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바이스 음악이 흘러나오면 그림처럼 떠오르는 풍경이 있습니다. 아담하게 지어진 두분의 보금자리와 누워서 편하게 잠든 한심이, 난로에서 나무가 타는 냄새가 나고 다기상에서 갖은 안주와 형수님이 담그신 막걸리가 생각납니다. 두분과 같이 들었던 이 존바이스의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그 때의 순간으로 돌아간 착각이 듭니다. 

어차피 피해 갈 수 없는 시간의 화살과 현실이라는 벽에서 나는 무엇이고 무엇을 위하여 살고 있나를 가끔 생각해봅니다. 진정한 삶(살이)을 위한 나의 선택과 집중은 무엇인가도 생각해봅니다. 혹자는 비우고 있어야 가장 편안하다고도 합니다. 그 비움이 있어야 자유롭게 날 수 있고 바람처럼 어디든 갈 수 있다고도 하는데 나의 지금 몸무게가 어떤지를 자신에게 묻고 싶어집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두분 형님, 형수님 잘 계셨는지요? 

인사가 참 오랜만이고 두분께 간만에 안녕을 여쭘을 넓으신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 번잡한 일들이 쾌 있었습니다. 변명이고 무변명으로 대답하겠습니다. 여름내내 더위없이 잘 지내셨겠지요? 워낙 높은 지대이기에 덥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기 안양도 이제는 가을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요즘 새벽에 계속 산에 오르는데 스산한 바람에 시원하기도 하고 이제 정말 가을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들어요. 변함없이 오고가는 이 계절이라는 손님에게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형님,형수님께 힘겨움이 있으셨음을 얼마전에 알았습니다. 찾아가지 못함에 너무 죄송했습니다. 제가 너무 무심했음에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제 집과 가까운 곳이었고 알았다면 꼭 찾아 뵜을 텐대 지나간 시간이 마음 아팠습니다. 

여기 지역 포도를 동봉합니다.어제 포도축제에 가서 가장 좋은 포도로 제가 차까지 500미터 짊어지고 온 포입니다. 포도알처럼 송이송이 가득한 저의 마음을 담아 보냅니다. 부디 웃음띤 얼굴로 맛나게 드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인연의 소중함과 배려의 따스함을 알려주신 두분입니다. 가을하늘처럼 넓은 가슴과 벅차오르는 마음으로 소중한 어떤날에 한번 소리도 없이 찾아가겠습니다.  

 

뵙는 그 날까지 항상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한심이에게도 안부를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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