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시골집에 다녀왔다.

 

만추의 시골 농사일들을 마무리하시는 어머니는 바쁘셨다.

그렇게 말리고 말씀을 드려도 농사를 고집하시는 어머니.

이제는 건강하셔서 이렇게 농사를 지시는 것이겠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어머니께 닭백숙을 먹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시장에서 닭을 사가지고 오셨다.

그 닭을 먹으면서 어머니와  몇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니 거의 내가 들어드렸다.

하염없이 말씀하시는 어머니를 뵈면서 저렇게 말씀을 하시고 싶으셔서 홀로 어떻게 사셨을까? 자식된 마음으로 한 없이 죄송스러웠다.

 

처음엔 질겼던 닭백숙도 오랜 시간 고아지니 참 맛이 좋았다.

 

 

 

 

 

 

 

 

 

어머니께서 몇 일전에 남원 춘향이 축제에 다녀오셨다고 한다.

이 옷을 입고 사진 한 장 찍는데 7천원을 주셨다고 비싸다 하셨다.

 

"왜 어머니께서 이몽룡 복장을 하셨어요?"

여쭈어보니 같이 가신 친구분보다 어머니가 훨씬 키가 커서 어머니께서 이몽룡하시고 친구분은 춘향이를 하셨다고 하셨다.

 

젊은 날,어머니는 키가 크고 미인이셨다.

160cm 넘었는데 세월이 흘러서 자꾸 키가 작아지셨다고 하셨다.

지금 키가 156cm라고 하셨다.

 

참으로 죄송했다.

오랜세월 고생하시고 힘든 노동으로 인하여 외소해지신 것이다...

 

 

아들들보다 더 효자노릇하는 전동차 미등켜는 방법을 모르셔서 저녁에는 운행을 못 하셨단다. 가슴이 찡하다.(다음 날 전등켜는 것을 알려드렸다. 정말 간단한 조작을 못하셔서 저녁에 운행을 못 하셨다니...)

 

위험하다고 안 사드렸는데 기어이 봄에 사ㅅ셔서 운행을 시작하신 어머니.

참으로 열 아들보다 더 낫다고 하셨다.

왜 나는 어머니가 전동차를 운행하시면 위험하다고 편견을 가졌을까?

한심하고 생각이 좁은 것을 느꼈다.

 

오늘 할아버지 기일이라고 추도예배를 드린신다고 하신다.

어머니의 잔소리가 그립고 보고 싶은 것은 왜일까?

왜 오랜시간이 지날 수록 어머니와의 옛날 기억이 더 새록새록나는 것은 나이를 먹어서인가?

오늘 이 밤,어머니의 건강을 빌어보면서 기름값이 많이 나와도 보일러 많이 좀 작동하시길 간절히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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