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한번에 종주를 하지않고 구간을 5차로 나누어 하는 사람은 두배로 힘들다.

오늘 아침 5시에 일어나 배낭을 메고 무사귀환을 바라는 새벽기도를 잠시드린 후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시각이 6시20분, 해장국을 먹고 7시 광주발 고속버스에 올라탔다.
10시반에 도착하여 곰치휴게소까지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데 30분, 그리고 이양면까지 오는 데 1시간, 택시를 타고 다시 곰치휴게소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이 총 6시간이다.

원점으로 돌아오는 데 걸린 시간이 6시간이면 반나절은 까먹은 거다.
1시 이후에 걸어도 6시간밖에 못 걷는다.
고작 20km 걸으면 많이 걷는 거다.
이래 저래 아까운 시간이지만 어쩌랴, 그래도 걷는다.

 

 



 

저멀리 보이는 삼거리가

이양 삼거리인데 이렇게 사진을 뒤늦게 찍어 둔것은 이양청풍 엘지주유소 사장님의 그 친절함 때문이다. 오늘 목적지인 복내면까지 가는 길을 물었더니 이 사장님 제대로다.
다음 스카이뷰를 펼치시더니 아주 세밀한 설명이 들어간다.

 

"여기서 금릉3거리까지 일단 가는 데 1시간입니다.
 3거리에서 복내면까지 15km입니다. 자전거로 1시간20분거리니 걸어가시면 4시간은 잡아야 합니다.지금시각 4시가 다 되었군요.
아무리 빨리 걸어도 가기는 힘들겁니다. 가는 데 오직 산길입니다. 잠자는 곳은 거의 없다고봐야 합니다. 마을 귀모가 작아서 마을회관있는 곳도 없습니다. 복내면에 간다해도 여관이나 숙박시절을 없습니다. 선택을 잘해야 합니다. 산중에서 고립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친절하게 자세히 설명해주시는 분을 이제껏 만나질 못했다.
그런데 이 사장님 말씀이 후에 확인해보니 정확히 맞았다. 아~~ 감사한 사장님....

 



 

 

이양면내에 진입했다.

봄이 제대로 왔다.

 

 



 



 

드디어 복내면 이정표가 보인다.

처음에 화순읍내로 진입할까 했는데 택시기사님의 조언을 듣길 잘했다.
그렇게 걸어가면 돌아가니까 복내면으로 가서 주암호를 넘어가 송광사로 진입하려 구례방면으로 가라고 조언해주셨다. 주유소 사장님도 그렇게 추천해주셨다.
그런 조언으로 좋은 추억을 만들었고 좋은 인연을 만났다.

 

 



 

택시기사님과 주유소 사장님이 몇번 강조한 금릉 3거리에 드디어 도착했다.
여기서 우회전으로 복내면을 향하여 진입할 차례다.

 



 

 

복내면 진입을 앞두고 준비해간 캔맥주와 육포를 먹었다.

날씨가 쌀쌀해서인지 맛이 기가 막혔다.

 

 



 

혼자 걷는 이길이 때론 외롭다.
왜 고생을 사서 하지... 하는 생각도 잠시 든다.
하지만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진다. 긴 인생에서 이 국토종단 도보여행은 나에게 큰 의미가 된다.

 



 

시간을 보니 4시45분.
걷기 시작한 지 4시간이 다 되어간다.
시간이 정말 애매하다는 것을 더 느껴본다.
앞으로 15km,빠른 걸음으로 가도 3시간 이상을 걸어야 하는 데 과연...

 



 



 

 

그림자를 벗삼아 걸어본다.
산길이라 지루한 길이 계속이어진다.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어느 길에서 아주머니 한분께 물어보니 이제 거의 다 왔단다.
한시간만 더 가면 된단다.
그래서 더디게 걸어갔다.
길가의 논에서 일하는 분에게 여쭈어보니 8km남았단다.
더디게 2시간을 넘게 걸었는데 아뿔사 이 정도라니....
 

결정을 내려야했다.
항상 이 잠자는 것이 걱정이다. 먹는 것도 문제지만 숙소가 항상 문제다.
7시가 거의 다 된 시각. 복내면에 가기로 했다. 차를 얻어타고 복내면에 도착했다.

주유소 사장님 말씀대로 여관 비슷한 곳도 없다.
복내면에서 보성까지 가는 직행버스에 올라탔다.
20분만에 보성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배가 무지 고팠다. 금오장이라는 여관을 선택했다.
2만5천원 달라는 데 2만원에 얻었다.
배가 무지하게 고팠다.

 

식당에 들렸다.

 

 



 

 

삼겹살을 주문하니 1인분은 안 판단다.
"아주머니~~ 혼자 다니면 고기도 못 먹습니까? 고기 비슷한 거라도 주세요``
한마디 인상쓰면서 말하니 1만원짜리 고기 주물럭이 나왔다.
"피로회복제"를 한병 시켰다. 고기와 함께 한잔 들이키니 이제 세상이 똑바로 보인다.

 내가 온 사이 10분도 안되어 연인 한쌍, 단체손님 8명이 들어간다. 뒤이어 내 옆자리에 2사람이 앉는다.  ㅎㅎㅎ  역시 내가 사람을 몰고 다닌다니까...ㅎㅎ

주인아줌마 한마디 한다. 손님이 없어서 문 일찍 닫을려고 했는데 별일이네.
내가 한마디 했다. 아줌마 고기 1인분 팔길 잘했죠. 제가 사람 좀 몰고 다닙니다...ㅎㅎ

 
아줌마 그 말에 맞다고 하시면서 공기밥 얻으로 다니신다.
내 앞에 된장찌개도 나오고 야채도 나오고 대접이 달라진다. (진작에 그럴 것이지....)
옆 손님이 한마디 한다. "여그가 뭐시냐? 킹콩을 들다. 이범수 나오는 영화촬영지 맞지요?"
맞다고 주인아줌마 연신 자랑한다.

나는 13000원 지불했따. 공기밥은 서비스라나...ㅎㅎㅎ
작은 슈퍼에 들려서 캔맥주 3개를 샀다. 가격이 착하다. 한캔에 1600원이라니.
"사장님~~ 참 싸게 파네요. 한마디 하니 그려~~  편의점보다 겁나게 싸당깨~~~"
여관으로 들어와 한캔먹고 그대로 개구락지 되었다....

 참 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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