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삼국지 -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기는 신개념 삼국지
tvN STORY 〈신삼국지〉 제작팀 지음, 김진곤 감수 / 프런트페이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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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삼국지 :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기는 신개념 삼국지> tvN STORY <신삼국지> 제작팀 / 김진곤 / 프런트페이지 (2025)

[My Review MMCCLXXVI / 프런트페이지 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다섯 번째 리뷰는 아직도 <삼국지>를 읽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독자들을 위한 책 <신삼국지>다. 사실 우리 나라에 소개되고 있는 <삼국지>는 진수가 쓴 '정사 삼국지'와 나관중이 썼다고 전해지는 '소설 삼국지연의'를 합쳐 놓은 책으로 봐도 무방하다. 우리 나라만큼 <삼국지>에 진심인 나라도 드물고, <삼국지>를 통해서 '중국사'를 입문할 정도로 널리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물 이야기'에 치우친 중국판 삼국지와 '역사적 취지'에 심취한 일본판 삼국지와도 사뭇 다르다. 중국은 각각의 인물 이야기를 통해서 자기 취향대로 <삼국지>를 즐기려 하고, 일본은 <소설 삼국지>를 통해서 대륙침략(?)의 웅지를 일본인들에게 심으려 하는 고약한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에는 <삼국지>에 '지리적 요소'를 좀 더 자세히 나타내고, 저 땅에 무슨 이득이 숨겨져 있는지 노골적인 제국주의적 관점을 엿볼 수도 있다. 그에 반해서 우리는 <삼국지> '본연의 맛'을 추구하며 정사와 연의의 그 중간 어디쯤에서 '사실'과 '허구'의 틈을 조금이라도 줄이면서 '역사적 팩트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 책 <신삼국지>도 그 중간 어디쯤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지 논하고 있으니,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신삼국지> 관점 포인트 : 이 책은 보통 10권 분량의 <소설 삼국지>를 단 한 권으로 요약해서 참 매력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로 출간된 듯 싶다. 그래서 이런 저런 논쟁도 살짝 보여주고, 재밌는 대목도 간추려서 요약하는 등 꽤나 노력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침착맨'이 직접 참여한 TV프로그램으로 방영까지 했기 때문에 그 인기 검증은 이미 끝난 셈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극의 초반부만 소개하고 후반부는 급히 일단락을 지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의 '스토리텔링'은 유비가 죽은 '이릉대전'을 끝으로 급히 마무리 되었다. 이는 실제 '천하삼분'으로 성립된 진정한 '삼국지'가 펼쳐지는 세 나라 이야기를 시작도 하기 전에 끝을 내버린 셈이라 너무 아쉽다.

보통 <소설 삼국지>는 조조, 원소, 유비, 원술, 공손찬, 손견(손책), 유표 등의 '군웅할거'가 펼쳐지는 1부로 시작해서, 조조가 황하일대를 석권하고 대대적인 남하를 시작하며 유비가 제갈량을 얻고 천하를 셋으로 나누는 시점까지를 2부로 삼고, 앞선 주인공들이 모두 죽은 이후에 위나라의 사마의, 촉나라의 제갈량, 오나라의 육손이 지혜를 겨루며 삼국이 공방전을 펼치다가 사마의가 결정적 우위를 점하면서 삼국을 통일하고, 위나라에서 진나라로 교체가 되면서 마무리가 되는 3부까지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래서 1부의 마무리는 '적벽대전'이고, 2부는 제갈량이 사망하는 '오장원'이고, 3부는 사마의의 후손인 사마염이 '진나라 건국'이 마무리가 된다. 이 가운데 우리가 즐겨 읽는 '소설 삼국지'는 대개 2부까지 다룬 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찐 <삼국지>를 읽고 싶다면 3부까지 다룬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 <신삼국지>는 겨우 1부만 이야기하고 있으니 어찌 아쉽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럼에도 '소설 삼국지'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중요한 대목은 모두 거론하고 있으며, 그 사건의 전말만 완벽히 이해하고 있으면 어느 '소설 삼국지'를 읽든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고, 대략적이지만 이야기의 흐름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10권 분량의 소설을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는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삼국지>를 읽겠다고 다부지게 마음을 먹어도 중간도 다 읽기 못하고 중도포기하는 독자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소설 삼국지' 1부에 해당하는 부분에 등장하는 인물이 5~600명이 넘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더구나 후반부에는 위촉오 세 나라의 주요 등장인물만 관심을 가지면 어느 정도 이해가 쉬운 반면에 초반부에는 '십상시'에 '황건적'에 수많은 군웅들이 등장했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니 더욱 헷갈릴 수밖에 없다. 심지어 황제조차 '영제', '소제', '헌제'로 3명이나 등장할 정도니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나마 유명한 '유비, 관우, 장비 3형제'가 나오는 부분만 읽고 싶지만, 초반부에 유비는 이렇다할 세력도 형성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쫓겨다니기 바빠서 응원하기 바쁘다가도 실망감에 빠져서 읽다가 포기하기 일쑤일 것이다.

그렇기에 <삼국지>를 제대로 즐기려면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절실하다. 이 책의 목차만 이해해도 <삼국지>를 절반이나 읽은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1장은 '도원결의와 십상시의 난', 2장은 '동탁 폭정과 반동탁연합군 결성', 3장은 '여포의 배신과 초선의 음모', 4장과 5장은 '서주공방전'과 '삼형제의 위기', 6장은 '관도대전', 7장은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 8장은 '적벽대전', 그리고 마지막 '이릉대전'까지 언급하면서, '부록'에서 관우의 죽음과 조조의 죽음을 서술하면서 급마무리를 한다. 이 정도만 대략적으로 스토리를 이해하고 있으면 <삼국지>의 찐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다고 본다. 여러 '해설서'에서도 이런 스토리텔링으로 <삼국지>를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책에는 '삼국지 3대 대전'으로 널리 알려진 '관도대전', '적벽대전', 그리고 '이릉대전'이 모두 자세히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 세 가지만 알고 있어도 충분하단 얘기다.

나가는 글 : 가장 아쉬운 대목은 '제갈량의 출사표'로 이어지는 삼국의 긴밀한 공방전이 진짜 '삼국지의 매력'일텐데, 이 대목이 통째로 빠져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읽기에 따라서는 이 대목을 굉장히 지루해하는 독자분도 많다. 왜냐면 우리에게 익숙한 주인공들이 이쯤 되면 대다수 사망하고 말기 때문이다.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는 말할 것도 없고, 조조까지 죽으면서 사실상 <삼국지>의 진정한 주인공들이 퇴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조의 아들 조비, 유비의 아들 유선이 아버지의 대리전을 치루지만, 사실상 이 싸움은 '사마의 vs 제갈량'이라고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 대결이 사실상 <삼국지>의 백미다. 위나라와 촉나라가 국운을 걸고 '총력전'을 펼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위나라의 일방적인 공세에 촉나라는 별다른 저항도 해보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지리멸렬하게 패배하다 멸망하고 만다. 실제 '정사'에서는 제갈량이 1차 북벌 때에만 승세를 거두었으나, 믿었던 마속이 전략적 요충지인 '가정'을 지키지 못하고 사마의에게 빼앗기면서 승부의 축은 위나라쪽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그 뒤에 펼쳐지는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물리치다' 같은 이야기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 정사에서는 사마의의 완벽한 승리로 결정이 났다고 기록되어 있고, 연의에서만 제갈량이 아쉽게 패배했다고 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대목이 묘한 재미를 주는 것이다. 역사적 진실을 알고 있다면 싱거운 대목인데, 나관중이 '유비'를 편파적으로 사랑했기에 이런 '허구적 묘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상 <소설 삼국지>가 유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촉한정통론'에 충실했다는 반증이다. <정사 삼국지>에서는 최종 승리를 위나라가 했으며 '천하통일'도 위나라의 위업이었기에 조조를 '무제'로 삼은 역사서를 편찬했다. 허나 조조는 민중들에게 인기가 겁나 없었다. 그 까닭은 조조가 철저하게 '실리'를 추구한 군주였고, 그 때문에 자기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라면 백성도 함부로 학살하는걸 꺼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유비는 이렇다할 세력도, 영토도 갖지 못한 무력한 위인이었으나 신기할 정도로 가는 곳마다 백성의 신망을 한 몸에 받았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서주대학살'이다. 도겸의 부하들에 의해 조조의 아버지 조숭이 살해를 당하자 조조는 도겸에게 복수를 하는데, 이때 애꿎은 백성들을 학살해서 시체로 강물을 메우고 핏물로 대신 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끔찍한 트라우마를 당한 서주 백성들이 조조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조조의 휘하에서 목숨만 부지하고 있던 유비를 콕 집어서 서주를 다스려 달라고 조조에게 간청했기 때문이다. 훗날 유표의 품에서 신야를 다스릴 때에도 조조가 쳐들어오자 '신야 백성들'이 조조의 공격을 피해 달아나면서 굳이 '유비와 동행'하기를 자청했다는 것이다. 조조에 의해서 학살을 당한 '서주 백성들'의 전철을 똑같이 당하고 싶지 않았던 '신야 백성들'이 도망가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왜 굳이 유비를 따라가려고 했느냔 말이다. 조조가 공격하고 추격하는 것은 '유비'이니, 그를 따라가면 죽음밖에 없을텐데 말이다. 이것이 미스테리한 대목이다. 그리고 그만큼 유비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그럼 우리는 왜 <삼국지>를 읽어야만 하는가? 단지 '고대 중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중국 침략'의 발판으로 삼으려고 읽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 우리는 '침략전쟁'을 즐기는 역사가 없을 뿐더러 굳이 '침략'을 하지 않고도 대한민국의 압도적인 '문화파워'로 14억 중국인들을 정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역사'를 읽고 우리의 문화파워를 더욱 심화시키는 것이 더 좋은 방안일텐데, 왜 굳이 <삼국지>를 읽어야 한단 말인가? 그건 <삼국지>에서 인류 보편적인 메시지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국지>를 겉핥기로 읽으면 '모략'만 배울 수 있을 뿐이다. 크고 작은 전투를 벌이면서 서로 속고 속이는 비열한 수법만 나열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각각의 인물들이 '인생'을 걸고 목숨을 헌신짝처럼 버리면서도 얻으려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실리'와 '명분', 그리고 '도덕적 우월감'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대중은 큰 흐름을 따라가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큰 물줄기는 시시때때로 이러저리 '변화'를 보인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과연 어떤 물줄기를 타고 이리저리 흘러가는 것일까? 바로 '실리'를 위해서 움직인다. 아무리 작은 이익이라도 하더라도 먹고 사는 문제가 걸리면 다들 '이익'을 쫓아 움직이려 한다. 그 다음으로 '대의명분'에 따라 방향이 바뀐다. 사람은 아무리 이익에 충실하다고 하더라도 이익보다 앞서는 것이 바로 '명분'이다. 다시 말해, 왜 싸우는지 이해를 해야 거대한 물줄기를 이루고 함께 움직인단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덕적 우월감'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아무리 '이득'이 생기고, '명분'에 따라 움직인다 하더라도 최후의 순간 '도덕적 우월감'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아무리 큰 물줄기라 하더라도 간단히 막히고 만다.

예를 들어 보자면, 최근 이스라엘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미국을 앞세워 이란을 공격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실리'를 챙겼다. 그러나 전쟁이 빨리 끝나지 않자 '명분'을 쌓기 시작했다. 이란의 핵위협이 이스라엘의 안위를 해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공격이었다고 말이다. 전세계는 이스라엘이 이런 '명분'에 딱히 반대를 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전쟁을 쉽게 끝내려하지 않았고 더욱 확대했으며 심각한 인명피해를 늘리는 동시에 인간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짓까지 서슴지 않고 자행했다. 이렇게 '도덕적 우월감'을 잃어버린 이스라엘은 전세계적인 비난을 받게 되었고, 그동안 벌인 짓들까지 싸잡아서 맹비난을 받으며, 세계적 '비호감국가'로 낙인 찍히기에 이르렀다.

<삼국지>에서 이스라엘과 같은 짓거리를 누가 행하고 있는지 찾아보면 정말 많은 인물들을 찾을 수 있고, 그들이 저지른 어리석은 짓의 결말이 모두 비극으로 끝난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최후의 승자인 '조조'조차 지금까지 쌍욕을 처먹는 까닭이 무엇인지 살펴보길 바란다. 1000년 뒤의 명나라 사람인 '나관중'이 괜히 '촉한정통론'을 내세운 것이 아니다. 오늘날의 세계정세나 국내정세를 살펴봐도 바로 이 세 가지 코드만 읽어내면 향후의 역사적 흐름을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다. 그렇기에 <삼국지>는 훌륭한 '교과서'가 된다. 이번 기회에 <삼국지>를 읽어보길 권한다.

#리뷰 #신삼국지 #침착맨 #프런트페이지 #실리 #명분 #도덕적우월감 #삼국지를읽어야할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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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3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 디앤씨웹툰비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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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3> 장성락(Redice Studio) / 추공 / 디앤씨웹툰비즈 (2020)

[My Review MMCCLXXV / 디앤씨웹툰비즈 3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네 번째 리뷰는 거듭하는 살인으로 어둠의 심연과 마주하는 성진우 <나 혼자만 레벨업 3>이다. 2권에 이어서 3권에서도 성진우는 우연찮게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이렇게 계속 살인과 마주하게 되고 괴물 같은 강자가 되고 마는 걸까? 한편, 성진우는 '레벌업'을 하기 위해서 C급 던전을 홀로 공략하게 된다. 그러다 '레벨 30'에 도달하게 되고 '시스템'은 성진우에게 '전직 퀘스트'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데...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나 혼자만 레벨업 3> 관점 포인트 : 성진우는 연속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데, 물론 성진우가 '악인'이 되거나 '살인마'가 되려고 그런 것은 아니다. 두 번의 살인 모두 '던전' 안에서 벌어진 것이고, 성진우 혼자 살아남거나 이득을 챙기기 위해서 벌인 살인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함께 던전공략에 나선 '동료'를 구하기 위한 결과였고, 궁극적으로는 성진우를 살리기 위한 '시스템의 의도'로 인해서 적을 죽여야만 하는 퀘스트가 발동한 결과이다. 그럼에도 성진우의 손에 의해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이 벌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럼 성진우는 '살인자'가 되어 가는 것일까? 물론 아니다. 나중에 일어난 이야기에서도 성진우는 살인을 저지르곤 한다. 하지만 '이유' 없는 살인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이유도 '정상참작'이 된다. 황동석 일당을 죽인 것도, 헌터협회 소속 강태식 헌터를 죽인 것도 '죽어도 싼 경우'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성진우와 만나기 이전에도 '살인'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을 게임처럼 즐기던 악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진우가 이들을 처단한 것은 오히려 '정의로운 일'로 평가받을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도 이와 같은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죽어 마땅한 범죄자를 '사적인 판단으로 처벌하는 것'이 용인된다면 사회질서를 혼란스럽게 만들 위험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힘이 센 강자라하더라도 '사적 처벌'은 있어선 안 될 일이다. 그럼 잡을 수 없는 살인마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게이트 내부의 던전처럼 'CCTV(감시카메라)'도 없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아무런 흔적도 찾을 수 없는 비밀스런 곳에서 벌어진 범죄에 대한 처벌이 실질적으로 가능할까? 그럴 때에는 '정의의 사자'가 힘을 발휘해서 살인마를 처단하는 것이 훨씬 더 쉬운 해결방법이 아니겠는가. 물론 아무리 도덕적으로 흠결을 찾을 수 없는 '선인'이라 하더라도, 그에게 '살인면허(사람을 죽일 권한을 부여함)'를 내어주어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사회에 이득을 주는 현명한 일일까? 아무래도 곤란할 것이다.

성진우가 벌인 '살인사건'은 바로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성진우도 아직 '레벨업을 하는 과정중'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강자가 되지 못한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의도치 않게 성진우를 살해할 목적으로 공격해오는 '적'을 향해 최고의 방어인 '공격'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그럼 오히려 성진우가 '살해' 당하고 말았을테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성진우의 살인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우발적 범행이다. 문제는 성진우의 살인을 목격한 '증인들'이 성진우의 살인을 목격하고서도 '살인자'로 인식하지 않은 점에 있다. 물론 성진우가 아니었다면 자신들도 '죽은 목숨'이었을 결과만 놓고 본다면 당연한 결과겠지만, '살인방조', 또는 '살인방관'으로 공범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무리 생사를 초월한 현장인 던전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엄연히 '살인'을 묵인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은 문제작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나 혼자만 레벨업>을 읽는 독자들은 성진우가 저지른 살인사건에 대해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것일까? 단순히 웹툰만화 속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성진우가 저지른 '살인'이 던지는 메시지가 더 크게 울렸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최약체가 급성장을 해서 최강자가 되는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축구경기 같은 스포츠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누가 봐도 승부가 뻔하게 날 수밖에 없는 '실력차'가 빤히 보이는데, 약자로 판명된 팀이 강팀을 상대로 선전을 하거나 역전이라도 한다면 열광을 하는 일 말이다. 더구나 약팀으로 판정난 팀이 '반칙'이나 '더티플레이' 하나 없이 오직 '실력'으로 정정당당하게 강팀과 맞서는 모습을 보면, 설령 강팀 팬이라 하더라도 약팀의 승리를 응원하게 된다. 바로 이처럼 성진우는 E급 헌터 가운데서도 가장 약한 '인류 최약병기'였다. 그랬던 성진우가 '레벨업'을 통해서 강자로 거듭 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수많은 독자들이 응원하지 않고서는 못 베길 것이다. 그리고 성진우가 새로운 강자로 올라서는 장면을 보면서 나름 '카타르시스'도 느끼게 될 것이다. 약자라로 성진우를 비웃던 상대가 보기 좋게 처벌을 받고, 응징을 당하는 모습에서 굉장한 희열을 느끼게 되었을테니 말이다.

이렇게 두 차례에 '악당 처치'를 통한 뒤에 성진우는 유진호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상한 레이드'에 참가하게 된다. 이는 성진우와 유진호 둘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었다. 성진우는 C급 던전을 '혼자서' 공략하면서 '레벨업'을 빠르게 올릴 수 있었고, 유진호는 20번의 레이드 참여를 인정 받아 '길드마스터'가 될 자격을 얻어 유진건설에서 추진하는 '새 길드 창립' 사업을 유리하게 추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독보적인 행동은 '백호 길드' 인사팀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었고, 성진우는 일약 '다크호스'로 주목 받게 된다. 이는 성진우가 향후 대한민국 10번째 S급 헌터로 등극하는 시발점이 된다. 그리고 이 사건은 자연스럽게 S급 게이트가 열렸지만 아직까지 공략하지 못한 '제주도 레이드'로 연결되면서 이야기의 스케일이 확 커지게 된다. 거기다 자국에서 나타난 S급 게이트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무력한 모습'을 보인 대한민국이 성진우 헌터의 등장으로 확연히 다른 모습을 과시할 수 있게 된다. 이 사건도 곧 벌어질테니 나중에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나가는 글 : 3권에서 가장 중요한 일화는 '전직 퀘스트'가 뜬 것이다. '전직'이란 게임캐릭터가 더 강력한 스킬을 시전할 수 있게 된다는 뜻으로, 애초에 가지고 있던 능력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 직업'을 캐릭터에게 부여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부터 캐릭터는 '탱커', '딜러', '힐러' 등으로 능력치가 더욱 특화 되고, '전사 계열', '궁수 계열', '법사 계열', '도적 계열', '치유 계열' 등으로 직업이 분화되면서, 캐릭터마다 특색을 살리고 능력은 더욱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이미 다 알다시피 성진우는 '네크로멘서'가 된다. 기본적으로 '언데드 군단'을 이끌며 직접 전투보다는 마법 공격이나 저주 등 디버프 마법을 사용하는 '보조 마법사'로 유명하다. 그런데 성진우는 전직을 하기 전에 이미 '전투 계열'로 판정을 받았고, 레벨을 올리는 과정에서도 '근력'이나 '민첩' 등에 우위를 두고 스탯을 투자했었다. 그런데 난데 없이 '마법 계열'로 전직을 하게 되었으니 이미 부여한 스탯 포인트를 낭비한 셈이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성진우가 '네크로멘서'가 될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지게 된다. 왜냐면 성진우가 '성장형 캐릭'이고 '끝없는 레벨업'이 가능한 헌터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부여할 수 있는 '스탯'이 한정된 캐릭터라면 부여할 수 있는 스탯 포인트도 '한정'이 되어 있고, 마찬가지로 '스킬 포인트'도 한정 될 것이기 때문에 잘못된 포인트 분배는 '망한 캐릭'을 만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성진우는 그럴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레벨업의 끝이 없고 무한정 성장할 가능성이 열려 있고, 무엇보다 '단독 전투'도 가능한 '전투형 네크로멘서'로서 자신의 군단을 이끌면서 자신도 직접 전투에 참여하는 캐릭으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성진우가 '레벨업'을 하면 '자신의 군단'도 함께 성장하게 되므로 '네크로멘서'로 전직하는 것이 절대 손해보는 선택이 아니게 된다. 문제는 자신의 군단으로 소환할 수 있는 수량에 '제한'이 있느냐 없느냐다. 과연 성진우는 '네크로멘서'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 것인가?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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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2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 디앤씨웹툰비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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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2> 장성락(Redice Studio) / 추공 / 디앤씨웹툰비즈 (2020)

[My Review MMCCLXXIV / 디앤씨웹툰비즈 2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세 번째 리뷰는 '플레이어'로서 레벨업을 시작한 성진우가 첫 살인을 저지르는 <나 혼자만 레벨업 2>다. 게이트에서 쏟아져 나오는 마수를 상대하고 처치하는 것이 '헌터의 사명'이다. 성진우도 '헌터'로 각성을 했으니 험난한 살육을 업으로 삼고 해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개인으로서는 '목숨'을 걸고 싸운 결과다. 다행히 게이트가 열렸을 때 '던전 내부'에 약한 마수(몬스터)만 있다면 크게 문제가 될 것도, 고민할 것도 없이 죽이면 될 것이다. 그런데 정반대로 게이트를 통해 던전에 입장했을 때 '헌터의 등급'보다 훨씬 센 마수와 만나게 되면 꼼짝 없이 죽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기에 헌터는 마수를 처치해서 얻는 '마정석' 등으로 큰 돈을 얻을 목적만이 아니라 '자기 목숨을 살린다'는 궁극적인 목적을 위해서 마수와 싸우고, 마수를 죽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던전속에서 성진우가 '사람(헌터)'을 죽였다. 첫 살인이었다. 그것도 8명이나 한꺼번에 말이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나 혼자만 레벨업 2> 관점 포인트 : 성진우는 '이중 던전'에서 거대 석상과 조우하는데, 이는 '칸디아루'가 설계한 것이었다. 물론 나중에 밝혀지는 내용이지만 <나 혼자만 레벨업>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보충설명이 필요하다. 암튼 '칸디아루'는 이중 던전을 설계한 '설계자'이면서 성진우에게만 보이는 '시스템'으로 통하는 존재다. 그리고 '시스템'은 성진우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퀘스트'를 마련한다.

그 첫 퀘스트로 1권에서 '강자가 되기 위한 준비'라는 일일퀘스트가 시작되었고, 퀘스트가 뜬 첫 날에 이를 무시하고 미완료를 하자 무시무시한 '패널티'를 받고 거대 지네에게 잡아먹힐 뻔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성진우를 '강자'로 만들기 위한 시스템의 계획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시스템은 성진우에게 진짜 첫 퀘스트를 보여준다. 인스턴스 던전으로 들어가는 '합정역 3번 출구' 말이다. 여담이지만 '합정역 3번 출구'가 외국인 팬들 사이에서는 '성지'로 통하는 곳이라고 한다. 마치 <해리포터> 광팬에게 '킹스크로스역 9와 4분의 3 승강장'이 그러한 것처럼 말이다. 암튼 웬 호들갑이냐 싶지만, 향후 넷플릭스에서 '실사 영화'로 방영을 한 뒤에는 더 큰 반향을 일으킬 장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대한민국도 좀 이런 것을 '관광상품화'하면서 자랑을 하는 것이 전혀 나쁠 것이 없을 것이다. 외국은 별 것도 아닌 것으로 '유명관광지'를 만드는데 반해서 대한민국은 진짜 대단한 것조차 너무 겸손을 떨어서 아쉽다는 의견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

어쨌든, 성진우는 합정역에 만들어진 '인스턴스 던전'을 지키는 보스와 맞서 싸우게 된다. 아직 10레벨도 채우지 못해 쪼렙이고, 그나마 '근력' 스텟만 찍어서 능력치도 낮고, 변변한 무기와 방어구도 없이 그냥 맨몸으로 던전으로 던져진 셈이다. 그곳에서 '라이칸'이라는 늑대 마수를 사냥하면서 경험치를 쌓고 레벌업을 하면서 결국 레벨 12에 오르자 첫 보스와 마주하게 된 것이다. 사실 던전에서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마수 사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귀환석'을 이용하거나, 다른 하나는 '던전보스'를 잡고 던전이 사라지기 전에 나가는 것이다. 레벨 12까지 올리면서 성진우는 '귀환석'을 찾긴 했다. 하지만 성진우는 그것을 쓰지 않기로 한다. '레벨'을 올릴 목적도 있지만, 자신에게만 보이는 '스탯창'이 '시스템의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성진우는 그 의도, 곧 '메시지'"빨리 강해져라"고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 의도가 맞다면 '왜 강해져야만 하는지'도 궁금했고 말이다.

사실 '강해져야 한다'는 것은 성진우도 절실히 느꼈다. E급 헌터로 각성하고 어머님의 '익면증 치료비'여동생 성진아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성진우는 돈을 벌어야만 했다. 하지만 성진우는 '인류 최약병기'라는 놀림을 받을 정도로 약한 존재였다. 그래서 던전공략 파티에 참여하더라도 '제 몫'을 대하지 못하기 일쑤였고, 던전 가운데서도 가장 쉬운 'E급 던전'에서조차 생명을 잃을 정도의 치명상을 당할 정도로 약해빠졌다. 그렇다면 던전 공략 후에 얻은 '마정석'이나 '수입'이 있다면 좀 더 강한 '무기나 방어구'를 구해서 더 많은 몬스터를 처치하고 당당히 '마정석'을 더 많이 챙겨서 돈을 벌어야 마땅했지만, 너무 약한 헌터이기 때문에 던전을 한 번 돌고나면 만신창이가 되기 일쑤였고, 겨우 돈이 될만한 것을 얻었더라도, 본인 치료비와 집세, 생활비 등으로 쓰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진우는 누구보다 '강해지고' 싶었고, 반드시 '강해져야'만 했다. 그리고 그 결정적 계기는 '이중던전'에서 동료들에게 헌신적인 도움을 주었는데도, 되돌아오는 것은 '저 혼자 살겠다'고 도망가는 배신감이었다. 그 결과로 성진우는 이미 한 번 '죽은 목숨'이 되었고 말이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지자 성진우는 무섭도록 '강함'에 대해 집착하게 된다.

나가는 글 : 그렇게 '퀘스트'가 의도한 대로 '보스전'을 당당히 맞서게 되었고, 레벨 12에 만난 '카사카'와 혈투 끝에 보스를 처치했다. 그리고 얻게 된 아이템이 '카사카의 독니'라는 단검이었다. 성진우가 딱히 '암살계 헌터'가 되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시스템'은 성진우에게 주로 '단검'을 주로 쓰는 헌터가 되라는 듯했다. 물론 나중에는 거의 '만능형 헌터'로 성장하게 되지만, '전직'이 가능한 레벨에 도달하자 '단검'에 어울리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네크로멘서'. 분명 '마법계 헌터'이긴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전투'에도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법계'인 것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장검'이나 '방패' 같은 '전사계 무기'는 어울리지 않았다. 다시 말해, '단검'은 성진우를 위한 전용무기였고, '단검'으로 보여줄 수 있는 극한의 필살기들을 성진우는 연마하게 된다.

한편, 인스턴스 던전의 보스를 물리친 성진우는 여전히 'E급 헌터'이지만 능력치는 이미 'C급 헌터'와 맞먹을 정도로 부쩍 강해졌다. 그런 성진우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밀린 집세'였다. 이중던전 사건 이후 오랫동안 병원신세를 지다보니 집안일은 여동생 성진아에게 맡겨둔 상태였고, 고등학생이었던 여동생이 '돈문제'를 알아서 해결했을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진우는 급하게 '돈'을 구할 수 있는 던전공략팀을 탐색했고, 마침맞게 '황동석 공격대'에 연락이 닿아서 급전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황동석 공격대'는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아닌 게 아니라, C급 던전을 공략하기 위해선 '최소 8명의 공격대'를 구성해야 '헌터협회'에서 승인을 해주는데, 이들 공격대에는 주 멤버가 6명밖에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진우도 공격대에 참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E급 헌터'라서 짐꾼 역할만 하기로 계약했지만 말이다. 나머지 한 명도 처음 던전공략에 나서는 D급 헌터 유진호였고 말이다. C급 던전을 공략하는데 D급과 E급을 보충하는 것도 수상한데, 공격대에 '힐러'가 전혀 보이지 않는 것도 수상쩍었다. 그렇다고 대장 역할인 '황동석'도 B급도 아닌 C급 탱커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C급과 D급으로 구성된 공격대로 C급 던전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던 것이다.

사실, 이들은 '도마뱀'이었다. 던전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던전밖에서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게이트가 발생한 지 7일내에 '보스'를 처치하면 게이트는 1시간 내에 닫히게 되고, 7일 이후에도 던전공략을 하지 못하면 '던전 브레이크'가 되어 게이트 밖으로 던전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던전 내부'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던전안에 들어간 헌터가 아니고서는 알 수도 없었고, 밝혀낼 방법도 마땅히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일부 헌터들은 던전안에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고, 심지어 '살인'까지 서슴지 않기도 한다. 그리고 던전을 공략하고 난 뒤에 모든 덤터기는 '사망자'에게 뒤집어 씌우고 자신들은 '무죄'를 주장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런 나쁜짓을 저지르는 헌터들을 '도마뱀'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도마뱀은 위기의 상황에 빠지면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기 때문이다. 황동석 공격대는 바로 이런 헌터들이었고, 성진우는 그만 걸려들고 만 것이다.

이에 성진우는 던전보스만 남겨진 '보스방'에 유진호와 함께 남겨졌고, 원래대로라면 그대로 죽을 운명이었다. 허나 성진우가 인스턴스 던전을 공략하고 올린 레벨은 무려 18레벨이었다. 그래서 C급 던전 보스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한 번 싸워보고 싶은 '호승심'을 갖게 된다. 약해빠졌던 지난날의 자신으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성진우는 새삼 '강해졌다'는 느낌에 자신감이 뿜뿜했다. 우여곡절 끝에 성진우는 보스를 처치하는데 성공하고, 또다시 레벨도 올랐다. 마침맞게 성진우를 보스방에 남겨두고 죽기를 기다렸던 '황동석 일당'이 되돌아왔는데, 이들은 돌아오자마자 보스가 처치된 사실을 깨닫고 놀라는 한편, D급 헌터 유진호에게 '성진우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다. 어차피 둘 다 죽이면 간단한 일이었지만, D급 헌터 주제에 엄청난 고가의 아티펙트를 온몸에 휘감고 있었던 유진호가 '대기업 유진건설 둘째 아들'이라는 사실을 검색한 뒤에 죽이기에 껄끄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유진호를 '공범'으로 만들 목적으로 그런 명령을 부추긴 것이다.

하지만 유진호는 황동석의 명령을 거부하고 성진우의 편을 들기로 마음 먹었다. 성진우가 C급 던전보스를 처치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지만, 무엇보다 나쁜짓을 하지 않으려는 선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성진우를 '부정등록자'로 의심하고 있던 터라 딱히 성진우도 믿을만한 구석은 없었지만, 당장은 황동석의 살인 명령을 따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마침 '시스템'이 먼저 반응했다. 던전 안에 가득했던 '살기'를 감지하고 '시스템'은 성진우에게 '살인'을 명령하며 '긴급 퀘스트'를 발동시켰기 때문이다. 아무리 성진우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일이라고는 하지만 사람을 죽이라고 명령하는 '시스템의 의도'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시스템의 의도를 따르지 않으면 받게 되는 '패널티'도 무시하지 못할 두려움이었지만, 그보다는 성진우의 마음속에서 '살인'을 해도 된다는 마음을 먹었다는 사실을 깨닫자 경악했던 것이다.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는데 '죄책감'을 갖지 않게 된 성진우는 스스로 놀랐지만, 당장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살기를 가득 품은 황동석 일당을 '처치'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렇게 성진우는 7명을 모조리 살인하고 만다. 첫 살인이었다.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과 공포감에 벌벌 떨고 있어야 '정상'이겠지만, 성진우는 의외로 담담했다. 그리고 성진우는 깨닫는다. 이것이 '강함의 증거'라고 말이다. 그리고 몬스터가 아닌 사람을 죽이고도 '레벨'은 올랐고, '아이템'도 보상받게 되었다. 이것도 '강자만의 혜택'이었다. 강해진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성진우는 이것을 '부정'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였지만, 그걸 받아들이면서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자신을 향해 납득할 수 없다는 의문을 던지게 된다. 비록 죽어 마땅한 나쁜놈들을 처치한 셈이지만, 사람을 죽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냉혈한'처럼 행동하는 자신을 낯설게 느끼고 있었다. 과연 이것이 '해도 되는 일'일까 하고 말이다. 아무리 자신이 강자라고 해도 말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에서는 이런 '강자의 숙명'에 대해 끝없이 되묻곤 한다. 이는 성진우가 '영웅'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서 겪게되는 필연이지만, 그 필연조차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는 겸손함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겸손이 전세계 독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고 보인다. 영웅 캐릭터가 수없이 등장했지만, '성진우' 같은 고뇌하는 영웅은 거의 본 적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흔히 강한 힘에는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는 식으로 '왕관을 쓰려는 자,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라는 식으로 표현하기 일쑤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성진우는 '최강자'가 되지만 '왕관'은 결코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사회에 신분계급 따위는 없기 때문에 '왕관'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영웅들이 '최강자'로 인정받게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영웅(히어로)'을 외치면서 의지하려 들기 때문이다. 거기다 언제나 영웅의 맞수인 '빌런'이 등장해서 영웅의 시험대에 올리며 '무거운 책임'을 갖고 큰일을 해결하라고 거의 강요하다시피 하는데 반해, <나 혼자만 레벨업>에서는 그런 책임감을 강요하지 않는다. 아무도 게이트와 던전에서 벌어지는 일에 감춰진 진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한 힘을 가진 헌터들은 그저 던전에 들어가서 마수들을 처치하고 엄청난 돈을 버는 것으로 만족을 하지,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서 도시가 쑥대밭이 되고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해도, 누구 하나 헌터를 탓하지 않는다. 애초에 헌터에게 던전 브레이크를 막으라는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차후에 다시 다루도록 하고, 다음 권에서 계속 리뷰하기로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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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문구점 초등 읽기대장
이상걸.곽유진.정명섭 지음, 주성희 그림 / 한솔수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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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수북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기묘한 문구점> 이상걸, 곽유진, 정명섭 / 한솔수북 (2026)

[My Review MMCCLXXIII / 한솔수북 16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두 번째 리뷰는 문구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세 가지 기묘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기묘한 문구점>이다. 책속의 이야기는 순서대로 <깨비 문구사>(이상걸 저), <어디에나 문구점>(곽유진 저), <영혼을 찍는 문방구>(정명섭 저) 담겨 있다. 작가가 세 명이기에 등장하는 '문구점'도 한 곳이 아니라 각각 별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는 독특한 '문구점'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책을 펼쳐서 읽게 되면, 독자들은 이야기가 전해주는 줄거리의 독특함보다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기게 될 것이다. 순서대로 '가짜 뉴스''인간형 로봇', 그리고 '촉법소년'을 다룬 이야기를 접하면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기묘한 문구점> 관점 포인트 : 책을 읽다보면 '줄거리'보다 '주제'가 더 깊숙이 다가오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보통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을 해보고 '불편함'을 느꼈을 때 많이 그런다. 비록 소설이라는 '허구적 사실'을 접한 것일 뿐이지만, 읽고 나면 결코 '남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에 그런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내게 이 책이 그랬다.

먼저, <깨비 문구사>에서는 아이들이 '만우절'을 맞이해서 그럴 듯한 거짓말로 시작되어 누군가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가짜 뉴스'로 일파만파 퍼져나가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차별 문제'까지 거론했다. 오늘 자 뉴스에 수많은 누리꾼들이 '스벅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보이콧 운동이 삽시간에 퍼져나가고 있다. 스타벅스에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텀블러를 제작해서 판매를 개시했는데, 그 광고문에 '책상에 탁', '탱크 데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세트 주문시 21% OFF'와 텀블러의 용량 표기에 '503ml'이라는 두 숫자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두고도 갑론을박을 하고 있다. 21% OFF에는 계엄군이 광주시민들을 가장 많이 학살한 날짜가 5월 21일이라는 의미로 해석되고, 503이라는 숫자는 대통령에서 탄핵된 박근혜 씨의 수형번호가 503이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이 가능한 이유로는 평소 '일베(일간베스트의 준말) 누리꾼'들이 5·18 희생자를 조롱할 때 많이 쓰던 문구였고, 그 수법도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또한 스타벅스를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 대표 정용진 사장도 평소 '극우'임을 스스로 밝히곤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에서는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스타벅스 관계자'를 해임하고 '사과문'을 공식적으로 올리는 것으로 무마하려 했지만, 이미 마음의 상처를 받은 희생자들의 아픔을 달래주기에는 뒤늦은 행동이었다.

우리가 '혐오와 차별'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재미 삼아 장난으로 퍼뜨린 '가짜 뉴스'로 인해서 아픈 상처를 해집고 슬픔에 빠뜨린 뒤에 아무리 위로하고 보상을 한다고 하더라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진심어린 사과 하며, 자기 잘못을 반성하는 이들은 '정상 참작'이라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나쁜 놈들은 반성은커녕 저들이 한 짓이 무슨 잘못인 줄도 알지 못하는 모지리들이다. 이 모지리들은 끼리끼리 모여서 저질스런 뒷담화를 하고, 약자에게 폭력을 서슴지 않는 비인간적인 행태를 멈출 줄 모른다. 그래서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끝없는 고통을 안겨주는 악질인 것이다.

이들이 '혐오와 차별'을 일삼는 이유는 별 것 없다. '나와 다르다'는 것으로 트집을 잡고, '나'는 옳은 편이니 '나와 다른 너'는 옳지 못하다는 흑백논리를 주무기로 삼아 '옳지 않은 무리'를 처단하는 것은 '잘하는 짓'이라는 말 같지도 않은 논리를 펴며 악의적인 행위를 끝없이 펼쳐낸다. 한 번 이들에게 '희생양'으로 표적이 되면 죽은 뒤에도 막말을 퍼붓는 악마 같은 짓거리를 해대곤 한다. 고 노무현대통령, 세월호 희생자들, 이태원 참사...등등 정말이지 끔찍할 정도다. 더구나 이들의 악의적인 행태가 더욱 폭발적이고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대상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패미니스트, 장애인, 노인, 불우이웃 등등 사회적으로 소수이기 때문에 관심과 도움이 더욱 필요한 이들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고, 이를 자랑하는 인간 이하의 행태를 저지르고, 이를 자랑으로 삼는 인간말종들이 '일베'다. 그리고 그들이 가장 신봉하는 것이 '혐오와 차별'이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말로도 남에게 상처를 준다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혐오와 차별'을 받아 마땅한 인간이 있다면 '혐오와 차별'을 서슴지 않는 인간말종 뿐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혐오와 차별'을 일삼는 부류가 우리 사회에 발도 딛지 못할 정도로 발본색원해내야 한다. 단 한 번이라도 그들이 퍼뜨린 '가짜 뉴스'로 인해 상처 받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 인간말종들은 또다시 '혐오와 차별'을 해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번 당한 아픔과 상처는 절대 지워지지 않고, 무엇으로도 보상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혐오와 차별'을 근절시키기 위해서 엄벌이 필요하다면 '사형'도 너무 가볍다. 평생을 감옥에 살면서 자기 잘못을 반성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라도 '무기징역'이 적당할 것 같다.

다음 작품은 <어디에나 문구점>이다. 이 소설은 시대적 배경이 '가까운 미래'인 듯 하다.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인간들이 결국 극지방의 빙하를 모두 녹이고야 말았고, 그 덕분에 해수면이 상승해서 15층 아파트가 5층 연립주택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그래서 살아남은 인간들은 집밖으로 외출하기 위해서 '배'를 타고 나가야 할 정도로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철학적인 질문을 하나 던져본다. '테세우스의 배'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 나온 문제이기도 한데, '사물의 변화'와 그 '정체성의 지속'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문제는 간단하다. 영웅 테세우스가 황금양털을 구하기 위해 배를 타고 여정을 떠났는데, 중간에 타고 있던 배에 고장이 생겨 부품 하나씩 하나씩 계속 고쳐나가면서 여정을 계속 이어갔다는 것이다. 그럼 여기서 문제다. 배의 부품이 전체 10000개라고 가정하고, 부품 하나를 고쳤을 때 원래 타던 배인가? 아니면 '다른 배'인가? 대다수의 사람들이 '다른 배'라고 부르기를 꺼릴 것이다. 여정은 계속 된다. 거친 물살을 헤치고 나간 배는 험난한 고비를 여러 차례 맞으며 잦은 고장을 일으켰고, 고장난 부품을 떼어내고 새 부품으로 갈아끼웠다. 물론 새 부품일지라도 여정이 끊이지 않았으므로 완전 새것일 수는 없었다. 멀고 먼 여정을 마치고 무사히 황금양털을 구한 테세우스는 다시 배를 타고 귀환을 했지만, 자신이 타고 있는 배가 원래의 배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배라고 느끼게 되었다. 왜냐면 처음 타고 왔던 배의 부품이 모두 교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체는 원래 그대로였고, 부품이 모두 바뀌긴 했지만, 자신이 타고 온 배가 맞았다. 그런데도 테세우스는 단 한 번도 배를 갈아탄 적이 없는데도, 완전 '다른 배'를 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과연 이게 맞는 말일까?

정답을 맞추기 전에 한 번 생각해보자. 멀지 않은 미래에 인류는 새로운 변화 맞이해야 할 것이다. 바로 인간이 '영생'을 살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의학기술이 발달함과 동시에 '인공장기'를 비롯해서 각종 기계장치를 인간의 몸을 대신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팔다리를 불행한 사고로 다치게 되면 '기계 팔다리'를 인간의 몸에 이식해서 '원래 그대로의 몸'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이런 식으로 심장, 콩팥, 간, 췌장 등 노화로 인해 '교체'가 필요해지면 '인공장기'를 대신 이식해서 영원한 젊음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제 인간은 죽으려야 죽을 수가 없는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예전에는 이렇게 '기계'와 '인간'을 합성하면 '사이보그'라고 불렀지만, 요즘에는 인간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정교한 로봇을 통틀어서 '안드로이드'라고 부르곤 한다. 그렇게 되면 사람과 로봇이 전혀 구분이 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성형'이나 '건강'을 목적으로 기계부품 몇 개쯤은 쉽게 바꾼 인간도 많아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기계부품을 몇 %까지 바꿔야 인간으로 인정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라고 불러야 하는 걸까? 이게 진짜 문제다.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 기술과학이 발달하게 되면 얼마든지 실현 가능한 문제이고, '인간의 정체성'을 되돌아보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나아가서 '안드로이드형 로봇'이 인간과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지고, '인간의 마음'까지 품을 수 있게 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봇'으로 봐야 할까? 마음까지 흉내낼 수 있다면 그냥 '인간'으로 봐야 할까? 과연 인간과 로봇이 사랑을 나눌 수도 있을까? 가족으로 인정하고 평생을 함께 살아갈 수도 있을까? 반려견이나 반려묘도 '가족'으로 인정하는 세상이 되었는데, '안드로이드'는 불가능할까? <어디에나 문구점>은 이런 질문들이 끝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험을 선사할 소설이었다.

나가는 글 : 마지막 <영혼을 찍는 문방구>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촉법소년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결론만 말해서 아주 통쾌했다. 법을 악용해서 '합법적인 폭력'을 자행하는 철없는 무리배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에서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범죄자에 대해서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물론 범죄를 저질렀다고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니고,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는 것 뿐이다. 그래서 범행을 저지른 '촉법소년' 당사자에게 죄를 묻지는 않지만, 그로 인해 생긴 피해나 배상책임은 그 부모에게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촉법소년'에 해당한다고해서 모든 죄에 대해서 보호를 받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몇몇 몰지각한 '촉법소년'들이 가벼운(?) 범죄를 저지르고도 자신은 '촉법소년'이라며 어쩔 거냐는 듯이 어른을 놀리는 행태를 일삼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이런 '촉법소년'들의 부모들 가운데 일부는 '상류계층'에 속할 정도로 부와 지위를 쌓고 있어서 '촉법소년'들 못지 않게 몰지각한 행태를 자행하고, 또한 방조하고 있다고도 한다. 과연 이런 '무법자'들을 그대로 방치해도 되겠느냔 말이다.

그래서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하자는 주장이 최근 들어서 탄력을 받고 있다. 현행 만 14에서 만 12세로 낮추자는 주장인데, 솔직히 '촉법소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본다. 왜냐면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에겐 '갱생과 교화의 기회'를 보장해주면서, 정작 저런 나쁜 놈들에게 피해를 당한 '선량한 사람들'에 대한 피해보상은 왜 보장해주지 않느냔 말이다. 다시 말해서, 국민들에게 세금을 걷어서 범죄자 인권은 물샐 틈 없이 보장해주면서, 왜 피해자에게는 세금 한 푼 쓰지 않고 '피해를 감수'하라고만 하느냔 말이다. 오히려 정반대가 되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옛말에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고 했다. 촉법소년을 악용해서 잘못을 저지르던 애들이 만 14세만 넘으면 '성인군자'라도 될 것 같은가? 그렇게 싹수가 노란 애들은 더욱더 교묘하게 범죄를 저지르고 사회를 혼란스럽고 무법천지로 만들 '새싹'으로 보고, '싹'을 잘라 제거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런 애들을 '교화시키고 갱생시킬 돈'이 있으면, 법 없이도 살 착한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피해보상금'으로 쓰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또한, 촉법소년들이 저지른 죄를 엄벌한다는 의미에서 철저하게 '배상금'을 책정해서 다시는 철없는 행동으로 집안을 풍비박산으로 말아먹는 짓을 하지 않도록 엄혹한 처벌을 내려야 마땅하다고 본다.

조금 흥분해서 하는 말인 것을 인정한다. 처벌만이 유일한 해법이고, 단죄만이 능사는 아닐 문제다. 애초에 도덕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회환경을 만든 우리 모두의 책임문제이기 때문이다. 청소년인권 향상의 일환으로, '체벌 금지', '두발 자유화' 등 어린이청소년 인권 문제에 우리 사회가 굉장히 많은 관심을 보이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도덕 교육이 물색 없어지고, 교권마저 무너져서, 학생들이 무서워서 선생님이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초래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수업중에 학부모가 교실로 쳐들어가서 다짜고짜 선생님의 따귀를 때리고 멱살을 잡는 일이 너무 많아졌다고 한다. 이유는 더 가관이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꾸중을 해서 '항의차원'에서 그랬다는 학부모들의 변명 같지도 않은 변명이 '대서특필'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래서야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는가 말이다. 도덕이고 나발이고 '돈과 권력'만 있으면 못할 짓이 없다는 것만 배우지 않겠느냔 말이다. 그러니 '있는 집' 자식들이 더 활개를 치며 '촉법소년'의 테두리 안에서 못할 짓, 해서는 안될 짓, 심지어 끔찍한 범죄까지 저지르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까지다. 할 말은 더 많지만 최대한 줄여보았다. 민감한 사회문제를 다룬 소설로 읽어주면 더욱 빛이 날 것 같다. <기묘한 문구점>은 재미와 감동을 주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좀 더 심화한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해보기에도 좋은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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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주스 가게 - 제2회 한솔수북 선생님 동화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초등 읽기대장
박은아 지음, 김수빈 그림 / 한솔수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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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주스 가게 : 제2회 한솔수북 선생님 동화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박은아 / 한솔수북 (2025)

[My Review MMCCLXXII / 한솔수북 15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한 번째 리뷰는 무엇이든 소원을 들어주는 맛있는 주스를 마셔보고 싶은 <별별 주스 가게>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야기는 정말 오랜 옛이야기 때부터 인기가 많았다. '아라비안 나이트'로도 불리는 <천일야화>에서도 '알라딘의 요술램프'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에는 일본 작가인 히로시마 레이코가 쓴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이 공전의 히트를 하면서 '소원을 들어주는 가게 시리즈'가 크게 유행하는 듯 싶다. 하지만 '형식적인 면'만 비슷해 보일 뿐, 내용을 들여다보면 완전 다르다. 일본 작가가 쓴 동화는 '기묘한 이야기'나 '괴담' 형식인 것에 비해서 한국 작가가 쓴 동화는 '교훈'과 '감동'에 초점을 맞춰서 읽기가 더 좋았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지만 독서논술쌤으로도 '전천당'은 논술 수업책으로 쓰기에는 부적합한 내용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재미는 있었지만 말이다. 암튼 <별별 주스 가게>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별별 주스 가게> 관점 포인트 : 지윤이는 고민이 생겼다. 학교에서 인기 많은 친구가 되고 싶지만, 실제로는 짝꿍에게 간단한 말도 건내지 못할 정도로 수줍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윤이는 뭐 하나 잘하는 것도 없었다. 공부를 잘하면 모르는 문제를 가르쳐주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을 것 같고, 운동이나 노래를 잘하면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아서 저절로 친구가 많아질 것 같은데, 지윤이는 뭐 하나 특별하게 잘하는 것이 없는 평범한 아이였기 때문이다. 외모라도 예쁘게 생겼다면 친구들이 알아서 알은 채라도 할텐데, 지윤이는 그저 평범하게 생긴 아이였기 때문인지 친구들은 평소에도 지윤이에게 알은 채를 하지 않았다. 그런 고민을 가득 안고서 학교로 가는 길에 우연히 '별별 주스 가게'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가게에서 주스를 마시면서 소원을 빌게 되는데, 지윤이가 간절히 빈 소원은 '친구가 많아지게 해 주세요!'였다.

지윤이가 빌 수 있는 소원은 모두 세 가지였다. 그렇게 차례대로 소원을 성취하며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되고, 그 덕분에 친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는 있었다. 그런데 소원대로 얻은 특별한 능력이 영원한 것이 아니라서 문제였다. 별별 주스 가게에서 얻은 주스를 마시면 '특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지만, 주스 덕분에 얻은 능력인지라 소변을 보고 나면 능력이 말끔하게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윤이의 소원대로 '특별한 능력' 덕분에 친구가 많아지는 것에는 성공한 듯 싶었다. 일단 '잘하는 것'이 생겼기 때문에 주변의 친구들이 알아서 다가와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지윤이에게 다가온 친구들이 '진정한 친구'였을까?

그렇지는 않았다. 갑작스레 지윤이가 발휘하는 능력 덕분에 '호기심'이 생기고 '관심'을 보인 것 뿐이지 진정으로 지윤이와 친구가 되자고 다가온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윤이도 느닷없이 생긴 능력에 놀라워하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소원을 빌면 '특별한 능력'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자 점차 소원을 능숙하게(?) 빌기 시작했지만, 애초에 그 능력은 '지윤이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능력을 잘 다룰 수는 없었고, 그 능력에 호기심과 관심을 보인 친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믿음을 줄 수는 더욱더 없었던 것이다. 그러자 지윤이에게 보낸 호기심과 관심은 썰물처럼 빠르게 사라지고 만 것이다. 오히려 친구들이 지윤이를 오해하게 만들었다. 지윤이는 '특별한 능력'을 보여주면 친구들이 좋아할 거라고 굳게 믿었지만, 친구들이 좋아하기는커녕 지윤이가 갑자기 특별한 능력을 보이며 '잘난 척'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오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지윤이의 능력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심은 그게 아니었지만, 친구들은 그게 지윤이의 솔직한 마음이고, 원래 그런 성격인데 그동안 감추고 있었던 것이라고 오해를 한 것이었다. 애초에 그런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동안 숨긴 것도 쉬이 오해하도록 만들기에 딱이었다.

지윤이는 울면서 다시 '별별 주스 가게'를 찾았다. 하지만 또 다른 능력을 갖게 만드는 주스를 마시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다시 원래대로. 친구들의 오해를 풀 수 있다면, 다시 아무런 능력도 없었던 것으로 되돌리고 싶은 마음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같은 일은 일어날 수 없었다. 한 번 엎지른 물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듯이 지윤이가 이미 저지른 행동에 대한 '책임'을 분명하게 책임져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때 별별 주스 가게 주인인 예쁜 언니가 지윤이에게 특별 주스를 마셔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했다. 하지만 지윤이는 세 가지 소원을 모두 빌었기 때문에 더는 지불할 것이 없다고 말했고, 예쁜 언니는 이 주스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지윤이는 마지막 주스를 마시고 학교를 향했는데...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고, 특별한 주스의 능력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나가는 글 : 우리는 종종 창피한 일을 당하거나 어처구니 없게 미움 받을 짓을 하고 난 뒤에 엄청나게 후회를 하고는 한다. 그리고 그런 일이 아예 없었던 곳으로 도망을 가거나, 그 망신스런 일을 아무도 모르는 사람과 새로운 시작을 하고픈 마음을 가진 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조차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럴 땐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일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현명한 방법은 '솔직'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잘못에 대해 '잘못'이 있으면 사과하고, 철저히 '반성'하면서 두 번 다시 그런 잘못과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노라고 솔직해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그런 일을 저지른 뒤에도 솔직하지 못하게 '변명'과 '핑계'를 일삼으며 잘못을 뉘우치거나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일은 점점 더 커지게 되고, 나중에는 정말로 감당할 수 없어서 '책임'을 지고 싶어도 질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애초에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은 자기가 해결해야 한다. 또한 '책임'이란 자기가 스스로 해결하면 정말 쉬운데 반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려 들거나,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면, 그런 방법으론 책임을 질 수 없고, 해결도 안 되며, 자칫 '책임회피'라는 오해까지 사게 되면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막나가게 된다. 그리고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고 남들을 속상하게 만들 권리가 부여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지윤이에게 잠깐이지만 '별별 주스'를 마시고 특별한 능력을 가졌을 때 여러 차례 친구들을 속상하게 만들기도 했다. 물론 지윤이가 원해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종종 그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의 진짜 주제는 바로 '친구 관계 맺기'다. 서로의 마음까지 딱 맞는 친구를 찾기는 정말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서로 친하게 지내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정말 많다. 그래서 '친구 찾기'는 끝이 없는 미션처럼 느껴질 때가 많고, 겉으로는 친구가 많은 것처럼 보여도 정작 어려울 때에는 단 한 명도 도움을 받지 못해 속상한 경험도 겪게 될 수 있다. 그럴 때 속상해할 필요는 없다. 또 다른 친구를 찾으면 되니까 그런 것은 아니다. 가뜩이나 찾기 힘든 친구인데, 이 친구가 내 맘에 쏙 들지 않는다고 저 친구를 사귀면 해결될 일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원하는'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그건 바로 내가 먼저 '원하는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다. 내가 바라는 친구의 모습처럼 '나 자신'을 그런 친구의 모습처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그런 진심을 가지고 '친구 관계'를 맺고자 노력한다면 어려운 일이겠지만 결국 그런 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별별 주스 가게>에서도 지윤이가 친구 사귀기에 성공한 비결이 바로 '솔직함'이었듯이 말이다. 솔직한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셈이다. 물론 '모습'보다 더 좋은 방법도 있다. 바로 '솔직한 내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어려운 방법이다. 왜냐면 '모습'은 눈으로 볼 수 있지만,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진심을 담아 '솔직한 마음'을 보여주려 노력해도 보여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진솔한 행동에 솔직한 마음을 담아서 '눈에 확 띠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지윤이가 부족했던 것은 '솔직한 마음'이 아니라 '진솔한 행동'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친구들도 지윤이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것이다.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쭈볏거리는 모습만 하고 있으면 결국 아무도 다가와 줄 리가 없다. 재밌는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재밌는 행동'으로 사귀고 싶은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고, 다정한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다정한 행동'으로 여러 친구들에게 다정함을 먼저 보여주면 그런 친구를 사귈 확률이 확 올라가게 된다. 물론 쑥쓰럽고 어색한 분위기라서 먼저 손을 내밀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럴 때 먼저 '용기'를 내어보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그러다 어렵게 용기를 먼저 내었는데 다른 친구가 받아주질 않는다면 살짝 '기다리는 센스'도 발휘해볼 필요가 있다. 그랬는데도 친구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도리어 나를 낮잡아보고 함부로 대하는 행동을 한다면, 그런 친구는 나쁜 친구니까 앞으로도 전혀 사귈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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