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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 흔들리는 제국의 초상
이정민 지음 / 사이드웨이 / 2026년 6월
평점 :
<미국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 흔들리는 제국의 초상> 이정민 / 사이드웨이 (2026)
[My Review MMCCCXLII / 사이드웨이 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일혼한 번째 리뷰는 여전히 초강대국인 미국이 흔들리는 까닭를 분석한 책 <미국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다. 미국은 여전히 초강대국 지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미국을 뺀 나머지 전세계 국가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다 합쳐도 미국 한 나라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현재의 미국을 '강대국'이라고 믿기 힘든 상황이 점점 더 많이 펼쳐지고 있다. 과거에는 미국이 으름장을 놓기만 해도 세계 모든 나라가 벌벌 떨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젠 미국이 아무리 '협박'을 하고, 심지어 '선제공격'을 해도 맞짱을 뜨거나 버티기 전략으로 미국을 견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미국조차 바짝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박을 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제재를 풀고 유화적인 자세로 바꾸었으며, 침략전쟁을 시작해놓고도 멀찌감치 미사일 공격만 하고서는 육상 병력을 투입하는 것에는 자꾸 뒤로 미루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런 미국의 모습은 과거에는 전혀 볼 수 없던 모습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안팎에서 '위기'를 맞았다는 보고가 연일 나오고 있다. 과연 미국은 이 위기를 극복하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아니면 이대로 무너져내리고 말 것인가?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미국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관점 포인트 : 이정민 저자는 워싱턴 특파원 시기에 미국을 가까운 곳에서 아주 폭넓게 지켜볼 수 있었단다. 그곳에서 아프가니스탄 철군,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가자 전쟁 발발까지 지켜본 결과를 토대로 자신만의 지론을 갖출 수 있게 되었는데, 이 책 <미국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는 바로 그 지론의 결정판이다. 그리고 그 결론의 핵심은 미국이 아직 건재하긴 하지만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는 미국의 군사력과 경제력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뒤쳐지고 있고, 이런 위기에 빠진 미국을 중국 같은 나라가 빠르게 '대체'해나가면서 미국은 점점 '설 곳'을 잃고 쪼그라들어가는 모양새가 점점 더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미국이 무너지고 있는 원인은 '트럼프'라는 미치광이(?) 한 사람 때문이 아니라 거부할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는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문제는 더 어려워진다. 단지 트럼프 한 사람만의 문제였다면, 그의 대통령 임기(?)가 끝나고 '다음 대통령'이 들어설 때 뭔가 '정상화'가 되는 듯한 시그널이 더 많아질 것을 기대할 수 있을텐데, 이대로 미국이 무너지는 것이 '확정'된 것이라면 그동안 유지되었던 '세계 질서'가 무너지면서 평화와 안정을 기대하기 힘들어지고, 세계 정세는 겉잡을 수 없는 혼돈의 소용돌이 속으로 돌입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렇게 미국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는 '대전환 시기'를 맞이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는 미국이 더는 '세계 경찰' 노릇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해졌기 때문이다. 소련이 붕괴된 냉전시대의 종말 이후 미국은 '적대할 수 있는 대상'이 사라지자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하며 톡톡히 재미를 봤다. 전세계에 미국의 문화를 강요하면서 미국의 상품을 강매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이익을 얻고자 '무역장벽'을 낮추는 세계화 전략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를 거부하는 나라가 있으면 군사력과 경제력을 아낌없이 보여줬고 전세계는 꼼짝할 수 없었다. 그렇게 미국은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챙겼고, 이를 바탕으로 흥청망청 어마어마한 경제규모를 키워가며 '소비력'을 늘려갔다. 자본주의 경제가 잘 굴러가기 위해서는 '소비'가 뒷받침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점점 늘어나는 소비에 구멍이 생기게 되었다. 늘어나는 소비를 감당할 여력이 없는데도 소비는 더 확대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미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서 부채를 과감히 늘리는 방향으로 자본주의 경제를 지키는 쪽을 선택했다. 문제는 부채를 얼마나 늘릴 것인가다. 여기에는 '기축통화'를 갖고 있는 이점을 적극 활용했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통화량'을 전세계에 뿌려대며 국내 경제를 안정(?)시키는 꼼수를 부렸고, 이것이 점점 불어나서 미국 경제는 해마다 엄청난 적자를 키우는 '경제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과 경제무역을 하는 나라들에게도 부담이었다. 그래서 각국은 자국의 경제부양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미국이 포기하는 '제조업 분야'에 뛰어들면서 미국에 수출하는 것으로 적자를 메우려는 각고의 노력을 하게 된다. 그렇게 미국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제조업 분야'는 개발도상국에게 떠넘기고 '고부가가치'를 챙길 수 있는 첨단기술사업에 올인하면서 짭짤한 이익을 챙기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선회하게 된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이런 자유무역에 균열이 생기자 미국 경제는 그야말로 박살이 나기 시작했다. 첨단무기는 만들 수 있는 미국이 생필품인 마스크나 두루말이 휴지 따위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이 없어서 '경제대란'이 일어날 지경이 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둘째 문제가 부각된다. 미국이 포기한 '제조업 분야'를 누가 차지했을까? 다름 아닌 '중국'이었다. 중국은 '메이드 인 차이나'를 앞세워서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며 단순한 제품부터 첨단공법이 들어간 제품까지 못 만드는 것이 없을 정도로 급성장을 했다. 이로 인해 초강대국 미국의 지위까지 위협하는 자리에 올라 바야흐로 'G2 시대'를 활짝 열어버린 것이다. 이제 미국은 강력한 '경쟁자'를 마주하게 되었다. 이것이 미국이 위기를 맞이한 두 번째 문제다.
여기에 부차적인 문제까지 겹치면서 미국은 '패권 국가의 지위'를 점점 잃어버리게 되었다. 한 마디로 미국은 흔들렸고, 흔들리며 비워진 자리와 잠시 한 눈을 팔며 놓친 자리에는 어김없이 '중국'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국은 영향력을 점점 키워 갔고, 이제는 '중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거대해지고 말았다. 더구나 중국은 미국과 달리 엄청난 '물량 공세'가 가능했고, 더구나 그 '공세 속도'마저 미국을 압도했다. 예를 들어, 미국이 항공모함 1척을 만들 동안 중국은 8척을 만들 수 있을 정도가 된 것이다. 물론 미 항공모함의 성능이 중국의 것보다 월등히 뛰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대로 미국과 중국이 '전면전'을 벌이는 상황에 돌입했을 때에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베틀크루저 풀업 1대와 뮤탈 8마리가 맞붙는다고 생각을 떠올려 보면 쉬운 것이다. 한 차례 대전에서 베틀크루저가 승리를 했더라도 또 다시 밀려오는 뮤탈 8마리를 상대하기에는 벅찰 것이다. 물론 또 한 대의 베틀크루저가 합류하게 된다면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 승부의 결과는 '물량과 속도'가 결정지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중국과 전면전, 아니 총력전에 돌입했을 때, 과연 미국이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두고 건재함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속시원한 답을 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트럼프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선보일 수 있는 지도자를 선택했다. 하지만 트럼프조차 미국의 적대국인 중국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 수출 금지같은 강력한 경제조치와 고율의 관세로 중국을 압박하면 할수록 중국은 '희토류 수출 금지' 같은 '미국의 숨통'을 꽉 조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며 수위를 조절하고, 트럼프조차 중국을 향해 압박을 가하지 못하고 항복하는 모양새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렇게 위기를 타개하지 못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자 애꿎은 동맹국을 향해 분풀이를 하고 있다. 이게 진짜 이 책이 담고 있는 핵심 포인트다.
나가는 글 : 미국은 자국이 무너지는 위기를 맞이하자 '적국'을 향해서는 동업자 마인드를 보이면서, 어처구니 없게도 '동맹국'을 향해서는 계산서를 내밀기 시작했다. 중국 시진핑과 러시아 푸틴, 심지어 북한 김정은에게까지 트럼프는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러브콜을 던지며 미국과 사이좋게 지내자고 한다. 그런데 유럽과 일본, 한국, 대만 같은 동맹국들에게는 그동안 미국이 너희들을 '공짜(?)'로 도와줬다면서 향후 '미국의 도움'을 바란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라고 으름장을 놓기 시작했다.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다. 오직 '미국의 이익'만을 생각하면서 거짓을 날조하면서까지 악착같이 이득을 챙기겠다는 심보를 보여준 셈이다. 왜 그럴까?
트럼프의 속셈은 간단하다. 전쟁은 돈이 많이 드는 일이기 때문에 '피할 수 있으면 피한다'는 정책을 내세우면서, 동시에 전쟁 발발을 저지하는 것에도 돈이 많이 드는 일이기 때문에 미국이 '동맹국을 지킬 의무'를 삭제하고, 각자 알아서 살아남길 바라며, 그래도 '미국의 도움'이 절실하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톡톡히 지불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것만 해내도 트럼프는 미국이 겪고 있는 '만성적인 적자'를 해소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경제부흥'에 성공할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마가정책'이다. 그래서 과거의 적국이었던 중국, 러시아, 북한 같은 나라들에게 "너희와는 전쟁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너희들도 미국 쳐들어오지마. 대신 너희가 전쟁을 하든말든 미국도 간섭하지 않을게. 미국은 앞으로 돈드는 일은 삼갈거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대신 전통적으로 동맹관계를 유지하며 미국을 '패권 국가'답게 행세할 수 있게 도와줬던 동맹국들에게는 야박한 계산서를 내밀었다. "앞으로는 너희들을 돕기 위해 미국이 엄청난 부담금을 낼 수 없어. 그러니 각자 알아서 살아남으라고. 그 대신 미국의 도움이 계속 필요하다면 미국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호응하고, 그에 상응하는 돈도 확실하게 지불하라고. 안 그러면 미국의 도움은 없어"라는 협박성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한국도 예외 상황은 아니다. 이제 더는 미국에 의지하고 기댈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아니 한국이 선진국이 되었기에 강력해진 대한민국을 든든하게 받쳐주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 '대전환 시기'의 중간도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제 겨우 그 시기의 입구에 막 들어선 참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협조(?)가 아직은 절실한 것도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주요 수출국이 바로 중국과 미국이기 때문이다. 이 두 나라가 전쟁이라도 벌인다면 대한민국은 당장 수출할 상대국이 사라지는 아찔한 경험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대한민국이 그 누구도 감히 건드릴 수도, 넘볼 수 없는 '강대국'이 된다면 두 나라가 전쟁을 하든 말든 아무런 관계도 없고, 오히려 두 나라를 상대로 엄청난 이익을 챙길 수도 있을테지만, 현재로서는 두 나라의 '중간'에 낑겨있는 대한민국이 저들의 '대리전'을 펼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과거 '한국전쟁' 때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이런 최악을 피하고자 두 나라의 '눈치'만 보고 있을 수도 없다. 오히려 우리가 먼저 나서서 감히 대한민국을 해코지 할 수 없는 나라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
이제 미국은 더이상 대한민국의 '우방'이 아니게 됐다. 미국이 대한민국을 '혈맹'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대한민국도 언제든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내다 버릴 수 있는 카드로 취급 받으며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우리도 국방력과 경제력을 저들의 덩치에 맞게 키워나가야 한다. 그래야 중국이든 미국이든 함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언제까지나 '북한'이란 변수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북한은 언제든 넉넉히 '흡수'할 수 있을 정도의 압도적 차이를 보여줘야 한다. 이미 경제력에서는 그 차이를 이뤄냈다. 문제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과의 비대칭적인 상황이다. 아무리 '현무 5'급 이상의 미사일로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핵무기 vs 재래식 무기'로는 상대하기 곤란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미국의 '핵우산'이 언제까지 작동할지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여차하면 미국이 나몰라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체 핵무장'만이 정답인데, 그럴 만한 군사력과 경제력이 뒷받침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핵무기 보유를 선언함과 동시에 전세계는 그 빌미로 대한민국을 감시하고 통제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답은 하나다. 핵무기 없이 '세계 군사 순위 5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핵무기든, 그 이상의 무기도 대한민국이 스스로 원하면 언제든지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막강한 실력을 키우는 일이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