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감사한 것이 있다.

 

어린날에는 몰랐던 것들이 30대를 넘어서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가난이다.

 

이 지독한 가난이 나의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찢어지게 가난했다고 말하는 데, 살다보면  찢어지게 가난한 날이 보리고개처럼 온다.

그런데 정말 찢어지게 더 가난했던 것 같다.

외딴집으로 이사 갔을 때, 형은 상업고등학교를 진학하고 누나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그 추운날 겨울에 구로구 가리봉동봉제공장으로 취업을 나갔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한 신문배달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5년을 했다.
빚이 많아서 그만 두고 싶어도 그만두지 못했다. 아버지가 고집을 부리셨기 때문이다. 지금은 일요일에는 휴간이지만 당시는 일요일에도 신문을 배달했다. 신문배달은 날씨 비가 오고 눈이 오는 날, 날씨에 따라 더 힘들었다.
그리고 신문배달보다 더 힘들었던 게 신문 대금을 받는 일이다.

당시 2700원하는 신문대금. 주말이면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다니면서 수금을 했는데 대금을 받기가 더 힘들었다.

신문배달과 우체국에 집배원 어저씨가 배송해주는 작업까지 마무리하면 꼭 1교시 시작하고 있을 때쯤 학교 교실로  들어갔다. 조용히,최대한 조용히 문을 열어도 수업중이던 선생님과 친구들이 나를 보면서 집중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창피하다고 생각은 안했다.  언젠가 이 신문배달을 그만두는 날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어 꿋꿋이 참았다.

그리고 몇년후 누나가 취업나가서 하루 열 몇시간씩 벌었던 피같은 돈으로 신문대금 빚을 갚았다.(지금도 이날의 기억이난다. 그리고 누나에게 참 고맙다.) 신문배달을 그만둔 날, 나는 하늘을 나는 듯이 기뻤다. 

그때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항상 남들 놀 때 일한 기억 밖에는 없다.

힘든 일을 하면 가정이라도 편안해야 하는데 아버지의 술 드시는 강도와 그에 따른 술주정 때문에 집안은 편할날이 없었다.(지금은 그런 아버지라도 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께도 감사하다.삶은 연습이 없는데 자식들에게 참 실전교육을 시켜주셨다.)  과연 행복이란 무엇인가? 그런 생각이 어린 날 들었다.

그렇게 어린날 일하고 가난했던 기억이 나를 잡초처럼 강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어지간한 힘든 일은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항상 웃었다. 사람들이 뭐가 좋아서 웃냐고 물으면 한마디만 했다.  "내가 인상쓰고 힘들다고 누가 도와줍니까? 웃고 살아야 해요. 웃으면 복이 온다잖아요. 잘되서 웃는 것이 아니고 웃다보니까 잘된다고 하잖아요..."

지금도 내 자신에게 항상 감사한 것이 이 어린날부터 가져온 긍정적인 사고방식이다.
물 컵에 반절 남은 물을 보고 한사람은 "어이구 이거 물이 반밖에 안 남았어~~  저거 가지고 무어에 써 먹겠어." 긍정적인 사람은 말한다. "물이 반 씩이나 많이 남았다. 이것을 어떻게 잘 쓸까? 이만큼이나 남았으니 얼마나 좋아. 그나마 다행인거야. 삼분의 일보다 더 났고 좋아 좋아..."

영화 <쇼생크탈출>에서 독방에 갇혔다 나온 주인공 앤디 듀프레인<팀로빈슨>은 동료 죄수들의 "끔찍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모차르트를 계속 들었다." 고 대답했다. 
"녹음기를 갖고 갔었느냐?"고 묻자 그는 가슴과 머리를 가르키며 "여기에 들어있는 것은 누구도 뺏았을 수 없다" 고 말했다. 

 

이것이 긍정적인 마인드의 차이점이다. 


긍정적인 사고 방식은 삶의 활력소다. 그리고 영혼을 맑게 한다. 주위의 사람들은 전염시킨다. 운이 따르고 잘되게 되어있다. 말이 씨가 되는 것처럼 자신에게 항상 주문한다. "잘 될거야!~ 나는 할 수 있어. 나는 행운아야." 이런 말이 좋은 행동으로 움직이고 그 실천이 행복과 성공으로 돌아온다.
성공이라는 것은 별거 아니다. 만족의 한계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다. 내가 욕심을 부리지 않고 진정 만족한다면 성공한거다. 

여기 한 가난한 노동자의 저녁 식사를 보자.  

힘들게 하루내 노동현장에서 일하고 콧바람 불면서 퇴근하는 남자가 있다.
정육점에 들러서 돼지 고기 한근을 샀다. 돈이 부족해 비계가 많은 곳으로 샀다.
아내는 웃으면서 남편을 맞이하고 상추며 고추, 삼겹살 파티 준비를 한다.

아이들은 어리다. 옷은 헤어지고 머리는 잘 자르지 않아 더벅머리지만 장난끼와 웃음이 가득하다.
아빠가 화덕에 연탄을 피워서 연기가 자욱하다. 그 둘레에 앉아서 고기가 지글지글 구워진다.
아이들이 먼저 먹겠다고 젓가락을 들다가 엄마에게 혼난다. 아빠 먼저 드셔야지.
살짝 탄 고기를 상추에 싸서 아빠에게 먼저 주고 아내는 아이들에게 한점씩 싸준다.
반찬 몇개 없고 상도 누추하지만 가족들의 먹는 소리와 웃으면서 반찬이 몇개 없이 먹어도 행복하다. 

아빠는 오랜만에 소주 한병을 따본다. 아이들은 칠성사이다를 나누어 마신다. 얕은 담 너머로 사람들이 가끔 지나간다. 그리고 웃음소리가 끊이지를 않는다. 누가 이 행복한 사람들을 가난하다고 말하겠는가?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먹는 그 어떤 사람보다 행복하다. 조금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행복이란 이렇게 욕심없이 자족할 수 있는 마음이 진정 행복이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졌기 때문이다.남과 비교하지 않고 욕심을 삼가한다.
그러니 스트레스 받을 것이 없고 나날이 행복한 것이다.

 

위의 이야기는 어린날 내가 살고 싶었던 풍경의 한 장면이다.

그렇게 살았던 내 삶의 그 어떤 행복한 날들도 있기에 나쁜 기억은 지워버리고 좋은 기억만 생각한다. 좋은 기억과 추억은 삶은 살아가는 데 큰 힘과 용기를 준다.  서두에 말 했듯이 나는 가난한 나의 삶에서 진정 삶을 이겨내는 힘과 용기,긍정적인 마인드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님께 너무 감사하다. 

지금 이순간 힘들고 고통의 가시밭길을 걷는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그 끝이 멀지 않았다고... 고통의 가시밭길을 걷는 자만이 찬란한 햇살 밑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것이라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한번 더 힘을 내라고...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바라본다고 한다. 그 말에는 자신의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하여 불필요한 것들을 다 버린다는 말이다. 뼈속의 작은 무게까지, 긍정적 마인드의 힘만 빼고 모두 다 버리자.
 

장자는  하늘은 장차 큰일을 할 사람에게 그 큰 일을 감당할 만한 굳은 의지를 갖도록 하기 위해 먼저 심신단련에 필요한 자세를 준비시킨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긍정적 마인드의 힘으로 오늘 하루도 살아간다면 신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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