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정보 모았다가 주말에 탐독” - 공병호 경영연구소장·경제학 박사 공병호 ‘신문 속에 미래가 있다.’ ‘온라인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된다고 해도 여전히 종이신문은 위력적이다.’ 종이신문의 유용성을 이야기할 때마다 내가 어김없이 밝히는 두 가지 믿음이다.
나는 뇌가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관심이 많다. 신문에 실린 정보는 그 자체, 즉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공간적으로 어떻게 배치돼 있는지도 무척 중요하다. 특히 뇌는 정보를 ‘사실’보다는 ‘공간’으로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물론 이런 주장은 나의 경험에 근거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엄밀한 실증적 근거가 필요할 것이다. 각종 정보를 조합해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하는 직업을 가진 나의 처지에서는 신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한 문제다. 모든 신문을 다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없다. 그래서 나는 투입하는 시간 단위당 정보 제공의 효율성에 따라 몇 개의 종합지와 경제지를 구독하고 있다. 신문 읽기는 글쓰기에 비해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자투리 시간이나 느슨한 시간대를 이용한다.
읽을 때는 ‘스킵 앤 스캐닝’이라 불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기사 하나하나를 꼼꼼히 읽는 대신 신문 전체를 쓱 훑어보면서 나에게 의미 있는 기사를 뽑아 읽는 방법이다. ‘건너뛴다’는 의미에서 ‘스킵’이란 용어를, 그리고 마치 ‘복사하듯 읽어나간다는 의미’에서 ‘스캐닝’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신문을 읽는 목적이 현재에 대한 이해와 미래에 대한 전망이기 때문에 자연히 이 목적에 맞춰서 읽어나간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신문을 어떤 용도로 활용할지에 대한 나름의 목표를 명확히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야 수많은 정보 가운데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정보를 금방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미 있는 기사가 있더라도 요즘 같은 세상에 정보를 꼼꼼히 읽을 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스킵 앤 스캐닝’을 할 때도 반드시 빨간 펜으로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거나 동그라미 같은 표지를 남긴다. 이는 정보를 뇌 속에 각인시켜 나가는 활동이다. 즉, 뇌는 기본적으로 그냥 읽어나가는 정보와 표시를 해두는 정보를 구분한다. 그래서 나는 요긴한 정보에는 늘 열심히 표지를 남긴다. 특별히 중요한 정보는 반드시 오려서 보관한다. 정해진 기간은 없지만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대개 한두 달 보관하는 편이다. 이렇게 보관한 정보는 주말이나 지적으로 느슨한 시간대에 30분 또는 1시간 정도를 이용해 천천히 음미한다. 이런 시간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현재에 대한 이해와 미래에 대한 전망이 체계화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특히 미래에 대한 직관이나 통찰력은 이런 시간에 많이 형성된다.
또한 나는 국제면이나 기타 면에서 외신을 인용한 기사를 관심 있게 보는 편이다. 외신 기사들은 출처를 밝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글 같은 검색엔진을 이용해 원기사를 읽어나가면서 정보를 명확히 이해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한다. 예전처럼 기사를 스크랩하는 일은 이제 거의 없다. 검색엔진이 발달한 만큼 스크랩이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 자신에게 의미 있는 정보를 뇌에 입력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정보가 한 번이라도 입력된다면 훗날 필요할 때 검색엔진 등을 이용해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오락 위주의 정보보다는 생업과 관련된 정보를 중심으로 신문 읽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신문은 항상 지적 자극을 주고 열심히 살아가야 할 이유를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끝으로 온라인 신문의 경우에는 종이신문과 달리 중요한 정보를 웹상에서 보관한다. 검색엔진을 이용해 찾는 수고를 하기보다는 평소에 정보를 모아두는 것이 시간 대비 편익 면에서 이롭기 때문이다. 온라인 스크랩의 효용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주간동아 2007-03-28 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