계를 치고서 또 다른 광휘의 파편이었던 '고건희 협회장'을 습격했다.

사실 고건희 협회장의 몸 안에 깃든 '광휘의 파편'은 다른 지배자의 파편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파편이었다. 그런데 토마스 안드레처럼 젊고 강인한 '그릇'이 아니라 환갑이 넘고 심장병까지 앓고 있어서 언제 심장이 멈출 지 모르는 늙은 몸을 가장 강력한 파편의 힘이 '선택'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원래대로라면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헌터가 되었어야 할 고건희 협회장은 애초에 허약한 그릇이었던 탓에 그리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직 '위엄'만 보여줄 뿐이었다. 자칫 너무 강한 힘을 발휘하게 되면 그릇이 버티지 못하고 사망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말이다. 그래서 군주들 가운데 가장 음험하다고 할 수 있는 '혹한의 군주'가 직접 고건희 협회장을 죽이러 왔다. 하지만 고건희 협회장은 자신이 치명상을 당한 찰나에 '결계'를 부숴 경계의 틈을 만들었고, 그 틈사이로 성진우가 심어놓은 '그림자'가 튀쳐나갈 수 있게 만들었다. 이는 곧 성진우를 불러오기 위함이다. 성진우는 급작스럽게 신호를 알리는 그림자의 다급함에 이끌려 '교환'을 해서 결계가 있는 곳에 도착했지만, 이미 혹한의 군주에게 치명상을 입고 죽어가는 고건희 협회장을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딱 한 차례 '혹한의 군주'와 상대를 했는데, 서로 상대하기 만만치 않다는 것만 확인한 채 혹한의 군주를 놓치고 만다. 뒤늦게 사태 파악을 하고 고건희 협회장을 살리려 베르를 부르지만 이미 되살릴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져버린 고건희 협회장은 성진우에게 마지막 '선택'의 순간이 찾아올 것을 예고하고, 부디 '인간의 편'에 서주길 바란다는 유언을 남기고 눈을 감는다.

나가는 글 : 이 말이 애뜻해지는 까닭은 '권력의 속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무릇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는 '정의'를 외치던 이들도 '권력의 맛'을 알아버리는 순간, '자기 이익'만을 챙기고 다른 사람들이 죽든지 말든지 두 눈을 감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인간으로서 '협회장'이었고, 지배자들 가운데서도 가장 강력했던 '파편'이었기에 최강자의 자리에 오르는 순간에 '선택'하는 것은 언제나 틀리기 십상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하는 말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성진우에게 최종적인 '선택'에서 틀린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랐던 것이다. 부디 '인간'을 위한 선택을 함으로써 승자가 지배자도, 군주도 아닌, 인간으로서 끝없는 전쟁에 종지부를 찍어달라는 부탁이기도 했을 것이다.

이는 끝없는 전쟁에서 지쳤고, 끝내 동료 군주들에게 배신까지 당한 '그림자 군주'가 성진우를 그릇으로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배자들이 자신의 파편을 가장 강한 힘을 가진 인간(그릇)에게 깃든 결과, 지구를 '또 다른 전장'으로 만들어버린 최악의 선택을 한 반면에 가장 고귀하고 밝은 '광휘의 파편'은 늙고 병들었지만 '인류애'만큼은 가장 원대했던 고건희 협회장을 그릇으로 삼았던 것과 일맥상통할 것이다. 성진우는 애초에 가장 약한 'E급 헌터'로 각성했다. 그래서 '인류최약병기'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던전에서 숱하게 '죽음'을 경험했는데도, 결코 '삶'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과 훌륭한 인간성을 갖췄던 까닭에 '이중던전'에서 '선택'을 받은 것이다.

암튼 이 선택은 옳았을까? 이번에야말로 지긋지긋한 전쟁에서 '군주의 승리'를 쟁취하고, 지배자를 대신해서 '혼세의 주민들'을 거느리며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려는 군주들의 본색이 점점 드러내고 있었다. 아직 가장 강력한 용들의 왕 '파멸의 군주'는 지구로 올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지배자들이 완벽히 부활해서 지구에 오기 전에 용제를 불러들이고 지구를 저들만의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끝마친 셈이다. 벌써 '광휘의 파편'도 셋이나 처리했고 말이다. 문제는 '그림자 군주의 그릇'인 성진우를 처치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 세 명의 군주가 힘을 모았다. 벌써 일면식을 마친 설인들의 왕 '혹한의 군주'와 짐승들의 왕 '송곳니 군주', 그리고 벌레들의 왕 '역병의 군주'가 성진우를 협공하기 시작했다. 과연 아직 '인간'인 성진우는 완벽하게 영체화한 세 명의 군주를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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