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비애극의 원천 한길그레이트북스 101
발터 벤야민 지음, 최성만.김유동 옮김 / 한길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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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아카데미쿠스들이 기억해야 할 우화..

 

나는 장미공주에 대한 동화를 재차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가시나무 울타리 안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한참 흐른 뒤 그녀는 깨어납니다. 그런데 한 행복한 왕자의 입맞춤으로 깨어난 것은 아닙니다. 요리사가 그녀를 깨운 겁니다. 그가 요리견습생의 뺨을 때렸는데 아주 오랫동안 비축된 힘으로 때린 거라 소리가 성 전체에 울렸던 것입니다. 다음 쪽에 이어져 나오는 가시로 뒤덮인 울타리 뒤에 예쁜 한 아이가 잠을 자고 있습니다. 학문이란 휘황찬란한 장비를 갖추고 있는 어떤 행운의 왕자도 그 아이에게 가까이 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신부에게 하는 입맞춤을 하다가는 그 아이가 물어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학문의 홀에서 날카롭게 울려야 할 따귀 때리는 소리는 너무 오래도록 울리지 않았습니다. 따귀 때리는 소리가 울린다면, 금지되어 있는데도 헛간에서 교수 가운을 짜려다가 구식물레의 실패에 찔렸던 이 가련한 진리도 깨어나게 될 것입니다.

 

일단 적어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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