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나무 아랫집 계숙이네 사계절 아동문고 49
윤기현 지음, 김병하 그림 / 사계절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글쓴이는 글머리에서 삶은 곧 역사라고 말한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도 역사다. 읽는 내내 몽실언니가 생각났다. 아픈 역사를 그대로 안고 살아가는 계숙이도 또 하나의 몽실언니였다.

 이 책은 전남 해남에 살고 있는 계숙이라는 어린이가 초등학교 4학년에서 6학년까지 삶을 그려내고 있다. 계숙이는 부모와 떨어져 할머니 밑에서 자란다.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며 집안 일을 도맡아 한다. 부모는 도시로 떠나 살지만 결국 어머니는 이혼을 하게 되며 아버지는 시골로 내려온다. 방황하던 아버지는 새어머니를 만나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새어머니는 독립운동을 하다 일제 경찰을 피해 만주로 간 부모의 고향을 찾아 온 것이었다. 이미 중국에는 남편과 자식이 있지만 돈을 위해 위장결혼을 하고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정이 들어버린 가족들과 살게 된다. 계숙이네와 원수가 된 상철이 할머니는 기울어져가는 계숙이네를 미워했다. 계숙이네 할아버지가 저지른 일때문에 고통을 받게 되고 그 한이 이어진 것이다. 빨갱이로 몰려 살아가야 했던 아픈 기억, 그리고 연좌제로 그 가족까지 고통을 받지만 결국 성공하여 고향으로 돌아온 만석이 아저씨 역시 살아있는 역사였다. 가족이 중국으로 떠나 자기 혼자 남아 기구한 운명을 살게 된 강성댁 할머니도 우리의 역사였다. 그렇게 사람들이 살아가며 역사를 만들어온 것이다.

 그 역사의 흐름 속에 묵묵히 지키고 있는 당산나무는 사람들의 모든 아픔을 끌어안아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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