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첫째가 학교 국어 수업 관련 난쏘공을 읽고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하며 엄마가 한번 읽어보라고 하길래 뭐가 이해가 안간다는 거지 하고 궁금해서 - 그러나 반년간 책상 책탑에 쌓여있다가 - 16년 만에 다시 읽어보았다.
표제작을 먼저 읽어보았다. 아 이해가 안간다는 의미를 알겠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난장이라는 것도 소설의 기법도 우화같기도 동화같기도 하다. 화자가 계속 바뀌고 공간도 갑자기 바뀌고 시간도 과거와 현재가 시점이 갑자기 바뀐다. 단락이 구분되지 않은 채 마치 연결되는 대화처럼 묘사처럼 설명처럼.
또한 이 소설은 연작소설이기에 첫편부터 읽는 것이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데, 아마 소설 전체가 아닌 표제작만 읽었겠지. 물론 개별 단편들만으로도 독립적인 작품이다.
70년대말 엄혹한 분위기에서도 이 소설을 살아남게 한 힘, 출간된지 45년이 넘은 이 시대까지 300쇄를 넘어 살아있게 한 힘. 그것은 아직도 우리 시대의 난장이가, 꼽추와 앉은뱅이가, 그들의 자식들이 여전히 살고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겠지. ‘더 이상 <난쏘공>이 필요하지 않은 시대가 왔으면 한다’는 조세희 작가의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