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날의 우상. 최배달 선생. 

소를 때려잡고 세계 곳곳의 고수들과의 생사를 건 싸움 등등 셀 수 없는 선생의 흔적을 존경했지만 어린날이나 지금이나 내가 선생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첫번째 이유는 기요즈기산에 올라가서 홀로 수행을 하는 그 참 모습을 좋아했다. 인간의 의지를 넘어서는 자기고행과 인내로 눈섭을 밀며 콩을 주재료로 먹으면서 엄동설한을 이겨나가는 그 초인적인 수련의 장을 지금도 좋아한다. 

 어린날 겨울에 웃통을 벗고 흉내를 낸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기다. 앞산에 유도와 무술을 한 사람이 있다고 해서 새벽녁에 몇번 찾아갔는데 허위로 밝혀진 것을 얼마나 안타까워 했는데... 오죽하면 어린날 꿈이 최배달 선생같은 무도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나. 고우영 화백의 <대야망>에 나오는 최배달 선생을 얼마나 동경하고 존경했는가... 지금은 절판이 된 나는 지금도 이 책을 구하기 위하여 노력을 가하고 있다. 

극진 , 그래서 극진이라는 표현을 썼다. 자신을 이기는 극진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다. 참다운 정신없이 살 수 없다. 

최배달 선생을 말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영화가 한석규,최민식이 주연한 <넘버3>다. 송강호가 말했다. 예전에 최배달 선생이 계셨지. 그 분이 소를 때려잡고 무수하게 싸움을 잘 하신 분이셨지. 그분이 소앞에 서면 말씀하셨지. 너 소냐~ 나 최배달이야.. 하면서 무자게 소뿔을 작살내셨지...  

최배달 선생이 진짜로 말씀하셨다. "맨손으로 소를 때려잡는 비결을 간단하다. 한 손의 새끼 손가락과 약지 손가락으로 턱걸리가 아니라 배꼽걸이를 할 수 있을 정도의파워로 쳐라. 스피드도 중요하다. 아주 추운 날 정권치기를 할 때 주먹이 지나간 선을 따라 하얀 선이 생겨날 만큼의 속도로 쳐라. 그 주먹으로 치면 소는 죽는다." 

김제에서 태어나 17세의 나이에 홀홀단신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여러 무술을 접하고 전쟁도 겪고 야쿠자보스의 보디가드, 가요즈미산의 홀로 수련을 거쳐 10년 뒤 도쿄 무도 대회 가라데부문에서 우승하고 전 일본 고수들과의 목숨을 건 사투여행을 마친고 전세계 고수들과의 생사를 건 목숨대결에 한번도 진적이 없는 60억분의 1의 사나이다. 

최배단 선생은 기술을 온전히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하여 천일의 연습을 단, 이라고 하고 만일의 연습을 련, 이라고 단련을 하루도 게을리하지 않으셨다.그래서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절대 통하지 않는 분이셨다.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혹여 잘못되어도 빠져나갈 변명의 여지가 있기에 목숨을 걸어라 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이 말은 어떤 직업과 사회에서도 통용되는 귀한 말씀이다. 

 

선생의 아들,최광범씨의 이야기. 

"중 3때 생일날 아버지께서 180cm에 90kg짜리 샌드백을 선물로 주셨어요. 저는 신이 나서 날마다 이마에 땀이 이슬처럼 맺히도록 치고 또 쳤죠. 그렇게 2년이 흐른 어느날 텅텅 소리가 온 마당에 울리도록 샌드백을 치고 있는데 아버지가 다가와 '그렇게 치는 게 아니다. 멋은 이찌만...' 하며 질책하시더군요. 놀란 것은 그 다음 순간이었죠. 아버지가 짧은 기합과 함께 뻗은 주먹에 그 육중한 샌드백이 퍽 소리와 함께 반으로 접혀버린 겁니다. 당시 아버지 연세가 일흔에 가가웠어요." 그 때 새삼스럽게 실감했다고 한다. 아버지의 저런 괴력이 그를 전설로 만들었다는 것을... 

"아버님은 항상 내가 많은 사람들과 겨뤄 상대를 쓰러뜨렸지만, 그 비결은 결코 화려한 공중돌기나 발차기가 아니었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비장의 무기는 오직 하나 정권치기 하나였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발차기가 화려할수록 위력적일 것이라 생각하지만,실전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버님이 미국 프로레슬러 톰 라이슨과 붙었을 때 이야기입니다. 만화에선 공중에 붕 떠서 링 3면을 돌아가면서 발로 차,가속도를 붙여 그 힘으로 톰 라이슨을 가격한 것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상황은 그와 다릅니다. 상대도 평생을 갈고 닦은 고수 아닙니까? 그런 상대의 빈틈은 눈 깜짝하는 순간,0.1초도 안되는 짧은 순간에 불과합니다.그 순간을 잡느냐 못잡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립니다. 그런 상대 앞에서 벽을 세번 씩이나 차면서 빙빙 돌면 그게 통하겠습니까? 그 때도 아버님의 무기는 단 한방, 상대가 깜빡하는 그 틈을 파고든 정권치기였다고 합니다" 

 

최배달 선생은 항상 기본부터 착실히 다질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자신을 다듬고 정진하는 것, 집에서도 좌선을 하고 천천히 산책하고 성찰하는 것을 강조하셨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가장 싫어하셨다고 한다.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그 나름대로 최선을 열심히 해보겠다는 말이 아닌가? 자기 상황에 따라 성실히 하는 정도로는 아마추어에 불과하다는 말씀이다. 최배달 선생은 목숨을 걸어라!  이거다 싶으면 목숨을 걸고 정진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셨다. 기본을 다지고 목숨을 건다는 것... 이 것의 의미를 오늘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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