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의 인류 탐험 보고서 9 : 농사로 세상을 바꾼 호미닌 - 어린이를 위한 호모 사피엔스 뇌과학 정재승의 인류 탐험 보고서
정재승.차유진 지음, 김현민 그림, 백두성 감수 / 아울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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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인류 탐험 보고서 9 : 농사로 세상을 바꾼 호미닌> 정재승, 차유진 / 아울북 (2024)

[My Review MMCCXII / 아울북 49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전문리뷰지 <책이 있는 구석방> 마흔한 번째 리뷰는 <정재승의 인류 탐험 보고서 9>이다. 이 책은 최초의 인류부터 현생인류까지의 발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인류고고학책'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초등학생을 위한 학습만화인 까닭에 '초등역사책'으로 봐도 무방하다. 9권에서는 호모 사피엔스가 이룩한 고대 문명에 대해서 탐구하고 있다. 여기서 낯선 용어를 마주했을 것이다. '호미닌(hominin)'인데, 쉽게 말해 '호모'라고 불리는 인간종 모두를 일컫는 명칭이다. 그래서 호모 에렉투스, 호모 하빌리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호모 사피엔스 등과 멸종한 인간종 모두를 아울러서 부른다. 그래서 최초의 인류로 알려진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는 엄밀히 따져서 호미닌이 아니다. '피테쿠스'는 원숭이란 뜻의 라틴어이니 말이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정재승의 인류탐험보고서 9> 관점 포인트 : 이 책의 시대배경은 5천 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다. 이른바 '청동기 시대의 인류'를 탐험한 것이다. 이 시대의 호모 사피엔스(청동기인)는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잘 알고 있는 '고대 문명'을 이룩했기 때문이다. 문명을 이뤘다는 것은 기술, 사회, 문화 등을 발전시켰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이런 발전이 모든 인류를 행복하고 윤택하게 만들어준 것은 아니다. 왜냐면 '계급'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인류가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넘어갈 때만해도 '평등사회'였는데,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이면서 어처구니 없게도 '계급사회'로 변모하면서 불평등한 사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 불평등한 사회는 나쁜 것일까?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불평등했기 때문에 '농업혁명'을 이룰 수 있었고, 축적한 기술과 식량을 바탕으로 활발한 '정복활동'을 벌일 수 있었으며, 그로 인해 더 넓어진 영토와 노동력으로 발전된 기술을 이용하여 더욱 화려한 문화를 형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부의 불평등'으로 인해 노동을 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특권층이 생겨났으며, 이들은 힘든 노동에서 벗어나 지적 활동에 전념하며 '기술'과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는 새로운 동력이 되었다. 그런 까닭에 거대한 구조물(피라미드 같은 건축물)을 만들 수도 있었고, 문자를 발명해서 지식을 축적하고 후대에 전할 수도 있었다. 또한 점토판이나 파피루스 등 종이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을 발명하여 인류는 더욱 더 똑똑해지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인류가 다른 동물과 다른 진화를 걷게 된 결정적 원인이었다.

그렇다면 인류는 농업혁명이나 문명 발전으로 인해서 좋기만 했을까? 앞서 문명사회에서는 '계급'이 발생한 탓에 불평등한 사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로써 인류는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으로 나뉘게 되었고, 지배계급은 육체적인 노동보다는 지적활동에 전념할 수 있었고, 다른 이웃국가를 정복하기 위해 '금속무기(청동기, 철기 등)'를 만들어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었고, 번쩍거리는 도구를 만들어서 화려한 '제사'를 도맡으면서 지배를 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갖춰 자신들이 '지배계급'을 더욱 확실하게 할 수 있었다.

반면에 피지배계급은 육체적인 노동력을 제공하면서 불평등한 사회에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석기 때 시작된 농경이 더욱 발전하면서 '농업혁명'이 일어나자 피지배계급은 더욱 힘든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그 까닭은 첫째, 영양 부족이 더 심해졌다. 농업혁명으로 인해 먹거리가 풍족해진 것은 사실인데, 수렵과 채집 활동으로 근근히 먹거리를 마련했던 석기시대 사람들보다 훨씬 영양불균형에 시달렸다. 왜냐면 먹거리가 오직 '곡물'뿐이었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농사일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하루종일 노동을 해도 늘 시간이 부족했고 일손이 부족하다. 그러니 더 힘든 일을 하면서 먹는 것은 오직 '탄수화물' 뿐이었던 것이다. 평등하던 석기시대에는 부족이 사냥에 성공하면 공평하게 나눠 먹을 수 있었던 고기는 입에도 댈 수 없는 귀한 음식이 되었다. 목축을 통해서 소, 양, 닭 등을 가축화에 성공해서 손쉽게 고기를 얻을 수 있었지만, 철저한 계급사회에서 불평등한 일이 상식이 되었기 때문에 손쉽게 잡을 수 있는 가축에서 얻어진 고기는 오직 지배계급의 몫일 뿐이었다. 이렇게 부족한 영양소를 허약해진데다 발달된 도시에서 '집단생활'을 하기 시작한 청동기인들은 점차 전염병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 다음으로 과도한 노동으로 인해 '관절 질병'에 시달렸다고 한다. 농사일이라는게 하루종일 쭈구려 앉아서 하는 일이 대부분이라 그런 것이다.

나가는 글 : 만약 인류가 '문명'을 발달시키지 않고 석기시대에 머물러 살았다면 어땠을까? 평등하게 살 수는 있었겠지만 오늘날과 같은 고도의 기술이나 화려한 문화를 꽃피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첨단 기술과 눈부신 문화 속에 감춰진 '불평등'을 우리는 감수해야만 하는 것일까? 사실 인간 사회에서 '공평무사'했던 시대는 없다. 다시 말해, 완벽한 평등사회를 구축했던 적이 없단 말이다. 평등사회였던 원시공동체사회에서도 '힘의 논리'는 적용되었고, 힘을 가진 자가 부족을 책임지고 힘이 약한 자는 눈치를 보며 살아가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계급의 분화'를 마냥 부당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 그렇기에 인간 사회는 필연적으로 '불평등'을 감수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불평등을 완전히 타파할 수는 없다하더라도 너무 심한 불균형을 방치해서도 안 된다. 그리고 강자는 약자를 보살펴야 하고, 가진자는 못 가진자를 배려해야 건강한 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

5천 년 전에 살던 청동기인도 '호모 사피엔스'이고, 현재를 살아가는 현대인도 '호모 사피엔스'다. 그 많던 인간종은 모두 멸종했고, 오직 '호모 사피엔스'만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그럼 호모 사피엔스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서로 도와주고 배려하며 착한 마음을 품고 살아야 한다. 한마디로 '도덕적인 삶'을 바탕으로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한단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고도로 발달시킨 '첨단기술'과 화려한 '문명사회'를 유지하기는커녕 이기적이고 파괴적인 행동만 일삼다 모조리 파멸해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인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마지막 10권에서 살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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