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새벽 4시에 일어났다.

 

잠이 더 이상 오지 않았다.

뒤척이다가 그래... 책이나 읽자. 기왕에 잠이 깼는데 책을 읽자.

간밤에 읽다만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를 다시 펼쳤다.

 

이 책을 자유문고에서 구입할 때, 지리산에서 자유롭게 사는 영혼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였다.

어딘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인으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그저 가장 재미난 이야기는 사람이야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읽는 내내 치유를 받는 느낌이었다.

이름도 재미난 '버들치 시인' '낙장불입 시인' '고 알피엠 여사' '강남좌파' 등등

일단 닉네임이 재미나다. 공지영 작가의 재미난 필력 또한 대단하다.

옆에서 이야기를 하듯이 풀어놓는 입담에 매료된다.

 

그 매료됨에 나의 응어리진 마음이 녹기 시작했다.

아직 풀리지 않은 앙금이 가셨다.

쾌 절친했던 친구에게 큰 실망감을 느꼈다.

지금 생각해보니 피해의식이였던 것 같다.

"나는 너에게 이렇게 잘해줬는데 너는 왜 나에게 정신적 피로와 힘겨움을 주느냐?

너와 나는 정말 다르다. 살아온 환경, 살아가는 마인드, 살아야 할 시간들,자신의 이야기만 주도하는 삶의 방식, 신경쓰게 하는 말과 행동 등등이 나의 마음속 깊은 곳을 파헤쳤다."

 

오랜 시간이 흘러서 나에게 잘못했다고 사과하면서 용서를 구했다.

쉽게 용서가 되지 않았다.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라고 믿고 있었던 나의 성격이 쉽게 용서가 되지 않았다. 용서를 하고 싶었다, 그래야 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었다.

용서해달라는 데 용서가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정말 마음이 편치않고 힘들었다. 사람때문에 상처받고 용서못하는 내 자신이 싫었다.....

그렇게 많은 날을 편치않은 마음으로 살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그 새벽에 용서가 되었다.

지리산 사람들의 삶과 방식, 생각과 이야기들이 나의 마음을 치유했다.

책 한권이 사람을 바꾸고 변하게 한다고 들었다.내가 그런 치유와 경험을 하는 순간이었다.

연봉 200만원 사나이,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이야기, 지리산을 아끼고 섬기는 스님의 이야기, 도시의 삭막한 삶에서 벗어나 지리산에서 새로운 삶과 여인을 만나서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자연과 동화되어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

"지리산에서 부지런하면 못 살아요. 부지런하려면 도시에서 살지.. 왜 이곳에서 살아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를 치유했다.

나를 고통의 심연속에서 끌어내어 나를 제대로 치유했다.

온 몸에 있던 뱀들의 지독한 얽매임이 사라지는 치유의 기쁨을 맛 보았다.

그리고 진정으로 그 친구를 용서했다.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책 이상의 나에겐 행복한 책이다.

이제 나도 지리산 행복학교 동창생처럼 올해부터 살아야겠다.

많은 시간을 그렇게 살 수 없지만 한달에 몇일을 먼저 살아보아야겠다.

산다는 게, 정말 산다는 것은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게 가장 멋진 인생이다.

이제 나도 그런 삶을 누리고 즐길 수 있는 시간과 댓가를 치루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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