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단계 훈련법을 권하고 싶습니다. 일상의 간단한 동작을 단문 세 개로 나누어 써보는 겁니다. 예를 들자면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는 장면을 ‘자판기에 동전을 넣는다-선택 버튼을 누른다-커피를 뽑는다’로 표현하는 거죠. 이것에 익숙해지면 같은 동작을 4단계, 5단계로 점차 늘려서 표현해 봅니다.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나 ‘문을 연다’ 등이 추가되겠죠. 이렇게 하면 자기가 묘사하고자 하는 걸 정확하게 전달하는 훈련이 됩니다. 이걸 100단계까지 나누어 가면 소설 한 편도 되겠죠. 이러는 동안 섬세한 사고와 관찰력, 정확한 표현력이 자연스럽게 증대될 것입니다.”
 
  張銀洙(장은수·33·황금가지 편집부장)씨가 권하는 3단계 훈련법이다. 그는 사고의 首尾(수미)일관성, 자기만의 참신한 문체, 신선한 비유나 상황을 간결하게 요약하는 능력 등을 좋은 글의 요건으로 꼽았다. 그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문장을 무조건 암기하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외국에서도 고급 교육을 행하는 곳치고 고전을 암기시키지 않는 곳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東文選(동문선)’, ‘열하일기(熱河日記)’ 등을 암기할 만한 古典(고전)으로 추천했다.
 
  “전반적으로 글쓰기 과정을 개혁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기본 텍스트를 외우게 하는 과정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초등학교에서 詩 300편을 외우게 하든가, 좋은 문장을 고르고 골라 300편 외우게 한다든가 그러면 글쓰기의 수준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질 것입니다. 英美(영미)권의 일급 교육기관에서는 라틴어로 된 詩와,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외우게 합니다. 제가 보기엔 조선시대 선비들보다 우리 시대의 지식인들이 평균적으로 글을 훨씬 못 씁니다. 아는 건 더 많을지 모르지만 글의 품격 같은 것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張씨는 교과서 개혁이 시급하다고 본다. 어린이들이 학교에 들어간 후 교과서에서 처음 배우는 내용이 ‘바둑아 놀자’ 등인 것이 불만이다. 조선시대의 어린이들은 일찍이 천자문이나 소학을 외웠다. 천자문 안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어 그걸 외워두면 두고두고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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