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건록 범우사상신서 51
무쓰 무네미쓰 지음 / 범우사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2019년 8월 2일 오전 일본의 각의결정으로 한국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었다..

속내야 모르겠지만, 누가 보더라도 일련의 '보복'조치임에는 분명하고..

오랜 기간 한국의 급소를 노리고 치명타를 준비해온 일본의 꼼꼼함이 엿보여서 무섭기도 하다..

어쩌면 자신보다 몇 수는 아래라고 항상 생각해오던 한국사회가 지난 십여년간 거칠게 치고 올라오는 모습에 적잖이 당황하기도 했을거고..

또 내적으로 불만이 쌓이고 사회가 폐색화되어갈 때, 항상 '한반도 때리기'를 즐겨 사용해온 일본으로서는 지금이 그런 시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나마 19세기 말 그들의 경제적/무력 침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비교해본다면.. 그래도 어느 정도 맞받아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항상 그러했듯이..

감정이 앞서기보다는..

(물론 자신을 지켜내야 한다는 의미에서 감정이 갖는 힘은 너무나 중요하지만)

조금 더 치밀하고 냉철하게 그들의 침략 논리를 꼼꼼이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할 듯한데..

 

올 7월 동학농민전쟁을 다룬 <녹두꽃>을 보면서..

리스트에 넣어두었던 무쓰 무네미쓰의 <건건록>을 다시 펼쳐들었다..

 

무쓰 무네미쓰는 청일전쟁 당시 일본 측 외상..

이토 히로부미와 함께 청일전쟁을 승리로 이끌어냄으로써 일본 제국주의의 기초를 굳건히 한..

일본인들에게 있어서는 근대 일본이 낳은 가장 훌륭한 외상으로 평가받는 인물이..

1894년 당시의 상황을 기록한 글이다..

 

지피지기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당시의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외교정세 속에서..

열강들의 빈 틈을 노리면서 야금야금 한반도의 이권을 독식해나가는 젊은 열강 일본의 노림수가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어

지금의 한일관계 업무를 담당하는 정치가나 행정가들 역시 한 번쯤은 읽어야 할 텍스트가 아닌가 싶다..

한국을 담당하는 일본의 정치가, 실무가들은 무쓰 이후 만들어진 이러한 논리에 따라 한반도를 보고 있을 터인데..

우리 한국사회는 과연 일본 사회를 그토록 꼼꼼하게 파악하면서, 논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인지, 실로 걱정이 든다..

 

한국인 독자라면 심사가 뒤틀리고 배알이 꼬일 수도 있겠지만..

다시 한일관계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는 이 수상한 시국에..

차갑고 냉정하게 검토해야 할 텍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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