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가적인 구릉족 마을의 어느 롯지에 하룻밤을 청해본다.
뭉크스에게 잘 아는 곳이냐?
친척 집이냐? 물어보았더니 맞다고 했다.
기품있어 보이는 안주인,성실해보이는 바깥주인.
사람들이 좋았다.
무엇을 해도 뭉크스가 신뢰있는 사람이어서 좋았다.

롯지에서 핫샤워를 하기는 쉽지 않다.
태양열과 발전기로 운영되는 전기와 샤워.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 내내 콧노래가 나오고 행복했다.
트레킹을 하는 내내 롯지는 수없이 만날 수 있다.
오늘 가야 할 목적지에 거의 도착했다면 내가 원하는 곳에서 잘 수 있다.
뷰가 좋은 곳, 경치가 빼어난 곳에서 어디든 잘 수 있다.
포터가 이끄는 곳으로 가는 것도 쾐찮지만 내 스스로 마음에 드는 곳,
마음에 드는 룸으로 얼마든지 잘 수 있다.
내가 묵었던 룸.
나는 먼저 덮을 이불을 하나 더 청했다.
산에서의 밤은 겨울이다.
추운 것은 싫다.. 내 몸은 내가 챙긴다^^
잠을 따뜻하게 자야 내일 일정에 차질이 없다.

싱글 침대 두개가 전부이지만 넉넉한 마음이 꽉 차 보인다.

룸에서 바라 본 란드룩 구릉족 마을,
보는 자체 만으로 힐링이 된다.
뭉크스와 같이 식사를 했다.
(포터들은 트레커와 같이 식사를 잘 안하려 한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내가 계산해 준 일당(하루 12불)에 식사비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이것을 알지 못하고 매번 뭉크스에게 식사를 사 주었다.
그런데도 뭉크스가 혼자 먹겠다고 했다.
먹었다고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계산하면 달밧이 400루피이고 뭉크스가 계산하면 100루피 정도였다. 나를 배려해준 것이었다.
여행객에만 무지하게 몇배를 더 받는 것이다. 밉다!!)
그래도 나는 뭉크스에게 사 주고 계산하는 게 좋았다.
녀석은 나의 동생이자 친구이자 여행 동반자이자 사진 작가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 가는 친구,의리가 있는 남자라는 사실이다.

나는 점심에 먹은 볶음밥이 소화가 안 되어 스프를 먹었다.
뭉크스와 네팔산 위스키를 한잔 했다.
오후내내 구릉족 마을의 목가적인 분위기에 반했다.
피로도 한잔 술에 풀렸다.
7시가 넘자 슬슬 졸음이 몰려왔다.
핫팩을 가슴과 바지 주머니에 넣고 잤더니 아침까지 땀이 나도록 잘 잤다.
아~~여기가 히말라야구나..
밤 하늘의 별을 새벽녘에 한 번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살아 온 날과 살아갈 날들,,,아내,아들들,,, 사랑하는 나의 사람들...
그렇게 트레킹의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