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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6
추공 지음, 이백 그림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19년 8월
평점 :
<나 혼자만 레벨업 6> 추공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2019)
[My Review MMXXVIII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6번째 리뷰] 성진우가 '일본행'을 선언했다. 일본헌터협회가 '제주도 레이드'에서 한국측 S급 헌터들을 몰살시키려는 모략을 꾸미려다가 의도치 않은 변수로 인해서 자국(일본)의 S급 헌터가 7명이나 희생 당하는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 이를 두고, '자업자득'이니 '사필귀정'이니 말이 많겠지만, 당장 일본에 S급 게이트가 열려버리기라도 하는 날에는 일본에서는 이를 막을 수 있는 헌터가 없게 된다. 제주도 레이드에서 '고토 류지'만이라도 어떻게 살아서 돌아왔더라면 좋았으련만, 일본측으로서는 '고토 류지'라는 최고 S급 헌터를 잃어버린 것이 너무도 큰 손실이었다.
그런데 정말로 일본에 '초대형 S급 게이트'가 생성되어 버린 것이다. 일주일 뒤면 게이트가 '던전 브레이크'될 것이고, 그 안에서 엄청난 마력을 뿜어내는 마수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일본은 그야말로 '멸망 직전'까지 내몰리게 될 것이다. 일본에 생성된 게이트는 미국에서 겨우 막아낸 '카미쉬(용제: 용의 군주) 게이트'보다는 작지만, 세계적으로도 '두 번째로 많은 마력량'을 뿜어내서 일본 정부와 국민들을 초긴장 상태로 만들었다. 만약 이를 막지 못하고 게이트가 열려버린다면 일본은 '도시 한두 개'가 사라지는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전국이 그야말로 초토화될 것이 분명하다. 제주도에 열렸던 S급 게이트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게이트였고, 제주도의 게이트에서는 '곤충형(개미) 마수'가 나오는 바람에 사방이 바다로 가로막고 있어 '제주도' 하나만 파괴되는 것으로 어찌어찌 막고서 시간을 벌 수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일본에서 '던전 브레이크'가 된 초대형 S급 게이트에서는 '거인형 마수'가 30마리나 튀어나온 것이다. 더구나 거인이라고해서 행동이 굼뜬 것이 아니고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이며 보이는 모든 것을 파괴했고, 보이는 모든 사람들을 먹어 치웠다. 그야말로 '살육전'으로 사람을 때리고 찢어발기며 먹어치우기까지 하는 괴물들이었다. 한 마리만 나와도 큰 피해가 났을 텐데, 무려 30마리가 각자의 방향으로 쏜살같이 치고 나가며 일본 전역을 파괴하고 있었다. 더구나 바다에서 헤엄까지 치고 건너갈 정도니, 이제 일본은 이대로 끝장이 나는가 싶었다.
그런데 한국의 S급 헌터 성진우가 '일본행'을 자청한 것이다. 러시아의 S급 헌터 유리도 단 한 방에 거인에게 죽임을 당해서 전세계 S급 헌터들도 도와주겠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심지어 '국가 권력급 헌터'를 다섯 명이나 소유하고 있는 미국조차 일본을 외면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의 헌터가, 그것도 혼자(아니 동행자가 있었는데, 아진 길드 부사장 유진호(D급 탱커))서 거인들을 상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더구나 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었다. 러시아 헌터처럼 '하루에 100억'을 지불해달라는 요구도 없었고, 단지 '거인들의 사체'만을 자신의 소유로 인정해달라는 요구만 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런 요구는 '게이트'를 클리어한 헌터가 당연하게 요구하는 것이기에 실제로는 아무런 조건도 없이 일본을 돕겠다는 얘기였다. 물론 성진우에게는 마수의 사체에서 얻을 수 있는 '그림자'가 가장 큰 이익이었지만, 성진우의 '스킬'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그런 성진우의 행보는 전세계 헌터들의 귀감이 되었다.
어쨌거나 일본으로서는 무조건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처지였다. 그나마 남아 있던 일본의 S급 헌터들마저 거인과 맞서 싸우다가 죽어가는 형국이었기에 일본의 운명을 성진우에게 맡겨야만 했다. 하지만 성진우에겐 100레벨이 넘은 상황에서 엄청난 마력의 마수를 죽여야만 '레벨업'을 할 수 있다는 절박감마저 들었다. 그래서 성공여부를 떠나서 성진우에게도 꼭 필요한 레이드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성진우는 거인들과 싸워서 이길 승산이 있던 것일까? 그리고 거인들과의 싸움을 통해서 밝혀질 비밀은 또 무엇일까?
아닌 게 아니라, 지난 '천사상 이중던전' 사건에서 '시스템의 설계자'와 마주쳤고, 성진우 본인이 '그림자 군주', 다시 말해, 9명의 군주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각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각성하면서 성진우는 '인간'으로 남을지, '마수들의 군주'로 남을지 선택해야 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인간'으로 남는 것이었다. 그래서 '설계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성진우는 온전한 '그림자 군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없었다. 그림자 군주의 능력을 갖춘 '인간 헌터'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불완전한 존재'인 상태다. 이런 불완전함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인지가 관건일 게다.
그리고 '그림자 군주'를 둘러싼 비밀도 조금이지만 밝혀지게 되었다. 9명의 군주와 대립하던 '지배자들'이 있고, 또 '악마들'도 군주들과 전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림자 군주'였을 때, 하늘에서 내려온 '지배자'들과 한 판 승부를 하고 있었는데, 그림자 군주의 '소환능력' 덕분에 실력은 막상막하였다. 그런데 '악마들'의 참전으로 그림자 군주는 곤경을 맞이했고, 이런 '그림자 군주'를 외면한 채 죽임을 당하도록 방치한 '나머지 군주들'은 배신자들이었던 셈이다. 그렇게 '그림자 군주'는 처참한 패배를 했고, '설계자'는 성진우라는 E급 헌터의 몸속에 '그림자 군주의 일부'를 심어준 것이다.
그래도 의문은 남는다. 한 번 각성한 '헌터의 마력'은 아무리 노력해도 높일 수가 없었고, 유일하게 미국에서 각성한 '셀마 헌터'만이 재각성의 스킬을 갖고서 헌터들의 마력을 높여줄 수 있었는데, 성진우는 그녀의 도움이 없이도 스스로 '레벨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시스템'을 만들었던 설계자마저 파괴 시켜버렸는데 말이다. 그런데도 성진우는 여전히 레벨업을 할 수 있다.
어쨌든 성진우는 '레벨업'을 해야 할 목적이 다시 생겼다. 미국에서 개최되는 '국제 길드 컨퍼런스'에 한국 대표로 초청되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엄청난 실력의 헌터들과 만나기 전에 충분히 '레벨업'을 해놓아야만 했던 것이다. 뚜렷한 이유는 몰라도 일단 '레벨업'을 해놓아야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생각은 적중했다. 성진우가 레벨업을 조금이라도 게을리했더라면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사건사고들이 연이어서 발생하고 말았다. 이때 성진우의 '그림자 교환' 스킬이 유효하게 쓰였다. 그 누구든 '그림자'를 숙주처럼 심어놓기만 하면 언제 어느 곳이든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쿨타임'이 존재하는 스킬이지만, 엄청난 거리도 단숨에 이동할 수 있는 능력에 비해서 리스크가 적은 디버프였던 셈이다. 이제 성진우의 활동무대는 '지구 전역'이 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언제나 가까운 곳에서 생기기 마련이다. 그동안 모습을 감추고 '재기(?)'를 노리던 '군주 세력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터져버린 게이트에서는 '거인들의 왕(군주)'이 있었고, 성진우가 처치했다. '용제'라 불리던 '용의 군주(카미쉬)'는 미국에서 모은 '국가 권력급 헌터들'에 의해서 죽었고, '그림자 군주'는 성진우 본인이니, 이제 남은 군주들은 6명이다. 거기다 '그림자 군주'와 싸웠던 '지배자들'도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배자들은 '군주들'과 싸웠으니 성진우에게도 적인 셈이다. 그런데 지배자와 절체절명의 대결을 벌일 때 '배신'을 때린 애들이 군주들이었기에, 성진우는 지배자편도, 군주편도 아닌 셈이다. 그렇다면 누구의 편을 들어야만 하는가? 그때 '한국 헌터협회장 고건희'를 죽이러 온 마수가 '나머지 6군주' 가운데 한 명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밝혀냈다. 그리고 대한민국 1호 S급 헌터였던 고건희는 '지배자의 파편'으로 각성을 한 헌터였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렇게 성진우는 '군주'도 아닌, '지배자'도 아닌, '누구'의 편에서 싸움을 이어나가야만 할 것인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미국에서 개최한 국제 길드 컨퍼런스에서 성진우는 뜨거운 관심을 받았었다. 왜냐면 던전에서 등장한 인간이 있었는데, 그 인간의 모습이 다름 아닌 성진우의 아버지, '성일환'의 모습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일환의 마력 파장이 '마수의 것'과 완벽히 일치해서 의심스러운 상황인 것이다. 과연 성일환은 '인간'인 건가? '마수'인 건가? 어떤 쪽이든 성진우에겐 힘든 선택이 될 것이 틀림없다.
자, 이제 서서히 '게이트'가 갑자기 열리게 된 이유가 밝혀질 것이다. 군주와 지배자, 그리고 성진우의 끝없는 레벨업이 가능한 이유도 다 밝혀졌다. 그렇다면 이제 '최후의 싸움'이 남게 될 것이다. 과연 성진우는 '누구의 편'을 들 것인가? 고건희 회장은 '지배자의 도움'으로 각성했지만, '인간'으로 남았다. 돌아가신 줄 알았던 성진우의 아빠는 '인간'인지 '마수'인지 확인조차 할 수 없다. 성진우도 '군주의 도움'으로 새 삶을 살게 되었지만, '설계자의 의도'를 파악한 뒤에도 '인간'으로 남았다. 과연, 성진우의 선택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 고민중에도 성진우의 레벨업은 계속된다. 일본에서, 미국에서, 또 어디서든 성진우는 레벨업을 한다. 지켜야할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존재가 곧 밝혀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