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레벨업 2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 디앤씨웹툰비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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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2> 장성락(Redice Studio) / 추공 / 디앤씨웹툰비즈 (2020)

[My Review MMCCLXXIV / 디앤씨웹툰비즈 2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세 번째 리뷰는 '플레이어'로서 레벨업을 시작한 성진우가 첫 살인을 저지르는 <나 혼자만 레벨업 2>다. 게이트에서 쏟아져 나오는 마수를 상대하고 처치하는 것이 '헌터의 사명'이다. 성진우도 '헌터'로 각성을 했으니 험난한 살육을 업으로 삼고 해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개인으로서는 '목숨'을 걸고 싸운 결과다. 다행히 게이트가 열렸을 때 '던전 내부'에 약한 마수(몬스터)만 있다면 크게 문제가 될 것도, 고민할 것도 없이 죽이면 될 것이다. 그런데 정반대로 게이트를 통해 던전에 입장했을 때 '헌터의 등급'보다 훨씬 센 마수와 만나게 되면 꼼짝 없이 죽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기에 헌터는 마수를 처치해서 얻는 '마정석' 등으로 큰 돈을 얻을 목적만이 아니라 '자기 목숨을 살린다'는 궁극적인 목적을 위해서 마수와 싸우고, 마수를 죽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던전속에서 성진우가 '사람(헌터)'을 죽였다. 첫 살인이었다. 그것도 8명이나 한꺼번에 말이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나 혼자만 레벨업 2> 관점 포인트 : 성진우는 '이중 던전'에서 거대 석상과 조우하는데, 이는 '칸디아루'가 설계한 것이었다. 물론 나중에 밝혀지는 내용이지만 <나 혼자만 레벨업>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보충설명이 필요하다. 암튼 '칸디아루'는 이중 던전을 설계한 '설계자'이면서 성진우에게만 보이는 '시스템'으로 통하는 존재다. 그리고 '시스템'은 성진우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퀘스트'를 마련한다.

그 첫 퀘스트로 1권에서 '강자가 되기 위한 준비'라는 일일퀘스트가 시작되었고, 퀘스트가 뜬 첫 날에 이를 무시하고 미완료를 하자 무시무시한 '패널티'를 받고 거대 지네에게 잡아먹힐 뻔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성진우를 '강자'로 만들기 위한 시스템의 계획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시스템은 성진우에게 진짜 첫 퀘스트를 보여준다. 인스턴스 던전으로 들어가는 '합정역 3번 출구' 말이다. 여담이지만 '합정역 3번 출구'가 외국인 팬들 사이에서는 '성지'로 통하는 곳이라고 한다. 마치 <해리포터> 광팬에게 '킹스크로스역 9와 4분의 3 승강장'이 그러한 것처럼 말이다. 암튼 웬 호들갑이냐 싶지만, 향후 넷플릭스에서 '실사 영화'로 방영을 한 뒤에는 더 큰 반향을 일으킬 장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대한민국도 좀 이런 것을 '관광상품화'하면서 자랑을 하는 것이 전혀 나쁠 것이 없을 것이다. 외국은 별 것도 아닌 것으로 '유명관광지'를 만드는데 반해서 대한민국은 진짜 대단한 것조차 너무 겸손을 떨어서 아쉽다는 의견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

어쨌든, 성진우는 합정역에 만들어진 '인스턴스 던전'을 지키는 보스와 맞서 싸우게 된다. 아직 10레벨도 채우지 못해 쪼렙이고, 그나마 '근력' 스텟만 찍어서 능력치도 낮고, 변변한 무기와 방어구도 없이 그냥 맨몸으로 던전으로 던져진 셈이다. 그곳에서 '라이칸'이라는 늑대 마수를 사냥하면서 경험치를 쌓고 레벌업을 하면서 결국 레벨 12에 오르자 첫 보스와 마주하게 된 것이다. 사실 던전에서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마수 사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귀환석'을 이용하거나, 다른 하나는 '던전보스'를 잡고 던전이 사라지기 전에 나가는 것이다. 레벨 12까지 올리면서 성진우는 '귀환석'을 찾긴 했다. 하지만 성진우는 그것을 쓰지 않기로 한다. '레벨'을 올릴 목적도 있지만, 자신에게만 보이는 '스탯창'이 '시스템의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성진우는 그 의도, 곧 '메시지'"빨리 강해져라"고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 의도가 맞다면 '왜 강해져야만 하는지'도 궁금했고 말이다.

사실 '강해져야 한다'는 것은 성진우도 절실히 느꼈다. E급 헌터로 각성하고 어머님의 '익면증 치료비'여동생 성진아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성진우는 돈을 벌어야만 했다. 하지만 성진우는 '인류 최약병기'라는 놀림을 받을 정도로 약한 존재였다. 그래서 던전공략 파티에 참여하더라도 '제 몫'을 대하지 못하기 일쑤였고, 던전 가운데서도 가장 쉬운 'E급 던전'에서조차 생명을 잃을 정도의 치명상을 당할 정도로 약해빠졌다. 그렇다면 던전 공략 후에 얻은 '마정석'이나 '수입'이 있다면 좀 더 강한 '무기나 방어구'를 구해서 더 많은 몬스터를 처치하고 당당히 '마정석'을 더 많이 챙겨서 돈을 벌어야 마땅했지만, 너무 약한 헌터이기 때문에 던전을 한 번 돌고나면 만신창이가 되기 일쑤였고, 겨우 돈이 될만한 것을 얻었더라도, 본인 치료비와 집세, 생활비 등으로 쓰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진우는 누구보다 '강해지고' 싶었고, 반드시 '강해져야'만 했다. 그리고 그 결정적 계기는 '이중던전'에서 동료들에게 헌신적인 도움을 주었는데도, 되돌아오는 것은 '저 혼자 살겠다'고 도망가는 배신감이었다. 그 결과로 성진우는 이미 한 번 '죽은 목숨'이 되었고 말이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지자 성진우는 무섭도록 '강함'에 대해 집착하게 된다.

나가는 글 : 그렇게 '퀘스트'가 의도한 대로 '보스전'을 당당히 맞서게 되었고, 레벨 12에 만난 '카사카'와 혈투 끝에 보스를 처치했다. 그리고 얻게 된 아이템이 '카사카의 독니'라는 단검이었다. 성진우가 딱히 '암살계 헌터'가 되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시스템'은 성진우에게 주로 '단검'을 주로 쓰는 헌터가 되라는 듯했다. 물론 나중에는 거의 '만능형 헌터'로 성장하게 되지만, '전직'이 가능한 레벨에 도달하자 '단검'에 어울리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네크로멘서'. 분명 '마법계 헌터'이긴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전투'에도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법계'인 것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장검'이나 '방패' 같은 '전사계 무기'는 어울리지 않았다. 다시 말해, '단검'은 성진우를 위한 전용무기였고, '단검'으로 보여줄 수 있는 극한의 필살기들을 성진우는 연마하게 된다.

한편, 인스턴스 던전의 보스를 물리친 성진우는 여전히 'E급 헌터'이지만 능력치는 이미 'C급 헌터'와 맞먹을 정도로 부쩍 강해졌다. 그런 성진우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밀린 집세'였다. 이중던전 사건 이후 오랫동안 병원신세를 지다보니 집안일은 여동생 성진아에게 맡겨둔 상태였고, 고등학생이었던 여동생이 '돈문제'를 알아서 해결했을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진우는 급하게 '돈'을 구할 수 있는 던전공략팀을 탐색했고, 마침맞게 '황동석 공격대'에 연락이 닿아서 급전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황동석 공격대'는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아닌 게 아니라, C급 던전을 공략하기 위해선 '최소 8명의 공격대'를 구성해야 '헌터협회'에서 승인을 해주는데, 이들 공격대에는 주 멤버가 6명밖에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진우도 공격대에 참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E급 헌터'라서 짐꾼 역할만 하기로 계약했지만 말이다. 나머지 한 명도 처음 던전공략에 나서는 D급 헌터 유진호였고 말이다. C급 던전을 공략하는데 D급과 E급을 보충하는 것도 수상한데, 공격대에 '힐러'가 전혀 보이지 않는 것도 수상쩍었다. 그렇다고 대장 역할인 '황동석'도 B급도 아닌 C급 탱커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C급과 D급으로 구성된 공격대로 C급 던전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던 것이다.

사실, 이들은 '도마뱀'이었다. 던전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던전밖에서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게이트가 발생한 지 7일내에 '보스'를 처치하면 게이트는 1시간 내에 닫히게 되고, 7일 이후에도 던전공략을 하지 못하면 '던전 브레이크'가 되어 게이트 밖으로 던전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던전 내부'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던전안에 들어간 헌터가 아니고서는 알 수도 없었고, 밝혀낼 방법도 마땅히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일부 헌터들은 던전안에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고, 심지어 '살인'까지 서슴지 않기도 한다. 그리고 던전을 공략하고 난 뒤에 모든 덤터기는 '사망자'에게 뒤집어 씌우고 자신들은 '무죄'를 주장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런 나쁜짓을 저지르는 헌터들을 '도마뱀'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도마뱀은 위기의 상황에 빠지면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기 때문이다. 황동석 공격대는 바로 이런 헌터들이었고, 성진우는 그만 걸려들고 만 것이다.

이에 성진우는 던전보스만 남겨진 '보스방'에 유진호와 함께 남겨졌고, 원래대로라면 그대로 죽을 운명이었다. 허나 성진우가 인스턴스 던전을 공략하고 올린 레벨은 무려 18레벨이었다. 그래서 C급 던전 보스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한 번 싸워보고 싶은 '호승심'을 갖게 된다. 약해빠졌던 지난날의 자신으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성진우는 새삼 '강해졌다'는 느낌에 자신감이 뿜뿜했다. 우여곡절 끝에 성진우는 보스를 처치하는데 성공하고, 또다시 레벨도 올랐다. 마침맞게 성진우를 보스방에 남겨두고 죽기를 기다렸던 '황동석 일당'이 되돌아왔는데, 이들은 돌아오자마자 보스가 처치된 사실을 깨닫고 놀라는 한편, D급 헌터 유진호에게 '성진우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다. 어차피 둘 다 죽이면 간단한 일이었지만, D급 헌터 주제에 엄청난 고가의 아티펙트를 온몸에 휘감고 있었던 유진호가 '대기업 유진건설 둘째 아들'이라는 사실을 검색한 뒤에 죽이기에 껄끄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유진호를 '공범'으로 만들 목적으로 그런 명령을 부추긴 것이다.

하지만 유진호는 황동석의 명령을 거부하고 성진우의 편을 들기로 마음 먹었다. 성진우가 C급 던전보스를 처치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지만, 무엇보다 나쁜짓을 하지 않으려는 선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성진우를 '부정등록자'로 의심하고 있던 터라 딱히 성진우도 믿을만한 구석은 없었지만, 당장은 황동석의 살인 명령을 따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마침 '시스템'이 먼저 반응했다. 던전 안에 가득했던 '살기'를 감지하고 '시스템'은 성진우에게 '살인'을 명령하며 '긴급 퀘스트'를 발동시켰기 때문이다. 아무리 성진우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일이라고는 하지만 사람을 죽이라고 명령하는 '시스템의 의도'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시스템의 의도를 따르지 않으면 받게 되는 '패널티'도 무시하지 못할 두려움이었지만, 그보다는 성진우의 마음속에서 '살인'을 해도 된다는 마음을 먹었다는 사실을 깨닫자 경악했던 것이다.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는데 '죄책감'을 갖지 않게 된 성진우는 스스로 놀랐지만, 당장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살기를 가득 품은 황동석 일당을 '처치'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렇게 성진우는 7명을 모조리 살인하고 만다. 첫 살인이었다.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과 공포감에 벌벌 떨고 있어야 '정상'이겠지만, 성진우는 의외로 담담했다. 그리고 성진우는 깨닫는다. 이것이 '강함의 증거'라고 말이다. 그리고 몬스터가 아닌 사람을 죽이고도 '레벨'은 올랐고, '아이템'도 보상받게 되었다. 이것도 '강자만의 혜택'이었다. 강해진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성진우는 이것을 '부정'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였지만, 그걸 받아들이면서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자신을 향해 납득할 수 없다는 의문을 던지게 된다. 비록 죽어 마땅한 나쁜놈들을 처치한 셈이지만, 사람을 죽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냉혈한'처럼 행동하는 자신을 낯설게 느끼고 있었다. 과연 이것이 '해도 되는 일'일까 하고 말이다. 아무리 자신이 강자라고 해도 말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에서는 이런 '강자의 숙명'에 대해 끝없이 되묻곤 한다. 이는 성진우가 '영웅'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서 겪게되는 필연이지만, 그 필연조차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는 겸손함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겸손이 전세계 독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고 보인다. 영웅 캐릭터가 수없이 등장했지만, '성진우' 같은 고뇌하는 영웅은 거의 본 적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흔히 강한 힘에는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는 식으로 '왕관을 쓰려는 자,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라는 식으로 표현하기 일쑤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성진우는 '최강자'가 되지만 '왕관'은 결코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사회에 신분계급 따위는 없기 때문에 '왕관'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영웅들이 '최강자'로 인정받게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영웅(히어로)'을 외치면서 의지하려 들기 때문이다. 거기다 언제나 영웅의 맞수인 '빌런'이 등장해서 영웅의 시험대에 올리며 '무거운 책임'을 갖고 큰일을 해결하라고 거의 강요하다시피 하는데 반해, <나 혼자만 레벨업>에서는 그런 책임감을 강요하지 않는다. 아무도 게이트와 던전에서 벌어지는 일에 감춰진 진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한 힘을 가진 헌터들은 그저 던전에 들어가서 마수들을 처치하고 엄청난 돈을 버는 것으로 만족을 하지,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서 도시가 쑥대밭이 되고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해도, 누구 하나 헌터를 탓하지 않는다. 애초에 헌터에게 던전 브레이크를 막으라는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차후에 다시 다루도록 하고, 다음 권에서 계속 리뷰하기로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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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문구점 초등 읽기대장
이상걸.곽유진.정명섭 지음, 주성희 그림 / 한솔수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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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수북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기묘한 문구점> 이상걸, 곽유진, 정명섭 / 한솔수북 (2026)

[My Review MMCCLXXIII / 한솔수북 16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두 번째 리뷰는 문구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세 가지 기묘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기묘한 문구점>이다. 책속의 이야기는 순서대로 <깨비 문구사>(이상걸 저), <어디에나 문구점>(곽유진 저), <영혼을 찍는 문방구>(정명섭 저) 담겨 있다. 작가가 세 명이기에 등장하는 '문구점'도 한 곳이 아니라 각각 별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는 독특한 '문구점'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책을 펼쳐서 읽게 되면, 독자들은 이야기가 전해주는 줄거리의 독특함보다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기게 될 것이다. 순서대로 '가짜 뉴스''인간형 로봇', 그리고 '촉법소년'을 다룬 이야기를 접하면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기묘한 문구점> 관점 포인트 : 책을 읽다보면 '줄거리'보다 '주제'가 더 깊숙이 다가오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보통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을 해보고 '불편함'을 느꼈을 때 많이 그런다. 비록 소설이라는 '허구적 사실'을 접한 것일 뿐이지만, 읽고 나면 결코 '남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에 그런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내게 이 책이 그랬다.

먼저, <깨비 문구사>에서는 아이들이 '만우절'을 맞이해서 그럴 듯한 거짓말로 시작되어 누군가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가짜 뉴스'로 일파만파 퍼져나가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차별 문제'까지 거론했다. 오늘 자 뉴스에 수많은 누리꾼들이 '스벅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보이콧 운동이 삽시간에 퍼져나가고 있다. 스타벅스에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텀블러를 제작해서 판매를 개시했는데, 그 광고문에 '책상에 탁', '탱크 데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세트 주문시 21% OFF'와 텀블러의 용량 표기에 '503ml'이라는 두 숫자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두고도 갑론을박을 하고 있다. 21% OFF에는 계엄군이 광주시민들을 가장 많이 학살한 날짜가 5월 21일이라는 의미로 해석되고, 503이라는 숫자는 대통령에서 탄핵된 박근혜 씨의 수형번호가 503이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이 가능한 이유로는 평소 '일베(일간베스트의 준말) 누리꾼'들이 5·18 희생자를 조롱할 때 많이 쓰던 문구였고, 그 수법도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또한 스타벅스를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 대표 정용진 사장도 평소 '극우'임을 스스로 밝히곤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에서는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스타벅스 관계자'를 해임하고 '사과문'을 공식적으로 올리는 것으로 무마하려 했지만, 이미 마음의 상처를 받은 희생자들의 아픔을 달래주기에는 뒤늦은 행동이었다.

우리가 '혐오와 차별'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재미 삼아 장난으로 퍼뜨린 '가짜 뉴스'로 인해서 아픈 상처를 해집고 슬픔에 빠뜨린 뒤에 아무리 위로하고 보상을 한다고 하더라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진심어린 사과 하며, 자기 잘못을 반성하는 이들은 '정상 참작'이라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나쁜 놈들은 반성은커녕 저들이 한 짓이 무슨 잘못인 줄도 알지 못하는 모지리들이다. 이 모지리들은 끼리끼리 모여서 저질스런 뒷담화를 하고, 약자에게 폭력을 서슴지 않는 비인간적인 행태를 멈출 줄 모른다. 그래서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끝없는 고통을 안겨주는 악질인 것이다.

이들이 '혐오와 차별'을 일삼는 이유는 별 것 없다. '나와 다르다'는 것으로 트집을 잡고, '나'는 옳은 편이니 '나와 다른 너'는 옳지 못하다는 흑백논리를 주무기로 삼아 '옳지 않은 무리'를 처단하는 것은 '잘하는 짓'이라는 말 같지도 않은 논리를 펴며 악의적인 행위를 끝없이 펼쳐낸다. 한 번 이들에게 '희생양'으로 표적이 되면 죽은 뒤에도 막말을 퍼붓는 악마 같은 짓거리를 해대곤 한다. 고 노무현대통령, 세월호 희생자들, 이태원 참사...등등 정말이지 끔찍할 정도다. 더구나 이들의 악의적인 행태가 더욱 폭발적이고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대상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패미니스트, 장애인, 노인, 불우이웃 등등 사회적으로 소수이기 때문에 관심과 도움이 더욱 필요한 이들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고, 이를 자랑하는 인간 이하의 행태를 저지르고, 이를 자랑으로 삼는 인간말종들이 '일베'다. 그리고 그들이 가장 신봉하는 것이 '혐오와 차별'이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말로도 남에게 상처를 준다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혐오와 차별'을 받아 마땅한 인간이 있다면 '혐오와 차별'을 서슴지 않는 인간말종 뿐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혐오와 차별'을 일삼는 부류가 우리 사회에 발도 딛지 못할 정도로 발본색원해내야 한다. 단 한 번이라도 그들이 퍼뜨린 '가짜 뉴스'로 인해 상처 받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 인간말종들은 또다시 '혐오와 차별'을 해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번 당한 아픔과 상처는 절대 지워지지 않고, 무엇으로도 보상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혐오와 차별'을 근절시키기 위해서 엄벌이 필요하다면 '사형'도 너무 가볍다. 평생을 감옥에 살면서 자기 잘못을 반성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라도 '무기징역'이 적당할 것 같다.

다음 작품은 <어디에나 문구점>이다. 이 소설은 시대적 배경이 '가까운 미래'인 듯 하다.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인간들이 결국 극지방의 빙하를 모두 녹이고야 말았고, 그 덕분에 해수면이 상승해서 15층 아파트가 5층 연립주택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그래서 살아남은 인간들은 집밖으로 외출하기 위해서 '배'를 타고 나가야 할 정도로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철학적인 질문을 하나 던져본다. '테세우스의 배'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 나온 문제이기도 한데, '사물의 변화'와 그 '정체성의 지속'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문제는 간단하다. 영웅 테세우스가 황금양털을 구하기 위해 배를 타고 여정을 떠났는데, 중간에 타고 있던 배에 고장이 생겨 부품 하나씩 하나씩 계속 고쳐나가면서 여정을 계속 이어갔다는 것이다. 그럼 여기서 문제다. 배의 부품이 전체 10000개라고 가정하고, 부품 하나를 고쳤을 때 원래 타던 배인가? 아니면 '다른 배'인가? 대다수의 사람들이 '다른 배'라고 부르기를 꺼릴 것이다. 여정은 계속 된다. 거친 물살을 헤치고 나간 배는 험난한 고비를 여러 차례 맞으며 잦은 고장을 일으켰고, 고장난 부품을 떼어내고 새 부품으로 갈아끼웠다. 물론 새 부품일지라도 여정이 끊이지 않았으므로 완전 새것일 수는 없었다. 멀고 먼 여정을 마치고 무사히 황금양털을 구한 테세우스는 다시 배를 타고 귀환을 했지만, 자신이 타고 있는 배가 원래의 배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배라고 느끼게 되었다. 왜냐면 처음 타고 왔던 배의 부품이 모두 교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체는 원래 그대로였고, 부품이 모두 바뀌긴 했지만, 자신이 타고 온 배가 맞았다. 그런데도 테세우스는 단 한 번도 배를 갈아탄 적이 없는데도, 완전 '다른 배'를 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과연 이게 맞는 말일까?

정답을 맞추기 전에 한 번 생각해보자. 멀지 않은 미래에 인류는 새로운 변화 맞이해야 할 것이다. 바로 인간이 '영생'을 살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의학기술이 발달함과 동시에 '인공장기'를 비롯해서 각종 기계장치를 인간의 몸을 대신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팔다리를 불행한 사고로 다치게 되면 '기계 팔다리'를 인간의 몸에 이식해서 '원래 그대로의 몸'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이런 식으로 심장, 콩팥, 간, 췌장 등 노화로 인해 '교체'가 필요해지면 '인공장기'를 대신 이식해서 영원한 젊음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제 인간은 죽으려야 죽을 수가 없는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예전에는 이렇게 '기계'와 '인간'을 합성하면 '사이보그'라고 불렀지만, 요즘에는 인간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정교한 로봇을 통틀어서 '안드로이드'라고 부르곤 한다. 그렇게 되면 사람과 로봇이 전혀 구분이 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성형'이나 '건강'을 목적으로 기계부품 몇 개쯤은 쉽게 바꾼 인간도 많아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기계부품을 몇 %까지 바꿔야 인간으로 인정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라고 불러야 하는 걸까? 이게 진짜 문제다.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 기술과학이 발달하게 되면 얼마든지 실현 가능한 문제이고, '인간의 정체성'을 되돌아보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나아가서 '안드로이드형 로봇'이 인간과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지고, '인간의 마음'까지 품을 수 있게 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봇'으로 봐야 할까? 마음까지 흉내낼 수 있다면 그냥 '인간'으로 봐야 할까? 과연 인간과 로봇이 사랑을 나눌 수도 있을까? 가족으로 인정하고 평생을 함께 살아갈 수도 있을까? 반려견이나 반려묘도 '가족'으로 인정하는 세상이 되었는데, '안드로이드'는 불가능할까? <어디에나 문구점>은 이런 질문들이 끝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험을 선사할 소설이었다.

나가는 글 : 마지막 <영혼을 찍는 문방구>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촉법소년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결론만 말해서 아주 통쾌했다. 법을 악용해서 '합법적인 폭력'을 자행하는 철없는 무리배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에서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범죄자에 대해서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물론 범죄를 저질렀다고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니고,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는 것 뿐이다. 그래서 범행을 저지른 '촉법소년' 당사자에게 죄를 묻지는 않지만, 그로 인해 생긴 피해나 배상책임은 그 부모에게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촉법소년'에 해당한다고해서 모든 죄에 대해서 보호를 받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몇몇 몰지각한 '촉법소년'들이 가벼운(?) 범죄를 저지르고도 자신은 '촉법소년'이라며 어쩔 거냐는 듯이 어른을 놀리는 행태를 일삼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이런 '촉법소년'들의 부모들 가운데 일부는 '상류계층'에 속할 정도로 부와 지위를 쌓고 있어서 '촉법소년'들 못지 않게 몰지각한 행태를 자행하고, 또한 방조하고 있다고도 한다. 과연 이런 '무법자'들을 그대로 방치해도 되겠느냔 말이다.

그래서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하자는 주장이 최근 들어서 탄력을 받고 있다. 현행 만 14에서 만 12세로 낮추자는 주장인데, 솔직히 '촉법소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본다. 왜냐면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에겐 '갱생과 교화의 기회'를 보장해주면서, 정작 저런 나쁜 놈들에게 피해를 당한 '선량한 사람들'에 대한 피해보상은 왜 보장해주지 않느냔 말이다. 다시 말해서, 국민들에게 세금을 걷어서 범죄자 인권은 물샐 틈 없이 보장해주면서, 왜 피해자에게는 세금 한 푼 쓰지 않고 '피해를 감수'하라고만 하느냔 말이다. 오히려 정반대가 되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옛말에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고 했다. 촉법소년을 악용해서 잘못을 저지르던 애들이 만 14세만 넘으면 '성인군자'라도 될 것 같은가? 그렇게 싹수가 노란 애들은 더욱더 교묘하게 범죄를 저지르고 사회를 혼란스럽고 무법천지로 만들 '새싹'으로 보고, '싹'을 잘라 제거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런 애들을 '교화시키고 갱생시킬 돈'이 있으면, 법 없이도 살 착한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피해보상금'으로 쓰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또한, 촉법소년들이 저지른 죄를 엄벌한다는 의미에서 철저하게 '배상금'을 책정해서 다시는 철없는 행동으로 집안을 풍비박산으로 말아먹는 짓을 하지 않도록 엄혹한 처벌을 내려야 마땅하다고 본다.

조금 흥분해서 하는 말인 것을 인정한다. 처벌만이 유일한 해법이고, 단죄만이 능사는 아닐 문제다. 애초에 도덕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회환경을 만든 우리 모두의 책임문제이기 때문이다. 청소년인권 향상의 일환으로, '체벌 금지', '두발 자유화' 등 어린이청소년 인권 문제에 우리 사회가 굉장히 많은 관심을 보이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도덕 교육이 물색 없어지고, 교권마저 무너져서, 학생들이 무서워서 선생님이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초래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수업중에 학부모가 교실로 쳐들어가서 다짜고짜 선생님의 따귀를 때리고 멱살을 잡는 일이 너무 많아졌다고 한다. 이유는 더 가관이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꾸중을 해서 '항의차원'에서 그랬다는 학부모들의 변명 같지도 않은 변명이 '대서특필'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래서야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는가 말이다. 도덕이고 나발이고 '돈과 권력'만 있으면 못할 짓이 없다는 것만 배우지 않겠느냔 말이다. 그러니 '있는 집' 자식들이 더 활개를 치며 '촉법소년'의 테두리 안에서 못할 짓, 해서는 안될 짓, 심지어 끔찍한 범죄까지 저지르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까지다. 할 말은 더 많지만 최대한 줄여보았다. 민감한 사회문제를 다룬 소설로 읽어주면 더욱 빛이 날 것 같다. <기묘한 문구점>은 재미와 감동을 주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좀 더 심화한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해보기에도 좋은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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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주스 가게 - 제2회 한솔수북 선생님 동화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초등 읽기대장
박은아 지음, 김수빈 그림 / 한솔수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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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주스 가게 : 제2회 한솔수북 선생님 동화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박은아 / 한솔수북 (2025)

[My Review MMCCLXXII / 한솔수북 15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한 번째 리뷰는 무엇이든 소원을 들어주는 맛있는 주스를 마셔보고 싶은 <별별 주스 가게>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야기는 정말 오랜 옛이야기 때부터 인기가 많았다. '아라비안 나이트'로도 불리는 <천일야화>에서도 '알라딘의 요술램프'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에는 일본 작가인 히로시마 레이코가 쓴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이 공전의 히트를 하면서 '소원을 들어주는 가게 시리즈'가 크게 유행하는 듯 싶다. 하지만 '형식적인 면'만 비슷해 보일 뿐, 내용을 들여다보면 완전 다르다. 일본 작가가 쓴 동화는 '기묘한 이야기'나 '괴담' 형식인 것에 비해서 한국 작가가 쓴 동화는 '교훈'과 '감동'에 초점을 맞춰서 읽기가 더 좋았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지만 독서논술쌤으로도 '전천당'은 논술 수업책으로 쓰기에는 부적합한 내용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재미는 있었지만 말이다. 암튼 <별별 주스 가게>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별별 주스 가게> 관점 포인트 : 지윤이는 고민이 생겼다. 학교에서 인기 많은 친구가 되고 싶지만, 실제로는 짝꿍에게 간단한 말도 건내지 못할 정도로 수줍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윤이는 뭐 하나 잘하는 것도 없었다. 공부를 잘하면 모르는 문제를 가르쳐주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을 것 같고, 운동이나 노래를 잘하면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아서 저절로 친구가 많아질 것 같은데, 지윤이는 뭐 하나 특별하게 잘하는 것이 없는 평범한 아이였기 때문이다. 외모라도 예쁘게 생겼다면 친구들이 알아서 알은 채라도 할텐데, 지윤이는 그저 평범하게 생긴 아이였기 때문인지 친구들은 평소에도 지윤이에게 알은 채를 하지 않았다. 그런 고민을 가득 안고서 학교로 가는 길에 우연히 '별별 주스 가게'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가게에서 주스를 마시면서 소원을 빌게 되는데, 지윤이가 간절히 빈 소원은 '친구가 많아지게 해 주세요!'였다.

지윤이가 빌 수 있는 소원은 모두 세 가지였다. 그렇게 차례대로 소원을 성취하며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되고, 그 덕분에 친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는 있었다. 그런데 소원대로 얻은 특별한 능력이 영원한 것이 아니라서 문제였다. 별별 주스 가게에서 얻은 주스를 마시면 '특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지만, 주스 덕분에 얻은 능력인지라 소변을 보고 나면 능력이 말끔하게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윤이의 소원대로 '특별한 능력' 덕분에 친구가 많아지는 것에는 성공한 듯 싶었다. 일단 '잘하는 것'이 생겼기 때문에 주변의 친구들이 알아서 다가와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지윤이에게 다가온 친구들이 '진정한 친구'였을까?

그렇지는 않았다. 갑작스레 지윤이가 발휘하는 능력 덕분에 '호기심'이 생기고 '관심'을 보인 것 뿐이지 진정으로 지윤이와 친구가 되자고 다가온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윤이도 느닷없이 생긴 능력에 놀라워하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소원을 빌면 '특별한 능력'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자 점차 소원을 능숙하게(?) 빌기 시작했지만, 애초에 그 능력은 '지윤이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능력을 잘 다룰 수는 없었고, 그 능력에 호기심과 관심을 보인 친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믿음을 줄 수는 더욱더 없었던 것이다. 그러자 지윤이에게 보낸 호기심과 관심은 썰물처럼 빠르게 사라지고 만 것이다. 오히려 친구들이 지윤이를 오해하게 만들었다. 지윤이는 '특별한 능력'을 보여주면 친구들이 좋아할 거라고 굳게 믿었지만, 친구들이 좋아하기는커녕 지윤이가 갑자기 특별한 능력을 보이며 '잘난 척'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오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지윤이의 능력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심은 그게 아니었지만, 친구들은 그게 지윤이의 솔직한 마음이고, 원래 그런 성격인데 그동안 감추고 있었던 것이라고 오해를 한 것이었다. 애초에 그런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동안 숨긴 것도 쉬이 오해하도록 만들기에 딱이었다.

지윤이는 울면서 다시 '별별 주스 가게'를 찾았다. 하지만 또 다른 능력을 갖게 만드는 주스를 마시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다시 원래대로. 친구들의 오해를 풀 수 있다면, 다시 아무런 능력도 없었던 것으로 되돌리고 싶은 마음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같은 일은 일어날 수 없었다. 한 번 엎지른 물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듯이 지윤이가 이미 저지른 행동에 대한 '책임'을 분명하게 책임져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때 별별 주스 가게 주인인 예쁜 언니가 지윤이에게 특별 주스를 마셔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했다. 하지만 지윤이는 세 가지 소원을 모두 빌었기 때문에 더는 지불할 것이 없다고 말했고, 예쁜 언니는 이 주스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지윤이는 마지막 주스를 마시고 학교를 향했는데...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고, 특별한 주스의 능력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나가는 글 : 우리는 종종 창피한 일을 당하거나 어처구니 없게 미움 받을 짓을 하고 난 뒤에 엄청나게 후회를 하고는 한다. 그리고 그런 일이 아예 없었던 곳으로 도망을 가거나, 그 망신스런 일을 아무도 모르는 사람과 새로운 시작을 하고픈 마음을 가진 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조차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럴 땐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일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현명한 방법은 '솔직'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잘못에 대해 '잘못'이 있으면 사과하고, 철저히 '반성'하면서 두 번 다시 그런 잘못과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노라고 솔직해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그런 일을 저지른 뒤에도 솔직하지 못하게 '변명'과 '핑계'를 일삼으며 잘못을 뉘우치거나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일은 점점 더 커지게 되고, 나중에는 정말로 감당할 수 없어서 '책임'을 지고 싶어도 질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애초에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은 자기가 해결해야 한다. 또한 '책임'이란 자기가 스스로 해결하면 정말 쉬운데 반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려 들거나,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면, 그런 방법으론 책임을 질 수 없고, 해결도 안 되며, 자칫 '책임회피'라는 오해까지 사게 되면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막나가게 된다. 그리고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고 남들을 속상하게 만들 권리가 부여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지윤이에게 잠깐이지만 '별별 주스'를 마시고 특별한 능력을 가졌을 때 여러 차례 친구들을 속상하게 만들기도 했다. 물론 지윤이가 원해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종종 그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의 진짜 주제는 바로 '친구 관계 맺기'다. 서로의 마음까지 딱 맞는 친구를 찾기는 정말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서로 친하게 지내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정말 많다. 그래서 '친구 찾기'는 끝이 없는 미션처럼 느껴질 때가 많고, 겉으로는 친구가 많은 것처럼 보여도 정작 어려울 때에는 단 한 명도 도움을 받지 못해 속상한 경험도 겪게 될 수 있다. 그럴 때 속상해할 필요는 없다. 또 다른 친구를 찾으면 되니까 그런 것은 아니다. 가뜩이나 찾기 힘든 친구인데, 이 친구가 내 맘에 쏙 들지 않는다고 저 친구를 사귀면 해결될 일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원하는'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그건 바로 내가 먼저 '원하는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다. 내가 바라는 친구의 모습처럼 '나 자신'을 그런 친구의 모습처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그런 진심을 가지고 '친구 관계'를 맺고자 노력한다면 어려운 일이겠지만 결국 그런 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별별 주스 가게>에서도 지윤이가 친구 사귀기에 성공한 비결이 바로 '솔직함'이었듯이 말이다. 솔직한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셈이다. 물론 '모습'보다 더 좋은 방법도 있다. 바로 '솔직한 내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어려운 방법이다. 왜냐면 '모습'은 눈으로 볼 수 있지만,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진심을 담아 '솔직한 마음'을 보여주려 노력해도 보여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진솔한 행동에 솔직한 마음을 담아서 '눈에 확 띠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지윤이가 부족했던 것은 '솔직한 마음'이 아니라 '진솔한 행동'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친구들도 지윤이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것이다.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쭈볏거리는 모습만 하고 있으면 결국 아무도 다가와 줄 리가 없다. 재밌는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재밌는 행동'으로 사귀고 싶은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고, 다정한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다정한 행동'으로 여러 친구들에게 다정함을 먼저 보여주면 그런 친구를 사귈 확률이 확 올라가게 된다. 물론 쑥쓰럽고 어색한 분위기라서 먼저 손을 내밀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럴 때 먼저 '용기'를 내어보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그러다 어렵게 용기를 먼저 내었는데 다른 친구가 받아주질 않는다면 살짝 '기다리는 센스'도 발휘해볼 필요가 있다. 그랬는데도 친구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도리어 나를 낮잡아보고 함부로 대하는 행동을 한다면, 그런 친구는 나쁜 친구니까 앞으로도 전혀 사귈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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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니까 상상 사전 1 그렇다니까 상상 사전 1
송라음 지음, 서수인 그림 / 창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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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그렇다니까 상상 사전 1> 송라음 / 서수인 / 창비 (2026)

[My Review MMCCLXXI / 창비 1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 번째 리뷰는 어린이들의 무한 상상력을 즐겁고 재미나게 풀어낸 <그렇다니까 상상 사전 1>이다. 어린이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너무 많아서 무엇 하나 콕 집어내기 망설여지겠지만 '미래의 주역이 될 주인공'이기 때문에 꿈을 꾸는 것을 가장 잘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어린이들이 마음껏 활약할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그리고 무엇보다 경제적 여유가 없었기에 하루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했다. 어른이 되면 무한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고 강제하고 억압하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물론 막상 어른이 되고 나니 자유는 고사하고 강제하고 억압하는 것들이 어린 시절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깨우치고 나서 엄청 좌절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물론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현실을 반영한 일이다.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어른들이 정작 어린이들에겐 마음껏 꿈을 꾸고,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른들은 현실적으로 그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잘 알면서 왜 어린이들에게는 '꿈을 꿀 자유'를 허용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건 어린이들이 꾸는 꿈만큼 '그 나라의 국력'이 커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비록 어른들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서 실현불가능하다는 절망에 쉽게 굴복하고 좌절하지만, 어릴 적 꿈꾸던 시절에는 '현실의 벽'을 유유히 통과하며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쳤고, 그런 어린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에는 최소한 '딱 그만큼'은 실현가능했던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놀랍지 않은가? 우리의 윗세대는 불가능했던 일이 우리세대에는 가능해지고, 우리세대가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일들을 우리의 후세가 믿을 수 없을만큼 눈부시게 가능케하는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어린이들에게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무한한 꿈을 꾸라고 이야기했던 것 같다. 그럼 <그렇다니까 상상 사전>에서는 어떤 상상이 펼쳐졌을까?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그렇다니까 상상 사전 1> 관점 포인트 : 책을 펼치면 처음 등장하는 배경은 엄숙하고 조용한 '도서관'이다. 엄청나게 큰 도서관에서 우리의 주인공 새하는 길다란 사다리를 타고서 책꽂이 맨 윗칸에 꽂혀 있던 낡고 먼지가 켜켜이 쌓인 '백과사전' 하나를 꺼내들고 대출하기 위해서 사서선생님께 다가간다. 하지만 새하는 사서선생님께 매몰찬 이야기만 전달 받는다. "그 책은 대출 금지야"라고 말이다. 새하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까닭을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원래 '사전'은 어느 도서관에서나 대출 금지"라는 말뿐이었다. 하지만 새하는 사서선생님이 하는 말씀의 뒷내용에 더 솔깃해한다. "이 사전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이고, 누가 빌려가서 함부로 내용을 바꾸기라고 하면 큰일난다고..."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아니, 책을 못 빌려줄 까닭이 '책의 내용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무슨 말인가? 암튼, 사서선생님은 단호하게 말씀하시면 책을 원래 자리에 꽂아놓으라고 당부했지만, 호기심 많은 새하는 사서선생님이 한 눈을 파는 사이에 '무인대출기'로 백과사전을 올려놓고 대출을 시도했다. 무인대출기에서는 "대출이 완료되었습니다"라는 말이 들렸고, 새하는 무사히(?) 무거운 책을 들고 도서관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새하는 모험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백과사전답게 책은 'ㄱ'부터 가나다 순서로 내용이 적혀 있었으며, 순서대로 주르륵 읽어가다가 '공룡'이라는 낱말에서 눈길이 멈춰섰고, 자세하게 읽기 시작했다. 왜냐면 새하는 공룡을 무척 사랑하는 어린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익숙하게 잘 알고 있는 공룡들에 대한 이야기를 쭈욱 읽어나가다가 '세상에 없던 공룡'을 상상하기에 이른다. 공룡답게 날카로운 이빨과 길다란 발톱을 가졌으면서도, 익룡처럼 날개를 가져서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는데, 꼬리에는 곤봉 같은 무시무시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상상속의 공룡'을 머릿속에 떠올렸던 것이다. 그리고 새하는 그 상상속의 공룡을 아른 공룡과 함께 어울려 다니는 꿈을 꾸며 "그렇다니까"라는 말을 되뇌었다. 그리고는 새하는 상상속에서 새하가 만들어낸 공룡과 함께 마음껏 노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다음 날 학교에 등교한 새하는 친구들과 공룡이야기를 나누다가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새하가 친구들이 좋아하는 공룡이야기를 하는 틈에 자신이 상상했던 공룡이야기를 꺼냈기 때문이다. 친구들 중에 '공룡박사'로 통하는 친구가 "그런 공룡은 세상에 없어. 거짓말쟁이야"라고 험한 말을 하자 새하도 지지 않고 "내가 본 백과사전에는 분명히 있었어"라고 맞붙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느 새 '진실공방'으로 논쟁이 벌어지면 '증거'를 내놓으라며 새하를 윽박지르자 새하는 억울하다면서 도서관에서 몰래 빌려온 <그렇다니까 상상 사전>을 꺼내 들었고, 아이들은 우르르 몰려들어 새하가 말한 공룡을 찾으러 백과사전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당황한 것은 새하였다. 말다툼에서 지고 싶지 않아 어젯밤에 상상했던 '공룡이야기'를 꺼냈지만, 그런 공룡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것이 새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새하기 빌려온 '백과사전'에 달려들어서 뒤적거리기 시작하자 마음속으로 뜨끔했던 것이다. 그리고 새하가 한 거짓말이 금세 들통이 날 것 같아 마음을 졸이고 있었는데, 아이들 사이에서 "찾았다"라는 듣고, 어리둥절한 것은 도리어 새하가 되었다. 아니, 놀라운 일이 새하의 눈앞에서 펼쳐졌던 것이다. 새하가 상상했던 공룡이 '백과사전'에 떡하니 적혀 있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백과사전을 보던 아이들이 모두 '백과사전 속으로' 빨려들어간 것처럼 주변 환경이 바뀌더니 상상속의 공룡과 새하의 친구들이 즐겁고 재미난 듯이 함께 어울려 한바탕 신나게 놀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동안 즐기던 아이들은 어느덧 잠에서 깨어난 듯 교실안으로 되돌아왔고, 친구들은 자신들이 한 경험이 정말 생생했다면서 놀라워했기 때문이다. 바로 새하가 빌려온 '백과사전'이 부린 마법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은 '그 사실'이 백과사전에 정확하게 적혀 있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원래부터' 그런 사실이 널리 알려진 것처럼 행동했기 때문이다. 바로 '상상'이 '상식'이 되는 순간이었다.

새하의 상상은 계속 된다. 'ㄴ'에서는 '세상에 없던 상상의 나라'를 떠올렸고, 'ㄷ'에서는 '상상속에서 꾸며낸 돈'을 쓰면서 경제의 원리를 깨달아갔다. 1권의 내용은 여기까지였다. 2권에서는 또 어떤 상상이 실제 현실처럼 생생하게 펼쳐지게 될까? 어린이들의 머릿속에서는 하루 종일 '상상'이 펼쳐진다. 비단 상상은 어린이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어른들도 상상을 곧잘 펼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상상은 어린이들만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 사실 어른들이 하는 상상은 곧잘 '현실의 벽'에 부딪혀서 사라져버리기 십상이라서 그런다. 어른들은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기도 전에 '실패했던 경험'과 '야박한 사회적 통념'으로 인해 애써 상상했던 것을 쓱쓱 지우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철없는 공상'이나 하는 것을 스스로 한심하게 여긴 탓이 가장 크다. 그 결과 어른들은 상상을 통해서 멋진 미래를 꿈꾸기보다 냉혹한 현실과 마주한 끝에 '현실, 그 자체'에 안주해버리는 일이 더없이 편하고 쉽다는 것을 이미 알아버렸다. 그래서 애써 상상한 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힘든 노력을 하지 않으려 한다. 마치 '높다란 벽'을 만나면 부수어 꿰뚫어버리고 나아가거나, 훌쩍 뛰어넘어 더 높이 날아오르는 '가능성'을 믿고 부단히 노력하기보다 두꺼운 벽을 뚫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높다란 벽을 올라 넘어가는 일이 정말 힘겹다는 '변명'만 늘어놓기 일쑤란 말이다. 이런 어른과 상상하길 멈추지 않는 새하를 비교해보면 답은 뻔하다. 상상하는 힘은 당연히 어린이가 더 뛰어날 수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말이다.

나가는 글 : 이처럼 단순한 '상상'과 그것을 실현하는 힘인 '상상력'은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개념이다. 상상은 애어른 할 것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상상력'을, 다시 말해 '상상하는 힘'을 실제로 발휘하는 데에는 어른이 어린이를 따라올 수 없다. 그리고 어른들은 어린이의 상상을 낮잡아 보고 삐뚫어진 마음을 가진 것마냥 퉁명스럽게 말하기 일쑤인데, 결코 그래선 안 된다. 비록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상상일지라도 '상상력'을 발휘했다는 그 자체만으로 대단히 높이 평가해야 하고, 후한 점수를 주며 과하다 싶을 정도로 무한한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쥘 베른의 소설 '경이의 여행(Voyages extraordinaires)' 시리즈를 보면 19세기에는 없던 잠수함과 우주선 따위가 등장한다. 더구나 쥘 베른은 실제로 여행을 해본 적도 없다고 한다. 엄격한 가정교육을 중시하던 고모 슬하에서 컸던 탓에 집밖 외출조차 마음껏 할 수 없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쥘 베른이 선택한 것은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하늘 여행을 '열기구'를 타고서, 바닷속 여행을 '잠수함'을 타고서, 우주 여행을 '우주선'을 타고서, 마치 실제 경험한 것마냥 경이로운 여행기를 써내려갔다. 그 결과 20세기가 되어서 어떻게 되었는가? 19세기 소설가의 '상상'에 불과했던 일이 20세기 이후 '상상력'을 발휘하자, 실제로 '비행기'로 하늘을 날아 여행을 하고, 바닷속으로 '잠수함'이 떠다니며, 우주속으로 '우주선'이 날아오르고 있다. 만약 '상상하는 사람'이 없었다면 '상상력'이 현실이 되는 일이 일어나기나 했을까?

그렇기에 우리는 마음껏 무한 상상하는 사람들을 '공상가'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먼 미래에 당연한 일을 시간을 거슬러 '상상력'을 발휘함으로써 미래의 '상식'을 현재의 '상상'으로 풀어낸 '마법사'로 존중해야 할 일이다. 물론 이것 저것 값싼 '물질'을 섞어서 값비싼 '금'을 만들려던 '연금술사' 같은 허튼 망상꾼도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마법사의 돌'이니 '현자의 돌'과 같은 실현불가능한 마법도구를 얻기 위해 불가능을 꿈꾸는 사람들을 '연금술사'로 부르면서 놀림의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허나 현대에 와서는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화학제품들이 과거 '연금술사'들이 수없이 실패했던 경험을 토대로 발전한 '화학'이 없었다면 우리는 현재 비누와 화장품 등처럼 없어서는 안 될 일상용품들을 편리하게 쓸 수 없었을 것이다. 비누나 손소독제 없는 일상에 얼마나 큰 혼란과 공포를 가져다줄지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이처럼 '연금술사'처럼 허황된 꿈을 꾸는 사람들조차 없었으면 큰일이 났을 요즘이다.

이처럼 '상상'은 생각보다 우리에게 크나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그러니 우리는 한시라도 '상상'을 멈춰선 안 된다. 그럼에도 상상할 꺼리를 찾지 못하겠다면 지금 당장 <그렇다니까 상상 사전 1>을 펼쳐 들어라. 그리고 '상상하는 힘'을 깨우치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그 힘을 응축해서 세상을 바꿀 '상상력'으로 발휘하는 놀라운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 2권에서 계속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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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1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기소령 각색 / 디앤씨웹툰비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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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1> 장성락(Redice Studio) / 추공 / 기소령 / 디앤씨웹툰비즈 (2019)

[My Review MMCCLXX / 디앤씨웹툰비즈 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아흔아홉 번째 리뷰는 대한민국 웹툰의 새로운 전설로 등극한 <나 혼자만 레벨업 1>이다. 우연찮게 애니메이션을 먼저 보게 되면서 뒤늦게 <나 혼자만 레벨업>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는데, 제주도 레이드에서 성진우과 개미왕이 결전을 하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멈춘 것을 확인하고, 그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먼저 '소설 <나 혼자만 레벨업>'을 완독하게 되었다. 그 다음에는 '같은 제목'의 앱게임에 푹 빠졌다가 최근에서야 '단행본'으로 출간된 웹툰을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벌써 2년 째 푹 빠져서 읽고 있는데 정말 대단한 작품이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대한민국 헌터가 세계1인자로 우뚝 서서 인류 전체를 구원한다'는 이야기였다. 뭐, 이런 스토리는 그동안 미국, 유럽, 일본 등 기존 만화/애니 강국에서 질릴 정도로 우려먹었던 레퍼토리인지라 그닥 인상적이랄 것도 없겠지만, 그럼에도 인상 깊었던 까닭은 '대한민국 웹툰'에서 잘 등장하지 않는 레퍼토리였고, '다른 차원의 존재의 위협'에서 지구를 지키는 1인자가 대한민국 헌터라는 사실만으로 두근두근할 정도였다. 그런데도 지구를 구한 영웅인데 전세계인들은 '그 사실'을 잘 모른다는 설정이 기존의 만화/애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스토리였기에 더욱 감동적이었다. 미국 만화에서는 '미국영웅이라 당연하다'는 식이었고, 유럽 만화에서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영웅이야기 맛볼텨'라는 식이었고, 일본 만화에서는 '너무 잘난 일본 영웅이라 서구사회에서 알아보고 존경해마지 않는다'는 설정이 많은 편인데, 대한민국 만화에서는 애초에 그런 컨셉을 잘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 혼자만 레벨업>은 대한민국 영웅은 지구를 구하고도 남을 힘을 가졌음에도 군림하려 들지 않는다는 식의 쿨함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의에는 참지 않으며, 감히 대한민국을 깔보고 만만하게 본다면 그에 걸맞는 본때를 보여준다는 인상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나 혼자만 레벨업 1> 관점 포인트 : 나는 한 번 읽을 셈이면 절대 책을 구입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만화책이라면 열 번 이상을 볼 작정을 하고 아예 '소장본'이나 '애장본'을 구입하는 것을 즐긴다. 그래서 남들보다 현저하게 '늦게 구매하는 편'이다. 이 책도 벌써 출간된 지 7년이나 지나서 산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남들이 볼 땐 이상한 짓(?)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애니와 소설, 심지어 앱게임까지 즐기고 있다면 줄거리를 줄줄 꿰고 있을텐데, 또 만화책을 구입해서 읽은 것은 무슨 취미란 말인가하고 말이다. 하지만 <나 혼자만 레벨업>은 정말 예술 그 이상이었다. 애니메이션도 종종 '다시 보기'를 하고 있는데, 볼 때마다 '정주행'을 하고 만다. 얼른 '3기'가 방영되어 '제주도 레이드, 그 이후 이야기'를 즐길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현재까지는 그 뒷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완결된 소설과 만화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이 늦었지만, 나는 <나 혼자만 레벨업>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다시 리뷰하려 한다.

<나 혼자만 레벨업>의 주인공은 성진우다. 대한민국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으로 'E급 헌터'로 활약하고 있다. 헌터란 최근에 전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게이트'를 통해서 출몰하는 마수를 상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이 게이트를 통해서 '마력'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그 마력을 받아들여서 '새로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헌터인 셈이다. 그리고 게이트를 통해서 출몰하는 마수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무기체제로는 결코 상대할 수 없다. 오직 게이트에서 흘러나온 '마력'으로 만든 무기나 에너지로만 마수들을 상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마력을 제대로 다루는 '헌터'만이 유일하게 '마수'를 상대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런데 헌터라고 해서 모두 '마수'를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마력에 감응한 헌터는 '등급'이 존재하며, 강한 순서대로 S급, A급, B급, C급, D급, E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마수들도 이런 등급에 맞춰서 등장하는 편이며, 이를 테면 C급 던전으로 판명이 되면, 그 던전안에는 대부분 C급 이하의 마수들이 나타나며, 이런 C급 마수와 맞상대를 할 정도의 헌터를 C급으로 정한 것이다. 우리 주인공인 성진우는 그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E급 헌터로 판명되었으며, E급 던전에 나오는 마수들도 겨우 상대할 수 있는 '최약체'였던 것이다. 여기까지 본다면 이 만화는 '성장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차곡차곡 경험치를 모아 레벨업을 하며 점차 고수가 되어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스토리'를 답습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런데 <나 혼자만 레벨업>은 시작부터 그런 오해를 하지 않도록 못을 박았다. 한 번 판정이 난 '등급'은 절대 변하는 일이 없다고 말이다.

그러다 E급 헌터 성진우가 '이중던전'을 경험하면서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 거대한 석상들이 헌터들을 학살하던 그 악몽 같던 경험을 겪고 난 뒤에 성진우에게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인류 최약 병기라 불리던 성진우가 '레벨업'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헌터의 '등급'은 한 번 정해지면 변하지는 않지만 '단련'을 할 수는 있다. 고도의 단련을 통해서 '등급'이 올라가지는 않지만, 그 등급 헌터들이 쓸 수 있는 능력을 숙련시켜서 더욱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능력 숙련은 '레벌업'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무리 숙련을 한들 '능력치'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레벌업'은 기존의 등급과 전혀 별개로 작동하고 있었다. 레벨 몇부터 몇까지 '어느 등급'이라고 정해진 것이 없어 알도리는 없지만 마수를 처리할 때마다 '경험치'와 '아이템'을 얻게 되고, 일정 경험치를 충족시키면 '레벨업'이 되어 '능력치 스탯'과 '아이템'을 챙길 수 있는 '인벤토리 창'이 개방되었다. 물론 그 '인벤토리 창'은 오직 성진우에게만 보인다. 물론 '메시지 창'과 함께 말이다.

이게 정말 신기한 일인 것이다. 분명 성진우는 '이중던전'에서 거대한 석상들에게 몸이 산산히 찔리고 부서지면서 결국 죽고 말았는데, 죽음 같은 잠에서 깨어나니 '병원 안'이었고, 찔리고 베이고, 잘려나간 몸도 감쪽같이 원상태로 회복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진우만 볼 수 있는 '메시지 창'은 계속 떴고, 그 메시지 창에 적혀 있는 '퀘스트'를 이행하고 목표를 달성하면 '보상'도 받을 수 있었다. 마치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처럼 말이다. 성진우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된 것이다. 그리고 아직은 인식하지 못했지만 성진우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시스템'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로도, 성진우는 '플레이어'가 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 '플레이어'가 된 성진우가 달성해야 할 최종목표는 무엇일까? 그 비밀은 차츰 밝혀지게 된다.

나가는 글 : 이제 1권이라서 많은 줄거리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저 '플레이어'가 된 성진우가 겪게 될 이야기가 앞으로 수없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고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권 마지막에 성진우는 시스템이 마련한 '퀘스트'를 수행하지 않아서 '패널티 존'에서 또다시 죽다 살아나는 일을 겪게 된다. 바로 '일일 퀘스트'를 완료하지 않은 탓인데, 처음으로 어긴 '퀘스트 미수행'이건만 너무 가혹한 '패널티'를 매긴 것이다. 거대한 지네 마수를 피해서 '4시간 동안' 사막에서 뛰어서 도망다니게 한 벌칙이었다. 자칫하다간 주인공이 초반에 죽어버릴 수도 있는 벌칙이었다. 이런 죽을 고비는 성진우가 겪게 된 '인스턴스 던전'에서도 경험하게 된다. 퀘스트를 끝마치지 않으면 '플레이어'는 살려둘 필요가 없다는 듯이 말이다. 그리고 퀘스트의 목적은 '성진우의 성장' 곧 '레벨업'이었다.

그런데 성진우의 레벨업은 너무 속도가 빠른 감이 없지 않다. 이제 겨우 '재각성'을 한 듯한데 능력치는 '최하위권'에 속하고 있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쪼렙'인 처지다. 그런데 레벨은 '쪼렙'인데, 그런 쪼렙이 감당해야할 시련은 너무 가혹했기 때문이다. 마치 어릴 적에 읽었던 <공포의 외인구단> 같은 설정이다. 개인적인 복수를 하고 궁극적으로 야구경기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서 외딴섬에서 무지막지한 훈련을 이겨내고 복귀한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친다는 이야기처럼 말이다. 지옥에서 살아돌아온 그들은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처럼 무지막지한 수련을 통해서 빠르게 레벨업을 한 성진우에게 닥칠 시련은 무엇이고, 과연 무엇 때문일까? 2권에선 '인스턴스 던전'에서 살아돌아온 성진우가 맹활약을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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