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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54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07년 9월
평점 :
벽돌로 된 집을 짓고 있다.
삽과 망치,사다리도 없이 맨손으로 홀로 외롭게 짓고 있다.
그저 묵묵히 벽돌을 지게에 지고,한 벽돌,한 벽돌을 쌓아 올리고
있다.
다른 방법을 사용하면 허물어지고 그 집 짓는 의미가 없는 행위가
된다.
그렇다!
<카마라조프 가의 형제들>
난공불락의 요새같은 집을 짓고 있는 요즈음이다.
4년 전에 이 집을 지으려고 10일 가까이 짓다가 금새 지치고
포기해버렸다.
이건 절대 집을 지을 수 없는 소재이고 요새같앗다.
숫제 벽돌이 아닌 암벽을 캐내어 정으로 쏘아 벽돌ㅗ 만드는 기분이었다. 읽는 내내
이건 도저히 책이 아니다.
이건 외계인이 쓴 책이 분명하다! 포기하는 것도 지혜렸다!
그렇게 포기한 책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읽지않으면 (이
난공불락의 집을 짓지 않으면)
내 독서 세계의 그 어떤 벽을 넘지 못하고 얕은 독서만,읽으나 마나 한 독서쟁이밖에
못될 것 같았다.
힘들다고 포기하고,고통스럽다고 안 하면 그저 그런 사람으로 발전하지
못하리.
독하게 다시 마음을 먹었다.
알라딘에 세 묶음의 책을 주문했다. 20여권이 쌓여있다.
포장도 뜯지 못한 새것의 책들이 읽어 달라고 징징거리고 있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 책을 읽지 않으면 그 어떤 책도 읽지
않으리라...
1600페이지의 벽돌들을 모래 위에 다시 쌓기 시작했다.
그럼 그렇지, 몇 개만 쌓아도 금새 허물어지고 무너지기가
일수였다.
역시 안 되는 건가?
내 독서 능력과 이해,지식의 한계가 이것밖에 안되는 것인가?
더 집중하고 내 안의 <도스트예프스키>를 살려 내었다.
서서히 안개에 가려 안 보이는 게 보이고
모래로 응집력이 없던 흙들이 찰지게 뭉쳐지기 시작했다.
신세계에서 눈과 팔다리가 같은 사람을 만나는 기분이었고 심봉사가 눈을 뜬
기분이었다.
뭔가 보이기 시작한다. 들리기 시작한다.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도스트예프스키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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