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네지릭
기 드보르 지음, 이채영 옮김 / 필로소픽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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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을 쓰는 사람에게..

직독직해는 금물이지만..

스펙터클의 시대는 어떤 사유의 번개가 떨어지는 자리에서 만들어진 작품이었을까..



아침에 마시는 술이 있다. 아침은 꽤 오랫동안 맥주를 마시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내 경우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대부분 바로 러시아산 보드카가 당겼다. 식사 중에 마시는 술이 있는가 하면 점심과 저녁 식사 사이 오후에 마시는 술이 있다. 밤에는 와인과 증류주가 있고, 그 다음에 마시는 맥주가 또 매력적이다. 그 때 마시는 맥주는 갈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밤 끝자락에, 날이 다시 밝아올 즈음에 마시는 술도 있다. 이렇게 술을 마셔대느라 정작 글을 쓸 시간이 부족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나에게는 오히려 그게 딱 적당했다. 글쓰기란 흔치 않은 행위로 남아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최고의 글을 발견해내기까지는 오랫동안 술을 마셔야 하기 때문이다. 


오랜 음주로 인해 마침내 불면증에서부터 통풍, 현기증까지 이런저런 병이 생기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나는 아픈 곳이 거의 없었을 것이다. "알코올중독자의 손떨림처럼 아름다운"이라고 로트레아몽은 말했다. 감동적이지만 힘겨운 아침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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