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호머 레인 지음, 김영란 옮김 / 민들레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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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하루 커가는 딸을 보며 많이 배운다. 이 책의 제목을 얼핏 보면 일반 양육참고서라고 생각하기 쉽다. 자녀 양육에서 필요한 내용보다는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있다.

 아이들을 어떤 단계로 딱 나눌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 책은 유아기, 상상기, 자기주장기, 충성심기로 나누고 있다. 유아기에서는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주도하는 활동의 중요성을 말한다.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힘을 끌어낼 수 있도록 하며 마음껏 놀고 사랑해주라고 한다. 상상기는 아이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하게 만드는 우월성과 행복, 힘을 선사한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기와 비슷한 자기주장기는 말썽을 피우는 아이들에게 엄격한 규율로 고치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한다. 억압되고 금지를 시킬수록 아이들은 더 말썽을 피운다. 금지를 풀고 지지와 자유를 어떻게 줄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은 백지로 태어나는가? 인간은 원래 선한가? 레인은 아이들이 하나의 완전한 우주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뿐 아니라 우주를 보다 완전하게 만들려는 소망을 갖고 있다. 그 힘은 사랑이다. 잠재되어 있는 것을 일깨어주는 역할을 부모, 그리고 교사들이 해야 한다. 두려움을 수반하는 위엄이나 존경을 내세우고 강요하는 일 없이, 아이들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서 동기를 찾고, 아이들을 인정하고, 아이들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오덕 선생님, 프레네 등 존경하는 교육자, 철학자들을 접하면 하나로 통하는 느낌이다. 서머힐을 만든 A.S.니일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사람이 바로 호머레인이라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을 바라보는 관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다시 읽고 선생님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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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 - 김훈 장편소설
김훈 지음 / 학고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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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18세기 말과 19세기 초 조선 사회의 전통과 충돌한 정약전, 황사영 등 지식인들의 내면을 다룬다. 서양문물과 함께 들어온 천주교는 조선 후기 혼란을 극복하고자 지식인들의 새로운 대안이었다. 정약전은 천주교를 배반하고 흑산으로 유배되고 <자산어보>를 쓴다. 흑산은 너무 깜깜해 무언가 희망을 보이는 자산이라는 말을 썼다고 했다. 얼마나 삶이 답답하고 깜깜했을까?

 처음에는 다소 문체가 생소해 빠져드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금방 해결되었다. 이 책은 여러 사람의 관점에서 바다냄새, 흙냄새, 그리고 사람냄새를 마구 풍겼다. 정약전의 조카사위이자 조선 천주교회 지도자인 황사영의 삶과 죽음을 통해 그 당시 치열하고 눈물나는 신앙생활을 보여주었다. 책을 읽는 내내 부끄러웠다. 가슴이 아팠다. 무엇이 그토록 모진 매와 죽음을 이겼냈을까?

 어렸을때부터 나는 천주교를 믿었다. 어머니를 따라 다닌 성당. 습관처럼 미사를 보았고, 복사도 섰다. 그냥 성당의 분위기가 좋았고 편했다. 한때는 신부가 될 정도로 열심히 종교생활을 했지만, 대학에 들어가서부터는 신이 없다고 믿었다. 그리고 기나긴 시간동안 성당에 나가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하느님은 나를 부르셨다.

 나는 왜 천주교를 믿는가? 다시 돌아보게 한 책이었다. 그리고, 그 당시 처절하게 자신의 신앙을 지켜냈던 수많은 성인들의 삶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살았던 홍성도 그 역사적 현장이었다는 사실에 느낌이 새로웠다. 지금 편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돌아보면 부끄러워진다. 그분들에게 마음모아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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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수업으로 성장한다 - 수업이 즐거워야 교사가 행복하다 맘에드림 혁신학교 이야기 6
박현숙 지음 / 맘에드림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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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공동체를 알게 되면서 관련 책들은 많이 찾아서 보게 된다.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배움의 공동체가 가능할까? 혁신학교가 세워지면서 가능성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배움의 공동체를 직접 교육현장에서 만들어가는 감동적인 모습들을 그려낸 책이다. 지금도 열정있는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꿈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교사가 되고 늘 놓치지 않고 있는 생각.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꿈. 그 꿈을 이미 만들어가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나도 그 길을 조금씩 그리고 길게 준비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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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슈 코르착의 아이들
야누슈 코르착 지음, 노영희 옮김 / 양철북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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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키워보면 아이가 얼마나 귀하고 사랑스러운지를 알게된다. 그래서 반 아이들의 부모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라면 어떨까? 아이가 있기전 생각과 많이 달라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하늘이라는 이오덕 선생님의 말이 생각났다.

 

* 아이들을 대하는 두 가지 감정, 사랑과 존경

- 아이들을 대할 때 나는 두가지 감정을 느낍니다. 지금의 모습에 대한 사랑과 앞으로의 모습에 대한 존경.

 

 그리고 또 한사람이 생각이 났다. 바로 이태석 신부이다.

 

 야누슈 코르착은 1879년 태어나 세상의 아픔을 치료하고자 의사가 된다. 전쟁통에 버려진 아이들을 위해 고아원을 만들고 그들의 아버지가 된 사람. 결국 독일 나치의 가스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죽는다. 아이들을 정말 사랑한 교육자. 별이 된 그는 아주 짧은 글, 시이지만 이 시대 아이들을 만나는 모든 이에게 감동을 준다. 

 

 "모든 사람이 비인간적으로 행동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누가 물으면 '더 인간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라고 대답해야 한다."

 

 갈수록 각박해져가는 세상에서 그의 말이 더욱 가슴깊게 다가온다.

 

<인상깊은 문구>

*아이가 부모나 선생을 두려워하는 것은 참 끔찍한 일입니다.

 - 세상에는 끔찍한 일이 많지만 가장 끔찍한 것은 아이가 부모나 선생님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그들을 사랑하고 신뢰하는 대신 겁내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생각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그저 어른과 다를 뿐입니다.

 - 아이 생각이 어른 생각보다 좁거나 부족하지 않습니다. 그저 어른과 다를 따름입니다. 아이들은 지성으로 사고하지 않고, 감성으로 사고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아이들과 대화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입니다.

 

*그의 인생을 만들어 주시렵니까?

 - 어른들은 "...해야 해" "...했으면 좋겠어." 이렇게 말합니다. 그리고는 아이들이 따랐으면 하는 모델을 찾고 그가 살았으면 하는 인생도 찾아 주려 합니다.

 

*아이를 위해 포기해야 할 것이 무척 많습니다.

 - 아이 방이 난장판이 되어 있다고 불평한 적이 많지요? 생각을 돌려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한 무더기의 모래, 한 짐의 나뭇가지나 돌로 가득한 상자일지도 모릅니다. 나무 토막, 판지, 못, 톱, 망치, 작업대 등이 '게임'보다 더 좋은 선물이 될 것입니다. .....그러러면 먼저 병원 같은 위생상태를 바라거나 손가락을 다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버려야 할 것입니다.

 

* 신이여, 아이들을 가장 편한 길이 아니라 가장 아름다운 길로 이끌어 주십시오.

 - 신이여, 나는 당신에게 복종을 바치지만 오늘 당신께 드리는 탄원은 내 불타는 욕망을 담은 것입니다. 조용한 목소리로 속삭이지만 나의 청원은 열렬한 의지에 이끌려 나옵니다. 나는 당당히 서서 구름 너머로 열망의 시선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 부탁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당당히 요구합니다. 아이들과 그들의 노력을 축복해 주십시오. 삶의 길목에서 그들을 이끌어 주십시오. 가장 편한 길이 아니라 가장 아름다운 길로 이끌어 주십시오. 내가 드릴 수 있는 것은, 내가 가진 것 중 유일하게 값진 것인 나의 슬픔뿐입니다. 나의 슬픔과 노력을 당신께 바칩니다.

 

* 어떻게 노느냐가 중요합니다.

- 무슨 놀이를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노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놀이를 할 때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느냐가 중요합니다. 인형을 가지고 놀아도 지적으로 놀 수 있고, 장기를 둔다고 해도 바보처럼 둘 수 있습니다. ...

 

* 실수를 하고, 그 실수를 넘어서게 하세요.

 

* 나쁜 행동? 어떻게 할지 모를 뿐이랍니다.

- 나쁜 행동을 하는 아이는 그것을 무거운 짐처럼 느끼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바르게 이끌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아이는 변화하겠다는 마음에 오히려 더 위험한 일을 시도할지 모릅니다. 그리고 실패를 겪은 후에는, 포기하고 말 것입니다.

 

* 아이들은 어리석지 않습니다.

- 아이들은 어리석지 않습니다. 바보는 아이보다 어른 중에 훨씬 더 많습니다.

 

* 아기 마음대로 하게 두세요.

- 아기에게 걸음마를 시키기에 적당한 때는 언제인가요? 아이가 걷기 시작할 때입니다. 언제 이를 빼 줘야 하나요? 이가 빠질 때입니다. 아기는 몇 시간 동안 재워야 하나요? 아기가 자고 싶은 만큼입니다.

 

* 아이들을 대하는 두 가지 감정, 사랑과 존경

- 아이들을 대할 때 나는 두가지 감정을 느낍니다. 지금의 모습에 대한 사랑과 앞으로의 모습에 대한 존경.

 

* 직관을 믿고 삶의 규칙을 스스로 찾아내세요.
- 자신의 직관을 믿으세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안에 온 세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합니다. 존재 자체와, 우리가 감각으로 포착하는 존재 두 가지로. 여러분은 자기만의 꿈을 가져야 하지만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합니다. 어떤 날은 행복하다가 또 다른 날은 슬프고, 어느 때는 뭐든지 잘되고 어느 때는 잘 안되고, 어떤 날은 해가 쬐고 어떤 날은 비가 쏟아지기도 합니다.

 삶의 규칙이란 대체 무엇인가요?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답은 바로 실수에 좌절하지 말고 솔직해지는 것입니다. 솔직하고, 정의롭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은 모든 사람에게서 사랑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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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28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책을 읽으면서 받은
좋은 느낌을
늘 즐겁게 건사하시기를 빌어요.

민들레처럼 2014-04-02 13:3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책과 함께 행복하신 분을 만나니 참 기분이 좋아집니다.
 
7년 후
기욤 뮈소 지음, 임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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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나 영화같은 책이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푹 빠져드는게 이 작가의 매력이다. 소설은 그닥 즐겨보지는 않지만 신작이 나오면 챙겨본다. 종이여자 이후부터..


 이 작가만의 독특한 작품구성, 장면 묘사, 인물 갈등 등이 있는 듯 싶다. 분석하며 그걸 읽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숨막히게 전개되는 영화같은 이야기가 제일 좋다.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쓸수 있다는 작가도 참 부럽다. 

 이번 이야기는 이혼한 부부의 아들 제레미가 납치당한 후 벌어진다. 역시나 영화같은 반전이 있다. 그리고 영화같은 결말. 결론이 조금 영화스럽지만 여운을 남긴다. 사랑, 가족 그리고 희망...올해에 첫 소설.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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