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7
아버지의 선물
아버지와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그날.
1990년 10월의 추석.
취업나간 인천에서 돌아와 시골집에 왔었다.
그날은 웬일인지 가족들이 다 외출을 하고 집에 아버지와 나만
남았다.
툇마루 마루에 앉아
"아버지 술 한잔 따라 드릴까요?"
백화수복 대두병의 마개를 따고 아버지께 술을 올렸다.
"너도 한잔 할래?"
그렇게 시작되었다.
딸5,아들2.
손이 귀한 집에서 그나마 아들 한 분은 소아마비.
아버지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족의 사랑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사신
분이다.
고생이라고는 전혀 해 본적 없이 그 당시 고등학교까지 졸업하셨다.
금이야,옥이야... 그것이 아버지의 인생에 야생초같은 의지를 앗아간 이유라고
생각한다.
자의와 타의에 의한 자생력없었던 아버지의 삶.
아들인 내가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전해들은 종합적인 말로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다.
술 잔이 오가고 아버지의 학창시절,군대 이야기부터 익산에서의 직장 생활까지 살아오신
삶을 들을 수 있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많이 웃어본 기억을 말이다.
담배 3보루를 주시며
"너도 이제 어른이지, 열심히 살아주어 고맙구나.
너는 성격이 급해, 그 점만 주의하면 좋겠구나..."

남포동 거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거리가 번잡하거나 사람들로 인해 힘들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들도 그 시간을 즐기고 나와 내 아들도 우리방식으로 여행의 맛을 즐기고
있었다.


그 유명하다는 자갈치 시장을 구경했다.
구수한 부산 사투리.
그 거친 말과 행동으로 가족을 지키며 자식들을 힘들게
키워냈으리라...



광복동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뭔가 희망찬 얼굴과 들뜬 사람들의 표정.
한 해가 가고 다시 한해를 맞이하며 순응하고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
여행에서 나는 아들과 무언으로 느끼고 서로를 더 알아가고 삶을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