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바람의 파이터- 최배달 선생 ]

 

 

 

최배달 선생. 

 

어린 시절 외딴집에 살면서 고우영 선생의 "대야망"을 보고 무도가의 꿈을 키웠다.

매서운  바람과 싸우며 무도를 혼자 연마한다고 이리 뛰고 저리 발차기를 하던 귀여운 시절도 있었다.그렇게 나에게 평생의 마음속 스승인 최배달선생을 만난 것이다.

 

1923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최배달 선생은 1백여 차례의 격투기 대결에서 진 적이 없는 지상 최강의 승부사다. 일본에서는 불패의 전설을 지닌 미야모토 무사시와 곧잘 비견된다.

16세때 일본으로 건너가 가라데에 입문한 뒤,48년 전 일본 가라데 선수권대회를 제패했다. 곧 지바현 기죠즈미산에 입산. 20개월간 초인적인 수련을 쌓고 하산한 뒤,10대 문파 도장을 찾아다니며  결투를 신청,당대의 무술 장로들을 격파했다.

 

해외로 눈을 돌린 그는 쿵후,삼보,킥복싱, 등 각국의 무술인들과 목숨을 건 승부를 펼쳤다.

50년대초 손날로 47마리의 황소 뿔을 꺾으며 쓰러뜨리는가 하면 진검을 든 상대와 맨손으로 싸워 이기기도 했다. 그는 허공에 있는 종이에 구멍을 뚫을 만큼 초인적인 스피드와 맨주먹으로 20센치의 돌을 격파하는 등 믿기 어려운 신화를 남겼다.   <조선일보 1994년4월28일자>

 

 

내가 선생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첫번째 이유는 기요즈기산에 올라가서 홀로 수행을 하는 그 참 모습을 좋아했다. (1인기업가라면 이렇게 철저히 자기와의 싸움을 한번 해봐야 한다.)치바현의 키요스미산, 산 골이 깊고 숲이 많아서 몇몇 화전민들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없는 산에 23살의 나이에 숱막에서 자신과의 싸움에 도전한다.

"여기가 내 전쟁터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살아나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는 마음으로 살점을 저며내는 듯한 얼음물의 고통 탕세방, 주먹차기와 발차기의 수련,숯막 주면의 나무들이 그 가 입산한지 두어달만에 한자가 넘는 소나무들이 다 말라죽고 말았다.

콩와 오징어를 먹으면서 낮에는 초인적인 수련,밤에는 오륜서를 읽으면서 병법과 철학을 익혔다. "지금 싸우고 있는 적이 마지막 적이다. 싸움은 1회 뿐이라고 생각하라. 목숨을 건 싸움에서 이번 적에게는 지지만 다음 적에게는 이긴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수련중 사람과 정에 굶주려... 외롭다. 괴롭다. 그리움에 야도로 눈섶을 밀어 버려 괴물같이 만들었다. 한쪽이 자라면 다른 한쪽을 밀어버렸다.자신을 배수진을 쳐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인간의 의지를 넘어서는 자기고행과 인내로 눈썹을 밀며 콩을 주재료로 먹으면서 엄동설한을 이겨나가는 그 초인적인 수련의 장을 지금도 좋아한다. 

 

 

선생은 극진,그래서 극진이라는 표현을 썼다.

자신을 이기는 극진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하다. 참다운 정신없이는 무언가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 <넘버3>에서 송광호가 말한

"최배달이라는 선생이 계셨지.

소뿔을 잡고 너 소냐? 나 최배달이야~ 그리고 수없이 소를 내리치셨지.."

 

최배달 선생이 말씀하셨다. "맨손으로 소를 때려잡는 비결을 간단하다.

한 손의 새끼 손가락과 약지 손가락으로 턱걸리가 아니라 배꼽걸이를 할 수 있을 정도의 파워로 쳐라. 스피드도 중요하다. 아주 추운 날 정권치기를 할 때 주먹이 지나간 선을 따라 하얀 선이 생겨날 만큼의 속도로 쳐라. 그 주먹으로 치면 소는 죽는다." 

 

최배달 선생은 기술을 온전히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하여 천일의 연습을 단, 이라고 하고 만일의 연습을 련, 이라고 단련을 하루도 게을리하지 않으셨다.그래서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절대 통하지 않는 분이셨다.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혹여 잘못되어도 빠져나갈 변명의 여지가 있기에 목숨을 걸어라 라고 말씀하셨다.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이 말은 어떤 직업과 일에서도 통용되는 귀한 말씀이다. 

 

선생의 아들,최광범 씨의 이야기. 

 

"중 3때 생일날 아버지께서 180cm에 90kg짜리 샌드백을 선물로 주셨어요.

 저는 신이 나서 날마다 이마에 땀이 이슬처럼 맺히도록 치고 또 쳤죠. 그렇게 2년이 흐른 어느날 텅텅 소리가 온 마당에 울리도록 샌드백을 치고 있는데 아버지가 다가와 '그렇게 치는 게 아니다. 멋은 있지만...' 하며 질책하시더군요. 놀란 것은 그 다음 순간이었죠. 아버지가 짧은 기합과 함께 뻗은 주먹에 그 육중한 샌드백이 퍽 소리와 함께 반으로 접혀버린 겁니다. 당시 아버지 연세가 일흔에 가까운 나이셨어요." 그 때 새삼스럽게 실감했다고 한다. 아버지의 저런 괴력이 그를 전설로 만들었다는 것을... 

 

"아버님은 항상 내가 많은 사람들과 겨뤄 상대를 쓰러뜨렸지만,그 비결은 결코 화려한 공중돌기나 발차기가 아니었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비장의 무기는 오직 하나 정권치기 하나였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발차기가 화려할수록 위력적일 것이라 생각하지만,실전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버님이 미국 프로레슬러 톰 라이슨과 붙었을 때 이야기입니다. 만화에선 공중에 붕 떠서 링 3면을 돌아가면서 발로 차,가속도를 붙여 그 힘으로 톰 라이슨을 가격한 것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상황은 그와 다릅니다. 상대도 평생을 갈고 닦은 고수 아닙니까?

그런 상대의 빈틈은 눈 깜짝하는 순간,0.1초도 안되는 짧은 순간에 불과합니다.그 순간을 잡느냐 못잡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립니다. 그런 상대 앞에서 벽을 세번 씩이나 차면서 빙빙 돌면 그게 통하겠습니까? 그 때도 아버님의 무기는 단 한방, 상대가 깜빡하는 그 틈을 파고든 정권치기였다고 합니다"

최배달 선생은 항상 기본부터 착실히 다질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최배달 선생님의 어록

 

내가 젊은 너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남자한테 제일중요한것은 야심이다.. 돈을 잃은 것은 작은 것이다. 신용은 중요한 것이다. 그러니 신용을 잃어 버리면 안된다.
하지만 용기를 잃어버린 것은 전부 잃은것이다.

예전에 나의 도장으로 전화가 왔다.

극진수련생들이 야쿠자들과 싸워서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서 도장 운영이 힘들다는 것이였다.

난 단번에 때려치라고 했다.
그런 정신으로 할꺼면 도장은 의미가 없다고.

너희들 길에서 누가 너희 어깨를 치고 발을 밟고 시비를 건다면 사과를 해라.

그런대도 싸움을 건다면 싸워라.
무엇때문에 가라데를 수련했는데 그런 패기도 없다면 가라데를 때려쳐라.

적에게 등을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극진의 역사다.남자로써 싸움을 못하면 실격이다.
싸움에 강한사람은 빠르다 빠른사람은 싸움뿐 아니라 그무엇에도 강하다.

돈을 버는것도 싸움을 하는 방식으로 하기 때문이다.남자는 죽을때까지 전쟁이다.

싸움의 무대는 도장이 좋다. 몸이 엉망이 될때까지 싸워 보는것도 좋다. 그러면서 배워가는 거다.
사무라이는 칼을 매일 간다. 하지만 칼을 뽑지 않는데 그 의미가 있는것이다.

극진의 정신은 너희도 알고 있겠지.

고개는 숙이고 눈은 높이 입은 신중하고 마음을 넓게 효를 원점으로 모두에게 의롭게 해라.

여자를 볼때도 집에 효도를 하는가를 봐라. 효를 아는사람은 누구에게도 잘한다.

그것은 너희들도 마찬가지다.

잘되는 일은 남의 덕으로 돌려라.

잘못되는 일은 나의 탓으로 돌려라..그리고 스스로 성장하는거다.

나 이외에는 모두가 내 스승이다.
실천이 없으면 증명이 없고 증명되지 못하면 존경받지 못한다.

어쨌든 노력이다.노력하지 않고 강해질수 있다면 내가 가장 배우고 싶다.

공부도 마찬가지다.남자의 무능은 죄다.

부모님의 주신 감사한 몸을 왜 단련하지않는가! 왜 공부하지 않는가!

돈을 쫒지 마라. 여자와 명예도 마찬가지다. 돈,여자,명예가 쫒아오는 남자가 돼라...

다시 번 말하지만 남자는 야심이 있어야 한다. 야심이 있는남자가 씩씩하다,용기가 있다. 목표가 있기 때문에 성장하는 거다..

남자는 죽을때까지 전쟁이다.정의없는 힘은 무능이다. 하지만 힘없는 정의도 무능이다. 솔직히 말한다면 난 너희들이 이겼으면 좋겠다.
이기고 싶은마음이 진짜다.강해지길 바란다. 이제부터 세상은 너희들의 것이다. 다만 용기가 있어야한다"

최배달선생은 제자들에게 최선을 다했다는 말을 가장 싫어 하셨다고 한다.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그 나름대로 최선을 열심히 해보겠다는 말이 아닌가?

자기 상황에 따라 성실히 하는 정도로는 아마추어에 불과하다는 말씀이다.

최배달 선생은 목숨을 걸어라!  이거다 싶으면 목숨을 걸고 정진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셨다.

최배달 선생님은 나의 영원한 스승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존경하는 1인기업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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