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를 믿지 마! 8세에서 88세까지 읽는 철학 동화 시리즈 1
데이비드 허친스 지음, 신동희 옮김, 바비 곰버트 그림, 박영욱 / 바다어린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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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그림책의 힘을 느꼈다. 긴 어린이책의 감흥을 뛰어 넘었다. 자꾸 생각하게 만드는 책으로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도 읽으면 좋은 책이다. 구현샘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는데 나머지 시리즈 4권도 한숨에 읽었다. 처음 잡은 책은 바로 '그림자를 믿지마'였다. 

 책 내용을 간단히 얘기하면 아주 먼 옛날 다섯명의 원시인이 살고 있었다. 이 원시인들은 단 한번도 동굴을 떠난 적이 없다. 동굴 입구가 우주의 끝이라고 믿고 나가면 죽게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굴에 비치는 그림자가 진실이라고 믿으며 산다. 그러던 한 원시인(부기)이 동굴 밖에 뭐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을 꺼낸다. 그러자 다른 원시인들은 깜짝 놀라며 부기를 쫓아낸다. 억지로 동굴 밖으로 나간 부기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된다. 그리고 마이크 할아버지를 만나 원시인들이 동굴 안에 살게 된 사연을 듣게 된다. 과거 두 부족이 살았는데 더 넓은 땅을 위해 망루를 세워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을 알아보게 했다. 한 부족은 바구니, 저장창고를 말했고 다른 부족은 창, 덫, 무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결국 두 부족은 서로 싸우고 망하게 된다. 그 이유는 나중에 밝혀지는데 각 부족 망루에서 본 모습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한 부족의 망루에서는 거친 바위와 사냥할 동물들이 보였고, 다른 부족의 망루에서는 나무와 풀이 무성한 곳으로 포도나무, 옥수수가 가득했다. 그래서, 서로 다른 관점을 갖게 한 것이다.
 '사람들은 누군가 그들이 믿는 것에 대해 의문을 던지거나 세상을 다르게 보는 법이 있다고 말하면 대단히 화를 내는 것 같았어요.' 부기는 그렇게 얘기하며 원시인들을 설득시키러 다시 동굴로 들어간다. '만약 아무도 배우려 하지 않는다면, 배우려고 하는 다른 사람을 찾아가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두려운 마음을 극복하며 친구들을 설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수백 개나 되는 동굴 속에 살고 있다고 말하며..실제로는 수백만 개도 넘는다고 말하며 한 장의 그림으로 끝을 맺는다.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 우리들의 모습이었다. 서로 다른 망루에서 보고 있지만 다른 망루를 생각하지 않는 모습. 동굴안 그림자를 보고 그것이 진실일 것이라 믿는 어리석음과 자기타협. 생각하면 할수록 많은 사건들이 떠오른다. 티격태격 정치판, 언론이 말하는대로 믿어버리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반감도 반성이 되었다. 우선 자기 주장만 하고 서로를 이해 못하는 상황, 탐구하고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중요함을 알게 할 상황 등에서 함께 읽고 토론하면 좋은 책이라 생각든다.
 함께 토론해도 좋은 내용들도 많았다.
 1. 부기는 정말 용기있나? (도덕 - 진정한 용기 단원에서 적용가능)
  - 무조건 동굴 밖을 뛰어나가는 것이 용기있는 행동일까? 나가고 싶은 것을 참는 것도 용기 아닐까?
 2. 우리 눈에 보이는 것만이 진실인가?  
  - 동굴 안의 그림자 보이는 모습이 진짜일까? 천동설과 지동성? 아는만큼 세상이 보이며, 제대로 보아야 사물의 진실에 가까워진다.
 3. 나만의 생각이 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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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매화향기 높은 학년 동화 4
장주식 지음, 김병하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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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향리에 대한 기억은 대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한미군반대투쟁, 매향리 사격장 폐쇄를 위해 집회에 참여했었다. 이름도 참 예쁜 동네였는데 수십년간 피해를 받은 주민들의 이야기에 분노가 치밀어올랐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불평등한 SOFA협정, 주한미군문제 등으로 군산, 평택 미군기지 등에서도 투쟁을 했다. 그 당시에는 무조건 미군이 싫었다. 하지만, 군대에 다녀온 후 주한미군주둔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하지만, 그 절차는 정당해야하고 피해를 받으면 마땅히 보상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평화롭게 살던 매향리 마을에 미군 사격장이 들어서면서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책 속의 진수는 어렸을때 불발탄으로 한 쪽 눈을 잃게 된다. 삼촌은 사랑하는 아내와 뱃속의 아기까지 미군의 폭격으로 죽게된다. 매일 반복되는 폭격 소음으로 기르던 가축들은 죽게 되며 하나 둘 고향을 떠나간다. 참는 것이 나라를 위한 길이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수십년간 버티다 평화로운 마을을 되찾기 위해 투쟁에 나선다.
 미군이 저지른 범죄들은 드러난 것만 해도 수없이 확인되고 있다. 효순이 미선이 사건, 이태원 살인사건, 평택 미헌병 수갑사건, 한강 독극물 방류사건 환경오염문제 등 헤아릴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범죄들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로 대부분 무죄를 받는 등 적절한 처벌을 받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사건에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면 우리는 자유가 없는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주한미군이 주둔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이러한 문제들 역시 동등한 입장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매향리는 폐쇄되었고 배상도 받게 되었다. 하지만, 끝나지 않았다. 지금도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평화를 해치는 일들이 끊임없이 벌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추천사의 이오덕 선생님의 말로 마무리한다.
 '이 책을 읽고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이 땅을 살기 좋은 땅으로 만들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를 여러분 나름으로 자유롭게 생각해 보셔요. 여러분의 눈이 확 트이고, 가슴이 넓어지고, 마음이 산같이 든든하게 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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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 오빠의 비밀 창비아동문고 50
알키 지 지음, 마상용 그림, 최선경 옮김 / 창비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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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그리스 집안의 이야기이다. 그리스 동화도 낯설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그리스 역사 역시 생소하다. 아마도 85년도에 나온 책이면 어린이책이라도 금서였을 것 같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산다.'는 말처럼 우리나라도 민주주의를 위해 많은 희생을 치뤄야 했다. 해방이후 4.19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그리고 87년 6월 항쟁까지 수많은 열사의 죽음과 투쟁으로 지금의 민주주의를 이뤄냈다. 그리스 역시 1453년 콘스탄티노플 함락 이후 무려 400여년 동안 터키에게 나라를 빼앗겼고, 그 이후에도 군사 독재 정권을 물리치기 위한 싸움을 오래 해왔다고 한다. 
 이야기의 배경은 1936년 8월 즈음하여 시작한다. 이즈음 독일은 히틀러가 독재정치를 펼치고 일본 역시 군국주의로 치닫고 있는 시기다. 그리스 평화로운 작은 섬마을에 그리스문학을 공부하는 할아버지, 왕을 추종하는 데스피나 고모님, 스타마티나 아줌마, 시기심이 많은 미르토 언니, 멜리사, 피피쨔, 마놀리,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니키 오빠  등이 나온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니키 오빠는 쫓기는 몸이 되고 그를 숨기고 쫓는 이야기가 숨가쁘게 전개된다. 마치 우리나라 군사독재시절 학생운동을 하는 민주투사가 떠올랐다. 이러한 활동이 나에게 피해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싸워낸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역사는 발전하고 진보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역사의 한 걸음, 그리고 민주주의를 생각해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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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나무 아랫집 계숙이네 사계절 아동문고 49
윤기현 지음, 김병하 그림 / 사계절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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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는 글머리에서 삶은 곧 역사라고 말한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도 역사다. 읽는 내내 몽실언니가 생각났다. 아픈 역사를 그대로 안고 살아가는 계숙이도 또 하나의 몽실언니였다.

 이 책은 전남 해남에 살고 있는 계숙이라는 어린이가 초등학교 4학년에서 6학년까지 삶을 그려내고 있다. 계숙이는 부모와 떨어져 할머니 밑에서 자란다.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며 집안 일을 도맡아 한다. 부모는 도시로 떠나 살지만 결국 어머니는 이혼을 하게 되며 아버지는 시골로 내려온다. 방황하던 아버지는 새어머니를 만나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새어머니는 독립운동을 하다 일제 경찰을 피해 만주로 간 부모의 고향을 찾아 온 것이었다. 이미 중국에는 남편과 자식이 있지만 돈을 위해 위장결혼을 하고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정이 들어버린 가족들과 살게 된다. 계숙이네와 원수가 된 상철이 할머니는 기울어져가는 계숙이네를 미워했다. 계숙이네 할아버지가 저지른 일때문에 고통을 받게 되고 그 한이 이어진 것이다. 빨갱이로 몰려 살아가야 했던 아픈 기억, 그리고 연좌제로 그 가족까지 고통을 받지만 결국 성공하여 고향으로 돌아온 만석이 아저씨 역시 살아있는 역사였다. 가족이 중국으로 떠나 자기 혼자 남아 기구한 운명을 살게 된 강성댁 할머니도 우리의 역사였다. 그렇게 사람들이 살아가며 역사를 만들어온 것이다.

 그 역사의 흐름 속에 묵묵히 지키고 있는 당산나무는 사람들의 모든 아픔을 끌어안아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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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달타냥 창비아동문고 대표동화 16
김리리 지음, 이승현 그림 / 창비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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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60만원에 자식을 팔았던 20대 가장이 붙잡힌 뉴스를 보았다. 자식을 키워보니 그 뉴스가 더 이해가 안갔다. 어떻게 자기가 낳은 자식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이 사건만이 아니다. 계모가 소금밥을 먹이고 온갖 학대를 해서 여아를 죽인 칠곡, 울산 계모사건을 듣고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더 심각한 것은 그런 아동폭력이 지금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그런 가정 폭력의 아픔을 겪고 있는 슬픈 눈의 민호, 그리고 버림받은 떠돌이 개 달타냥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민호는 아버지의 폭력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닫고 사는 아이다. 그러다 우연히 강아지를 만나고 자기 마음을 열게 된다. 그 슬픈 눈빛은 자기와 많이 닮았기 때문이었다. 달타냥은 또 다른 민호였던 것이다. 달타냥의 관점, 민호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며 상처를 받은 이들의 감정을 세심히 표현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베개로 입을 틀어막고 우는 민호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상처받은 또 하나의 아이, 정만이가 있다. 그 아이는 부모님이 이혼하고 어머니와 함께 산다. 평소에 밝고 구김이 없어 이혼한 집 아이로 생각하지 못했지만 민호는 그 아이와 친해진다. 서로 삼총사를 맺고 달타냥과 함께 즐겁게 지낸다. 결국 달타냥은 싸움개로 변한 형을 다시 찾지만 가정폭력이 극에 달한 민호 아버지에게 죽음을 맞는다. 결말은 달타냥의 형이 민호의 아버지를 공격하며 병원으로 실려가는 뉴스로 마무리된다. 
 시골 학교에서 주로 근무해서 그런지 한 반에 이혼한 학생이 많았다. 많을때는 절반까지도 있었다. 그만큼 가정으로 보호받고 커야할 아이들이 상처받고 있다. 그런 아이들을 만나면 늘 무언가 비어있는 느낌이 든다. 부모의 사랑은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다. 상처받은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을 수 있을까? 물론 용기만이 해답은 아닐 것이다. 공감하고 함께 슬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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