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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12 : 인간은 누구나 더없이 예술적이다 - 어린이를 위한 뇌과학 프로젝트 ㅣ 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김현민 그림, 정재은 글, 정재승 기획, 이고은 자문 / 아울북 / 2023년 8월
평점 :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12 : 인간은 누구나 더없이 예술적이다> 정재승 / 정재은, 이고은 / 아울북 (2023)
[My Review MMCXLVIII / 아울북 37번째 리뷰] 음악과 미술, 그리고 춤을 통틀어서 '예술'이라고 한다. 인간은 이런 아름다운 예술을 즐길 줄 아는 동물이다. 다른 동물들과 확연히 차이가 드러나는 여러 것들 가운데 가장 특출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동물들도 예술을 할 줄 안다고 볼 수 있다. 동물들도 각자 나름의 '노래'를 부르고, 특유의 '몸동작(춤)'을 추고 있으며, 자신의 몸을 직접 활용하여 아름답고 예술적인 '치장'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다른 동물들이 이런 '예술적인 행동'을 하는 까닭은 생존에 유리하거나, '성선택'에 유리한 덕을 보아 종족 번식에 이득을 챙기기 위해서 그런 것이다. 물론 인간도 '생존(밥벌이)'을 위해 예술행위를 하고, 이성을 '유혹(성선택)'하기 위해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예술을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순수하게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순수예술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차별을 둘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왜 음악을 들으면 저절로 몸이 움직여지고, 한 폭의 그림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오르고, 자신의 감정을 리듬에 담고, 자신의 생각을 멜로디에 담아 전달하게 되는 걸까? 이렇게 예술을 탐구하다보면 '뇌과학'과 만나는 지점이 생기게 된다. 한마디로 예술은 인간의 뇌를 활발하다 못해 폭발하게 만든다는 말이다. 인간의 뇌는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하는 등 단편적인 일을 할 때의 뇌활동량은 비교적 적은데 반해서, 예술활동을 하는 인간의 뇌는 그야말로 폭발직전일 정도로 엄청난 일을 해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노래를 부를 때에는 '음정', '박자'처럼 '두 가지 이상의 뇌활동'을 동시간에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악기'까지 연주를 하게 된다면 뇌는 손, 손가락, 어깨, 허리, 엉덩이, 다리, 발, 발가락, 발바닥 등등 온몸을 컨트롤하기 위해서 부던히 '명령'을 내려야 한다. 미술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림을 그리는 재료에 따라 다채로운 '색채'와 다양한 '질감'을 조합해서 그릴 수 있는 방법이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이다. 거기다 그림을 그릴 때에도 '온몸'을 컨트롤하기 위해서 뇌는 온몸 구석구석에, 세포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움직이도록 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다. 춤을 출 때는 더 말을 할 것도 없을 것이다. 귀로 듣고, 눈으로 보면서, 온몸을 컨트롤하는 것에 얼마나 많은 뇌신경이 명령을 받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겠느냔 말이다. 그렇다! 예술활동은 인간의 뇌를 폭주하게 만든다. 그것도 아무렇게나 대충 폭주하는 것이 아니라 완벽히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폭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똑똑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국영수 선행학원'을 보낼 게 아니라 음악, 미술, 체육 등의 '예술 공부'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할 것이다. 꽉 막힌 책상과 단단히 고정된 의자에 앉아서 '주입식 교육'을 받아 달달 암기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뇌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창의성'에 한해서 드리는 말씀이다. 하지만 앞으로 AI 시대가 펼쳐질 가까운 미래에는 '창의성'이 전부일 것이다. 그렇다고 국영수 공부에 등한시 하라는 말씀은 전혀 아니다. 하지만 '창의력'이 부족한 아이는 결국 AI의 노예밖에 될 것이 없을 것이니, 조금이라도 AI를 잘 활용하는 인재로 키우고 싶다면 예술공부에 좀 더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예술 방면으로 '선천적인 재능'이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테고 말이다.
이 책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12>에서 조용히 숨어 살고 싶은 외계인이 살고 있는 한적한 섬에 '축제'가 벌어졌다. 얼떨결에 지구에 남게 된 오로라와 라후드가 원해서 하는 축제는 아니지만, 섬 마을에서 해마다 전통축제를 벌이는데, 그 덕분에 섬 전체가 시끌벅적 떠들썩하다. 여기까지만이라면 그나마 견딜 수 있었겠지만, 아우린들의 평화로운 잠복(?) 생활에 파란을 일으킬 '뉴외계인'이 등장했다. 이름은 도됴리. 할머니가 남긴 유품을 찾기 위해 전 우주를 여행중이라고 한다. 그러다 지구에서 유독 강한 신호가 잡혔고, 그 때문에 도됴리는 지구에 착륙해서 유품 탐사를 하며 떠돌아(?) 다니고 있는 중이다. 대단한 실력을 감추고 있는 외계인 같은데, 조심성이 없다. 인간들에게 외계인의 정체가 탄로나지 않게 숨어 지내도 모자랄 판인데, '할머니의 유품'을 찾는답시고 '인간슈트'도 입지 않고 섬 전체를 싸돌아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나 얼떨결에 아우린들은 도됴리를 자신들의 기지에 감금(?) 시키고, '인간슈트'를 대신할 '인간 의상'을 구하러 장을 봤다. 그리고 다시 기지로 돌아왔는데, 분명 있어야 할 도됴리가 기지 내에 없다. 정말 깜쪽같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과연 도됴리는 어디로 갔고,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갈 것인가? 해답은 책속에 있다.
그 와중에 라후드와 오로라, 그리고 새로 합류한 도됴리는 인간들이 참석한 축제에 동참하게 되는데, 꽤나 이성적인 아우린들과는 달리 도됴리는 원래 흥이 많은 편인지, 조심성이라고는 1도 없게 인간 축제에 깊숙이 파고 들었다. 그 덕분에 '외계인의 정체'가 탄로 나지 않기 위해 라후드와 오로라의 고생이 점점 더 심해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