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을 여행한다는 것은 일상을 탈피하여 맞이하는 시간의 존재감이다.

 

 

이 존재감은 때론 사색으로, 성찰로, 사람과의 추억으로, 왕창 마신 술의 숙취로든

많은 현상으로 나타난다.

의미없는 여행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낯선 곳에서 하루를 묵어가는 곳은 어디든 좋지만 사연이 있다면 더 좋다.

 

펜션 '선운사의 추억' 에서의 하룻밤은 의미가 있다.

선운사를 내려와 어둑해지는 시간을 보면서 망설여졌다.

잠자리가 애매하네...

어떻게 한다.... 고민에 빠졌다. 아무데서도 잠자고 싶지 않아서다...

 

 

 

 

 

 

 

 

 

 

길가의 표지판에 있었던 '선운사의 추억' 이라는 곳에 전화를 드렸다.

인터넷에서 검색했는데 탤런트 이영하 씨도 왔었고 주인양반이 사람좋아 보여서 망설였던 곳이다. 작명이 멋지지 않은가? 선운사의 추억이라....

 

 

 

 

"안녕하세요~~사장님~ 여행 다니는 사람입니다.

여비 좀 아끼려고 저렴하게 자고 가고 싶은데 쾐찮으세요?"

 

솔직히 여비는 넉넉했다.

오랜 여행경험과 숙박 노하우가 있기에 이정도면 5만원 정도 부르실 것 같고 깍서 3~4만원에 잤으면 했다.

 

"아~ 그래요. 그럼 저렴하게 드려야지요.

집 잘 지켜주세요. 2만원에 주무시고 가세요!!"

 

이런 적은 처음이다.

요즘은 여관비도 2만오천에서 3만원이다.

2만원이면 겨울에는 전기세,난방비도 안 나오는 금액이다.

 

사람좋은 그 목소리에 감동이 일었다.

 

집만 잘 지켜주시라고... 아이구 사람이 먼저지요. 잘 쉬었다 가세요.

누가 주인이고 손님인지 모르겠다.

 

 

 

 

 

 

 

 

 

 

차를 주차시키고 짐을 옮기려는데 저 멀리 사모님 되시는 분이 방을 치우고 계셨다.

가까이 가서 인사를 드렸다.

사장님과 통화도 했다고 했더니 반가이 맞아 주신다.

 

" 와 주셔서 감사해요. 내 집처럼 쓰세요.

우리 집은 손님,주인 없어요. 편하게 쉬세요."

 

사장님보다 더 친절한 사모님이시다.

가까이서 같이 쓰레기도 치워드리고 허드렛일도 약간 도와드렸다.

 

"고맙습니다. 먼길 찾아주셔서 감사드리고 우리 부부가 고창에서 예식장,부페를 해요.

돈보다 중요한 게 음식 남기는 분이고 여기 방에 묵어가셨던 분들 보세요.

아침에 퇴실했을 텐데 지금까지 에어콘을 켜고 가셨네.

다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아까운 자산인데....

여하튼 손님 우리 집 잘 지켜 주시고 잘 있다가세요!!!"

 

 

자꾸 잘 지켜달라고 말씀하시는 게 밤에 안 오시려고 그러시나...

 

 

그 밤에 난 홀로 그 펜션 집에 있었다.

테이블에 앉아서 몇 권의 책을 읽었고 차가운 맥주도 한 캔 마셨다.

 

 

 

 

 

 

 

이정도 시설이면 5만원 이상 받아도 충분한 멋진 곳이다.

사람냄새가 난다.

꼭 돈 때문이 아니다.

돈이야 나도 넉넉히 있다. 그 마음의 인정이 좋다. 사람이 좋다...

 

 

 

 

 

 

 

 

 

 

사모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사람은 소통이지요. 그리고 정이지요.

인정이지요. 소통과 인정만 있으면 살만해요.

우리 부부 이 펜션 돈 벌려고 안 해요. 사는 재미로 하지요."

 

 

그 밤에 몇 권의 책을 읽었다.

외롭던 마음이 책으로 풀어졌다.

불을 끄고 창밖의 먼 산을 보다가 잠이 들었다.

사람이 좋다. 마음 따뜻한 사람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 배낭을 챙기고 내 책을 한 권 가져와 진심어린 마음으로 사인을 했다.

 

그리고 집 주인댁의 창문에 내려놓고 전화를 드렸다.

"감사히 잘 있다갑니다. 밤새 제가 집은 잘 지켰습니다. 그 마음 감사합니다!!!"

책을 드리는 마음이 흐뭇했다. 내 마음을 전하는 것처럼 좋았다.

 

 

 

 

 

3일후 사모님께 전화가 왔다.

 

 

"책 너무 잘 읽었어요.

감동적으로 읽었고요, 꼭 우리 부부 이야기 같네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네요. 나중에 가족들과 꼭 놀러 오세요."

 

 

 

 

 

 

 

 

 

 

 

 

몇 번을 말씀하셨다.

기쁘다. 그 어떤 멋진 추억보다 더 좋고 기쁘다.

산다는 것은 이런 잔 인정과 사람냄새나는 몇 마디의 말이 행복을 준다...

 

 

선운사의 추억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169-2

063-561-2777

010-6886-4567

 

이런 멋진 곳은 팍팍 홍보를 해드려야 한다.

나도 나중에 가면 꼭 제값 내고 숙박할거다^^

 

사장님,사모님~~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