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주왕산에 간다면 나는 말릴 것이다. 주왕산엔 가지 마라. 그곳이 <월간山> ‘명산명품 산행로’ 코너에 소개된 산이라 해도 가지 마라. 명산이 뭐고 명품이 뭐냐. 산에 어디 순위가 있다더냐. 돈 냄새 풍기는 명품이란 게 산에 비할 바 된다더냐. 매스컴에 나오는 주왕산의 기품 있는 기암과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한 주산지가 아무리 매력적이라 해도 주왕산엔 가지 마라. 그곳에 한번 가면 못 돌아온다. 그래도 행여 간다면 은밀한 계곡, 절골이나 협곡 속의 딴 세상 내원동만은 가지 마라. 굳이 못 갈 것도 없지만 가지 마라. 주왕산에 가면 당신, 다시는 못 돌아온다.
-이성복의 시 <동곡엔 가지 마라>를 주왕산에 빗대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