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나무
호시노 미치오 지음, 김욱 옮김 / 갈라파고스 / 200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토종주 마지막 여행 때 바다가 보이는 휴게소에서 이 책을 읽었다.

 

춥고 힘들었다.

다리도 아프고 추위와의 싸움, 아직 이틀이나 더 걸어야 한다는 부담감.

추워서 어디 누워서 쉬거나 낮잠을 잘 수도 없는 계절이다.

그런 날에 휴게소의 한 소파에 앉았다.

3000원짜리 카페라떼를 주문하고 빨갛게 온기를 내뿜는 히타앞에 단독으로 앉았다.

사람은 없었고 홀로 전세를 낸 듯한 그런 기분이다.

소파는 푹신하고 부드러운 휴식을 주었다. 카페라떼의 맛은 좋았다..

히타의 열기는 추위와 피로를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그런 시간에 이 책을 배낭에서 꺼내어 읽기 시작했다.

 

호시노 미치오... 내가 참 아끼고 좋아하는 작가다.

몇 년전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이렇게 좋은 책인 줄 모르고 가볍게 읽었다.

그저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흟듯이 읽었다. 정독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가끔 이 책이 생각나는 거라... 몇 번을 더 읽었다. 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나와 비슷한 영혼을 가진 사람을 만났다. 책이, 글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부드럽게 쓸 수도 있구나...를 느꼈다. 좋은 글이란 이렇게 부드럽게 사람을 치유하고 성찰하게 하고 같이 친구가 될 수 있게 해주는구나.... 그런 소중한 느낌을 받았다.

 

멀리 등대가까이에 스킨 스쿠버를 하는 사람이 보였다.

영하 10도가 넘는 추위에 바다에서 스킨 스쿠버라... 나와 같은 부류의 미친 사람들이 또 있구나... 허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인류에게는 시간이라는 벽이 사라져도  기적이 나타나기에 적합한 장소가 필요하다. 오늘 아침 신문에 무엇이 실려 있었고 내 친구는 누구이며,누구에게 빚이 있고, 또 누구에게 얼마의 돈을 빌려줬는가를 잊어버릴 수잇는 신성한 공간이 필요하다... 신화학자---조지프캠밸

 

이런 공간인 풍류산방에서 호시노 미치오의 글을 다시 한번 읽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