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의 가을날 저녁10시. 

나는 안양과 수원을 경계짓는 지지대 고개를 다시 넘어 수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싸늘한 날씨였지만 창밖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안양으로 퇴근하던 중, 차를 돌려 다시 수원으로 가는 이유는 마지막 계약 때문이었다.  

마감이 3일은 남았다. 내일해도 된다. 시간은 충분했다. 하지만 내가 충분하지가 않았다. 기필코 오늘 끝내버리고 말겠다. 오늘 마감져버리지 뭐하러 내일 또 이 고생을 하느냐? 마지막으로 이 사장님을 방문해서 계약설명을 하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떤 확신이었다.그리고 그 거래처에 도착했다. 

10시가 넘었을 거다. 사장님이 탕수육에 소주 한잔을 하셨나보다. 뭐하러 이 늦은 시간에 왔느냐? 집에 안 가느냐? 하는 것이었다. 나는 제품설명에 들어갔고 관심이 있었던 그 사장님은 흔쾌히 계약을 체결해주셨다. 당신의 열정에, 이 늦은 시간까지 하는 열심에 계약을 하는 것이라고 몇번을 말하였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그렇게 시원한 바람을 맞는 것이 처음이었을 거다... 

열정의 힘을 느끼는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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