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십분전. 

가까운 곳에 10시정각에 상담 약속이 있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영업하는 사람에게 시간약속은 가장 기본이기에 15분전에 도착하려 애쓴다.  문을 나가려는 순간... 웬 어르신이 들어오신다. 정말 허름한 잠바에 60대를 넘어선 촌로로 보였다. 잠깐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노인같은 분...

대뜸 하시는 말씀이 "명함 하나 줘요."  하시기에 먼저 명함을 드렸다. 내가 이 앞집에 사는 데 나중에 전화할테니까 찾아와요. 하시는 게 아닌가. "예 감사합니다. 당연히 찾아뵈야죠." 그러는 잠깐의 대화에 어르신 하시는 

 "말씀이 말투가 빠르네. 영업하는 사람이 말이 빠르면 안되죠." 예리한 흉기에 찔리는 날카로운 표현의 느낌이 들었다.(상담약속이 촉박하여 말을 빠르게 말하기도 했지만 내가 좀 말이 빠른 것은 인정한다.) 보통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 제가 말이 빨랏습니까? 그렇다면 죄송합니다." 하면서 비타500을 까서 드렸다.

말씀을 드리니... "고향이 어디요?" " 네 전북 진안입니다." 말씀을 드리니 "진안이 충청도와 전라도 경계라서 사투리가 억세지. 말도 빠르고... " 하시는게 아닌가? 

"네 마이산 근처가 고향입니다." 라고 말씀드리니 "나도 마이산 밑에 동네 살지." 하시는게 아닌가... ( 마이산이 두 군데로 올라가는 길이 있어 우리 면과 진안군내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 혹시 화전마을 아니십니까?" 여쭈어보니 " 맞는데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가? " 하시기에 "저도 마령에 삽니다." 

동네 어른을 만나뵈어 정말 반갑습니다. 인사를 여쭈니 아버지 함자를 물어보신다. 아버지 함자를 말씀하시니 알고 계신다. 아버지보다 3살이 적다고 하셨다. 아버지가 39년생이시고 어르신이 42년생이라고 하셨다. 아이구 아버지와 동년배분을 뵈오니 정말 더 반가습니다. 하니 비록 고인이 되셨지만 3살이면 크게 차이나는 법이지. 아버지가 술을 참 즐겨하셨지. 그리고 그 술때문에 돌아가셨지. 우리집 내력을 다 아시는게 아닌가? 외딴집으로 이사를 갔다가 다시 동네로 이사 온 것도 아시고 아버지가 술을 좋아하셨다는 표현을 쓰지 말게. 그 당시는 배가 고파서 술을 마셨지. 아버지의 서운한 감정은 잊고 좋았던 것만 기억하게나... 이사장. 꼭 자네라 안하시고 이 사장이라고 하셨다. 

" 내가 30,40대 정말 안 해본일 없이 해봤지. 당시는 돈도 많이 벌었는데 집과 아내보다는 선배와 후배에게 술사고 지냈지. 지금은 아내가 가장 고마워. 오늘 여기 온게 2번째야. 아주머니 있을 때도 왔다갔지. 내가 금정역 모텔골목에서 모텔을 3개 운영하고 있어. 몇일전 경매에 나온 모텔을 인수했는데 커텐이 필요하지 먼가. 그래서 집앞이라 한번 들려본거지..." 

참 희한한 인연이었다. 같은 고향에 같은 면내에 아버지를 아시고 내가 또 잘아는 동네에 사는 분을 이런 객지에서 만나다니. 모텔3개가 얼마인가? 하나당 10억이상은 넘을거다. 또 다른 보유한 것이 많다는 어르신. 막걸리를 즐겨마시고 플라스틱 그릇보다는 옛 나무 그릇에서 마시고 나이를 먹고 돈을 벌면 좋은 곳에 쓰고 베푸는 삶을 살면서 살아야 한다는 어르신... 시골 고향에 내려가시면 꼭 동네분들이나 친구들에게 좋은 일을 하신다는 분... 

내가 느끼기에는 한 없이 겸손한 분이셨다... 

  

내가 오늘 배운 것은  

1. 사람에게 잘 해야 한다. 진심어린 마음으로 잘 해야 한다. 기회는 사람이 준다. 나외에는 다 스승이다는 마음이다. 어떤 사람에게든 친절과 정성을 다하면 다 내게 그만큼 온다는 것이다. 

2. 사람을 겉모습으로 보지 말라는 것이다. 외모도 중요하지만 본질을 꿰뚫고 정직한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3. 부자가 되려면 부자에게 배워야 하고 그대로 따라하면 부자가 된다는 말이다. 즉 마인드가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실천하는 힘이 중요하다. 백번의 생각보다 한번의 행동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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