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24일 일요일.

 

날씨: 엄청 맑음

국토종단 도보 여행 2차를 떠났다.
엊그제갔었는데 어느새 2달이 흘렀다.
이 빠르게 가는 세월속에서 진정 내가 옳은 선택을 했다는 걸 다시한번 알게 되었다.
해도 안 해도 어차피 가는 시간이다. 세월앞에 장사는 없다고 하지만 의미는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벌써 2달하고 20일이 흘렀단 말인가?

 

 

 

 



 

여전히 곰치휴게소는 그 자리에 잘 지키고 있었다.
그 때 그 주인이 아니었다.
김치찌개를 시켰는데 정말 발로 끓여도 이보다는 잘 요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남도 음식인데 이렇게 형편없이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래도 먹어두었다.
먹은만큼, 딱 먹은 만큼 걸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2월의 그 삭막한 계절은 어디에도 없었다.
참 신기하기도 하지.
어쩜 이렇게 때가 되면 나오는 새싹과 자연의 선물.
인간이란 자연 앞에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가를 절감했다.

 



 

 

1차 종단을 한번 한지라 이제 요령이 생겼다.
1주일전부터 아스팔트 길을 걸었기에 무픞도 거뜬하다.
배낭도 블랙야크 40리터짜리로 준비했다.
이제 고고씽이다~~

 

 



 

 

인생도 여행도 한 걸음,한 걸음이다.
천천히 그러나 끊임없이 가는 자가 마지막에 도달할 수 있다.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이것만이 완주의 기쁨을 누릴수 있는 자격을 갖는 자다.

 

 



 

썬크림도 바르고 선글라스도 껴본다.
준비철저라니까...

 



 

 

이 자연을 보노라니...
세상에 어쩌면 저렇게 멋진 그림이 있다는 말인가?자연앞에 숭고해진다.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곰치휴게소는 장흥과 화순의 경계지점이다.
나는 1차종주의 마지막을 곰치휴게소에서 마무리했다.
해남,강진,장흥 이 세 군을 넘어선 것이다.
이제 시작되는 화순의 길에서 나는 오늘도 걸을 것이다.

 

 



 



 

화순군 청풍면.
청풍초등학교를 사진에 담았다.
사진이라는 표현보다 추억을 가슴에 담았다는 표현이 맞다.
머리속에 담았지만 꺼내보는 즐거움은 역시 사진이 최고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여전히 셔터를 누른다. 캐논카메라의 장점은 바테리가 길다는 점이다.

 



 

나는 이 돋나물이 좋았다.
어린 날 돌틈사이에서 솟아나 끈질긴 생명력과 봄내음을 전하는 돋나물이 좋았다.
초고추장에 무쳐 먹으면 새콤하니 얼마나 맛있던지...

 

 



 
나그네를 배려하는 간이 정류장은 국토종단여행을 떠나는 내내
친구같은 존재다. 비와 바람을 피하고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쉬게 해주는 감사한 곳이다.
이 간이 정류장을 보노라면 어떤 베이스캠프같은 느낌이 든다.
힘든 산행을 마치고 잠시 쉬면서 내일의 산행을 준비하는 그런 곳 말이다.

 



 

폐가에 잡풀들이 멋지게 솟아 올랐다.

나는 이런 풍경이 낮설지 않다. 내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도 하지만 어린 날 내가 살던 그 집과 비슷함을 느끼기에 살갑다. 그리고 조만간 어서 오두막집을 지어서 도시에서 보름,오두막에서 보름을 지내고 싶다. 진정 행복한 삶이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은 삶이다.

 내가 진정 살고 싶은 삶이란
통나무와 흙으로만 내가 손수 만든 3평의 공간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하고 쉬는 곳이다.
가끔 좋은 친구와 달빛을 벗삼아 밤새 술 한잔을 기울이면서 좋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
채마밭을 일구고 장작을 패고 군불을 지피며 굴뚝의 연기를 바라보는 삶.
겨울이면 긴 긴 밤, 바람소리를 들으면서 살아있음에 살아가매 감사함을 느끼는 그런 삶 말이다...

 



 

 

나는 오늘도 걷고 있다.
내 인생과 시간도 같이 걷고 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삶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고 내가 즐기는 삶이다.
국토종단을 하다보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먹고 자는 게 항상 고민이다.

 내 삶도 먹고 자고 살기위해 이렇듯 열심을 다하고 있다.
이 먹고 사는 문제도 알고 보면 별거 아닌데 너무 얽매여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때론 힘들다. 때론 즐겁다. 때론 방황의 생각도 한다.
하지만 나는 분명 알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살고싶은 삶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서서히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도 안해도 어차피 시간은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열정- 내 가슴 깊은 곳에서 뜨겁게 말하는 것을 실천하는 일이다.

 


type=text/javascript>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