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학적 퍼포먼스

 

   이 책은 '진중권의 철학 매뉴얼'이라는 부제가 붙은 교양철학 서적이다. 제목이 된 ‘아이콘’은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이 아니라, 컴퓨터 화면의 아이콘(시각화된 명령어)을 뜻하는데, 저자는 복잡한 명령없이 아이콘을 클릭해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처럼 자신이 말하는 ‘개념어’를 알고 있으면 전문적 철학지식이 없어도 깊은 사유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여, 이 책에선 ‘파타피직스(pataphysics)’, ‘앵프라맹스(inframince)’같은 개념이 38가지가 등장하고 이 개념을 적용한 문화, 시사, 정치, 인물분석이 저자특유의 시선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분명 하나의 개념에 한 권(이상)의 책이 필요할 내용들이지만 저자는 이것들을 모두 모아 한 권에 요약집처럼 묶었으니 철학이나 인문학에 마음이 급한 독자들은 충분히 혹할만한 기획이라 할 수 있다. 나 역시 개념정리나 하자 하는 심정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고  무엇보다 매뉴얼이라는 부제에 소장용의 욕심을 부렸다. 그러나.

  나는 아주 오래전 시험공부를 안해놓고 급한 마음에 참고서 요점정리만을 읽었던 그 시절이 생각나 그냥 내 선택에 헛헛한 미소만 띄우고 말았다. (요점정리는 모든 걸 공부한 사람한테나 필요한 정리가 아니던가 ㅠ)

   한마디로 이 책은 주기적으로 생산된 기사를 잘 묶어 절차에 따라 잘 엮어진 모음집이었고 그걸 ‘진중권’이라는 네임 밸류와 인문학이라는 포장으로 그럴싸하게 상품화한 책이었다. 현재 이 책은 국내도서> 인문학> 철학일반 > 교양철학 혹은 국내도서 > 인문학> 동양철학>한국철학> 한국현대철학의 분류속에 어엿하게 자리하며 현재 인문학 주간 2, 3위를 달리고 있다. 나 같은 독자는 잘 짜여진 각본에 따라 스스럼 없이 판매부수에 기여한 참으로 어리석은 독자였을 것이다. 이건, 출판기획이 아니라 전형적인 기획출판이다.

   나는 미학자이자 문화, 시사평론가인 진중권을 새삼 비판할 마음은 없다. 그럴 주제도 안되고 그런다고 내게 돌아오는 것도 없다. 일부 평론가들은 5천년이 넘는 한국의 문화를 서양의 이론 잣대로 분석하고자 하는 일 자체가 서구문화 사대주의라는 시각도 있다. 진중권의 비평을 '서양의 권위에 기대어 주체적인 사유나 고민도 없이 너무 쉽게 학자로 행세해 보려는 일종의 사기짓'이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젝과 라캉, 벤야민만 들먹이면 모두 문화비평이냐는 것이다. (글쎄, 그럼 누구를 들먹여야 하는 것인지) 요즘 유행하는 심리학 책에 보니 작가와 작품을 신랄하게 비난하는 글을 쓰는 것이 굉장히 지적으로 보이는 지름길 서평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일반독자들은 잘 알려진 평론가나 유명 정치인, 성공한 소설가를 대놓고 지적하거나 그들의 작품을 짜깁기나 쓰레기라고 하는 사람을 늘상 기다리며 그들의 논리에 일단 접고 들어가 박수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다 적절한 논리를 구축하고 자신만의 지식을 첨가하여 순수한 독자로서 아무런 목적(?)도 없이 돈 한푼, 책 한권 안 받고 그런 글을 올렸다면 열에 아홉은 그 사람을 배운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저렇게 비난하는 걸 보니 믿는 구석이 있겠군 ㅋ, 그만큼 배웠겠지 ㅠ) 그 글을 보며 나는 그렇게 생각안한다  손을 들고 싶었지만 이곳 서재만 해도 ‘감동이다’하는 서평보다는 ‘문제있다’ 지적하는 서평이 일단 추천이나 댓글도 많은 걸로 보아서 어느정도 인정해야 하는 연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그런 서평을 쓰겠다는 뜻은 아니다 ㅠ)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러니까 진중권의 비평시각이나 저자의 성향같은 작가와 작품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책을 덮고 났는데 38가지 개념 중 크게 기억나는 것이 없어 내 스스로 허탈감을 감당하지 못했다하는 건 제쳐두고 싶다.  몇가지 용어들은 수첩에 적어보고 입으로도 소리내 보았지만 이게 이렇게 간단히 말해야할 개념들인가, 하는 생각은 떨칠 수 없었다. (아니 과연 저자가 이러한 개념들을 가르쳐 주고 이 개념을 기준으로 비평을 학습하라는 뜻으로 이 기사를 썼을까) 내가 알고 있는 만큼만 이해될 것이라는 무지의 전제를 배려하더라도 이건, 쫌.(이 책에 데리다가 두어번 등장하는데 내가 데리다를 모르면 도통 뭔말인지는 접수할 수 없다. 이 책은 데리다가 이런 말을 한적이 있다에서 시작하는 식이 아니라 그건 데리다의 무엇이고 저건 벤야민의 무엇인데 내가 보기엔 이것이다, 식이다) 언젠가부터 트렌드가 된 신문 및 잡지 연재 기사, 칼럼이 인문학, 사회과학 서적으로 깔끔하게 포장되어 출판되는 서적들에 관한 논의만 하고 싶다. 물론 소설도 카페나 계간지, 온라인 서재에 연재된 후 출판이 되고 있고 반응도 괜찮은 줄로 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소설은 처음부터 장편으로 기획된 창작물이고 어느 정도 수정이 가해지긴 하지만 집필하고 나서 시류에 맞춰 작가의 네임 밸류를 이용해 다른 장르로 왜곡, 포장, 출하하진 않는다.

   또 신문칼럼, 잡지기사, 특집토론등이 책으로 출간되는 것 자체의 출판기획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시대마다 정치성, 화제성, 의미성, 윤리성에 대한 판단은 출판기획의 몫이고 또 대중에 호소하며 유익한 책들도 있어왔다. 그런데 가끔은 원래 연재되었던 시사적 수준 이상의 과장적 수사를 적용하여 이렇듯 철학이나 인문, 문학서적으로 탄생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된 글은 철저하게 시의성을 담보로 한다. 까놓고 말해 철학 개념 정리하려고 그때 그 기사를 쓴 것은 아니라는 말씀. 예를 들어 지난 여름에 임재범이 콘서트에서 나치복장으로 카리스마를 강조해 공연한 것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진중권은 그때 나치군복은 미학적으로 후진 퍼포먼스였다는 평가를 바로 ‘나치 코스프레의 구린 미감’이라는 제목으로 <진중권의 아이콘> 칼럼에 기재한 적이 있다.(2011.7.15) -물론 임재범 논란은 이 책에서 빠졌다. 빠졌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건 이런식의 주장을 연속하는 기사가 철학의 하위에 속하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당시 그는 임재범의 공연미학과 공연윤리 수준을 언급하기 위해 아방가르드의 파토스와 벤야민을 인용하며 ‘정치적으로 올바른 얘기를 윤리적으로 의심스러운 방식으로 하던 90년대 베네통의 얄팍한, 그러나 탁월한 사진 프로젝트처럼’ 위선적이라는 평가를 내렸고 차라리 도발이 되길 원했다면 후에 변명같은 건 안했다면 좋았겠다고 부연했다. (임재범은 예전과 달리 요즘은 대중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한데 거기다 대고 미학적 기준을 천명할 것 까지는 없지 않았을지) 뭐 논리적으로 틀린 말도 아니고 ‘미학적’이라는 잣대로 본다면 적어도 미학전공자인 그를 반박할 여지는 없어보였다. 하지만 내가 기분이 좋지 않았던 건 그도 지적했듯이 그러한 퍼포먼스가 논란을 일으킬 것을 미리 알고서 애초부터 윤리적인 알라바이를 만들어 놓았던 임재범처럼, 그 역시 한창 인기 절정이었던 임재범의 단독콘서트 시즌에 바로 뜸들이지 않고 직설적인 평가를 내린 것, 어짜피 뜨거운 감자를 손대보고 뜨겁다 말하는 것 자체가 촌스럽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그것이 저자의 한계만 같아서 ㅠ) 


<진중권의 아이콘- '나치 코스프레의 구린 미감'(2011.7.15) / 씨네 21 기사 中에서> 

http://www.cine21.com/do/article/columnList?menu=M551





#2. 지적인 퍼포먼스



   진중권의 아이콘을 통해 내가 배운 것이 있다면 바로 상대적 관점을 바라보는 너그러움, 정도가 될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유독 '시차적 관점'에 대한 사유를 빈번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논란이 되는 평가를 많이 해왔기 때문인지 내가 보기에 그 논리야 말로 저자자신을 지적으로 방어하는 습관이라고 보았다. 저자는 시차적 관점이 '팽팽한 긴장속에서 유지하는 새로운 사유의 습관'이라 말한다.  쉽게 말해 당신도 당신 기준 있듯이 나도 내 기준 있는데 서로 기준이 틀리다고 비난하기 보다는 각자 인정한 채로 살아가자는 것이다. 팽팽하지만 늘 새롭게.

   
 
말로 상대주의를 선언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문제는 현실이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하는데 있다. 어떤 가치가 진정으로 중요한지 말해줄 객관적 기준없이 우리는 살기 위해 선택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 선택을 대체 어떻게 정당화할수 있을까? 또 그 선택이 선택되지 않은 다른 입장들에 부당한 것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78p
 
   

 
   이 책이 내게 고민을 던진건 철학적 개념들에 대한 요약과 상관없이 바로 저자가 고민하는 상대주의적 관점의 합목적성과 그 과정의 실현이다. 어느 한쪽을 위한 상대적 관점이 아니라 그냥 상대주의 자체를 목적하는 습관, 세간에 알려진 비평가들은 애석하게도 그렇게 보인다. 나는 그가 여러 문화, 정치 현상과 대중 예술계인사들을 평하는 잣대처럼 마찬가지로 그를 평하는 다른 잣대가 존재한다는 것을 그도 모르진 않는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내가 이해한 그의 방식은 이런 것이다. 나는 지난 시절 여성잡지에서 열페이지 걸러 심심하면 등장하던 ‘이 사진은 해당기사와 특정한 관계가 없다’는 한 줄의 변명과 같은 수준으로 그가 ‘이 책에서 표명한 나의 주관적 견해나 주장들은 고스란히 잊어도 좋다’는 안전장치를 인식했을 뿐이라고.

   그러니까 임재범과 타블로, 허경영, 그리고 요즘엔 양악으로 성형수술을 한 여배우들까지 그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철학개념들로 스스로 내린 평가는 ‘씨네 21’이라는 잡지속의 훌륭한 칼럼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그렇다고 해서 ‘교양철학’이거나 ‘한국현대철학’은 아니지 않는가, 하는 소견을 전해 드린다. (진중권의 아이콘 연재당시의 칼럼제목은 이 책의 소제목들과 관련이 없다) 그러므로 그들은 동종업계의 오래된 커넥션에 의해 트렌디한 '교양철학'을 기획했고 그것을 '한국현대철학'의 하위분류에 삽입되길 간절히 원했던 것이다. 잘 모아서 크리넥스 뽑듯 철학적 개념을 톡톡 추려내고 그것을 기획된 순서에 의해 소제목으로 네이밍하느라 수고한 책이다. 후편집의 승리요, 기획포장의 진화이다.

   가뜩이나 어렵다는 출판계에 찬물을 끼얹는 독자가 되고 싶지 않지만 나는 이런 식의 기획출판은 출판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필히 지양되어야 한다고 본다. ‘나가수’도 처음엔 장기침체된 음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기획되었다고 했지만 알고 보면 자신들의 음원사업 확장의 장기 프로젝트였었고 그 결과 새로운 음반 시장을 알게 모르게 죽이는 결과도 나타나지 않았던가. 아무래도 새로운 소설이나 시집, 정통 인문학 서적보다는 이러한 책이 잘 선택될 시장이라는 것을 알고서 저지르는 만행이 더 얄밉고 괘씸하다. 이건 내 생각인데 온라인 서점에서도 이런 책은 장르를 따로 분류해 국내도서 > 연재 > 신문(잡지) > 칼럼(에세이) 식으로 위치시키는 게 맞다고 본다.

   그는 이 책의 목적에 대해 말하기를 "이 책이 이른바 '인식의 효소'(fermanta cognitionis), 말하자면 독자들의 머릿 속에 들어가 그 속에서 새로운 생각을 숙성시키는 효모가 되었으면 한다‘고 하였다. 미학적으로 멋지고 촌스럽게 써먹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이 책을 보면서 요즘 출간된 책들 중에서 마찬가지로 잡지와 신문에 연재되었던 글을 잘 묶어서 더 잘 엮어낸 책들을 찾아 보았다. 그렇다고 다음 책들을 읽어보지 않고서 무조건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분명 소장용의 목적도 의미가 있고 또 연재로 볼 때와 한권의 책으로 넘길 땐 그 진중함이 다르게 다가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바이다.(나 역시 인문서적 추천할때 선택한 책도 있다) 그러나 김여진의 글과 김영희 PD의 인터뷰를 온라인 기사로 보는 것과 책으로 읽는 것의 차이는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이다. 아니 그쪽가서 클릭 한번으로 기사를 읽어보고 책의 구입은 그 판단 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을 듯하다. (나같은 시행착오를 방지하려면)

  


 이 책도 '한겨계 훅hook'에 연재된 특집 기사를 엮은 에세이집이다. 그래도 이 책은 사회과학>여성문화, 외에도 에세이>명사에세이로 분류하긴 했다. 하지만 진짜 에세이집으로 출간된 책들에 좀 미안한 책은 아닐까. 아래 주소에 방문해서 김여진 글만 읽어봤다. 물론 다른 분들도 있다.

(http://hook.hani.co.kr/archives/category/%ec%97%b0%ec%9e%ac%ec%b9%bc%eb%9f%bc/%eb%b0%b0%ec%9a%b4-%eb%85%80%ec%9e%90)

 

 

 

 

 이 책 역시 한겨례에 연재한 ‘한홍구 서해성의 직설’을 묶어서 엮은 책이다. 장르는 사회과학> 비평/칼럼에 위치해 있다. 뒤늦게 인터뷰를 찾아서 읽어보니 온라인에서 더 생생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책으로 출간되니 확실히 개념서적으로 보이는 건 맞다.

(http://www.hani.co.kr/arti/SERIES/248/)



마침, 오늘 이번 달 평가단 도서로 선정이 되어 이 책은 자세히 읽고 리뷰를 남길수 있게 되었다.
(안그래도 내가 추천한 책이라 또 실망스럽다면 고개를 들지 못할 것 같았는데 ㅠ 얄궂은 운명이구나 ㅋ)

 

 

 

   지적인 저자, 더 지적인 출판사, 더더 지적인 서평자들은 많다. 우린 더더더 지적인 독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쓰고나니 괜히 좋은 기획으로 탄생한 책들을 싸잡아 깎아내린 듯한 기분이 들지만, 진중권의 <아이콘>은 아이쿠였다. 헐.  아침에 트윗에서 출판계에도 '나는 꼼수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인문 MD의 글을 보았는데 대단히 공감하는 바이다. 독자들은 사실 그 속내까지 판단해가며 책을 고르기가 쉽지않다. 마케팅과 화려한 광고, 그리고 기존 네임밸류를 믿고 책을 샀다가 읽은 후라야 후회할 수 있다. 그렇게해서라도 출판이 활성화되고 책 읽는 인구가 많아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시겠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때 글쎄, 그러한 기획출판이야 말로 문화적, 정치적, 사회적으로 '구린 퍼포먼스'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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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9-27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아이콘] 읽고 있는데, 무지 재밌네요. 짧은 한 편 한 편이 어쩜 이렇게 깔끔하게 잘 써놨는지 모르겠어요. 지적인 독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으로 이 책이 제게 오지 않았나 싶네요 ㅎㅎ

한사람 2011-09-27 19:11   좋아요 0 | URL

하하, 수다쟁이님. 저 여기 있었어요 ㅋ
저도 재미는 좀 본거 같습니다 ㅠ 쬐금 속은 느낌은 들지만요~
글들이 영화잡지에 연재된 문화비평이라 철학개념서적으로 포장한건 .. 뭐 저같이 기대한 독자만 아니라면
요약집으로 꽂아둘만하구요. 그런데 저는 왜 그 개념들이 잘 기억이 안날까요 흑..

비로그인 2011-09-27 19:42   좋아요 0 | URL
ㅎㅎ 아무래도 개념을 소개해주는 책이라서 많이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겠네요. 며칠 전에는 [철학 vs 철학]을 읽는 사람을 만났는데, 진짜 대단하게 보이던걸요. 칠백쪽이 넘는 책을 어떻게 읽었을까요? 하아, 소설만 읽는 소설쟁이에게는 문화적 충격이었어요 ( '')~ 우선 이 책부터 다 읽고 나서 또 도전해봐야지요!

맥거핀 2011-09-28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네21'을 상당히 자주 보는 독자로써 한마디 하면, 진중권 씨의 그 꼭지는 거의 시사칼럼에 가까웠거든요. 말씀하신 임재범 경우만이 아니라, 당시 회자되던 문제 중 진중권 씨가 관심을 가지는 문제 - 예를 들어 민노당의 북한에 대한 입장, 진보 진영의 통합 문제 등등 - 에 대해서 철학이라는 옷을 입힌 다음에 돌려 까는(?) 글들이 거의 대다수였는데, 이것을 괜히 기초철학 입문서 같이 포장한 거 같네요. (시사와 철학의 연결이다 보니, 그래서 뭔가 상당히 논리정연한 듯이 보이는 글들도 있었지만, 또 어떤 글은 약간 뭔가 조금 이상해보이는 글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씨네21' 사이트에서 개념의 오용이니 어쩌니 하면서 댓글 논쟁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고...물론 그런 개념 오용에 대한 논쟁은 진중권 씨만이 아닌, 다른 분들의 글에서도 흔한 논쟁이긴 합니다만..)

진중권 씨 글들을 나름 재미있게 본 저같은 독자의 입장에서는 나름 나쁘지 않은 책입니다. 이 글들을 모아서 차분히 보고 싶다는 생각들을 했었거든요.^^; (한사람님 글을 보니, 예전에 진중권의 '이매진'도 그렇고, 차라리 그냥 글을 잡지에 게재한 순서대로 묶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한사람 2011-09-28 14:55   좋아요 0 | URL

히히, 철학 옷 입혀서 돌려깐다 ㅋㅋㅋㅋㅋ, 이 죽이는 적절성^^
이게이게 온라인 서점에선 목차가 중요하잖아요. 한눈에 구성된 목차가 씨네 21과 상관이 없다는 것이죠.
제가 원 기사와 비교를 해보니 더 그래요. 차례도 잡지기고 순과는 상관없고(그러니 산발적으로 사건이 나오는데 뜬금없어 보이죠 ㅠ) 칼럼중에 개념용어다 싶으면 쏙 뽑아서 그걸 목차로 들이대요. 그러니 전체 구성만 보면 그럴싸해보이고 음...괜찮군 싶은거죠. 그걸 언제 다 공부하겠어요.

개념공부가 아니라 그냥 진중권 비평 관심있게 보는 독자들은 맥거핀님처럼 의미있을수도 있구요.
하지만, 다 좋은데 진짜 철학개념서적인척 홍보안했으면 좋겠어요.
그냥 출판해도 될텐데 꼭 장르이탈(을 통한 격상? ㅋ)을 원하는 자체가 열등감의 산물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