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의 추석연휴가 끝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짦은 시간이었다. 휴~  라는 생각이 든다.  

10월1일...  11시에 출발하여 4시간만에 도착하였다. 가는 내내 막히는 구간 한 번 없이 논스톱으로 도착하였다. 어머니의 반겨주심과 먼저 도착한 누나가족과의 상봉.. 먼저 어머니와 논에 가서 깻잎을 뜯으로 갔다. 예전 내가 살았던 외딴집에 오랜만에 가보았다. 이사 온지 25년이 지난 자리는 이제 차로 5분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그 커다란 산은 동네 뒷산처럼 작았고 흘러내려오던 강은 이제 냇가라 부리기도 힘든 모습이었다. 형체는 알아 볼 수도 없고 둑이 세워지고 포크레인에 새길이 산에 들어서고 보라고 부르던 그 물가도 이제는 고기 한마리 살지 못하도록 인간의 새로움에 다 오염되었다. 그 옜날 내 유년시절을 보낸 그 자리는 이제 형체도 알아 볼 수 없었다. 

매형의 저녁내내 망치질과 톱질하는 소리는 몇시간 째 계속되고 있었다. 평소에 일 안시던 분이 무슨 일로 화장실을 고친다고 삼겹살에 맛있게 식사하는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말인가? 몇번이나 도와준데도 거절하고 내일 밝은 날에 같이 하자고 해도 막무가내로 밤9시가 넘어서도록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서 식사하고 피로도 풀겸 소주한잔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정말 맞지 않는 처남 매부지간이다. 이해하기도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기가 거의 낳은 것 같아 모정에서 동생과 설빈이와 같이 텐트에서 잤는데 역시나 새벽에는 엄청 추웠다. 비가 많이도 온것 같다. 

오전에 산소에 다녀온 후 오랜만에 산주에 들려서 원배네 집, 양수네 집에 인사를 드리러 다녀왔다. 두분다 오랜만에 뵈니 많이도 늙으셨다. 세월은 그저 가는 게 아니구나... 개집치우고 밭일 좀 하고 저녁에는 형네 식구들이 다 모여서 또 간밤처럼 삼겹살,등갈비 파티가 벌어지고 조카들,아들들 노래자랑에 한 껏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제수씨와 선주, 아내의 술자리는 폭소를 방불케하고 분위기는 최고였다. 12시가 넘어서 선주가 술이 취했고 진심을 알게 되었다. 33살의 막내 여동생이 결혼의 부담으로 힘든 결정과 갈등속에서의 속마음이 나왔다. 그리고 좋은 분위기로 이어지는 이야기였는데 어머니의 큰 소리 한번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어 버리셨다. 막내딸의 술 주정과 며느리들이 한 잔했다는, 늦은 밤에 소리가 크다고... 역시 그 좋았던 분위기도 여름날 우박이 떨어지듯이 금새 사라졌다. 어머니의 평생 살아오신 그 힘든 삶이 이 분위기를 이해하시기에는 힘드셨나 보다... 잠을 청해려 해도 도저히 잠이 오지를 않는다. 역시 내가 술 마시지 않기를 잘했지. 뒤치닥거리도 하고 어머니의 넋두리... 집이 좁아서 피난민 수용소처럼 잠을 자는 형제들과 조카들...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다. 어서 큰 집에 집을 지어서 이사를 가자. 어머니를 빨리 모시자. 동네에 사둔 그 땅에 어서 집을 짓자. 이건 정말 사는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저기 잠꼬대들, 기침소리, 막내조카의 우는 소리들.... 정말 한시간도 못자고 새벽4지에 깻나보다. 어머니께 5시에 출발한다고 말씀드렸었지만 우리 가족이라도 가야만 남은 형제들이 푹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5시의 고속도로는 차 한대 없었다. 너무나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잠시 청한 2번의 쪽잠과 휴게소의 식사한번으로 안양에 도착한 시간이 8시50분이었다. 정말 난생 처음 이렇게 힘든 운전은 처음이다. 그리고 지금도 감기가 안 나간 것 같다.... 

내일 다시 한 번 바둑 복기하 듯이 이 번 추석을 반추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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