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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199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문명인의 하루.
설사가 너무 급해서 차를 스톱시키고 류시인이 엉덩이를 깠다.
저 멀리 인도인들이 다 쳐다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게 삽자루만한 몽둥이가 하나 서 있다는 것,
사람들은 차가 늦게 출발해도 뭐라고 하나 말하는 사람이 없다.
사람들은 류시인 급한 볼일을 본다고 짜증내지 않는다.
류시인이 어느 외진 곳의
우리네 말로 마을회관 같은 곳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단다.
류시인 말고 다른 한 사람이 자고 있길래 그저 조용히 잤단다.
거의 한번도 안 깨고 잘 잤단다.
아침에 그 옆사람에게 빵이나 하나 먹으라고 깨웠더니
반응이 없더란다.
자세히 보니 죽은 사람이었단다.
세상에 오금이 저리고 머리가 하얘 지더란다.
정신없는 말로 어제 소개해준 그 사람에게 사람이 죽었다고 말하니
"알아요. 어제 죽은 사람이예요."
세상에 시체하고 밤새도록 같이 있었고 잠을 잔 것이다.
척박하고 가난하고 더럽고 말 많고 힘겨운 나라,인도.
이 인도에 미치도록 가고 싶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그 영적인,맨 얼굴의 사람들의 실체를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
몸살이 날 지경이다.
그나마 이런 책을 읽으니 숨통이 틔이는 것 같다!
류시인 참으로 글을 잘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