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 - 책덕후가 책을 사랑하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감 가득 책 덕후 이야기!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


책에 관한 책이라면 언제나 끌린다. 데비 텅의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도 보자마자 '읽고 싶다!' 생각했다.

제목부터 완전 공감. 표지의 일러스트도 마음에 든다. 책이 가득 있는 책장 앞에서 책탑 몇 개 쌓아두고 편안하게 책을 읽는 모습이라니!

어떤 공감포인트로 가득할지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내용이었다. 책덕후의 모습들을 가득 담아낸 에피소드들과 생각들은 공감의 연속이다.

첫 장을 넘기면 이 말이 반긴다.

책은 우리를 마법의 세계로 초대한다. (p.6~7)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도 마법의 세계로 초대한다. 무슨 마법의 세계인가 하면, 마음껏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떠올릴 수 있는 세계!


나는 늘 책을 들고 다녀.

어디를 가든.

책은 언제든 함께할 수 있는 친구 같아.

책과 함께라면 혼자가 아니야. (p.11)

이 말을 보며 내 얘긴 줄 알았다. 외출할 때면 꼭 책 한 권 정도는 챙겨야 한다.

사실 뒷부분에서 주인공이 한 권으로 부족해서 여러 권 챙기려는 모습도 나오는데... 그것도 이미 경험이 있다.

책을 가지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작은 가방을 맬 수 없는 것도 공감했다.

가방을 살 때 최소 단행본 한 권이 들어갈 정도의 크기인지 항상 확인한다. 아픈 기억이 하나 있다. 아슬아슬하게 단행본 사이즈인 가방에 책 한 권을 넣어 갔는데 빼다가 표지가 살짝 찢긴 적이 있다. 그 때 느꼈던 쓰라림이란...


책 속에 있는 내용이 모두 좋았지만 몇 가지만 소개해보려 한다.

'책 덕후가 행복할 때'를 적은 부분이 있다. 두 페이지에 걸쳐 8가지를 소개하는데, 1개 빼고 완전 공감이었다!

카페에서 제일 좋은 자리에 앉게 될 때. 좋은 자리에 앉으면 즐거운 기분으로 책을 읽을 수 있으니까!

책 할인 이벤트를 발견할 때.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이면 1권 살거 2권 살 수 있는 거니까!

도서관에서 한꺼번에 많은 책을 빌릴 때. 요즘 절찬리 실행중인 일이다.

책을 다 읽고 감상을 나눌 때. 혼자 읽었다면 미처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을 접하는 건 함께 읽는 즐거움이다.

서점 특유의 중독성 강한 향기를 맡을 때. 새 책의 향기도, 오래된 책의 향기도 각각 매력이 있다.

SNS에서 좋아하는 작가를 '팔로우'한 후 친한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말을 걸 때. 이게 공감하지 못한 것이다. 작가를 팔로우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추천한 책이 정말 좋았다고 말해줄 때. 책 선물은 항상 고심하게 된다. 어떤 책을 추천하면 좋아할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도 좋아하면 좋겠다는 마음은 책 뿐 아니라 다른 것들에도 적용되는 마음일 것이다.

사고 싶었던 책을 깜짝 선물로 받을 때. 상대의 마음이 선물을 받는 건 행복한 일이다. 그것이 책이라면 더 기쁘다.


두 페이지에 걸쳐 8가지 사례를 담은 '책덕후를 발견하는 방법'도 흥미롭다.

난 역시 책덕후인 모양이다. 8가지 모두 내 이야기인 걸 보니.

틈만 나면 책을 읽는다. 예를 들면 버스나 지하철에서. 혹은 기다리는 시간 잠깐 동안. 책 읽기는 시간을 보내는 가장 즐거운 방법이다.

적어도 책 한두 권은 넉넉히 들어가는 가방을 들고 다닌다. 그래서 에코백을 주로 들고 다니곤 한다.

밥 먹는 시간이 곧 책 읽는 시간이다. 요즘엔 드물어지긴 했는데, 예전엔 밥 먹으며 책 읽은 적이 많았다.

서점을 지나칠 때면 고개를 돌려 쇼윈도를 바라본다. 어떤 책이 있는지 궁금한 건 당연한 거 아닌가?

걸으면서 책을 읽다 가로등과 부딪힌다. 가로등과 부딪힌 적은 없지만 걸으면서 책 읽은 적이 많다. 의외로 꽤 잘 읽힌다.

동네 도서관 사서가 이름을 기억한다. 이건 포함 안될 뻔 했는데 얼마전에... 사서로부터 책 많이 읽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말았다...

서점만 보면 자석처럼 끌려간다. 서점 구경이 얼마나 재미있는데!

잠깐 구경만 한다더니 책을 한 아름 사서 돌아온다. 일단 책을 둘러보다보면 예전에 읽고 싶었는데 지나쳤던 책들이 이상하게 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한 권 두 권 쌓이게 되고 마는 거다.


소소한 것으로 '내가 책갈피로 사용하는 것들'도 공감이다. 옛날에 받은 영수증, 전단지, 펜, 옷에 붙은 태그, 전자책 리더기, 다른 사람의 손. 이럴수가, 다 사용해봤다.

그밖에도 정말 다양한 책 이야기로 가득하다. 특히 이 책은 '카툰 에세이'이기 때문에, 읽는 부담이 덜할 뿐 아니라 내용에 딱 맞는 카툰을 보는 재미도 더해주었다.

책 덕후라면 읽는 내내 공감의 미소를 짓게 될 책. 스스로 책을 좋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면, 얼마나 많은 이야기에 공감하게 될지 일단 한 번 읽어보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날, 그곳에서 안전가옥 오리지널 7
이경희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를 구하러 과거로 간다, 그날 그곳에서


책 소개를 보니 SF장르 이야기인 것 같아 읽어보고 싶어졌던 『그날, 그곳에서』를 읽었다.

표지의 일러스트가 어떤 의미일까 궁금했는데, 내용을 읽어보니 시간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형상화한 그림이었다.


언젠가 우린 다시 만나게 될 거야. 그날, 그곳에서. (p.393)

어린 시절 사고로 엄마를 잃은 뒤 사이가 어긋난 채로 살아온 자매, 해미와 다미.

직장을 그만 두고 일자리를 구하던 해미에게 수상한 쌍둥이 휘와 현이 찾아온다. 그들은 해미와 다미에게 20년 전 해운대에서 일어난 사고로 죽은 엄마, 진수아를 살리기 위한 시간여행을 제안한다. 다이버로 활동해 온 해미는 직접 시간 여행에 뛰어드는 '다이버'로, 다미는 현장에서 지원하는 '서포터'로. 둘이 한 팀이 되어 엄마를 구하기 위한 끝없는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시간 여행에는 패러독스가 일어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수칙들이 있었다. 시간 여행을 위한 '다이브'가 계속되며 수칙을 지키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는데, 과거를 바꿔 엄마를 살리는 일은 번번히 방해가 들어온다. 마치 그게 정해진 운명이라는 듯이.

그럼에도 해미와 다미는 계속해서 과거로 향한다. 모든 것을 되돌리기 위해서. 그들에겐 후회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었다는 죄책감. 마지막 순간에 했던 날카로운 말과 행동들에 관한 후회. 엄마를 살린다면, 그 모든 것은 다시 쓰일 수 있으므로.


어떤 슬픔은 시간의 바깥에 존재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결코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아. (p.311)

시간 여행에 계속 방해가 들어오는 이유가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반전을 거듭하며 나아간다.

여러 '가능성'이 중첩되며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시간여행과 관련된 패러독스나 '또다른 세계'인 평행 우주의 이야기들, 양자역학과 관련된 부분들은 지식욕을 채워주는 부분이 있었다. 특히 양자역학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알고 싶은 분야인데, 그나마 아는 부분이 언급되는 걸 읽으니 이 내용을 파고들고 싶어지기도 했다.

최근 느끼는 SF의 매력은 과학적인 요소 뿐 아니라 감성적인 요소를 담아낸 것에 있는데, 『그날, 그곳에서』도 감성적인 부분이 큰 축을 형성하고 있었다. 후반부에서 주인공들이 감추고 있던 '과거'의 상황들이 하나씩 드러나는데, 가족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데 어긋나고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현실과 교차하며 먹먹한 기분이 든다. '과거' 장면에서 재난과 사고로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이들의 모습들은 현실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서 울적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둥의 계절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고요한숨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매혹적인 이야기, 천둥의 계절


이야기가 참 매혹적이었다. 머뭇머뭇거리다가 차츰 빠져든다.

왜 재출간이 되기를 독자들이 원했는지 알 것 같았다. 이런 책이 절판된다면, 아쉬울 것 같다.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 땅, 온. 그곳은 전쟁을 일삼는 바깥 세계인 '하계'와는 다른 공간이다.

온에서 나가는 것도, 온으로 들어오는 것도 엄격히 통제된다.

온에는 특별한 계절이 있다. 그것은 바로 '천둥계절'이다.

천둥계절에는 종종 온의 주민이 실종된다. 겐야의 누나도 천둥계절에 사라져버렸다.

그 후 겐야가 온에서의 삶을 살다가, 그곳을 떠나게 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일종의 유토피아 같아 보였던 온. 그러나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역시 유토피아는 허울임을 보여준다.

보여지지 않는 어두운 면이 있었고, 그 어둠은 결국 '악'을 만들어냈다.

'온'은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할지 모른다. 그에게 씌인 악령이 문제였다고, 그 자체가 악인이었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결정적인 계기는 '온'의 관습에서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온'이라는 세계에서 꼭 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 세계관은 정말 매력적이다.

신비로움과 현실의 경계에 있는 듯한 '온'의 모습은 흥미롭다.

천둥계절도, 바람와이와이도. 이 단어들이 설명과 묘사와 결합하는 순간 매력이 가득해진다.

어느 한 구절이 좋다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빠져들게 되는 느낌. 오랜만이라 신기하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일의 나를 위한 다짐 - 내 삶을 일깨우는 챌린지 프로젝트
서동주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Day 1 Challenge, 내일의 나를 위한 다짐


몇 년전까지 일기는 꾸준히 쓴 편이다. 그러나 다이어리는 길게 쓰기 힘들었다. 무언가 계획을 세우고, 기록해나가는 걸 꾸준히 하지 못하는 타입이 아닐까 생각한다. 1년의 시간을 채우는 게 힘들었다.

그런데 『1 Day 1 Challenge, 내일의 나를 위한 다짐』은 목표 달성 180일 챌린지 북이다. 다이어리를 꾸준히 쓰지 못하는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채울 수 있을까? 망설여진다. 하지만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도전하고 싶다'가 아닌 '도전해야 한다'. 의욕이 부족하더라도, 약간은 떠밀려서라도, 일단 시작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기록'은 막연한 생각을 글을 통해 실체화시키고, '꿈'을 실행 가능한 '목표'로 변환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p.7)


저자가 이런 이야기를 썼다. 기록이 막연한 생각을 실체화 시키고, 꿈을 목표로 변환시키는 힘이 있다고. 앞이 보이지 않고, 먹먹한 느낌들을 선명하게 가다듬고 싶었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뭔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나의 의욕을 끌어올려줄 것들이 뭐가 있을지. 차근차근 기록하며 찾아가고 싶었다.


깔끔한 양장본. 표지의 글씨는 초록빛으로 반짝거리고 입체감이 있다.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용은 '180일간의 챌린지 프로젝트'에 따라 독자가 직접 기록해야 하는 'Q&A 기록노트'다.

이 기록노트는 인생 그래프, 10가지 다짐의 말, 180일 목표 플래너, 습관 트래커, 180일 Q&A의 5가지로 구성했다.

인생 그래프는 지금까지의 삶을 간단하게 꺾은선 그래프로 그려 눈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어지는 '10가지 다짐'이 좋았다. 스스로에게 대하는 긍정의 말들이다.

일반적으로 할 수 있는 말을 자신의 말로 바꾸어갈 수 있도록, 각 다짐의 말마다 세부적인 질문과 답하는 부분이 있다.

180일 목표 플래너는 월에 따른 목표를 써두는 부분이고, 습관 트래커는 세부 목표들을 실행했는지 체크하는 부분이다.

180 Q&A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매일 한 페이지씩 기록할 수 있다. 각 날마다 맨 위에 쓰여 있는 여러 가지 '문장'들이 인상적이다. 하나씩 읽는 즐거움이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영감 컬렉션도 흥미롭다. 저자의 영감 컬렉션을 보면서, 나의 영감 컬렉션은 뭐가 있을까... 생각했지만 확 떠오르는 게 없어 조금 고민해봐야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로운 가난이 온다 - 뒤에 남겨진 / 우리들을 위한 / 철학 수업
김만권 지음 / 혜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로운 기술의 시대 필요한 고민들, 새로운 가난이 온다

 

『새로운 가난이 온다』는 현대의 기술발달과 함께 다가온 여러 가지 문제들에 관한 논의를 담은 책이다.

인공지능의 성장을 비롯한 IT기술의 발달로 인해 바뀔 수 밖에 없는 현실들. 특히 '경제'와 '사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화체여서 매끄럽게 읽히는 편이다.

익숙한 경험과 사례들로 시작해 차근차근 깊은 주제로 이끈다.

과거에도 기술발달로 인해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와 지금은 어떻게 다를 수밖에 없는지.

새로운 시대에 윤리의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담았다.

특히 경제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다. 현대는 역시 '경제'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구나 생각했다. 현대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경제력이 필요하니까.

 

과거의 철학 책들은 인간 자신인 '개인'에 집중했다면, 이 책은 '공존'이라는 주제를 생각하게 한다.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이 인간이 하는 일을 대체한다면, 그 일을 하던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의 자리를 지키겠다고 기술 발달을 마냥 거부할 수는 없다.

과거 산업혁명에서 겪었듯이,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시대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분배의 문제들. 숫자들과 데이터로 보여지는 21세기의 차가운 현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위기에 뒤로 남겨지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함을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