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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서 그가 가장 기본으로 여기는 것은 ‘단어'이다. “우리말은 발음은 다르지만 뜻은 같은 이음동의어가 어떤 단어든 다섯 이상이야. ‘죽다'만 한 번 생각해볼까. 죽다, 영면했다, 입적하셨다, 열반에 들었다, 골로 갔다, 밥숟갈 놨다, 뒈졌다… 정말 많지. 그 중 가장 적절한 단어를 뽑아내려고 노력해야 해. 작가라면 그 정도의 노력을 하는 건 기본이지.” 단어에 대한 애정, 한글에 대한 애정을 작품에서 고스란히 찾아볼 수 있다. 조사 하나까지 고심고심해 단어를 골라내 쓴 글들이기에 그의 작품은 걸림 없이 쉽게 읽히고,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것이다. 책이 나오면 ‘30만부씩은 나가주는' 작가가 요즘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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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컴퓨터 활용도 수준급이다 . 워드만 이용하는 대개의 작가들과 달리,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고 곡 작업도 한다. 한때는 아들들과 얘깃거리를 만들려고 인터넷 게임을 시작했다가 열손가락에 물집이 잡힐만큼 빠졌다가 “계속 하다가는 글 쓰는 걸 폐업할 것 같아서” 그만두기까지 했단다. 채팅도 종종 한다. <장외인간>에 묘사된 ‘초딩과의 채팅'도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채팅방 가서 초딩들이랑 채팅하면서 ‘반사', ‘즐', ‘그러삼' 이런 말도 같이 쓰고 그래.” 웹서핑도 많이 한다. “iMac 컴퓨터를 사용하는데 다음이나 엠파스는 안 열리지만 네이버는 되니까 그걸 주로 쓰지. 자료검색할 때엔 거의 다 네이버를 써.” |
네이버의 책 캠페인 얘기를 하자 굉장히 반기며 “캠페인 안 해도 책 많이 읽으면 좋잖아”라며 웃는다. “기 안 죽으려면 책을 읽어야 해. 책을 읽는 사람은 직장인이든 백수든 뭐가 달라도 달라. 책을 안 읽는다는 건 인간이기를 거부하는 거야. 문자 쓰고 책 읽는 것은 지구상에서 인간만 할 수 있는 건데, 그걸 왜 안 해. 체험이 곧 지혜를 만드는 것이라면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은 한 생애를 체험하는 것이고 지혜를 습득하는 거야. 성공, 지혜를 원한다면 책을 읽어야지.” 문학의 위기에 대해서도 그는 할 말이 많다. 어정쩡하게 쓰는 사람들에게나 위기란다. 자신감이 느껴진다. 책보다 재미있는 게 너무 많은 세상인데, 출판계가 잘못된 관행들을 바꾸고 독자에 맞춰 더 노력해야 한다고. 추천해주고 싶은 책을 묻자 주저없이 박민규의 <카스테라>와 이철환의 <행복한 고물상>을 꼽아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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