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12월23일.

밤새 눈이 쾌 많이 왔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하루 앞두고 시골집을 걸어 나왔다.
어머니,아내와 전주를 가는 버스에 올랐다.
가는 내내 아내와 손을 잡고 놓지 못했다.

전주 터미널에 도착하여 논산행 버스에 올라 탔다.
어머니와 아내는 같이 가야지. 왜 혼자 가려고 하느냐고 했다...
같이 가고 싶었다.
하지만 홀로 가고 싶었다.
논산훈련소까지 따라온 연인들의 거의가 헤어진다는 그 소소한 젊은 날의 자존심에 홀로 떠났다.

 
어머니는 자식이 군대간다고 찹찹한 마음이었고 아내는 눈물도 흘리지 못하고
그 현실이 믿기지 않는 표정인듯 했다.
버스는 떠났고 어머니와 아내의 모습이 시야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금새 후회하고 말았다.
같이 논산훈련소로 갈 것을....

그 밤을 잊지 못한다.
다시는 나갈 수 없는 감옥게 갇힌 느낌말이다.
그리고 그 날밤 밤새도록 함박눈이 왔다...
다음날부터 길고 힘든 훈련소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생각보다 더 힘든 그 추운 겨울날의 고통이 말이다...

 

 

 



 

 

그 혹독한 논산훈련소의 힘든 훈련을 견디게 해 준 것은 아내였다.
아내의 사랑이 담긴 편지와 마음만이 나의 유일한 힘이었다.

 그런 아내를 부모님과 2월23일.
수료식 때 만났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얼굴을 보는 순간 눈물이 났다.
아내의 모습을 보는 순간 몇년만에 만나는 감동을 맛보았다.
그렇게 아름다운 사람은 이제껏 본 적이 없다.

감동, 감동이라는 말이 가장 맞는 표현이다. 그녀가 항상 지금도 내곁에 있다...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때의 감동과 기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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